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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TV를 '하드캐리'한 엘리 언니 "할머니 될 때까지 쭉~"

조회수 2018. 8. 23. 1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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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가 간다! 친구들 안녕! 엘리예요. 오늘은 꼬마캐리와 함께 양 친구를 만나러 왔어요.”


레몬색의 긴 갈래머리, 뽀얀 피부, 활기찬 목소리의 주인공 엘리 언니가 10여 분 동안 아이들을 신나는 체험학습장으로 안내합니다.

구독자 300만 명 넘는 ‘캐리TV’

2015년 11월 캐리소프트에 입사해 ‘엘리’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인 씨는 장난감을 소개하는 기존 콘텐츠 이외에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캐리 앤 북스’ 채널을 이끌었습니다. 캐리의 동생 느낌인 엘리는 2017년 4월 1대 캐리 교체와 함께 채널이 개편되면서 ‘엘리가 간다’를 시작했습니다.


중국어 회화가 가능한 이 씨는 중국어로 구연동화와 장난감 리뷰를 하는 채널 ‘愛麗和故事(엘리와 이야기)’도 운영 중입니다. 유쿠, 아이치이, 텐센트비디오 등 중국 3대 플랫폼에 개설한 채널 ‘愛麗去哪儿(엘리 어디가)’도 구독자수 530만 명, 조회수 37억 뷰를 기록하는 등 중국 어린이 팬층도 탄탄합니다. 


국내외 어린이와 부모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엘리’를 서울 구로구 캐리소프트 본사에서 만났습니다.

출처: 캐리TV
유튜브 채널 ‘엘리가 간다’는 아이들과 어디로 떠나야할지 고민인 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엘리로 활동하신 지 벌써 4년째네요. 원래는 무슨 일을 했나요.


“일반 회사를 다니며 쇼호스트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적성에 맞고 재미있을 것 같아 학원에 다니며 틈틈이 시험을 보러 다니던 중 우연히 캐리소프트에서 엘리를 뽑는다는 오디션 공고를 보게 됐죠. 


조카가 20명 정도 되다 보니 아이들과 놀아주는 게 일상이었어요. 또 어린이집 원장인 언니를 도와 주말에 아이들을 돌보는 보조교사로도 일했던 터라 어린이를 겨냥한 동영상을 촬영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죠. 오디션 때 찍은 동영상이 있는데 회사 관계자가 나쁘지 않다며 바로 유튜브에 올려 그 영상이 제 데뷔 영상이 됐어요.”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나요.


“대학은 중국 베이징수도사범대 대외한어과를 졸업했어요. 외국인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법을 배우는 학과예요. 


중학생 때 엄마 친구의 아들이 중국 유학 중이었는데, 앞으로 중국이 비전 있다고 해 졸업 후 검정고시를 보고 중국 대학에 바로 입학했어요. 오빠와 함께 유학을 갔는데 그 학교에서도 특이한 사례라 신기하게 보더라고요. 덕분에 재미있게 대학생활을 했고, 돌아와서 둘 다 일반 회사에 취직했죠. 오빠는 지금도 무역회사에 다녀요.”

촬영 전에 신경 써서 준비하는 게 있다면?


“아이템 고민을 제작진과 길게 하는 편이에요. 또 장소를 선정한 뒤 인터넷에 공유된 정보를 취합해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려고 하죠.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아무래도 말을 얼마나 교육적으로 하느냐는 거예요. 단어 하나도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것으로 쓰려고 이것저것 미리 공부를 해둬요.


최근 ‘엘리가 간다’ 캠핑 편에서 빛에 반짝이는 잔물결을 가리키며 제가 ‘꼬마 캐리야, 바다 좀 봐. 저게 바로 윤슬이야’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한 아이가 부모와 바닷가에 갔다 ‘엄마, 저게 윤슬이래’라고 말해 부모가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어린이 콘텐츠 진행자로 그동안 일해오면서 노력한 부분이 인정받는 것 같아 상당히 기뻤어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영혼까지 사로잡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1대 캐리 언니인 강혜진 씨가 2017년 돌연 회사를 나간 것. 캐리를 따르던 아이들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2대 캐리 언니가 등장했지만 인기가 전만 못했습니다. ‘엘리’ 이성인 씨는 캐리와 케빈 등 원조 캐릭터의 출연진이 교체되는 혼란기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캐리TV를 ‘하드캐리’했습니다. 공로를 인정받아 이씨는 6개월 전 캐리소프트 이사가 됐습니다.

