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미남'이 들어가는 이 회사가 조금 수상하다

조회수 2018. 5. 28.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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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는 거 빼고 다 하는 미남컴퍼니 이우성 대표에게 들은 회사의 정체

'미남컴퍼니(MINAM COMPANY)'라는 이름의 회사가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라고 한다. 그런데 왜 미남일까. 미남컴퍼니의 대표를 만나면 제일 먼저 물어보고 싶은 건 이거였다. 대체 왜 미남이에요? 대표인 이우성은 시인이자 스타일리시한 남성지 '아레나 옴므+' 피처 에디터로도 일했다. 2009년 등단해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라는 제목의 시집도 냈다. 그는 미남을 좋아하는 걸까. 들어보니 미남컴퍼니에는 여성 직원도 다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미남인가. 그보다 더 궁금한 건 여기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이냐는 점이다. 페이스북에서 찾아보니 '슈퍼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그룹'이라고 하고, 사람인과 잡코리아에서는 '기타 창작 및 예술 관련 서비스업'이라고 하는 미남컴퍼니. 조금 수상해 보이지만 명함이랑 내놓는 콘텐츠만큼은 끝내주는 이 회사의 정체가 뭘까. 심지어 이번에 사람도 뽑는다는데.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미남컴퍼니'는 뭐 하는 곳인가요.


미남컴퍼니 대표 이우성입니다. 콘텐츠를 만듭니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게 콘텐츠예요. 이미지만 멋진 콘텐츠, 글만 멋진 콘텐츠 말고, 사람의 마음을 만지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본질적으론 기획을 하는 거죠. 언어를 발견하고, 그걸 시각화하는 작업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사진을 찍었다, 글을 썼다,라고만 생각해요. 그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 회사 이름은 대체 왜 미남인가요.


제 별명이 미남이에요. 제가 사람들을 세뇌시켰어요.


# 회사 소개하거나 명함 내밀 때 많이 받는 질문이 있나요. 


방금 당신이 한 질문. "회사 이름이 왜 ‘미남’이에요?"

# 여기에 미남은 많이 다니나요?


저를 포함해 세 명이 남자인데, 저 말고 두 명은 확실히 미남입니다. 여자 직원은 네 명입니다. 다섯 명인가?


# 미남컴퍼니의 그간의 업적을 소개해 주세요.


음,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이마트 HOWDY’ 사이트의 콘텐츠를 우리가 만들고 있어요. 클로란, 코렐 브랜드, 커먼타운의 SNS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고요.

미남컴퍼니의 신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새롭고, 감동적일 것.



# 올해에는 어떤 것들을 주로 하나요. 사업이나, 행사나, 블로그나 SNS 주소가 있다면 적극 홍보해주세요.


백문이 불여일견. 미남컴퍼니가 만들어가고 있는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요리의 의지를 실현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키친 웨어입니다. 미남컴퍼니는 코렐 브랜드의 키친 웨어가 많은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길 바랐습니다. 잘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이 제품과 함께라면 어쨌든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었죠.
커먼타운은 여성전용 Co-living 하우스입니다.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하우스를 찾아보고 커먼타운의 멤버가 되어 가치 있는 삶을 살아보세요.

문장에서 조사 하나를 빼고, 사진 찍을 때 소품의 위치를 약간 변경하는 것. 하우디의 콘텐츠에는 미남컴퍼니의 예민하고 섬세한 시선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미남컴퍼니는 '콘텐츠'의 '다름'을 만듭니다.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하우디는 남자를 위한 공간입니다. 쇼핑하는 곳이기도 하고, 리뷰로 정보를 얻고, 재미있는 뉴스를 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이미지를 감상하는 곳이며, 혹여나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이라면 더욱 기쁠 것 같습니다. 하우디의 모든 콘텐츠는 미남컴퍼니의 손에서 태어난 것이니까요. 콘텐츠를 만드는 미남컴퍼니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일은 재밌어요? 


재밌죠. 새로운 걸 만드는 거잖아요. 당연히 재밌죠. 다만, 엄마는 저에게 아직도, 그래서 우성아, 네가 하는 일이 뭐냐,라고 물어봐요.


