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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삼성, 벤츠가 유튜브 광고에 집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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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드 콘텐츠'의 등장

2005년 나이키 에어 레전드티엠포 '터치 오브 골드' 출시 바이럴 영상

출처youtu.be/Z6JdxaDDzb8

유튜브 최초의 바이럴 영상은 '터치 오브 골드Touch of Gold'다.


흔들리는 영상 속에는 축구장 사이드라인에 앉아 있던 스타 축구 선수 ‘호나우지뉴’가 자신에게 전달된 금색 수트케이스를 열고 그 안에 있던 새 스파이크화를 꺼내 신는 모습이 나온다. 신발 끈을 조인 후 그는 근처에 놓여 있던 축구공으로 몇 분 동안이나 트래핑을 한다. 이어 사이드라인에서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볼 트래핑을 계속한 그는 크로스바에 네 번 연속으로 공을 맞히는 묘기를 선보인다.


2분 30초 남짓의 이 영상은 공개 후 조작이 없는 실제 장면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아쉽게도 실제 영상은 아니었다. 리우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몰래 찍힌 영상의 유출본도 아니었다. 만들어진 영상일 뿐 아니라 숨겨진 의도도 있었다. 바로, 나이키의 광고였다. 100만 조회 수를 얻은 이 영상 이후 광고의 판도는 바뀌었다.


〈터치 오브 골드〉는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다. 브랜디드 콘텐츠란 브랜드 홍보 영상으로 제작됐으나 시청자들이 엔터테인먼트로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상을 뜻한다.


나이키의 실험은 마케터들에게 스턴트 영상이나 고차원적인 마케팅 전략 없이도 광고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건너뛰는(Skip) 광고, 트루뷰

이처럼 무제한 영상 시간과 접근성을 제공하는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콘텐츠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영상 문화에서는 공유와 댓글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광고가 입소문을 타거나 화젯거리를 만들어주면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영상을 시청한다.


광고 콘텐츠가 점점 마케팅화된 데에는 건너뛰는 광고로 잘 알려진 트루뷰True View의 힘이 컸다. 사람들은 5초간 자동으로 재생되는 광고를 시청한 뒤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면 광고 건너뛰기(Skip)를 눌렀다. 시청자들이 광고 영상을 끝까지 보지 않는 한 광고주의 주머니에서는 한 푼 도 나가지 않는다.


이 시스템이 처음 도입됐을 때 광고주들은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시청자가 언제 광고를 계속 보는지를 아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광고주에게 큰 도움이 됐다. 유튜브에서는 건너뛰기 기능이 없는 광고도 게재하지만 대부분 트루뷰 형식으로 제공되며, 시청자를 단시간 안에 사로잡는 콘텐츠가 제작되도록 장려하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력

케이시 네이스탯 '삼성 갤럭시 S8' 홍보 영상

출처youtu.be/n0makpckS8c

길어진 광고 포맷, 광고 건너뛰기 시스템, 브랜디드 콘텐츠, 광고 안에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열망 같은 새로운 흐름에 따라 광고주들도 계속 변해야 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인터넷 크리에이터들과의 파트너십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그들이 기존의 틀을 벗어던지고 도전하도록 이끌었다.


브랜드와 성공적인 파트너십에 대해서는 케이시 네이스탯만큼 정통한 크리에이터도 없다.


브이로거이자 영화 제작자인 케이시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들과 합작하여 뜨거운 관심을 받는 영상을 제작해왔다. 사람들은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나이키, 삼성,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파트너십을 들어 브랜드의 바이럴 콘텐츠를 제작해내는 그의 능력을 ‘마법의 손길’이라 칭한다.


얼마 전 케이시가 여러 건의 미팅 때문에 유튜브 본사를 방문했는데, 그는 기꺼이 시간을 내어 직원들과의 질의응답 자리에 참석해줬다.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갔지만 이내 브랜드와의 합작에 관해 이야기가 시작됐다. 직원 한 명이 그에게 브랜드와 어떻게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케이시 네이스탯 (인기 유튜버, 창업가, 필름메이커)

출처나무위키

“매일 영상을 올리는 사람으로서 여러 브랜드와 함께 일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저는 어차피 항상 영상을 올려야 하잖아요? 그러니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든 잘 활용해야죠. 그게 기업에도 저에게도 좋고요.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다릅니다.”

