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종욱 찾기>의 공유 오빠는 없었지만, 나를 알게 해준 인도에서의 35일

조회수 2019. 4. 4. 18: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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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별들과 쏟아지는 별똥별 속에 소원을 빌며 잠이 들었어요.
인도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저에게 강한 용기를 준 여행지임에 틀림 없어요.

인도 여행 사진 & 영상 제공 : 이지희님

여행일정 : 2018 12월 21일 ~2019년 1월 25일


영화 <김종욱 찾기>의 '공유' 오빠는 없었지만,

나를 알게 해준 인도에서의 35일


나를 알게 해 준 여행

'<윤식당>의 배경이 된 '가라치코'처럼 나영석 PD가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배경 국가와 도시가 유명한 여행지로 급부상하지 않을까?'라는 기대에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도 핫하게 떠오르고 있다는 tvN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


이 프로그램 방영으로 인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지로 '산티아고 순례길'이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저 역시도 진정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여행을 떠나고 싶었어요. 하지만 전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니라, 스페인보다 더 가깝지만, 누구나 쉽게 떠날 결심을 하기엔 어려운 여행지인 인도를 택했습니다.  



travel 일정 & 경비


델리IN

자이푸르 → 자이살메르 → 조드푸르 → 우다이푸르 → 푸쉬카르→ 뭄바이 → 바라나시 → 아그라

델리OUT

항공료 포함
총 경비 200만원


생각보다 순조로웠던 여행

인도로 떠날 준비를 시작했을 당시에,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라 졸업 전시로 인해 너무 바빠서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기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항공권과 델리에서 묵을 숙소 5박만 미리 결제했습니다. 준비하는 와중에도 인도 여행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엔 직접 인도에 가서 몸으로 부딪치며 여행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여행 첫날부터 사기 당할 뻔 했지만, 사기는 당하지 않았어요. 틈만 나면 사기를 치려는 인도인과 싸우느라 현타가 온 순간도 많았지만, 의외로 저의 인도 여행을 떠올리면 생각보다 순조로웠던 것 같아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 봤던 다른 분들의 인도 여행 후기에서는 기차가 연착되거나 버스가 갑자기 말도 없이 캔슬된다는 썰이 있어서 사실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비행기, 기차, 버스 그 어떤 운송 수단도 캔슬되지 않았어요. 다만 약간의 연착 정도가 있었을 뿐.


인도에서 흔한 사기 수법?

인도에서 자주 접했던 사기 수법 중에 하나는 바로 돈 바꿔치기! 돈 바꿔치기가 예술이에요. 보는 앞에서 순식간에 금액을 바꿔서 부르곤 해요.


500루피가 100루피로, 내 소중한 여행비가 루팡되는 장면을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내가 지금 얼마를 지불해야하는지 항상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


공항부터 시작이니 정신 바짝 차리세요.


호객꾼이 붙어요. 자연스럽게 길을 알려준다면서 말을 걸거나, 인도 여행이 처음이냐고 물어보면서 저희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고 엄청난 사기를 치려는 사기꾼들이 많아요. 그러니 돈이 걸려있는 문제는 더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인도인의 모든 호의 중 일부 도움이 될 만 한 것은 요령껏 받아들이고, 상황을 보고 눈치껏 빠지는 신의 한 수가 필요합니다.


심지어 인도 경찰도 100% 다 믿지는 마세요. 저희에게 문화재를 배경으로 저희 사진을 찍어주는 대신에 돈을 요구하기도 해요.


믿을 사람 하나 없다고, 일단 나 자신을 제일 믿으세요.


저는 돈을 펑펑 쓰고 다녔어요.

인도 물이 너무 더러워서 피부가 안 좋아지거나 무조건 한다는 물갈이는 전혀 겪지 않았고, 제 피부는 오히려 광이 나더라고요.


물가가 너무 싸서 한국보다 더 잘 먹고 다녔어요. 정말 많이 먹으면 하루에 5끼 먹은 날도 있었어요.


