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를 더 달라고?" 38살 과장, 아내랑 카톡 하다 울고 싶어졌던 사연

조회수 2021. 3. 11. 15: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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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받은 것 하나 없는 외벌이 아빠는 이렇게 살기 힘들구나
근무시간 중에는 연락을 잘 하지 않는 와이프가 점심시간 즈음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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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본 순간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서 담배를 피우러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휴우… 나름 아끼면서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혼자 벌면서 서울에 살고 애 교육시키는 게 정말 쉽지 않네요.

저는 평범한
30대 외벌이 아빠입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의 경영학과를 나와서 이름을 들으면 알 법한 회사에 취직했고, ROTC를 하면서 모은 돈과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을 가지고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결혼을 했습니다. 

와이프는 아이가 생기면서 일을 그만뒀습니다. 양가 어른들의 연세가 많기도 했고, 지방에 계셔서 양육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거든요.

빌라 전세에서 시작했지만 아이는 웃풍이 없는 아파트에서 키우고 싶어서 아내의 출산 즈음 조금 무리를 해서 아파트로 들어갔습니다. 

어느덧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하나, 아들 하나가 생겼고 은행 반 제 것 반인 아파트도 장만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생활이 쉽지는 않습니다. 양가에 따로 돈을 드리지 않는데도 생활비, 대출이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인 두 아이의 교육비까지 월급이 빠듯합니다. 그리고 종종 생각합니다.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일할 수 있을까? 앞으로 10년 넘게 일해야 애들 대학도 보낼 수 있을 텐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부모님이 집을 해주셨네’, ‘맞벌이로 월 1천만 원을 버네’, ‘주식이나 비트코인으로 몇천만 원을 벌었네’ 등등의 말이 자주 나옵니다. 

한눈팔지 않고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이렇게 아이가 원하는 것 하나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속이 상합니다. 애 하나 키우기도 힘든 세상인데 어쩌자고 둘이나 낳아서 이러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곤 합니다. 

어차피 정년은 채울 수도 없을 것이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무슨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경제적 자유’를
저도 꿈꾸고 싶습니다.

얼마 전 저랑 비슷한 나이대에 준비해서 원하는 바를 이룬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 《마흔 살 경제적 자유 프로젝트》를 읽었습니다. 


이 사람은 실무자로는 꽤 유능했지만 관리자가 되면서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50살이 넘어서도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그는 3년이라는 목표 기간을 잡고 경제적 자유를 위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부동산, 태양광, 강의까지 이런 부류의 이야기를 쓰는 대다수 사람이 말하는 성공방식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런데 묘하게 제 맘을 사로잡았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저자가 5년 후, 10년 후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점, 그렇게 되면 끔찍할 거라고 생각했던 점, 그런데 더 끔찍한 것은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이냐’를 매번 반복하면서 변하지 않은 그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리라는 점 등을 말한 부분이었죠. 


제가 하는 것과 비슷한 고민을 했고 그걸 어떻게든 타파해보려는 노력이 멋있었습니다.


‘내 인생 왜 이래.’
‘왜 이렇게 물려받은 것이 하나도 없어?’
‘본부장은 대체 왜 이리 괴롭히는 거야?’

불평은 쉽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행동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죠. 입으로만 떠드는 건 쉬우니까요. 


그런데 이 남자는 3년이라는 목표 기간을 잡고 어떻게든 그 안에 회사를 벗어나자고 결심합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이 퇴사해도 괜찮을 수 있도록 월 600만 원의 생활비를 버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퇴사 후에 할 일을 찾는 것을 두 번째 목표로 정합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들어가서 뭣도 모르고 이런저런 일을 하며 밥 벌어 먹고 살았지만 후반부 인생은 좀 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겠다는 것이죠.


돈보다 시간이 아까워서 택시 타고 출근해 9시 전에 자기 공부를 하고, 퇴근해서는 경매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주말이면 또 공부하러 나가는 이 남자의 일상은 현재의 나를 반성하게 했습니다. 간절하다면 변해야 하는 게 맞는 거겠죠.


10년 전 아이를 낳을 때, 나는 내가 학원비를 걱정하는 아빠가 될 것이라곤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완전 부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걱정 없이 하게 해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달라지겠습니다.

* 《마흔 살 경제적 자유 프로젝트》의 실제 독자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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