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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가 정말 어려워진다는 이 감정

조회수 2020. 6. 13. 14: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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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행동만 비난하면서 일어나는 오해일지도 모릅니다.

▶ 최진영씨의 고민

"평소 친구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편입니다. 개인적인 일로 상황이 어렵더라도 친구의 부탁이라면 흔쾌히 수락합니다. 

얼마전 출장이 잡혀서 친구에게 택배 수령을 부탁했더니 친구는 분실할까봐 그 부탁을 들어주기 어렵다고 합니다. 분실해도 괜찮다고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 많은 부탁을 들어줬는데 작은 부탁 하나 들어주지 않는 친구에게 배신감을 느끼네요."

▶ 해결방법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서 배신당하는 일이 많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건 아마 나 자신이 타인에게 갖는 욕구와 바람 같은 것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는 타인의 행동만 비난하면서 일어나는 오해일지도 모릅니다.


‘저 사람이 아마 이것을 원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도와주고 베풀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 암묵적 욕구에 응해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입니다.

홀로 태어나서 각자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타인이 내게 무언가를 해줄 거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억지입니다. 아무리 가족, 친구, 연인이라 하더라도 나와 별개의 인격체에게 나의 바람이나 기대를 주입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이렇게 해주었으니, 그는 저것쯤은 해주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틀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믿음입니다. 그럴 권리나 의무는 누구도 갖지 않으니까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타인이 내게 무엇을 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내 마음과 내 행동만 내 소관입니다. 그러니 애초에 내가 어떤 기대가 있어서 상대에게 잘해주고 있다면, 그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혼자 잘해주고 자주 배신당한다고 느낀다면,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려고 하기 전에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리고 상대에게 말하는 것이 낫습니다. 때론 유치하고 치사한 것 같아도 내가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뒷날 배신감으로 관계가 끊기는 일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런 알아차림이 있어야 훅 다가갔다가 확 멀어져버리는 양극단을 오가는 패턴을 멈출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좋다, 싫다, 믿는다, 배신당했다, 사랑한다, 미워한다, 소중하다, 가치 없다, 보고 싶다, 쳐다보기도 싫다.'


이런 것들은 모두 내 욕구가 일으키는 내 마음의 시나리오입니다. ‘밖’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욕구를 알면 감정을 이해할 수 있지요. 그리고 그 욕구가 좌절되면서 일어나는 감정을 내가 감당할 수 있어야 관계가 가능합니다.

대개 우리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소용돌이치는 감정들을 담아두지 못하지요. 그래서 말이나 행동을 통해 밖으로 뱉어버립니다.


가장 쉬운 일이 “너 때문이야” 또는 “네가 나빠”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물론 성격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이 더 편한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양쪽 모두 자신의 욕구에서 시작된 감정을 담아두지 못한다는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도, 배신당했다는 것도 내 마음속에서 그려내는 그림인 셈입니다.


배신감의 쓴맛을 겪지 않으려면 어느 누구도 믿지 말아야 할까요?


아무도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세상살이가 매우 혹독하고 험난하게 느껴지겠지요. 세상이 정글로만 보일 테니까요. 


그것도 별로 현명한 선택은 아닌 듯합니다. 그보다는 아마도 균형감 있는 알아차림이 도움이 되겠지요.


‘내게 A라는 기대가 있어서 그를 믿고 좋아하고 따르고 있구나. 하지만 그에게는 B라는 기대가 있고, A와 B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 간단히 맞교환할 수 있는 일이 아닐 수 있지’라는 마음의 여지를 늘 준비해두는 것이지요.


저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 같을 리 없고, 나 역시 저 사람과 늘 같은 마음일 수는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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