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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보인다! 정치인 거짓말 유형 3

조회수 2018. 7. 19.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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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개인적 신념이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교묘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때로는 노골적이리만큼 사악한 방식으로 과학을 조작한다.


‘진짜 강간이라면 임신할 리 없다’는 이상한 말로 낙태를 금지하려고 한 전 하원의원 토드 아킨부터 “지구온난화는 중국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려고 지어낸 말”이라고 트위터에 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많은 국회의원이 이런 식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데 아주 능수능란하다.


그러나 우리도 더 이상 속고만 살 수는 없다!


다행히 정치인들의 수작은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 그래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과학의 탈을 쓴 거짓말 대표 유형 3가지를 소개한다. 이를 잘 알아두자. 그리고 정치인들의 교활한 발언 속의 세부사항들을 신중하게 따져보자. 그들의 과오를 까발리고 더 이상 속고만 살지 않도록 말이다.


■ 정치인 거짓말 유형 3가지 ■

◆ 체리피킹 전략 ◆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서 취하고 더 큰 증거를 무시해버리는 것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텍사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많은 공화당 정치인들처럼 지구온난화를 믿지 않았다. 2015년 어느 인터뷰에서 크루즈는 “위성 데이터를 보면 17년 동안 뚜렷한 온난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가 1998년을 꼭 집은 이유는 그해에 엘니뇨 현상이 이례적으로 심하게 나타나 전 세계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해와 최근을 비교하면 지구 기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의 전체 데이터를 살펴보면 장기적으로 지구 기온이 상승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크루즈는 전형적인 ‘체리피킹’ 수법을 선보이며 자신의 정치 이념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취하고 그에 반하는 모든 정보는 버렸다.

◆ 악마 만들기 전략 ◆ 

어렵고 무서운 과학적 개념을 이와 무관한 문제에 연결시켜 정치적 선전에 이용해먹 것

악마만들기 전략은 주로 정치인들은 이민을 비판하고 이민자들을 거부하고자 할 때 가장 자주 써먹는다. 유명한 인종차별주의자인 '팻 뷰캐넌'은 이렇게 ‘악마 만들기’를 시도했다. 

전에 우리가 걸린 적도 없는 질병이 출현하고, 연구자와 의사들이 오래전에 근절한 전염병이 갑자기 다시 돌고 있다. 말라리아, 소아마비, 간염, 결핵뿐만 아니라 뎅기열, 샤가스병, 나병 같은 제3세계 희귀병이 미국에 나타나고 있다.

그가 말한 것은 물론 모두 허위정보다. 그중, 말라리아를 자세히 따져보자.


미국에서는 해마다 1천~2천 건의 말라리아가 보고되는데, 환자 대부분이 풍토병이 도는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우다. 게다가 미국에서 말라리아가 사람 사이에 옮을 확률은 매우 낮다. 말라리아는 모기가 감염자를 문 다음 다른 사람을 물어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기생충을 옮겨야 걸린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57년부터 2014년까지 그런 식으로 감염된 사례가 63건 있었지만 모두 이민자와 관련된경우는 아니었다. 여행자들이 기초적인 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탓이었다.


‘악마 만들기’는 정치인이 쉽게 써먹을 수 있는 책략이다. 어떤 무서운 질병이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극히 드물다거나 다른 나라의 예방접종률이 미국보다 높다는 사실을 대다수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략은 일반적으로 질병과 관련된 사안에 국한되어 있어 간파하기가 비교적쉽다. 만약 어떤 정치인이 외국인의 입국을 허가하면 특정 질병이 퍼질거라고 고하면 그 주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 질병이 어떤 방식으로 전염되는지, 실제로 얼마나 퍼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민자는 악마가 아니다. 악마는 정치인들의 발언 속에 은밀히 숨어 있다.

◆ 조롱과 묵살 전략 ◆ 

복잡한 과학적 쟁점을 유치한 얘기로 둔갑시켜 사람들이 그저 고개를 저으며 웃게 만들어버리는 것

‘조롱과 묵살’전략으로 정치인들은 사람들이 해당 쟁점을 이해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한다.


2015년 초 켄터키 주 상원의원 랜드 폴의원은 고작 초파리 연구에 100만 달러나 썼다면서 정부의 낭비벽을 비난하고 기초과학 연구 보조금을 줄이려고 했다.


폴이 언급한 ‘초파리 연구’는 현재 미시간대학교에 재직 중인 스콧 플레처 교수가 진행하는 연속 연구의 일부였다. 플레처 팀은 감각지각·후각·노화 과정을 연구하고, 이것들이 성적·사회적 활동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연구를 위해 초파리를 ‘모델 생물’로 사용한다. 모델 생물은 인간의 대역이다. 인간에 대해 알고싶은 점을 연구할 때 실제 사람을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 없으니 인간보다 더 작고 덜 복잡한 동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초파리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인간 안에 초파리의 유전자가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1만 4천 개 정도 되는 초파리 유전자14 중에 약 8천 개가 인간에게 보존되어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인간과 초파리는 똑같은 유전자를 아주 많이 갖고 있다. 따라서 이 유전자들이 초파리의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하면 인간의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폴은 ‘조롱과 묵살’ 전략을 이중으로 구사하고 있었다. 아주 중요한 연구를 가벼운 농담으로 다뤘을 뿐만 아니라, 초파리를 연구하는 것 자체가 돈 낭비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진실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연설에서 한두 마디로 주목받으려는 정치인은 실제 과학 연구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기후변화든 초파리 연구든 새끼쥐 마사지든, 어떤 과학적 문제를 조롱하며 그 중요성을 덮어버리면 유세 연설에서 박수를 받아낼 수 있을지 몰라도 대중이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은 꼴이 된다.



여러 가지 면에서 과학은 조롱받기 쉽다. 많은 과학 연구가 기초적이고 단순하며, 여러 층들이 쌓이고 쌓인 후에야 뭔가 의미 있고 실용적인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정치인들에게 만만한 표적이 된다.


우리는 앞으로도 영악한 정치인들의 다양한 유형의 실수와 왜곡을 만날 것이다. 넘쳐나는 틀린 정보, 기만, 퇴행적 언행에 무릎 꿇지 않으려면 경계의 날을 세우는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든 어느 정치가든 과학을 엉터리로 오용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우리도 이제는 그들에게 반기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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