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드론 산업은 어떻게 될까

조회수 2018. 11. 20. 16: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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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트렌드X

드론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 중인 기술도 드물다.  


드론이라고 하면 군사 장비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취미용 기기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미군은 거액의 예산을 들여 각양각색의 용도로 드론 함대를 확장 중이다. 미 국방성 2017년 예산 중 44억 5,700만 달러가 드론 사업에 배정됐다. 그런가 하면 집 근처 전자제품 매장은 물론이고 대형할인점만 가도 최신식 개인용 드론을 기본형은 500달러에, 초고급형은 1,50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하드드라이브 코너 옆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이 드론은 수십 미터 상공에 떠서 수 킬로미터의 거리를 날 수 있고, 컴퓨터를 통해 고화질 영상과 사진을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


고성능 전천후 드론이 군에서 매일 사용되고 있으며, 민간용 드론도 다양한 용도로 개발이 한창이다. 미국 농가에서는 드론으로 작물에 농약을 살포하고 넓은 토지를 순찰함으로써 농약 살포 비행기를 이용할 때보다 시간과 돈을 크게 절약한다. 영화사에서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촬영할 때 옆에서 위험하게 날아다니던 헬리콥터를 치우고 고해상도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을 투입해 역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아직 실용성보다 홍보성이 강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배달용 드론을 열심히 테스트 중이다. 


2017년 한 해 동안에도 수십 편의 영화에서 드론이 활용됐다. 이들 작품은 예전 같았으면 아예 기술적으로 불가능했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엄두도 못 냈을 공중 촬영에 성공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국제촬영기사조합의 마이클 챔블리스Michael Chambliss 운영위원의 말을 이렇게 전했다. “드론은 60미터 상공에서 작동하는 스테디캠과 같다. 영화판에 갑자기 들어온 신문물이다. 어느 날 갑자기 예전에는 찍을 수 없었던 장면을 찍을 수 있게 됐다.” 그 덕에 액션 영화 제작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다는 사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광고와 유튜브 동영상 제작도 마찬가지다.


드론 산업의 성장

진짜 재미는 개인용 드론을 손에 넣는 순간 시작된다. 드론 소유 비용은 지난 몇 년 사이 크게 줄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 군용 드론을 제작하는 기업 대부분이 민간 판매를 위해 성능을 낮춘 개인용 드론도 제작해 이 최첨단 기술을 만인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2016년에 15~20억 달러 규모였던 미국의 개인용 드론 시장은 2017년에 20~25억 달러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다.

미연방항공국에서는 2016년 190만 대이던 개인용 드론 판매량이 2020년이면 43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T 전문 매체 <리코드Recode>“개인용 드론은 전체 드론 판매량의 94퍼센트를 차지하지만 매출액 점유율은 40퍼센트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드론의 수많은 용도 
 

의료와 응급 상황 

드론은 수많은 용도로 쓰일 수 있다. 먼저 의료와 응급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오지나 허리케인 등 재난으로 피해를 본 지역에 긴급 물자와 의료용품을 보내는 것처럼 급박한 상황에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미 르완다 등지에서 오지에 긴급 약품을 배송하는 등 의료 활동에 이용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려면 최대 19분이 걸리지만 드론은 거의 즉시 당도할 수 있다. 구급차는 교통 체증 때문에 도로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하고, 자연재해로 인해 아예 움직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드론을 띄우면 절박한 상황에 있는 고립지에 물과 식량을 한층 수월하게 보낼 수 있다. 드론은 별다른 설명 없이 즉각 출동할 수 있고 수송에 방해가 되는 요소도 없다. 

