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른 말.." 경주마 다리 잘 부러지는 충격적 이유

조회수 2020. 8. 22. 20: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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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번식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균형을 잃은 사람들
쌍둥이를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양극성장애 발병률과 평균 이상의 사교성 및 언어능력이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결론이 나왔다.

예일대학교 유전학자들은 자폐장애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대립유전자들이 양성선택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그 이유는 그 대립유전자들이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최근의 한 보고서는 조현병과 연관된 창의적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이성을 만날 기회가 더 많을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왜 자연은 인간에게
정신장애를 남겨놓았는가?

조현병, 자폐장애, 양극성장애가 있는 사람은 각각 세계 인구의 1퍼센트 정도다. 그리고 각 질병의 경미한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2~5퍼센트다. 이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리고 조현병이나 자폐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자식을 적게 낳는다. 진화적 질문은 명백하다. 이 질환들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는 왜 자연선택에 의해 제거되지 않았을까?


정신장애의 ‘운 좋은 부작용’일 뿐

이와 관련하여 여러 가설이 있다. 


그중 설득력 있는 가설은 어떤 정신장애의 발병률을 높이는 유전적 경향이 다른 측면에서는 이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양극성장애 환자들의 창의성과 지능이 높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로 받아들여졌고 연구도 많이 이뤄졌다. 내가 아는 학계의 동료들 중에서도 특별히 창의성이 높은 사람들이 주요 정신장애를 앓는 자녀를 둔 경우가 많았으며 내가 치료했던 중증 정신장애 환자의 가족들 역시 창의성이 높은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착시일 수 있다. 대학이라는 환경에서 일하다 보면 창의적인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고, 치료가 성공적이었던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기억하기가 쉽다. 또 중증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직업을 구해서 그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창의적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양극성장애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어떤 특성들은 이득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에 창의성은 주요한 영향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창의성은 기분조절 장치의 이상과 그 합병증에 따르는 운 좋은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주요 정신장애들과 연관된 형질 또는 유전자들이 이득을 제공할 가능성에 관해 수십 가지의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다.


건강한 번식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균형을 잃은 사람들

생물학자들은 유전적 변이가 진화에 끼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적합도 지형’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나는 이와 관련하여 ‘벼랑 끝 적합도 지형’이라는 개념을 떠올렸다. 


예컨대 원래 야생마의 다리는 굵었고 부러질 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가장 빠른 말들만 골라서 기르다 보니 다리뼈는 점점 길고 가늘어지고 가벼워지면서 다리 부상에 점점 취약해졌다. 요즘에는 경마장에서 말이 출발할 때 수천 번 중 한 번꼴로 다리가 부러지곤 한다. 모든 경주마는 속도를 기준으로 선택되어 왔기 때문에, 다리가 잘 부러지는 말과 그 친척들은 다른 말들에 비해 많이 빠르지 않을 것이다. 


중증 정신장애 친척들이 누리는 혜택을 발견하기가 힘든 이유도 같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극단의 정신적 능력에 대한 자연선택이 강력하게 이뤄졌더라면 모든 인간은 경주마의 다리처럼 빠르긴 하지만 거대한 사고에 취약한 정신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이 모델은 조현병이 언어 및 인지능력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는 견해에 부합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추측에 불과하며 실제 시스템들은 파악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하지만 진화론으로 살펴보면 언젠가는 원인을 찾을 날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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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교수 강력 추천◆

이 책은 곧 상식이 될 것이다
_《선데이타임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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