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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댁이 결혼 3개월 만에 내 집 마련한 스토리

조회수 2018. 5. 22.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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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리얼 후기: 우리 부부의 우여곡절 내집마련기


"어느 새댁의 결혼 3개월 만에 

내집마련 스토리" 


* 본 콘텐츠는 블로거 '핫한새댁'님의 글을 재구성한 글입니다.


by. 핫한새댁님 https://blog.naver.com/milki23145/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댁입니다. 저에겐 작년 초 마련한 집 한 채가 있어요.


2016년 11월 결혼,

2017년 12월 결혼비용 정산, 통장 합치기, 전체 자산 정리

2017년 1월 가계약, 2월 정식 계약, 3월 매수 및 전세 계약



초스피드 내 집 마련이었죠. 하지만 순탄한 과정만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 우여곡절 성공 스토리를 지금부터 들려드릴게요.



저는 서울에서 다양한 주거공간을 경험했어요. 다가구 좁은 집부터 지하방, 신축빌라, 단독주택, 원룸, 월세, 전세 등. 어떤 곳이 가치가 있는지 보는 눈이 생겼죠. 그런 저에게 신혼집은 큰 숙제였어요.

결혼 후 거주지를 대전으로 정한 뒤,

1) 신랑이 출퇴근하기 적당한 거리에 있으면서 - 직주 근접
2) 준공 10년 미만인 - 비교적 새집
3) 20평형대- 신혼 때 적당한 크기
4) 아파트- 제일 살기 편하죠
이 조건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신랑 회사 근처 동네에서 전세를 겨우 찾았는데, 주인이 그 자리에서 전세금 1,000만 원을 올리더군요. 돈 없는 신혼부부를 상대로 이럴 수가...(그 주인은 이제 막 그 집을 매수한 갭투자자로, 자기 투자금을 위해 그랬던 거래요.) 결국 그 단지에 다른 동/층으로 저희 신혼집을 전세로 마련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대출은 없었어요.


사실 그 때 좀 더 욕심이 나는 동네가 있었습니다. 신랑의 동기가 신혼살림을 꾸린 곳인데 한 3, 4천 정도 전세대출을 껴야겠더라고요. 갓 지은 새 아파트만 있는 동네에다가 상가주택이나 빌딩도 어찌나 세련되게 지어 놨는지 동네 분위기 자체가 달라서 곧 돈이 될 게 보였죠.



그런데 우린 돈이 없는 신혼이라 대출 없이 아파트 전세 가는 것만도 감사했어요. 신랑 직장 근처 아파트들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놀라웠던 점은 살기 좋은 입지에 있는 집들이 전부 지은 지 20년 이상씩 된 낡은 곳이라는 거였어요. 그들이라고 새 아파트 싫을까요. 공급이 없으니 그냥 사는 거지요.

새 아파트는 신랑 동기가 신접살림을 꾸린 그 동네뿐. 여기까지가 신혼집을 조사하며 제가 얻은 정보였어요.


신혼여행까지 다녀오니 눈 깜짝할 새 12월이 됐더라고요. 결혼비용 모두 정산하고 제가 저축한 금액 중 남은 돈을 보니 딱 2,500만 원이었습니다. 엑셀에 자산정리를 하니 문제점이 보였어요. 매달 현금이 제대로 흐르지를 않더라고요. 자꾸 보험에 묶이고 연금에 묶여요.



일차적으로 보험 리모델링을 결심합니다. 저는 20살 때부터 들어놓은 실비를 끝내놓은 상태였는데 (엄마 정말 감사합니다) 신랑은 이제 들어간 지 3, 4년밖에 안 됐더라고요. 하...보험 리모델링하며 신랑이랑 얼마나 싸웠는지 그게 첫 부부싸움이었습니다. 

결국엔 제가 이겨서...ㅠㅠ(상처뿐인 훈장) 일부는 해약, 일부는 담보를 정리하는 등 예비비를 확보해 1년짜리 적금을 가입 후 제가 모은 돈은 1년짜리 예금을 넣었습니다. 드디어 자산정리 끝!