요즘 스웨덴에서는 드론에 자동심장충격기를 달아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이 있으면 주변 사람이 그것을 받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구급차가 신속하게 도착할 수 없는 시골 지역에서 특히 유용한 기술이다. 이 스웨덴제 신형 드론은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3초 만에 출동할 수 있다. 일반 구급차가 3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인명 구조 가능성이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개인적인 용도

개인적인 용도 역시 다양하다.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드론이 건강 도우미가 되어준다. 발작이나 고혈압을 감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반려동물이나 간병인이 하는 것처럼 당뇨 환자의 혈당 변화까지 확인할 수 있다. 미국자동차협회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수년 전부터 드론으로 도로 상태를 점검해왔다. 최신형 드론은 안개를 비롯해 어떤 악천후에도 비행이 가능하고 충돌 방지, 3D 지도 작성, 실시간 정보 전송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지나온 항로를 ‘기억’할 수 있다.

드론의 발전 가능성

스타트업 경제에서는 가정용 드론 서비스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신생 기업들이 연이어 탄생하고 있다. 팰로앨토에 있는 선플라워랩스Sunflower Labs는 드론과 센서를 이용해 가택 침입을 감지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앱토노미Aptonomy는 탈옥 방지용 드론을 만드는데, 이 회사는 드론이 단독으로 안면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도 개발했다.

머잖아 동네마다 드론이 휴식을 취하며 배터리를 충전하는 둥지가 조성될 것이다. 그러면 누구든 휴대전화로 드론을 대여해 약국에서 처방약을 타 오는 것 같은 심부름을 시킬 수 있게 될 것이고,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드론이 곧장 사태 파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상한 사람이 집 앞에 나타나면 방범 드론이 튀어나와서 그 사람을 미행하고 자동차 번호를 기록할 것이다. 아이들이 등하교할 때도 드론이 주변을 감시할 것이다. 또 반려견 산책용 드론이 비 오는 날 반려견을 데리고 나가고, 간식용 뼈다귀를 주고, 변을 치우게 될 것이다.

드론의 위험성

드론은 물론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 워싱턴DC의 드론 조종사들로서는 유감이겠지만 백악관은 반경 15킬로미터가 ‘드론 비행 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ISIS(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 2014년에 국가 건설을 선포하고 이슬람국가IS로 바꿨다)에서 자체 개발 중인 드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V2로켓 이후로 가장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장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위험성에 대한 염려를 불식하기 위해 드론 관련 새로운 규정들이 발의되거나 시행되고 있다.

일례로 대부분 지역에서 드론은 고도 120미터 이하를 유지해야 하고 사용자의 시야를 벗어나면 안 된다. 그리고 중량 25킬로그램 이상의 상업용 또는 오락용 드론은 반드시 당국에 등록해야 한다는 규정이 최근에 신설됐다. 하지만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도 허점이 있다.

테러리스트나 강도가 실명이나 진짜 신분을 써서 등록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이 도주용 차량을 실명으로 등록하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이런 규제들 탓에 상업적 또는 개인적으로 드론을 이용하는 것이 다소 제한될 수 있다. 앞으로 기술이 좀더 성숙하면 드론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멀리 날리는 것도 허용될지 모른다. 그러면 숙련된 비디오 게이머들이 정식 드론 조종사 면허를 따서 다양한 방면에 채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초소형 드론이라면 항공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사생활에는 위협 요소가 될 것이다. 대형 드론이 부지런한 일꾼과 무기가 될 수 있다면, 소형 드론은 발 빠른 염탐꾼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지속적인 감시 행위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고려하면 드론을 통제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드론을 이용해 스토킹 같은 은밀한 행위를 하기가 점점 쉬워지면서 그런 사례가 증가하자 에드키Ed Markey 매사추세츠주 상원 의원과 피터 웰치Peter Welch 버몬트주 하원의원이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마키 상원의원은 웹사이트에서 이 법안의 골자가 “상업용 드론과 공무용 드론의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드론 사용이 확산되면 불법적인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이웃한 드론들이 신호를 송수신하여 충돌을 방지하고 효율적인 항로를 설정하기 위해서도 모든 드론이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필요해질 것이다.


드론과 드론 경제는 아직 마이크로트렌드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잠재된 창조력과 파괴력을 고려하면, 지난 10년간 발전한 기술 중에서 가장 유용한 한편 가장 해로운 기술이 될 수 있다. 어느 쪽이 됐든 간에 드론 산업은 앞으로 10년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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