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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 시급 1만569원꼴…‘집안일’의 재평가

가치 총액 ‘음식 준비〉아이 돌봄〉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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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 작성일자2018.10.11. | 4,469 읽음

10월 8일 통계청이 대가를 받지 않는 전체 가사노동의 가치를 360조 7300억 원(2014년 기준)으로 산정했습니다. 정부가 ‘가사노동의 (금전적) 가치’를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반적인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사회적 가치를 재평가하려는 취지입니다.


지금까지 가사노동은 통계상 경제활동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제적 기여도가 전혀 없는 것으로 해석되곤 했습니다. 이 때문에 유엔은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전업주부 여성의 기여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를 측정하도록 권고했고, 이번에 통계청이 이를 수용해 가사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출처 :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통계청은 2014년 기준 가사노동의 시간당 노동가치, 즉 시급을 1만 569원꼴이라고 밝혔습니다. 2014년 기준 생활시간조사에서 나타난 전업주부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6시간으로, 하루 6시간씩 365일 내내 가사노동을 했다고 가정하면 전업주부들은 연봉 2314만 6110원에 해당하는 근로를 한 셈입니다. 


만약 하루 8시간씩 가사노동을 했다면 연봉 기준 3680만 1480원에 해당합니다.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최근의 가사노동 가치는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생활시간조사에 나타난 맞벌이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3시간 13분으로, 연간 가치로 계산하면 1240만 6350원입니다. 


반면 맞벌이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41분에 불과해 한 해 평균 263만 4793원어치의 가사노동을 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같은 맞벌이라도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노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창출하는 노동가치도 높은 셈입니다.

출처 : ⓒGettyImagesBank

○ ‘집안일도 바깥일만큼 중요’ 인식 전환 계기 될 듯


이번 통계를 접한 전업주부 이미현 씨(37)는 흥미로운 통계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3년 전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이 씨는 “외벌이인 남편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집안일이 밖에서 일하는 것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말을 하곤 했다”며 “실제 임금 통계는 아니더라도 가사노동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주부 백모 씨(42)는 “가사노동을 칼로 무 자르듯 끊어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이 통계결과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사노동의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산정하면 아이돌봄서비스 등 가사노동과 유사한 복지사업에 투입해야 할 예산 규모를 적절히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실제로 가정 내에서 어떤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대규모 국가통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 ⓒGettyImagesBank

○ 법원 판결에 영향 미칠까


정부기관이 가사노동의 가치를 처음으로 측정함에 따라 이혼 소송이나 전업주부가 상해를 입었을 때 보험금을 산정하는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법원에는 재판부가 판결에 활용할 만 한 공식 자료가 없습니다. 다만 민사소송에서 당사자가 개별적으로 제시한 금액(통상적으로 도시 일용직 근로자의 일당과 같다고 봄)을 각 재판부가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통계청이 가사노동의 숨은 경제적 가치를 평가한 만큼, 앞으로는 해당 수치가 개별 소송에 쓰일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실제 적용 여부는 이번 통계가 사회에 폭넓게 인용된 뒤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김윤수 기자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시급 1만569원꼴… 가치 총액 ‘음식 준비 〉아이 돌봄 〉청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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