자산정리가 되니 슬슬 현실이 보입니다. 매달 들어오는 돈은 일정한데 모을 수 있는 돈은 너무 적고 2년 뒤면 떠돌이가 되는 세입자에 애라도 낳으면 갓난쟁이 데리고 이사해야 하네요. 2년간 모을 수 있는 돈이요? 천만 원이면 감사한 수준ㅎㅎ 그래요. 역시 내집마련이 답인 것 같습니다.


자취하며 만난 서교동 언니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언니는 20년 가까이 월, 전세를 거쳐 드디어 자가 2채를 일군 대단한 분) 언니는 제가 가진 돈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신이 생긴 저는 신랑에게 한 달 내내 집 얘기만 했어요.



하지만 부동산에 관심이 없던 신랑은 제 얘기를 들어주질 않더군요. 어라? 근데 신랑 동기가 사는 동네 얘기를 하니 좀 듣네요? 신랑이 반응을 보이자 그 동네를 다 뒤졌어요. 부동산에 매일 찾아갔죠. 어린 새댁이 집 사겠다고 오니까 사장님들이 신기해 하시더라고요.

사님 저 돈 없어요. 근데 이 아파트 사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괜찮은 부동산 한 군데를 찍고 매일 갔나 봐요. 사장님이랑 점점 친해지면서 마음을 열어 놓습니다. 이래야 괜찮은 물건이 나오면 저한테 먼저 연락해 주죠. 



그리고 드디어, 만납니다!



제가 사려던 아파트는 집이 아니라, 정확히는 분양권이었어요. 분양권은 등기치기 전까지는 집이 아니라, '권리'랍니다. 그래서 분양권 살 때는 주택담보대출이 안 나와요. 은행에서 집으로 안 쳐주거든요. 전 그런 것도 몰랐어요.



2,500만 원만 가지고 집을 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당연히 대출을 끼려고 했는데 대출이 안 된다니요. 사정을 알고 계신 부동산 사장님이 신랑 회사에서 대출 안 나오냐고 물으시더군요. 아...맞다 사내대출!

일단 마음에 드는 물건의 가격을 쫙 뽑았습니다. 계약금 10%에 발코니 확장비용이 기본이었고요분양권을 맨입으로 양도할 리 없습니다. 복비에 세금도 내야하죠. 집단 등기를 치는 집이라 입주민 카페에 가입하면 법무사 비용은 무료로 가능했어요.



부동산 사장님이 절 데리고 테이블에 앉아 차분히 계산기 두드리며 "갖고 있어야 할 현금은 이만큼이야. 이거 없으면 집 못 삼^^" 이라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대출받아야 할 금액이 눈에 보이자, 신랑에게 이야기했어요.
동도 좋고 뷰도 좋고 층도 좋고 구조도 좋다. 마음 같아서는 더 싼걸 사고 싶지만, 부동산 드나들며 상황을 보니 이보다 적게 주고 사는 건 힘들다.

제가 고른 집은 당시 4월에 입주가 시작되는 다 지어진 집이었어요. 저희가 물건을 컨택했을 때가 1월 말이었으니, 사전점검이 코 앞이었어요. 집이 이 정도까지 지어지면 더 이상 안 떨어져요. 오늘이 제일 싼 거예요. 신랑에게 디테일한 자료를 들고 가서 "결정해!"하니 한 30초 생각하다 계약하자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장난치는 줄 알았어요. 나 정말 진지하다고 했더니 내일 회사 가서 대출 얼마까지 되나 알아보겠다는 거예요. 어머....진심이었군요.



다음 날, 신랑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사내대출은 금리 1.6%에 7천만 원이 최대랍니다. 제 귀를 의심했어요. 1.6%? 서류 내면 심사를 거쳐 3일 안에 입금된다고 합니다. 7천만 원을 땡기면 집을 사고도 남는 돈이네요. 그럼, 이 기회에 다 땡기죠 뭐. 예비비 전혀 없이 돈을 집에 다 쏟아부으면 급할 때 또 어디서 빌려야 되니까요. 이렇게 일사천리로 일은 진행됐습니다.