그리고 돈을 정말 펑펑 쓰고 다녔어요. 유럽 여행 때는 기념품 사는 것도 비싸고 아끼고 다녔지만, 이곳에서는 흥정에 재미를 붙이고 나서 나중에는 돈 쓰는 재미로 여행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물가도 굉장히 저렴한 편이고요.


인도 여행 중에 제일 행복했던 순간?

인도의 유명한 유적지를 본 순간?

인도 카레를 처음으로 먹은 순간?


아니었어요. 갑자기 비가 와서 숙소에 하루종일 발이 묶인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인도에서 만난 친구들이랑 빗소리를 들었던 순간, 그리고 기차에서 영화를 보다가 잠깐 졸았는데 눈을 떠서 바라본 창밖의 풍경.


그런 인도에서의 평범한 일상이 제일 그립고 행복한 순간이에요.


가장 좋았던 장소는?

- 뭄바이


인도의 도시마다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5초마다 마주치는 소똥과 개똥,,, 그리고 계속 사기를 치려는 사기꾼 현지인들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칠 때쯤,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훌쩍 뭄바이로 떠났습니다.


뭄바이는 빈부격차가 세계에서 제일 심한 도시라고 해요.

그렇지만 델리에서 느꼈던 정신없는 인도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쾌적했어요. 뭄바이공항은 인천공항보다 더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바다를 원 없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음악과 일몰과 바다의 삼박자를 바라보던 순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황홀했어요.

- 자이살메르


침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1월 1일, 새해를 기념해서 사막에서 2박을 노숙했어요.

사막 언덕에 올라가 돗자리 없이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면 너무나 씻고 싶어 낙타가 마시는 물에 샴푸도 없는 상태로 머리를 감고, 시원하게 등목도 해봤고요.

그 기분 그대로 낙타 위에서 머리를 말리며 흥얼거리기도 했지요. 중간에 돗자리를 깔고 마셨던 뜨거의 짜이의 맛이란, 캬.

낙타가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낙타의 등에서 오는 리듬에 맞추어 하루종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사막에서의 밤은 너무 춥지만, 서로 옹기종기 모여 모닥불을 피워놓고 수많은 별들과 쏟아지는 별똥별 속에 소원을 빌며 잠이 들었어요.



인도에서 사야하는 아이템

인도에서 악세사리를 정말 많이 산 것 같아요. 판도라 브랜드의 은반지와 비슷한 반지들이 한국 돈으로 4,000원 밖에 하지 않았어요.  


'푸쉬카르'에서는 은반지에 힌두어로 이름을 새겨주기도 했답니다.

우다이푸르 근교로 푸쉬카르에서는 은반지, 팔찌!

바라나시는 실반지!


인도 인생 음식?

라씨

우유를 발효해서 먹는 음료수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요거트라고 불리지만 요거트와 라씨는 미묘하게 다릅니다. 정말 라씨를 다시 마시기 위해 인도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라씨는 도시마다 유명한 맛집이 있지만 (바라나시,자이푸르) 저는 개인적으로 자이푸르 "라씨왈라" 라씨가 최고였어요. 자이푸르 라씨는 위에 건더기가 씹혀요.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인도에서도 도미노, 피자헛, 서브웨이 등의 체인점이 다 있었어요. 아, 그리고 인도에서 모든 음식을 손으로 먹지 않았어요. 포크와 숟가락을 음식점에서 챙겨 주더라고요.


의심으로 시작한 여행

인도 여행이 위험하다고 해서 사실 얼마나 위험하나 직접 확인해보고 싶기도 했어요. 의심으로 시작한 여행입니다.

사실 겁이 없지는 않지만, 여자 혼자 가기 너무 위험하다는 말도 듣고 살짝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인도 여행을 진짜로 다녀온 분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고생을 해도, 막상 나중에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여행지는 인도만큼 강렬한 곳 없을 거라고요. 

저에게 인도는 떠올렸을 때 소중한 곳이고
앞으로도 '소중한 인도'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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