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구두에 손가락 넣고 승승장구?.."과잉 의전, 제발 그만"

조회수 2018. 9. 11. 09: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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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38)는 입사 당시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한다. 선배들이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일명 ‘손가락 주걱 신화’를 들려주며 의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기 때문이다. 

출처: 동아일보DB

손가락 주걱 신화란 윗사람이 구둣주걱을 찾는데 보이지 않자 자신의 손가락을 상사의 구두 속에 넣은 직원이 훗날 임원으로 승승장구했다는 이야기다. 김 씨는 “이런 얘기가 어처구니없었지만 현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게 더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해외 주재원들의 업무는 ‘절반이 의전’이라는 말도 있다. 유럽 지역 주재원이었던 박모 씨(32)는 “입맛이 까다로운 임원의 방문을 앞두고 한 끼 식사를 위해 식당 3곳을 동시에 예약한 적이 있다”며 “예약을 취소하면 페널티가 있어 나머지 두 식당에는 직원들이 갔다. 의전을 위해 낭비되는 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출처: ⓒGettyImagesBank

과잉 의전이 여전히 극성을 부리는 곳은 정계와 관가다. A국회의원실에서 일하는 강주희(가명) 씨는 황당한 의전 경험을 숱하게 겪었다. 


강 씨는 “VIP 간에도 서열이 있어 상급자가 하급자보다 행사장에 먼저 도착하면 위신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기 위해 차를 타고 행사장 주위를 빙빙 돌기도 한다”고 말했다.

출처: ⓒGettyImagesBank

‘의전의 민낯’이란 책을 쓴 허의도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은 “아랫사람이 먼저 과잉 의전을 없애기 힘든 만큼 윗사람이 먼저 폐단임을 인식하고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내빈 축사 및 소개 생략’ ‘자율배석제’ 등을 통해 행사에 필요한 의전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업도 임원 의전을 줄이는 추세다. 해외출장이 잦은 회사로 이직한 장기원(가명·34) 씨는 “전 직장과 달리 ‘임원 동행 출장 시 각자 체크인 뒤 현지 공항에서 만남’이란 문구를 명문화해 놓은 것을 보고 놀랐다”며 “짐 옮기기, 체크인, 면세점 쇼핑 보조 등 업무와 상관없는 의전이 줄다 보니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글은 동아일보 '교수님 좋아하는 간식까지 의전?… 심하지 않나요'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편집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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