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핫도그'에 반한 日 여고생들 "사진찍기 좋아"

조회수 2018. 7. 6. 11: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7월 1일 낮 1시 일본 도쿄 신주쿠 구 신오쿠보 역 앞. 33도까지 올라간 폭염 속에서 수백 명이 대형 양산 아래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무더위를 감수하고 줄 선 사람들이 기다리던 것은 바로 한국식 핫도그였습니다. 인도는 줄 선 사람들과 핫도그 먹는 사람들로 뒤섞여 걷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핫도그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초부터입니다. 2017년 말 무렵만 해도 한 곳 뿐이었던 신오쿠보의 핫도그 전문점은 최근 8곳까지 늘었습니다. 목 좋은 곳에 자리잡은 가게에서는 주말이면 2000개도 팔려나갑니다. 호떡, 호두과자 가게들도 주력 상품을 핫도그로 바꿨습니다.

출처: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기본적인 소시지 핫도그도 있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치즈핫도그입니다. 2017년 치즈닭갈비가 인기를 얻으면서 치즈를 쭈욱 늘어뜨리며 먹는 것이 10, 20대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치즈를 길게 늘어뜨린 사진을 SNS에 공유하며 즐기는 이들에게 치즈핫도그는 치즈닭갈비의 후속작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우에하라 나나 양은 “핫도그 속 치즈를 누가 더 길게 늘어뜨리는지 친구들끼리 경쟁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는 치즈핫도그를 먹으며 맛을 평가하는 ‘핫도그 먹방’도 생겼습니다.


신오쿠보 인기 음식은 한류 열풍과 맞물리며 나타났습니다. 드라마 ‘겨울연가’ 등이 인기를 끌었던 2004년 삼겹살을 시작으로 막걸리(2007년), 호떡(2009년), 삼계탕(2011년)을 거쳐 지난해 치즈닭갈비까지 이어졌습니다. 핫도그 역시 최근 한류가 다시 일며 인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신오쿠보에서 핫도그 가게를 운영하는 박영규 씨는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 10, 20대들은 지갑이 얇은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핫도그는 이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핫도그 한 개 값은 300∼450엔(약 3000∼4500원)입니다.

7월 1일 낮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서 일본 여성들이 치즈핫도그를 먹고 있다. 신오쿠보는 최근 치즈닭갈비에 이어 치즈핫도그가 인기를 얻으며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도쿄=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출처: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몇 년 전만 해도 일본의 10, 20대 여성들은 주로 하라주쿠에서 크레페를 즐겨 먹었지만 이제는 치즈핫도그를 먹으러 신오쿠보 한인타운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6월에는 하라주쿠에도 핫도그 가게가 생겼습니다.


반한감정, 헤이트스피치(혐오 발언)로 위기를 맞았던 신오쿠보는 치즈닭갈비와 핫도그 등의 인기로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인근 지하철역 하루 이용객 수는 약 11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이며 도쿄도는 신오쿠보의 좁은 인도와 차도 폭을 넓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오영석 신주쿠 한국상인연합회 회장은 “신오쿠보의 전성기를 이어가기 위해 한류스타 거리를 만들고 동상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이 글은 동아일보 기사 <한국식 치즈핫도그, 日신주쿠 한인타운을 살리다 >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