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다니는 '한국인 신입사원'들 "여기선 사람만 봐"

조회수 2018. 6. 28. 14: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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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인성 갖췄다면 실력은 회사가 키워준다!"

도쿄 역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라쿠텐 본사. 6월 18일 오전 2층 회의실에서는 일본인 직원과 외국인 직원들이 섞여 영어로 미팅 중이었습니다. 


1997년 세워진 정보기술(IT) 기업 라쿠텐은 연 매출 7조 원으로 일본 최대 IT기업 중 하나입니다. 한국 네이버와 카카오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고야마 고헤이 라쿠텐 채용담당부장은 “2015년부터 한국인을 채용했다. 잠재력과 인성을 갖췄다면 실력은 회사가 키워준다”고 강조했습니다.

18일 오전 일본 도쿄 라쿠텐 본사에서 만난 하은영 씨와 홍용빈 씨(오른쪽)는 각각 지난해 10월, 올해 5월에 입사했다. 두 사람은 “일을 하다 보면 국적의 장벽은 느낄 수 없다.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과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일본 기업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도쿄=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 IT기업은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일상인데 일본은 주5일 근무가 보장된다. 평일에는 ‘칼퇴(정시 퇴근)’ 하는 것도 장점이다.”

-홍용빈 씨 (28·2018년 5월 라쿠텐 입사)

“대학 전공은 문화관광이지만 라쿠텐에서는 안드로이드 기반 페이(지불)시스템 개발을 맡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해외취업프로그램 스마트클라우드(SC) IT 마스터 과정에 등록해 공부했다. 전공과 다른 분야지만 11개월 동안 일본어와 프로그래밍을 배운 뒤 면접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전공자가 아니면 취업이 쉽지 않지만 일본 기업은 기본적 실무능력과 언어능력만 있으면 입사가 가능하고 나머지는 사내 교육으로 배울 수 있다.”


-하은영 씨(26·2017년 10월 라쿠텐 입사)

출처: ⓒGettyImagesBank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취업난이 극심한 한국을 떠나 원하는 일, 양질의 근무환경, 교육시스템까지 제공해 주는 일본 기업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로봇, 컴퓨터, 인공지능(AI)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일자리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최종 면접장에 사장이 직접 와서 지원자들에게 밥을 사고 의견을 경청했다. 사람을 채용하고 대하는 방식이 겸손하고 인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철 씨(25·2018년 4월 파소나테크 입사

과거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직장문화, 과로 등 부정적인 방면으로 유명했던 일본 기업들은 점점 변하고 있습니다. 2015년 유명 광고회사 덴쓰의 신입 여직원이 과로사한 사건이 발단이 돼 야근과 초과근무를 적극적으로 줄이는 추세입니다.


한국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입니다. 결혼·출산을 거부하는 비혼족 증가, 고령화, 학령인구 감소가 고스란히 경제활동 인구 감소로 이어진 일본 사회는 지금 일할 사람이 부족합니다. 기업들은 ‘신입에게 돈을 투자해 가르쳤는데 떠나면 손해’라며 오래 다닐 수 있는 한국 청년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일본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인구구조나 기업문화를 관찰하면 한국이 수년 차이로 일본을 따라가는 측면이 있다. 한국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변해야 젊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쿄=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스마트클라우드 IT마스터 과정: 한국무역협회가 2001년부터 운영 중. 약 11개월간 일본어와 프로그래밍 교육이 이뤄진다. 1인당 2000만 원 정도가 드는데 1800만 원을 국가와 무협이 지원한다. 올해 3월까지 총 2134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 중 약 1000명이 현재 일본 IT기업에서 근무 중이다.


※ 이 글은 동아일보 기사 <“차별없고 워라밸 보장” 日 ICT 업체로 몰리는 한국 청년들 >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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