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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에도 걱정 스트레스.." 불안장애 원인과 해결법

조회수 2021. 3. 24. 19: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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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당신이 왜 불안한지 알고 있다

현대사회는 만성불안을 야기한다

아주 먼 옛날 숲에서 생활하던 우리 조상들은 갑작스레 커다란 검은 곰과 마주치는 등의 위협을 당해야 했다. 이런 위기의 순간 보이는 첫 번째 반응을 ‘투쟁-도피 반응’이라고 한다. 투쟁-도피 반응이란 위험에 처할 때 몸의 교감신경계와 내분비계에서 빠르게 반응을 보여 온몸의 자원을 긴급히 사지로 보내 싸움이나 도망을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당신이 싸우거나 도망가려 하면 몸의 모든 에너지는 구석구석으로 옮겨져 가장 센 강도로 운동하게끔 하는데, 이때 위장과 면역계의 에너지도 긴급히 옮겨져 쓰이면서 부교감신경이 억제되고 위장의 연동도 느려진다. 그 때문에 당신은 입이 마르거나 위가 조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시험 보기 10분 전에 물이 마시고 싶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거나 위가 뜨끔거리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장시간 교감신경계가 흥분상태에 있고 부교감신경계가 억제된 탓에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기거나 변비가 생기고, 심하면 성기능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스트레스 조절 기제는 원시사회 조상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곰이나 호랑이를 만날 일이 거의 없다. 무서운 호랑이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시험이나 업무를 제때 완수하는 것, 일에서 성과를 내고 지위를 높이는 것, 가족 구성원 사이의 관계, 생활 속 갑작스러운 사고 등으로 대체됐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싸우거나 도망가는 것으로 스트레스 사건을 해결하기가 어렵다.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장에서 싸움을 벌일 수도 없고 배우자가 잔소리를 늘어놓는다고 멀리 도망갈 수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스트레스가 생기면 해결되지 않고 만성화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불안은 어떻게 몸을 망가트리는가?

컬럼비아대학교 공중보건대학의 르네 굿인René D. Goodwin 교수에 따르면, 어떤 사람은 위에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 없어도 위궤양이 생긴다. 바로 심리적인 불안 때문이다. 장기적인 불안이 부신피질호르몬을 오랜 기간 과도하게 분비시켜 혈액을 근육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위점막이 충분한 점액을 분비하지 못하므로 위액으로 인한 부식을 막지 못한다. 만성불안장애로 인해 위궤양에 걸리는 것이다.


불안 때문에 부신피질호르몬이 오랫동안 분비되면 단백질 분해를 일으키는데, 이는 살이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불안장애 환자는 단백질로 구성된 큰 조직인 근육이 오랫동안 만성 손상을 입어 몸이 마르게 된다. 반대로 불안감이 별로 없는 사람은 마음이 편해 쉽게 살이 찐다. 물론 이는 몸매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한 가지 요인일 뿐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당신의 불안을 낮춘다?

우리 몸에는 제2의 뇌가 있는데, 바로 장이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의 존 크라이언 교수 연구팀은 두 종류의 실험용 쥐들을 이용해 장내 미생물의 힘을 측정했다. 하나는 약한 담력을 타고난 B형의 쥐, 다른 하나는 강한 담력을 타고난 N형 쥐였다. 연구진은 우선 담력이 센 N형 쥐들 장내균을 담력이 약한 B형 쥐의 몸에 이식했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나자 B형 쥐들은 갑자기 용감한 ‘탐험가’가 됐다. 반대로 B형 쥐들의 장내균을 이식받은 용감한 N형 쥐들은 별안간 겁쟁이가 되고 말았다. 평소보다 세 배의 시간이 걸려서야 ‘높은’ 실험대 위에서 조심스레 내려왔다.

연구진은 쥐에게 직접 세균을 ‘먹여도’ 효과가 있지 않을지 고민했다. 이를 증명하고자 존 크라이언 교수 연구팀은 쥐에게 불안을 덜 수 있는 균주인 비피도박테리움 롱검Bifidobacterium longum과 비피도박테리움 브레브Bifidobacterium breve를 먹였다. 그 결과 과학자들의 예상대로 쥐의 성격이 변화했다. 


비피도박테리움 브레브를 먹은 쥐는 더 용감하게 탐색했으며, 비피도박테리움 롱검을 먹은 쥐는 스트레스와 맞닥뜨렸을 때에도 체온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러한 세균을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라고 하는데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해 우울증이나 성격을 변화시키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효과가 충분하다는 결론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불안장애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늘날 불안장애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지행동치료다. 인지행동치료는 개입 시간이 짧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보통 10~20주면 치료 과정을 마칠 수 있다. 또한 실행방법도 간단하고 쉽다. 불안장애 환자는 먼저 부정적이고 비현실적인 자신의 인지 방식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현실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비교한다. 그런 다음 자신의 인지 방식을 조정해 불안한 감정을 덜어내게 된다.


인지행동치료를 받은 사람 중 40~55퍼센트는 불안장애가 완화됐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사회불안장애의 완화율은 45퍼센트, 공황발작과 광장공포증의 완화율은 53퍼센트, 범불안장애의 완화율은 47퍼센트에 이른다. 나이가 어릴수록 인지행동치료의 효과가 좋아 치료 뒤의 즉각적인 완화율이 60퍼센트나 되며, 효과도 12개월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불안장애 환자의 연령이 어릴수록 약물치료는 대안치료법이나 이차적인 치료법으로 활용하는 게 적합하다.


물론 인지행동치료가 불안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재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불안장애는 인지행동치료와 동시에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한 치료와 약물치료가 진행되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외래 진료를 주기적으로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물치료를 갑자기 중단하면 3~6개월 안에 재발할 확률이 30~50퍼센트에 이를 정도로 불안장애의 재발률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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