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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퇴근인데 "다들 약속 없지?"..직장인 '할많하않'

조회수 2018. 9. 18. 1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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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옛날처럼 회식에 강제 참석하는 분위기 아니니까 편하게 얘기해. 다들 약속 없지?”


모두가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시계를 흘금거리는 오후, 별안간 ‘이사님’이 온 사무실에 쩌렁쩌렁 들리도록 회식 공지를 날립니다. 


‘편히 얘기하라’는 상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직원들은 없습니다.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직원들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톡’을 남깁니다. “자기야, 오늘 영화 못 볼 것 같아…”

출처: KBS 제공
KBS 2TV ‘회사 가기 싫어’

KBS 2TV 모큐멘터리(mock+documentary·가상과 실제를 섞은 다큐 형식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첫 회(9월 12일)의 한 장면입니다. ‘회사…’는 반강제적 회식 문화, 상사의 업무 떠넘기기 등 워라밸을 망치는 사례를 보여주며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직장인 SNS와 제휴해 생생한 사례를 모으고 ‘직장인 자문단’을 꾸려 감수도 받았다고 합니다.


‘회사…’를 기획한 조영중 PD는 “직장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자 했습니다. 2회(9월 19일 방송)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수직적 조직문화 간의 괴리에 따르는 혼란상이 조명되죠”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채널A·SBS플러스 제공
채널A·스카이드라마의 ‘식구일지’(위쪽 사진)와 SBS플러스 ‘야간개장’.

워라밸 문화에 맞춰 퇴근 후의 삶을 다룬 예능도 등장했습니다. 해외여행처럼 큰 맘 먹어야 가능한 것보다는 생활 밀착형 여가가 중심입니다.


8월 시작한 SBS 플러스 ‘야간개장’은 연예인들의 저녁시간을 관찰하는 예능입니다. 친구와 맥주잔을 기울이거나(붐) 편안한 운동복 차림으로 피아노를 치는(성유리) 연예인들의 저녁시간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9월 말 첫 방송 예정인 tvN ‘주말사용설명서’도 주말에 가볼 만 한 곳, 해볼 만 한 것들을 출연진들이 체험하며 소개하는 포맷입니다. 채널A와 스카이드라마가 공동기획한 예능 ‘식구일지’는 ‘홈밥(home+밥)’이 주제입니다. 

출연진은 한 달간 식구들이 함께 저녁 먹기라는 미션을 수행합니다. 홈밥 미션에 도전한 가수 겸 배우 예원은 “전에는 가족들이 서로의 일과도 잘 몰랐는데, 30일간 같이 저녁 먹기에 도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상의 기쁨을 소중히 여기는 ‘소확행’ 심리와 맞물려 워라밸 예능이 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가 예능의 대표 격이었던 해외여행 예능이 너무 많아 차별성이 약해지고 보통 사람의 삶과 많이 다른 모습에 위화감도 조성했다면, 일상여가 예능은 공감을 이끌어내기 좋은 소재”라며 “삶의 애환을 짚어주고 정보도 전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워라밸 시대 TV예능,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꽂히다>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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