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추문에 휩싸인 '발레 아이돌'

조회수 2018. 9. 8.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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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찍은 여친 나체 사진 돌려보다 고소당해

뉴욕시티 발레단이 또다시 성추문에 휩싸였습니다. 19세 학생 발레리나가 이 발레단과 발레단의 주역 남자 무용수들을 상대로 9월 4일(현지시간) 소송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 CBS 등 언론이 전했습니다.


남자 무용수들이 피해자의 노골적인 성적인 사진과 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해 공유하고 성희롱했다는 게 소송 이유입니다. 피해자는 자신이 유일한 희생자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뉴욕시티 발레단은 1948년 설립된 미국 최고의 발레단입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알렉산드라 워터버리(19)가 뉴욕시 발레단과 주역 무용수 체이스 핀리(28)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3살 때부터 춤은 알렉산드라 워터버리(Alexandra Waterbury·19)의 열정이고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춤을 향한 열정이 알렉산드라를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줄은 결코 몰랐습니다. 알렉산드라는 뉴욕시티 발레단에 입단했습니다.  


알렉산드라는 발레단과 전 남자 친구인 수석 무용수 체이스 핀레이(Chase Finlay·28)를 고소했습니다. 


핀레이는 발레단 아마르 라마사(Amar Ramasar), 자카리 카타자로(Zachary Catazaro)와 알렉산드라의 성적인 사진과 영상을 돌려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라는 발레단은 이런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합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체이스 핀리, 알렉산드라 워터버리

지난 5월 알렉산드라는 핀레이의 컴퓨터에서 그 사진과 영상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문자 메시지가 팝업창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동안 데이트를 하고 있었지만, 이런 사람인 줄은 몰랐습니다. 심지어 그 사진을 동료들과 휴대전화 메시지로 돌려봤다는 것도 전혀 몰랐습니다. 고심 끝에 6월 발레단에 알렸지만, 흐지부지 됐다고 알렉산드라는 말합니다. 그러나 알렉산드라는 이런 일의 피해자가 자신만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다른 여성 무용수들의 누드 사진도 종종 음탕한 말과 함께 공유됐다는 것입니다.


근거로 제시된 문제 메시지에는 노골적인 사진뿐만 아니라, “사지를 묶어서 농장 짐승처럼 학대할 수 있다”, “그들은 매춘부처럼 학대하자”라는 핀레이의 문자가 포함돼 있습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체이스 핀리

알렉산드라의 변호사는 발레단이 남성 착취자들이 다른 여성을 물건처럼 여기고, 학대하는 것을 허용하는 “성 착취와 타락을 위한 번식지”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 발레단을 이끌어온 세계적인 무용가 피터 마틴스(71)가 부설 아메리칸 발레 학교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발레단은 지난 1월 마틴스가 퇴직하는 선에서 사건을 묻어버렸습니다.


알렉산드라 측은 이런 사건 처리가 핀레이와 남자 무용수들에게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별거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뉴욕시티 발레단은 남자 무용수들의 성적인 일탈을 용인하거나 장려하고 육성했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뉴욕시티 발레단은 지난 6월 알렉산드라 측 요르단 K. 머슨 변호사에 관련 의혹을 통보받고, “즉각 조사했고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사에 들어가자 핀레이는 발레단에 사표를 냈습니다. 발레단은 남아 있던 두 무용수 라마사와 카타자로에게 내년까지 무급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세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던 여성의 누드 사진을 서로 교환했습니다.


찰스 W. 샤프 이사장은 머슨 변호사가 발레단에 접촉해 “문제를 해결하라면 돈을 내라”라고 했고, “거절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제보자를 포함해 상당수 발레단 소속 학생과 직원들이 알렉산드라의 누드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알렉산드라의 사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몰래 찍혔지만, 촬영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컬럼비아 종합대학원의 학생인 알렉산드라는 이 사건으로 두려움에 떨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가 핀레이가 사임했고 라마사르, 카타자로가 정직됐다고 보도한 후, 알렉산드라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 오빠들 앞날을 망친 꽃뱀’이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합니다.


알렉산드라는 뉴욕타임스에 “어린 소녀들이 자라서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 할까봐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튜튜차림이거나 발레 수업을 들으러 머리를 단정하게 빗은 여자아이들을 볼 때마다, ‘아무도 널 보호해주지 않을 거야, 다른 길로 뛰어가야 해’라는 생각만 할 뿐입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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