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면 죽는다? 다시 보는 컬러 의미

조회수 2018. 8. 29.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그 미신, 왜 하필 빨간색일까요?
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면 죽는다?
어릴 적 빨간색과 관련된 이 가설을 모두 한 번쯤은 들어 보셨겠죠.

초록색, 노란색도 아닌 빨간색으로 이름을 적으면 죽는다는 그 미신, 왜 하필 빨간색일까요?

바로 빨간색은 ‘피’, ’공포’라는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특정 색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일상에서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빨간색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피를 떠올리거나 공포, 잔인, 파괴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진 않아요.
명도와 채도에 따른 색상 의미 차이
'빨간색’이라는 범주 안에 밝은 빨강, 어두운 빨강

이들이 전달하는 느낌은 다 달라요.

빨간색이 이러하듯 모든 색상에는 섬세하게도 가지고 있는 의미가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해 낼 수 있어요.
출처: © mohamed_hassan, 출처 Pixabay

특히 그 점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영화산업'입니다. 색상을 통해서 배우의 감정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감각적인 색감으로 유명한 영화 <홀리 마운틴>의 감독인 알레한드로프스키는 "직관적이고 원초적인 연출, 색감을 통해 인간의 정신적인 개방을 의도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출처: 영화 <홀리 마운틴> 스틸컷 / 출처_영화랑
우리는 영상으로 전달된 색을 통해 분노, 사랑, 기쁨, 공포 등의 감정과 더불어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까지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색상이 지닌 의미를 지식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감각적으로 여러분께 전달해드리려고 합니다.

백번 외우는 것보다 한번 경험하는 것이 오래 남으니까요.

▼아래의 예시를 보며 직접 느끼고 색의 의미를 파악해보세요. ▼

빨강은 삼원색 중에 하나입니다.

심장, 피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강렬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한 페이지를 모두 덮은 빨강을 보니 어떤 느낌이 드나요?

▶긍정적인 의미


사랑하다, 기뻐하다, 흥분하다, 우월하다(왕), 매력적이다, 강력하다, 도전적이다, 힘 있다, 적극적이다, 정열적이다, 뜨겁다

빨강을 보는 사람은 누구나 그 색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고 느껴요. 매우 적극적인 색이란 이야기이죠. 그 자극은 때론 섹시한 여성처럼 강렬할 수 있고, 전기난로처럼 따듯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빨강 하면 립스틱 같은 사물을 상징하기도 해요.

빨강이라는 색은 더 자극적인 색과 함께 있을 때 강조됩니다. 그런 뜻에서 검정은 빨강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주는 색상이에요. 잘 나타낸 예시로는 <더 걸 프렌드 익스피리언스>의 포스터와 맥 립스틱 컬러 가 있습니다.

▶부정적인 의미


증오하다, 분노하다, 놀라다(두려움), 공포스럽다, 잔인하다, 호전적이다, 과시하다, 타협이 없다, 독보적이다, 앞서간다, 돌진하다, 강압적이다, 파괴적이다.

짙은 빨강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피가 점점 굳어서 딱딱해진 느낌이 들지 않나요?

빨강은 밝기가 어둡고 탁해지며 흐릿할수록 부정적인 의미가 강화되는 색상이에요.

위의 색 단계를 보면 오른쪽 단계에 가까워질수록 어딘가 부패한 것 같은 인상을 풍깁니다. 썩은 고기가 탁해지는 게 연상되어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생각해보면 빨강에 부정적인 느낌이 들 때는 원색의 빨강 톤이 변화를 맞았을 때 같아요. 사랑이 지나치면 집착이 되어 어두워지고 탁해지면 변심이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빨강도 사랑이나 열정처럼 순수하게 유지되기를 바라지만 점점 달라지기 시작하면 부적정인 의미를 씌우는 것이 아닐까요? 


 '넌 변했어', '넌 잔인해', '넌 변질됐어'라고 말이에요.


주황은 빨강과 노랑을 더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빨강의 특징과 노랑의 특징을 동시에 지녀요.

주황처럼 원색 두 가지가 섞여 만들어지는 색은 두 가지 원색의 느낌을 가집니다.

그럼 한 번 느껴보실까요?

▶긍정적인 의미


친근하다, 사랑스럽다, 상큼하다, 활발하다, 에너지가 있다, 귀엽다, 사교적이다, 따뜻하다, 명랑하다, 맛있다, 달콤하다, 풍부하다

출처: 귤 패키지 디자인 & 치위생 용품 패키지 디자인
주황은 빨강처럼 따듯하고, 노랑처럼 생동감 있으며 천진난만해요. 잘 익은 과일에서 볼 수 있는 색이라 식욕을 당기기도 하고요. 색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형광이 들어가면 주제를 모르고 날뛰는 색이 되곤 합니다.

주황이 많이 활용되는 곳은 식품 분야에요. 신선하고 활기찬 느낌 때문에 비타민 한 병을 먹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색이니까요. 주황은 초록과 함께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컬러로 이 둘의 조화는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국화, 당근, 감, 귤 등 신선할수록 색이 선명하고 푸르기 때문에 '건강함'을 생각했을 때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색상이에요.

▶부정적인 의미


미성숙하다, 변덕스럽다, 어리광 부리다, 무절제하다, 돌발적이다, 즉흥적이다

출처: 하바이아나스 2017 여름 배너광고

위 포스터의 주황을 보면 굉장히 자극적인 느낌이 들어요.

