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독일' 세계최강 소방관은 어느 나라서 나올까

조회수 2018. 9. 13.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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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을 돈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


격투기 우승상금과 세계최강소방관 챔피언 벨트 중 하나를 고르라면 뭘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신동국 소방장(37·충북소방본부)은 망설임 없이 답했습니다.

충북 충주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소방관경기대회 중 최강소방관경기 종목에 출전하는 신동국 소방장. 최강소방관 챔피언 벨트를 들고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신동국 소방장 제공

전 세계 소방관들의 올림픽인 제13회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9월 10일부터 일주일간 충북 충주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63개국에서 온 6600명의 소방관이 축구, 야구, 수중인명구조 등 75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룹니다. 세계 소방관들이 우정을 나누고 인명을 구한다는 자부심으로 하나 되는 이 대회는 1990년 4월 뉴질랜드에서 처음 열렸습니다. 


신동국 소방장은 15일 이 대회의 꽃인 ‘최강소방관경기’에 출전하며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극한의 네 가지 코스를 가장 빨리 통과한 소방관이 챔피언 벨트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1코스 ‘소방호스 끌기’는 길이 15m, 무게 9kg의 소방호스 8개를 소방차에 연결하고 호스를 펼쳤다 접어야 합니다. 2코스 ‘장애물 코스’에서는 25kg짜리 물통 2개를 들고 터널을 통과한 뒤 70kg마네킹을 어깨에 메고 달려야 합니다. 40kg이 넘는 사다리를 직접 설치한 뒤 타워를 오르는 3코스, 아파트 10층 높이 계단을 걸어서 오르는 4코스를 마치면 완주 성공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5분 안에 끝내야 우승권이라고 합니다.


신 소방장은 2017년 4월부터 프로격투기 ‘로드 FC’선수로 활동 중인 ‘소방관 파이터’이기도 합니다.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다가 격투기를 시작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끔찍한 부상을 입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나 이미 숨진 시신을 보다 보니 특전사로 이라크 파병까지 다녀온 신 소방장도 정신적으로 버티기 어려웠습니다. 극심한 불면증 때문에 술에 의존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신 소방장은 “이렇게 살다가는 국민 안전은커녕 내 몸 하나도 못 지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격투기를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성적이 뛰어나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전향한 신 소방장은 소방관 생활과 선수생활을 병행 중입니다.


소방관들의 철인경기인 최강소방관경기는 그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신 소방장은 격투기 연마를 잠시 내려놓고 한 달 반 전부터 주 5일 5시간씩 최강소방관경기 연습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아내 오지원 씨(35)가 코치 역할을 맡았습니다.


신 소방장은 “아내가 닭백숙, 염소탕 등 보양식을 싸서 매일 연습에 함께한다. 코스 세팅은 물론 기록 단축방법 상의까지 코치 역할을 든든히 해 주고 있다”며 웃었습니다.


신 소방장의 목표는 이번 경기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 소방관 요아힘 포잔츠(43)씨를 꺾는 것입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소방관이 우리 한국 소방관이라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세계 최강 소방관은 나의 것” PTSD 이긴 도전>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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