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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부터는 '이성'보다 '감정'에 신경 써야 잘 산다!

조회수 2019. 10. 31. 08: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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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잘못 읽고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일컬어 ‘감정 난독증’이라 부릅니다. 사실 이건 제가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40~50대를 상담해보니 자기감정인데도 제대로 해석도 표현도 못 하는 이가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 감정 난독증을 갖고 있다고 정의 내리기로 했습니다.


감정 난독증을 가진 사람은 감정을 엉뚱하게 이해하고 드러냅니다. 교육이나 경제적 수준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사회생활 잘하고 직장에서 승승장구하고 대인관계 원만한 사람 중에도 감정 난독증 환자가 많습니다. 


‘항상 밝은 표정 지어라, 낙관적으로 살아라, 감정에 휘둘리지 마라, 이성적으로 판단해라’같이 세상이 자신에게 부과하는 감정 규칙을 너무 열심히 따르다 보니 솔직한 자기감정을 억누르는 데 익숙해져서 그렇습니다. 직장 상사 눈치 보고 주변 사람 마음 살피느라 정작 자기 마음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경철 씨는 외 롭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외로움은 나약한 감정이라고 배웠습니다. “사내자식이 외로움을 타면 되나, 강해져야지”라는 부모님 말씀이 내면의 규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외로울 때마다 이 감정을 부정했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중년이 되어서도 외로움과 익숙해질 수 없었습니다. 그는 ‘외로워’라는 감정을 ‘술이 당기네’라고 바꿔 읽었습니다. 외로울 때마다 술을 찾고 자신은 외로운 게 아니라 술을 즐긴다고 여겼습니다.


실적이 나빠 승진에서 몇 차례 밀려나서 조기 퇴직을 걱정 하던 지환 씨. 그는 불안했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와 있는데도 회사 일 걱정을 했습니다. 아내에게 “요즘 회사 일로 내가 걱정 이 많아. 불안해”라고 하면 되는데 “반찬이 이게 뭐야. 나를 무시하는 거야!”라며 화를 냅니다.불안을 분노로 바꿔버린 것이지요.


가족이 자신의 노고를 몰라준다며 슬퍼했던 기현 씨. 그는 “아무도 없는 산속에 들어가서 살고 싶어”가 입버릇이 되었습니다. 그에게 진짜 필요한 건 가족의 관심과 애정인데도 혼자 살면 행복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과연 기현 씨가 산속에 들어가 혼자 살면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아마 며칠 못 가 더 외로워질 겁니다. 자신의 핵심 감정을 외면했으니까요. 

우울함이 찾아올 때마다 남편이 미워진다는 정미 씨도 있습니다. 그녀는 ‘남편 뒷바라지, 아이들 공부 때문에 내 젊음이 다 날아가버렸어. 나도 내 일을 하고 싶어!’라는 열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무조건 반대입니다. “당신 나이에 뭘 하겠어. 괜히 사고 치지 말고!”라며 무시합니다. 이런 말을 반복해서 듣다 보니 ‘내 꿈을 좌절시킨 것은 남편이야’라는 생각이 마음에 뿌리내렸습니다. 정미 씨는 우울해질 때마다 우울한 건 남편 때문이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떠올랐습니다. “당신이 나를 인정하고 도와주면 좋겠어”라고 하면 될 것을 “당신이랑 이혼하고 싶어” 하고, 남편은 남편대로 “요즘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라고 하니 부부 사이에 불화는 더 커졌습니다. 

"마흔 이후는 이성보다 감정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입니다"

험난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이성에 의존해왔더라도 마흔 이후에는 자기감정, 타인의 감정을 소중히 다루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중년 이후에도 정서 지능을 키울 수 있습니다. EQ라고 하는 것도 거창한 게 아닙니다. 자기감정을 정확히 읽고 제대로 표현하며 감정에 담긴 욕구를 적절히 충족시킬 줄 알면 ‘EQ가 높다’고 합니다. 자기감정을 정확히 인식할 줄만 알아도 70~80점은 그냥 따고 들어갑니다.

느낌을 언어로 묘사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가을이 되어 선선한 바람이 부니 좋네”처럼 사소한 감동을 말로 드러내 보세요. “파란 하늘이 참 좋다”도 괜찮은 출발입니다. “저녁노을이 예쁘네”라는 표현도 훌륭합니다. “배고프다, 밥 줘”가 아니라 “밥이 꿀맛이네, 당신 애정이 밥에 녹아 있는 것 같아”로 이어지면 더욱 좋겠죠. 우울하면 “오늘 기분이 울적하네. 오랜 만에 아내와 저녁 먹으며 데이트해야겠어”라고 말하며 우울감 이면에 숨겨진 친밀감을 향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그 감정 속에 숨겨진 욕구를 이렇게 표현해보세요.“야, 왜 이렇게 방을 어지럽혔어!” 하고 자녀에게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지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너희가 스스로 방을 정리해놨으면 좋겠다”처럼 말이죠.


‘나의 솔직한 감정은 뭘까? 그 감정은 내가 어떻게 행동하기를 바라면서 생겨난 것일까?’ 하고 자기 마음과 대화하는 연습도 좋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천은 쉽지 않습니다. 습관을 들이는 건 더욱 어렵습니다. 꾸준히 반복해야 합니다.


마흔의 문제에는 선명한 해법이나 단순한 원리가 없습니다.


타인이 거쳐간 길은 그것이 아무리 좋고 옳아 보여도 절대로 내것이 될 수 없으니까요. 마흔의 마음 공부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마음 공부가 필요할까요?


바로, 마음 공부의 핵심은 상실의 고통을 끌어안고 전환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마흔이 되는 서른에게, 동시에 마음은 아직도 서른에 머물러 있는 마흔을 위한 이야기를 글에 담아두었습니다.


마흔의 길목, 없어질 것만 보지 마세요.

당신에게 아직 남아 있는 소중한 것이 더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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