케이시는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줬다. 유명한 대기업에서 케이시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공동 작업을 제안했다며 에이전트가 연락을 해왔다. 작업 방향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는 요구 조건을 살핀 후 에이전트에게 답장을 썼다.

“원한다면 이 메일을 광고주와 공유해도 좋습니다.

제가 들어본 캠페인 중 단연 최악이네요. 앞으로도 대충 이렇게 흘러갈 겁니다. 기업에서는 유튜버 열 명에게 연락을 취하겠죠. 저는 일단 빠지겠습니다. 어쩌면 다른 아홉 명은 ‘좋은 조건이네요’ 하면서 제안을 수락할 겁니다. 기업에서 원하는 그대로 하겠죠.

그러고 나면 ‘한심하다, 초심을 잃었다’라는 댓글이 100만 개쯤 달릴 겁니다. ‘싫어요’가 100만 개쯤 달릴 거예요. 시청자 수가 잠시나마 하락할 겁니다.

광고 에이전시는 의미 없는 숫자를 들이밀며 기업에 말하겠죠.

‘이렇게나 많이 노출됐습니다. 훌륭하죠!’라고요.

케이시는 손을 한 번 내젓더니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됩니다. 고객사는 실제로 이익을 얻지 못하고, 에이전시는 멍청한 일을 하는 것이며, 유튜버로서는 완전히 잃는 게임입니다.

정말로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찾으라고 전해주세요. 크리에이터와 좋은 관계를 쌓고, 모든 걸 일임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상품이고, 우리의 목표는 이렇습니다. 시청자들이 의미있는 광고라고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주시겠어요?’

이게 전부여야 합니다.”

케이시는 이상의 내용을 적은 이메일을 에이전트에게 보냈다. 메일을 고객사에 전달한 에이전트가 다음 날 아침에 전화를 했다. “그쪽에서 예산을 2배로 늘리고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데 합의했어요.”


케이시는 자신의 태도가 냉소적이었음을 인정했다.


“고객사나 에이전시를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십 년 동안 광고계에서 통용되던 방식이 급변하는 바람에 이해관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잘 알고 있어요. 다만 문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는 시청자들이 거부한다는 거죠.”


나중에 스튜디오에서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합작이 가식처럼 느껴질 때 사람들이 질색하는 이유에 대해서다.


우리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지금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제 오른쪽 눈에 화면 하나가 보이고 왼쪽 눈에도 또 다른 스크린이 보입니다. 스크린이 저기에 2개 나 더 있네요. 이런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나 낌새를 상당히 빨리 감지해내는 능력이 생겼어요.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예요. 말도 안 된다 싶으면, 그냥 무시하는 거죠.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나쁜 것보다 더 안 좋은 것은 누구의 눈에도 들지 못하는 거라고요. 사실 광고의 99.9퍼센트가 그렇다고 생각해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거죠. 실제로 쳐다보지도 않거든요. 그게 있는지도 모르는 겁니다. 효과를 거두려면 일단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야 해요.”


그는 사람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이 시대에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향력’이라고 말했다.


“인류 역사상 인터넷만큼 획기적으로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없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은 뭐니 뭐니 해도 영상이겠죠. 영상이 가장 뛰어난 의사소통 수단이라면, 영상을 전달해주는 통로이자 절대적인 매체가 되는 것은 유튜브입니다.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영상만큼 힘과 권력을 지닌 것은 없습니다. TV는 물론, 커뮤니케이션 역사상 그 어떤 것도 유튜브 영상만큼은 아니었죠. 굉장한 기회인 겁니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파트너십

여전히 몇몇 기업은 소셜 미디어 스타들에게 브랜드를 맡기길 꺼린다.


왜 유명한 건지도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세계적 규모의 대기업들은 수십 년이란 시간에 걸쳐 자신들의 브랜드를 철저히 기획하고 통제해왔다. 과거에 유명인들과 계약을 맺고 일 해봤던 기업들은 지금까지도 광고 메시지와 전달 매체를 직접 결정하려고 한다.


