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문송합니다"..갈수록 심해지는 전공 콤플렉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문계열 전공인 대학교 3학년생 A 씨(22)는 지난해부터 컴퓨터과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습니다. 공부 성향은 문과 쪽이 훨씬 잘 맞았지만 막상 취업을 하려니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A씨는 “고등학교 때 이과 과목을 많이 배우지 않아 기초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취업 선택지를 넓히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인문-사회계열 전공 취준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공채 규모만 보더라도 이공계 학생에 비해 문과 전공 학생들의 선택 폭이 좁은 게 사실입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최근 ‘전공에 대해 스트레스나 콤플렉스가 있는가’라는 주제로 구직 경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응답자 393명 중 69.7%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또 대다수 응답자(86.9%)는 ‘출신 전공이 구직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고 대답했습니다.
인문계 전공생 81.6%가 전공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었으며 예체능(80.8%)과 사회계열(78.0%)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공학계열 전공생 중 콤플렉스를 느낀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61.6%로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송한’ 취준생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A씨처럼 공학을 복수전공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당장 진로를 바꾸는 게 부담스러운 학생들은 통계학처럼 문과생도 접근할 수 있는 실용적 학문을 복수전공해 구직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도 합니다.
이미 졸업해 전공을 바꾸기 힘든 경우라도 정부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이나 사설 학원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익힐 수 있습니다. 특히 코딩과 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가르치는 곳에 수요가 몰리는 편입니다. 지방대 졸업 후 6개월 간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코딩교육을 받고 중소기업에 입사한 B씨(27)는 “내용이 어려워 중도 포기자가 많지만 일단 과정을 마치면 취업에 적잖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 동아일보 기사 <여전히 “문송합니다”… 전공 콤플렉스 갈수록 심해져>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