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따라하기

《톰 소여의 모험》으로 알려진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말년에 《불가사의한 이방인》이라는, 아주 불가사의한 작품을 썼습니다.

마크 트웨인 하면 유머로 가득한 낙천적인 작풍이 우선 떠오르는데 이 작품은 한없이 어둡고 우울증에 걸릴 것처럼 절망적입니다. 다만, 이 절망적인 작품에서조차 작가는 “웃음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유일하고 강력한 무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크 트웨인의 말년의 인생은 파산, 큰 딸의 죽음, 아내와 셋째 딸의 투병까지 꽤나 고달팠습니다. 그런 힘든 현실 속에서 한 말이기에 '웃음'에 대한 의미가 더욱 와닿습니다.

역사를 살펴봐도 사람들은 웃음이 가진 엄청난 힘을 쭉 인정해왔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웃음의 힘에 위협을 느끼고 막으려는 세력도 있었습니다. 

종교가 좋은 예입니다. 원래 종교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아편입니다. "괴로움으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신을 믿으면 구원받을 수 있다"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세상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종교는 더욱 왕성하게 발전합니다.

그런 종교를 대신할 수 있는 힘이 웃음입니다. 웃으면 후련해집니다. 후련해지면 종교에 의지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그래서 종교 지도자들이 웃음을 막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웃음의 책》을 감추는 게 거짓말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우리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특히 일을 할 때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무조건 진지해야 존경 받을 수 있고 웃음, 해학, 장난 같은 유희는 터부시됩니다. 그러나 모든 혁신의 바탕이 되는 것이 실은 이런 유희의 마음입니다.

반대로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 진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직된 자세로 접근하면 일이 잘 풀릴 수 없습니다. 시야가 좁아지고 판에 박힌 고지식한 발상밖에 할 수 없습니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고 쉽게 화를 내고 판단력도 흐려지기 십상입니다.

일을 할 때나 사적으로나 심각해지지 않는 게 좋습니다. 우울한 일이 있을 땐 친한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도 먹고 큰 소리로 웃고 나서 푹 자고 일어나면 고민거리의 70퍼센트 정도는 해소할 수 있습니다.

강연회 같은 곳에서 “우울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조언해 주세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저는 언제나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러면 질문자가 “진지하게 질문하는 겁니다”라고 대꾸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저의 진지한 대답입니다.

어쩌면 질문하신 분은 “○○ 책을 읽으면 기운을 차릴 수 있습니다”와 같이 구체적이고 점잖은 해결책을 기대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친 상태에선 책조차 읽을 수 없습니다. 책을 읽는 데도 체력이 필요한 법이지요. 그보다는 많이 먹고 크게 웃고 푹 자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면 다음날 다시 원점에서부터 열심히 일하는 것입니다.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불행의 원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