가운데의 오렌지빛 신발 형태는 당장이라도 뛰어나갈 듯 돌발적인 감정이 전해지고 즉흥적이며 최고로 높은 에너지를 우리에게 선사하려는 것 같습니다.


오렌지 컬러 중에는 주황과 빨강이 더 섞여 있는 주홍색이 있죠. 여기서 사용된 색은 주홍에 가깝습니다. 주홍 하나만으로도 역동적인 느낌이 충만한데, 그걸 또 파랑과 마젠타 색상에 올려놓았어요.


세 가지 원색이 빼곡하게 들어가 있으니 보기만 해도 흥분되고 당장 슬리퍼 신고 해변의 록 페스티벌로 뛰어가 밤새도록 놀게 되는 상상을 하게 되는 조합입니다.


노랑은 희망적이에요. 천진난만하고 순수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노랑을 싫어한다면 노랑이 가진 부정적인 면을 싫어하는 거예요.

▶긍정적인 의미 


상냥하다, 귀엽다, 희망적이다, 순수하다, 여리다, 행복하다, 가볍다, 부드럽다, 위로하다, 천진난만하다.

출처: 팬톤의 2017년 트렌드 컬러

위 이미지에서 의자 위 방석을 보세요.


수많은 컬러 방석 중에 노랑을 갖다 놓은 건 우연일까요?

파랑과 노랑 이 두 가지는 의도적인 배색입니다. 서로 반대되는 색이기 때문에 자극과 대비를 일으켜 눈이 시원해져요. 덕분에 물 온도가 더욱 차갑게 느껴집니다.

 

노랑만 가득하면 필시 '귀엽지만 지나친'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에, 대부분 이처럼 배색해서 사용합니다. 

출처: 도시적인 느낌의 포스터 디자인 / 아이덴티티 & 패키지 디자인
최근에 많이 활용하는 배색은 노랑+검정입니다. 이 두 가지 색을 이용해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배색이 탄생하죠. 생동감도 있어 보이고요. 노랑만으로는 어리광 부리는 것 같고 철없어 보이지만, 검정이 있으면 그 느낌을 상쇄시키고 세련된 느낌이 강조됩니다.

디자인할 때 영감을 얻는 건 특별한 게 아니에요. 주변에 널려 있는 것에서 영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꿀이 노랗다는 것과 벌이 노랗다는 것을 압니다. 자세히 보면 벌에게는 검은 줄무늬가 있어요.

위의 제품에서 디자이너는 이 두 가지 색을 혼합했습니다. 단순한 배색에서 '벌은 꿀이다'라는 본질이 전달되는 디자인입니다.

▶부정적인 의미


그리워하다, 유치하다, 미숙하다, 조급하다, 감정적이다, 철부지다, 까다롭다

출처: © evedesignj, 출처 Pixabay
민족이나 문화에 따라 색을 느끼는 감정도 달라져요. 우리나라에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노랑은 발랄한 색이 아닌, 까마득하고 아련한 슬픔이 담긴 색이 되었어요. 이처럼 역사적인 사건 때문에 색이 지니던 고유 의미가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두는 어떤가요? 연두는 주황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색을 섞어서 만들어지는 색입니다. 노랑의 귀여움과 초록의 진실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요.

연두색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톤을 잘못 맞추면 금방 촌스러워져 활용할 때 까다로운 색이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의미


편안하다, 자연적이다, 친근하다, 부담 없다, 신선하다, 산뜻하다, 사치가 없다, 격의 없다, 과격하지 않다, 꾸밈없다

출처: 차 패키지 디자인 / Saudadetea

위의 패키지 디자인은 색 상환에서 연두 옆에 있는 노랑을 함께 배색되었습니다. 


이렇게 비슷한 색상을 활용한 경우 원래의 연두 의미가 노랑으로 인해 더욱 강조됩니다, 유사색은 서로 같은 색을 포함하기 때문에 의미까지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함께 배색하면 그 공통점이 강화되는 색상이에요. 


뭉치면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 같습니다.


▶부정적인 의미

밋밋하다, 촌스럽다, 세련되지 않다, 시골스럽다

연두색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사람을 본 적 있나요? 티셔츠가 아니면 바지라도?


아마 없을 겁니다.

 

연두색은 우리에게 낯선 만큼 활용도도 떨어져요. 톤을 잘못 맞추면 금방 촌스러워져서 디자인할 때 활용하기 어려운 색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은근 까다로운 색이에요. 유행할 때 반짝 등장하는 색상이기도 하지요. 녹차나 두부, 샐러드류 아니면 잘 활용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세련되게 배색한 연두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래도 이 색을 좋아한다면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거예요. 


풋사과를 좋아하거나, 연두가 풍기는 푸릇푸릇하고 신선한 느낌이 좋거나.


색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이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요.


초록은 자연이 생각나고 노랑은 발랄하며 빨강은 열정이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각각의 색이 가진 보편적인 공감대는 함께 사용되는 색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답니다.

배색한다는 건 각각의 색이 가진 의미가 섞인다는 뜻이니까요.
배색했을 때 일어나는 변화는 두 가지예요.

㉠원래 가지고 있던 의미가 유지되거나, ㉡변형되거나

유지되는 쪽이라면 훨씬 강조될 것이고, 변형되는 쪽이라면 의미가 달라지거나 아예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