원조 멤버에서 이사로 승승장구

1대 ‘캐리’가 나갔을 때 같이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요.


“조금도 그런 생각이 없었어요. 엘리라는 캐릭터를 기획한 것은 대표님이고, 콘텐츠 제작에도 대표님의 노력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알거든요. 캐리소프트에 들어온 이후 한 번도 ‘나갈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요.”


홀로 캐리TV를 이끌기 힘들지 않았나요.


“힘들다기보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컸죠. 사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캐리의 변화 자체가 큰 아픔일 수 있죠. 내부에서도 제게 ‘괜찮아?’라고 물어보는 분이 많았어요. 하지만 엘리만의 색깔과 역할, 인기 요소 등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몰두하며 엘리를 잘해내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어요.”


캐리 교체 이후 1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어떠세요?


“캐리TV 브랜드가 더 확고해졌어요. 캐리, 엘리, 케빈 등 3명의 메인 캐릭터 이외에 루시와 스텔라, 모모 등 다른 캐릭터들이 생겨나면서 색채가 더욱 다양해졌죠. ‘친한 친구 모여라’라는 꼭지가 있는데, 교복 입고 교실에서 떠들썩하게 노는 영상이 가장 즐거워요. 물론 그 촬영도 아이들에게 유익할 수 있도록 말을 가려가면서 하고 놀이도 모두가 즐길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엘리는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동영상 한 편을 올리면 10만 조회수는 기본으로 올라가며, 중국에서 촬영하면 현지 아이들이 “엘리다!”라며 알아볼 정도라고 합니다. 


이 씨는 “얼마 전 경기도 이천시 덕평에서 촬영을 하는데 한 중국인 어린이가 ‘‘엘리가 간다’ 보고 한국에 놀러왔어요!’라며 인사하더라고요”라며 즐거워했습니다.

‘엘리 할머니’ 될 때까지!

어린이 콘텐츠 진행자로서 힘든 점, 보람된 점은 무엇인가요.


“힘든 점은 거의 없어요. 아이들에게 유익한 영상을 제작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는 게 유일한 고충이죠. 그마저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스르르 녹아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어머님들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셔서 힘이 났어요.”


동영상 조회수가 올라가면 ‘엘리’의 수입도 늘어나나요?


“캐리TV에 출연하는 캐릭터들 모두 동영상 조회수로 수입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매달 고정된 월급을 받아요. 사실 대표님이 계속 회사 이사직을 제안했는데 부담스러워 거절하다 6개월 전 수락했어요.”


어린이 콘텐츠 진행자는 시간이 지나면 교체되기 마련인데 걱정되지 않나요.


“아직은 생각해본 적 없어요. 그런데 회사도 그렇고, ‘엘리 할머니가 돼서 책을 읽어줄 수도 있는 거 아냐?’라며 오래 활동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엘리처럼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하는 어린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친구들과 추억을 쌓고,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연기나 춤 같은 것은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연기, 춤을)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거든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먼저 ‘엘리가 간다’ 채널을 꾸준히 촬영하면서 중국 콘텐츠 제작도 비중을 늘려갈 생각이에요. 물론 뮤지컬 공연도 꾸준히 할 계획이고요. 또 개인적으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교육 콘텐츠에도 관심이 많아 관련 책들을 공부하고 있어요. 회사와 논의해 어린이 중국어 강의 프로그램도 만들 예정이에요.”


주간동아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 이 글은 주간동아 1151호에 실린 <”엘리 할머니까지 길게 가고 싶다”>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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