# '갑'들과 일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그건 우리만의 이야기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 스튜디오도 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리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돈 내고 빌려 쓰는 공간 말고요. 그래서 사진 찍는 스튜디오를 만든 거예요. 돈 받고 빌려주죠. 그런데 장사가 잘 안 돼요. 이대로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뭐라도 할 거예요.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저는 이 공간이, 비록 월세도 비싸고 유지비도 꽤 들지만, 미남컴퍼니 직원들에게 창의력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믿어요. 모든 것은 공간에서 시작되는 거니까요. 예를 들어 SNS의 작은 피드 하나도 네모난 공간이잖아요. 그걸 채우고 구성하는 게 우리의 일이고요.

#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미남컴퍼니의 첫 번째 렌털 스튜디오, 이곳에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아무나 빌릴 수 있나요?


돈 받고 빌려주는 공간! 주로 쇼핑몰 촬영을 하러 오더라고요. 연말에는 파티를 겸해 미남컴퍼니 전시도 열었습니다. 이 안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Minamstudio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면 우리의 친절한 직원이 응대해드려요! 오세요, 환영합니다.

# 갑자기 사람인이나 잡코리아 모드로 가볼게요. 미남컴퍼니가 원하는 인재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같이 일할 수 있는 스타일. 천재여도 우리랑 같이 일할 수 없는 스타일이면 소용없는 거니까. 디자이너를 뽑고 있는데, 팀장들이 면접을 너무 까다롭게 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야, 내가 너희 뽑을 때는, 정말 대충했어. 너희가 지금 면접 보는 것처럼 너희를 내가 면접 봤으면 너흰 다 떨어짐!” 아무튼 우리의 인재상은 이렇습니다. 얘 우리랑 일할 수 있는 애야? 그런 애, 아니 그런 친구들은 결국 뭐든 해내더라고요.



미남컴퍼니는 이런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가 책을 읽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훨씬 더 명민하고 비범하다는 것. 그래서 미남컴퍼니는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책에 관해서 얘기하길 바랍니다.

# 대표가 잡지사 에디터 출신인데, 함께 일하면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쪼끔 그런가요. 


제가 그 사람입니다. 에디터 출신이라 좋거나 싫은 건 없을 거예요. 최고로 유능했던 에디터 출신이라 좋은 건 있겠죠. 글을 잘 쓰고, 독특하고, 아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다들 각자의 일을 하는 거예요. 그들은 그들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거고요.

# 이 회사, 회식이나 야근 많나요?


회식 잘 안 해요. 일단 제가 싫어해요. 야근은, 저는 잘 안 한다고 믿지만, 각자 생각이 다르겠죠. 제가 늘 먼저 회사에서 나와요. 그건 남아서 일을 하라는 게 아니라, 빨리 마무리하고 들어가라는 의미예요. 하지만 거듭,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는 거예요.


# 스트레스받으면 뭘로 풀어요? 


회사 일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때 저는 미남컴퍼니의 후배들을 떠올립니다. 그러면 저는 뭐든 더 할 수 있게 돼요.


# 미남컴퍼니에서 일하며 가장 보람 있던 일은?


매달 한 번 보람을 느껴요. 월급날! 그들에게 대가를 지불할 수 있으니까. 행복한 날이에요.


# 이번에 사람을 뽑는다고요?


저희와 함께 일하실 '디자이너'를 찾고 있어요. 주로 디지털 콘텐츠, 각종 프로젝트 관련 디자인 및 제작 등의 업무를 합니다. 3월 31일 수요일까지 minamcompany@gmail.com으로 간략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필수)를 보내주세요. 꼼꼼히 확인 후에 개별 연락드리겠습니다.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면 위 메일 주소로 메일 주시거나, 070-4922-4645로 연락 주세요.

# 입사하면 제일 처음에 뭐부터 하나요.


일단 쉬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보게 될 거예요. 쉬어야 해요. 이전 회사에서도 정신없이 일했을 테니… 그 사람이 쉬면서 마음을 회복하는 게 결국 미남컴퍼니에 좋은 일이죠. 앞으로 많은, 멋진 일들을 해야 할 사람이니까.


# 매번 인재상만 말하지 말고 반대로 지원자들에게 회사 PR도 좀 해봅시다. '우리 회사는 이런 데니까 와주세요' 느낌으로.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대표인 저도 그저 한 표를 내밀뿐이에요.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의견은 동등하게 소중합니다. 일방적으로 결정된 걸 따르지 않아도 돼요.


# 인터뷰를 읽는 사람, 미래의 미남컴퍼니 후배 등에게 해주고 싶은 말. 


당신은 미남컴퍼니의 누구가 아니라, 그저 당신 그 자체입니다. 업데이트되는 소식은 미남컴퍼니 공식 SNS를 참조하세요.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이 글은 구기자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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