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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SNS 유명인 "필리핀 가정부에 휴가 줄 필요 없다" 논란

조회수 2018. 7. 27.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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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많았지 마음은 가난한 사람

20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쿠웨이트 SNS 유명인이 외국인 근로자를 ‘하인’ 취급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화장 기술로 인기를 모은 여성 손도스 알카탄(Sondos Alqattan)은 외국인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기로 한 정부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7월 19일 공개한 영상에서 “이런 식으로 간다면 필리핀 가정부를 더 이상 쓰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가 하면 “외국인 ‘하인’들이 자기 여권을 그대로 갖고 있게 허락하다니, 그러다 그들이 도망가면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라고 화를 냈습니다.


알카탄의 망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정부들을 일주일에 하루씩 쉬게 해 주라는 건 더더욱 말도 안 된다. 과분하다”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인터넷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알카탄의 경솔한 발언에 네티즌들은 반발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는 사람도 아니냐”, “당신은 돈만 많았지 마음은 텅 비어있는 사람”, “필리핀 가정부도 당신과 똑 같은 인간이다. 남을 노예 취급하는 당신보다 그들이 훨씬 선량한 존재다”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알카탄은 7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나에 대한 악성 소문이 계속 퍼지고 있어 입장을 확실히 밝히려 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여권을 고용주가 맡아두는 것은 고용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고용주와 근로자(가사도우미)는 같은 집에서 지내고 같은 음식을 먹는다. 나는 내가 고용한 가정부들을 차별하거나 못살게 군 적 없다. 근로시간과 휴일은 서로 합의해 재량껏 결정할 문제이다. 한 달에 4일 쉴 수 있게 하라는데, 이는 고용주의 사정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가사도우미와 비즈니스맨의 업무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신을 맹렬히 비난한 네티즌들을 향해 반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는 “나는 절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네티즌들 중에는 날 보고 ‘외면의 아름다움이 내면의 아름다움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나의 외면이 아름답다고 해 준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 하지만 나와 실제로 만나보지도 않고 내 내면이 아름다운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성급한 행동”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알카탄은 “당신이 무언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해서 그게 잘못된 건 아니다. 당신 의견이 무조건 옳은 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학대 문제는 지난 2월 쿠웨이트의 한 아파트 냉동고에서 20대 필리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것을 계기로 쿠웨이트-필리핀 간 외교갈등으로 번졌습니다. 


집주인 부부는 가사도우미를 살해한 뒤 1년 동안이나 냉동고에 숨겨둔 채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근로자 파견 중단이라는 강수로 대응했습니다.


양국은 협의 끝에 지난 5월 여권·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하고 일주일에 하루는 쉴 수 있게 하는 등 필리핀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법안 시행에 합의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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