‘네스프레소’ 광고에 등장 한 조지 클루니는 콘텐츠에 대한 권한이 없었다. 그저 광고 안에서 주어진 배역에 충실했을 뿐이다. 하지만 대부분 유튜버는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드러내고 진정성을 무기로 하여 팬을 형성했다. 유튜브의 주요 시청자인 밀레니얼 세대는 대부분 본질적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낮다. 스폰서십이라면 보통 거래로 만들어진 거짓된 관계라고 인식하며, 특히 크리에이터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거나 강제성이 느껴지면 더 큰 반감을 느낀다.


브랜드는 인플루언서, 즉 영향력 있는 개인과의 공동 작업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스스로 결정해야만 한다. 나이키나 메르세데스 같은 기업은 크리에이터를 신뢰하고 크리에이터가 그린 그림에 따라 콘텐츠를 창작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그에 비해 조금 더 역사가 오래고 보수적인 브랜드는 크리에이터에게 일임하는 것이 위험한 일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결국 기업이 각자 허용할 수 있는 한계점을 파악하기 위해선 창의성을 무기로 모험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


한 가지 분명하게 하고 싶은 것은, 광고주들이 위험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어떤 경우에도 기업이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서 원칙을 굽혀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는 규정을 위반한 콘텐츠에 광고를 삽입하는 알고리즘 문제로 광고주와 대행사 측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를 마땅히 감수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혐오스러운 영상에 광고가 게시되는 유감스러운 상황이 몇몇 발생했다. 이후 우리는 문제를 파악하고 광고 친화적인 콘텐츠를 기존보다 잘 식별해낼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또한 안전장치를 확대해 기업이 자사의 광고가 게시되는 콘텐츠를 즉시 인지하고 발 빠르게 통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기업에 어울리는 크리에이터를 선택하려면?

보통은 크리에이터와의 파트너십이 성공할 확률은 꽤 높다. 소셜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브랜드는 유명 연예인에 비해 낮은 홍보 비용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주목과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들은 댓글과 트윗으로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유명 인사와 친구의 경계에서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내는 위치에 있다.


크리에이터가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 제품을 홍보할 때 해당 브랜드와의 물질적 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점이다. 이를 투명하게 밝히는 경우에조차 브랜드 홍보에서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은 상당히 강력하다. 유튜브에서 10대와 밀레니얼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상품을 구매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조언을 따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60퍼센트에 달했다.

그렇다면, 기업이 자사와 어울리는 크리에이터를 선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사를 해야 합니다. 단지 구독자 수나 조회 수만 따져서는 안 됩니다. 먼저, 온라인에 있는 크리에이터의 600여 개의 동영상을 보세요. 그가 어떤 사람인 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계약이 성사되고 나서는 브랜드가 콘텐츠를 단속하고 통제하기가 어렵거든요. 2,000만 명의 크리에이터라는 선택지가 있으니 처음에 제대로 선택해야 합니다. 크리에이터를 정하고 나면 이후의 일은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케이시는 잠시 말을 멈췄다. “사실 그게 광고주가 두려워하는 지점이죠.

-케이시 네이스탯 (인기 유튜버, 창업가, 필름메이커)-

광고주들에게 디지털 시대에 브랜드를 관리하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할 때 나는 이 과정을 10대 자녀를 양육하는 일에 빗댄다. 딸들이 어렸을 때는 아내나 내 말을 따르게 하기가 쉬웠다. 숙제할 시간과 잠 잘 시간을 정하고, 학교 외에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도 되는지 정해주는 등 우리 부부는 아이들의 삶을 통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 딸 모두 10대에 들어선 지금은 아이들에게 관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자주 맞닥뜨린다. 큰딸은 얼마 전부터 운전을 시작해서 불과 몇 달 전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경험하듯, 권위를 행사하고 싶어 하는 부모와 자신의 성숙함을 인정받고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하는 자녀 사이에는 갈등의 골이 생긴다. 그러나 이런 긴장감은 자녀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유튜버와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맺고자 하는 브랜드 역시 이와 유사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따금 그저 지켜보고 열쇠를 넘겨줄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조차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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