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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안 좋나요?" 기지 발휘해 소녀 인신매매 막은 승무원

조회수 2018. 9. 14. 10: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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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 항공사 승무원이 뛰어난 관찰력과 기지로 인신매매를 막아낸 사연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습니다.

출처: Facebook

쉴리아 페드릭(Shelia Fedrick·50)씨는 알래스카 항공사에서 일하는 기내 승무원입니다. 그는 지난 2011년 시애틀에서 출발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는 항공편에 탑승했다가 석연치 않은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비행기 승객들은 보통 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즐거워하기 마련인데, 14~15세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유독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소녀의 옆에는 5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으나 둘은 전혀 친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쉴리아 씨는 소녀에게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냐며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지만 모든 대답은 남성이 했습니다. 소녀는 대답은커녕 쉴리아 씨 쪽으로 눈조차 돌리지 않고 뻣뻣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쉴리아 씨가 자꾸 말을 걸자 남자는 방어적인 태도로 화를 내기까지 했습니다. 소녀와 직접 대화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쉴리아 씨는 기지를 발휘해 화장실에 메모지와 펜을 가져다 둔 뒤 소녀에게 슬쩍 신호를 주었습니다. 잠시 후 소녀가 들어갔다 나온 화장실을 확인해 보니 메모지에 ‘도와주세요(I need help)’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쉴리아 씨는 즉시 이 일을 기장에게 보고하고 도착지인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경찰 출동 요청을 보냈습니다. 소녀를 납치한 가해자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둘러싸여 체포됐습니다. 


조사결과 소녀는 두 달 전에 납치당해 감금되어 있다가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도중이었습니다. 쉴리아 씨의 기민한 대처가 아니었더라면 아이는 영영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신매매 피해자들 중에는 학대당한 고통과 두려움 탓에 가해자에게 반항하지 못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쉴리아 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공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자세히 관찰하도록 교육받습니다. 몸에 멍이나 상처가 있거나,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승객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확인해야 합니다. 학대나 납치범죄 피해자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의 깊은 관찰력으로 한 소녀의 인생을 구한 베테랑 승무원 쉴리아 씨. 그는 수 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이 구해 낸 소녀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합니다.


쉴리아 씨는 “그 아이는 이제 훌륭하게 자라 대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전화가 와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고 행복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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