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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 생활? 대변 보느라 고생" 우주인의 남다른 고충

조회수 2018. 6. 3. 12: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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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 필요하다

665일 우주생활을 마치고 최근 지상으로 귀환한 나사(NASA) 소속 우주인 페기 윗슨(Peggy Whitson·57)씨가 우주선에서 살면서 겪은 남다른 고충을 소개했습니다. 윗슨 씨는 2008년 여성 우주비행사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 선장이 된 베테랑 과학자입니다.


5월 26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윗슨 씨는 현재 ‘가장 긴 기간 동안 우주에 체류한 미국인’입니다. 그는 “저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태양광 패널을 관리하기도 하고 우주 미생물을 채집해서 연구하기도 했어요. 우주를 직접 탐험하고 관찰한다는 것은 매일 새롭고 놀라우며 정말 즐거운 경험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GettyImages
페기 윗슨 씨

만족스럽게 우주생활을 즐긴 윗슨 씨였지만 한 가지 지극히 현실적인 고충이 있었다는데요. 바로 ‘화장실’ 문제였습니다.


“우주정거장에서 호텔급 화장실을 기대할 수는 없죠. 전 일종의 캠핑 여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우주선 밖에서 활동할 때 우주인들이 ‘기저귀’를 착용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다행히(?) 윗슨 씨는 기저귀 대신 화장실을 이용할 수는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이용한 우주정거장 화장실은 러시아에서 만들어졌으며, 소변은 한 데 모은 뒤 여러 번 정화해 재활용됐습니다.

출처: NASA
우주용 화장실

우주 화장실에는 ‘물방울’이 공중에 떠다니지 않도록 소변이 몸 밖으로 나오는 순간 빨아들이는 장치가 있습니다(사진상 오른쪽 위의 노란 깔때기). 장치 안으로 빨려들어간 소변은 8일에 걸쳐 천천히 걸러져 우주인들의 식수로 다시 쓰였습니다. 소변은 거의 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80~85%가 재활용되며, 거르고 남은 성분들은 쓰레기봉투에 버려집니다.


윗슨 씨는 소변 보는 건 비교적 간단하지만 ‘다음 단계’는 좀 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큰 일’을 볼 때는 반드시 집중해서 ‘조준’을 잘 해야 한다는데요. 작은 접시 크기만한 구멍이 뚫린 곳에 정확히 조준하고 배출해야 대변이 깔끔하게 빨려 들어갑니다.

출처: ⓒGettyImages
윗슨 씨(오른쪽)와 동료들

여기서 ‘소변이 재활용된다면 설마…’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대변은 재활용되지 않고 비닐로 깔끔하게 밀봉되어 차곡차곡 모였다가 쓰레기 배출일이 되면 우주선 밖으로 날아갑니다. 쓰레기봉투는 지구 대기권 쪽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공중에서 완전히 불타 없어진다고 합니다.


만약 화장실이 고장난다거나 하면 끔찍한 일이 벌어집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인상을 찌푸린 채 ‘작업’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주인으로서 지극히 현실적인 고충을 유쾌하게 밝힌 윗슨 씨는 다시 한 번 우주에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합니다. 오랜 우주생활 탓에 방사선을 허용 한계치까지 쐬었기 때문입니다. 


무중력 환경인 우주에서 생활하면 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위험요소 중 하나는 방사선입니다. 


NASA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우주에서 1년 동안 지내고 돌아온 우주인 스콧 켈리(Scott Kelly) 씨는 우주 방사선 영향으로 암에 걸릴 확률이 약간 올라갔으며 심장 크기도 아주 조금이지만 작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심장을 비롯한 전신의 장기와 근육 등이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지구에서보다 적은 힘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켈리 씨는 “꾸준히 운동했는데도 골밀도가 낮아지고 근육도 줄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윗슨 씨는 “또 다시 국제우주정거장에 나가는 건 어렵겠지만 우주 생활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라며 웃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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