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실전은 그렇게까지 공부할 필요 없어요

조회수 2020. 5. 29.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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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직업군인, 부동산 전공자, 신도시 장기투자
'부동산경매는 위험과 함정이 많다. 인생에 한두 번 정도면 족하다'는 교수님의 가르침을 철썩같이 믿은 제가 부동산 투자자로 거듭났습니다.

ID : 이른봄날
키워드 : 직업군인, 부동산 전공자, 신도시 장기투자

인터뷰 출처 : <이제, 돈 되는 경매다>

직업군인이었지만, 지금은 대학 전공을 살려 부동산 투자자가 되었다는 '이른봄날'씨를 만나 보았습니다. 


현장에 뛰어들며 직접 깨우친 경매의 가장 중요한 점을 알려준다고 해요.


Q.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직업군인이었습니다. 


잡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았지만, 인터뷰 요청을 하는 회사는 몇 없었습니다.


'어차피 취업도 안 되는데, 취업에만 매달리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 고민하고 찾은 것이 바로 '부동산'이었습니다. 


대학에서 토목공학과 부동산학을 전공했으니, 전공들을 좀 살려보자는 마음도 있었지요. 부동산 석사과정에 입학하여 매일 새벽같이 도서관에 가서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군 이력에 부동산 전공이 더해지니 회사에서 저를 필요로 하더군요. 곧 건설사에 취업이 되었고, 월급받기가 미안할 정도로 회사에서 많은 전문지식과 실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에 잘나가던 친구들이 부동산개발회사에 취직하거나 경매를 하였습니다. 늘상 경매는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군전역 후 부동산 공부를 하게 된 이유도 경매를 준비하기 위해서였으니까요. 경매 시작을 55세쯤 하려고 마음먹었지요. 


'부동산경매는 위험과 함정이 많다. 과정도 거칠고 험하니 인생에 한두번 정도면 족하다'는 교수님의 가르침을 철썩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공부는 학자가 되기 위함이 아닙니다.

부동산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은 정작 투자 물건이 생겨도 분석만 하다가 놓치고 맙니다. 


실제 이런 분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이론서와 경험서 등 다독을 마쳤다면 반드시 사전 연습과 현장 노하우를 습득해야 합니다. 경매절차도 이 과정에서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론과 현장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학사, 석사 과정을 통해 부동산 전공을 한 분도 현장경험이 없다면, 현장실무에서는 제로베이스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투자자이지 부동산을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Q. 경매를 언제 처음 알게 되었나요?

80년대, 90년대 경매는 아주 거칠었습니다. 


1989년에 과친구들과 모의입찰을 하러 법원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법원경매장은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폭력배가 개입하고, 브로커들이 활개를 쳤지요. 입찰을 포기하라고 협박하거나, 법원에 비치된 현황조사서 등의 서류 내용을 임의로 수정 조작하는 등 횡포가 심해 일반인들은 입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1993년 5월 11일, 문제가 많던 호가경매 방식이 지금의 기일입찰제(최고가 입찰 방식)로 변경 되고, 일반인도 경매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경매를 신경쓰지 않는 사이에 수차례에 걸쳐 제도적 개선을 이루어내면서 경매가 성큼 대중들에게 다가와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2014년이 되어서야 <나는 돈이 없어도 경매를 한다>를 통해 알게 되었고, 낙찰물건에 대한 사진과 현금흐름을 같이 보면서 투자수익률까지 분석하며 배우니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목돈 없이도 낙찰을 받고 기술적으로 명도를 해내는 일련의 과정은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그간 경매에 무관심했던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Q. 또 다른 명도 경험도 있으신가요?

강제집행까지 한 집도 있습니다. 


아들 사업자금을 마련해 주다 결국 경매로 나온 물건이었는데요, 노부부께서 무척 관리를 잘 해온 아파트였습니다. 


점유자인 전 주인이 월세로 살기를 원했기에 월세계약을 했습니다. 부모님의 집을 지켜드리고 싶어하는 아들의 모습에 최대한 편의를 봐드리고 싶었는데, 결국 점유자는 보증금 마련에 실패했습니다. 안타깝지만 계약금은 위약금으로 몰수하고 강제집행을 접수하였습니다.


2016년 9월 23일 아침, 현장에 도착해 벨을 눌렀습니다. 점유자는 일주일만 더 시간을 달라며 똑같은 말만 반복하며 사정을 하더군요.


"자, 집행하시죠!!" 짧고 단호한 말 한마디에 부동자세였던 집행관과 용역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더군요. 다리 힘이 풀려버린 점유자는 쓰러질듯 비틀거리며 한참을 흐느끼다 어느 순간 비장한 결심을 한 듯 눈빛이 달라져 있더군요. 


그 많은 짐을 사정없이 적재하는 데 불과 1시간 30분이 정도 걸렸습니다. 


낙찰받은 지 약 1년 만에 명도는 종결되었습니다. 점유자로부터 임대차계약 불이행에 따른 위약금과 임료로 1500만원을 받았고, 컨테이너에 보관 중이던 짐 보관비 90만원도 점유자가 모두 지불함으로써 점유자의 물품에 대해 경매신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Q.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어떤 마음으로 경매를 하시나요?

경매를 진행하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경매투자자는 사람과의 관계를 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슈퍼마켓 주인부터 이웃 주민, 점유자, 법원직원, 대출상담사, 은행직원, 집수리 기술자, 공인 중개사, 경비원, 관리소장 등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이들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고마운 사람들이고 나도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하는 마음이지요. 또 타산지석으로 삼아 나 자신을 되돌아보곤 합니다. 


다른 낙찰물건의 전 소유주들과도 식사와 술자리를 마련하여 인간적인 교류를 해왔는데, 낙찰부터 명도까지 인간적인 교류로 시작하고 좋게 마무리하는 나의 명도 스타일은 끝까지 갈 것 같습니다.


돈 되는 경매를
원한다면
이렇게 공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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