신랑의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부동산에 전화했고 사장님의 주선하에 가계약금 200을 넣었습니다.



일주일 뒤 나머지 계약금을 치르기로 했는데, 뭐 이렇게 휙휙 지나가죠? 참 얼떨떨하더군요. 그동안 제가 집 때문에 고생했던 게 꿈만 같았어요.



분양권 매도자와 처음 만나 계약서를 쓰는 날이 왔어요. 양도하시는 아주머님은 저희 엄마또래의 돈 많은 사모님이셨어요. 실 거주는 아니고 상황 봐서 매도하거나 등기치고 세입자 받으려고 하신답니다. 와...이렇게 돈을 버는구나 싶었습니다.

분양권 매수는 중도금을 대출해 주는 은행과 건설회사 사무실에서 해야 할 게 엄청나더군요. 모두 부동산 사장님이 동행해서 알려 주십니다. 큰돈이 오가는 거라 막 심장도 떨렸어요. 몇천씩 왔다 갔다 인감이 찍히는 서류가 몇십장씩 되니 막 무서워요. 그리고 드디어, 잔금까지 완료! 분양권을 가지게 됐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집이라니! 그것도 새 아파트라니요!



설레는 맘 차분히 가라앉히고 신랑과 조용히 축배를 들었습니다. 헤헤. 나도 집 있다!!


그러나 분양권 매수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저희는 이 집을 살 때 두 가지 플랜을 짰어요.



플랜 A. 전세 주기.

저희 아파트 바로 옆에 입주 딱 1년되는 그 동네 대장주가 있어요. 사실 제가 과감히 이 아파트를 지른 건 바로 그 대장주의 흐름을 봤기 때문이었죠. 입주를 6월에 했는데 그해 11월에 정확히 1억이 뛰더군요. 과연 새 아파트+직주근접의 힘은 대단합니다. 우리 집이 대장주를 넘지는 못해도 분명 따라가 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전세 시세를 보니, 시세대로 전세를 주면 투자한 자금의 일부도 회수가 됩니다. 게다가 전세금으로 등기도 칠 수 있으니 저희에겐 일거양득!



플랜 B. 입주하기.

사람일이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라 전세가 잘 안 나가면, 현재 신혼집을 정리하고 들어가는 플랜도 세웠어요. 하지만 당시 살고 있는 전셋집의 계약 중간에 집을 빼면, 관행상 복비도 저희가 내야 하고 세입자 맞추는 것도 저희가 신경 써야 하니 우리 신혼집에 들어오려는 수요가 많지 않으면 곤란했죠. 그런데 당시 세종시 입주 물량이 터지며 근접한 저희 동네는 직격탄을 받게 생겼더군요. 세종 입주 물량이 만 세대가 되면서 34평 새 아파트 전세가 1억 5천으로 떨어집니다. 지금 저희 집 전세보다 싸네요. 신혼집 전세 맞춰 놓고 새 집 입주하는 건 골치가 아플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최선은 역시 플랜A! 저는 다시 부동산에 출근 도장을 찍기 시작했어요. "전세 찾는 사람 오면 저희 집 먼저 밀어주세요." 귀띔은 기본, 다시 먹을거리로 물량공세 하고요. 원래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거잖아요? 그렇게 분양권을 매수하고 1주일이 지나고 이른 아침부터 사장님께 전화가 오네요


새댁, 인감 들고 얼른 와.

대박, 세입자가 나타났대요. 저희 물건이랑 다른 집 하나 놓고 고민했는데 사장님이 저희 집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합니다. 부동산 가려고 버스정류장에 있는데 계약금 천이 들어왔네요. 기.분.째.짐. 집주인이 이런 거군요ㅎㅎ

그렇게 분양권을 매수한 지 일주일 만에 저희는 세를 놨습니다. 당시 시세보다 천만 원을 저렴하게 내놨지만 상관없었어요. 플랜B 보다 골치가 덜 아프니까요. 들어오실 분은 서산에서 전원주택 짓고 사시던 분이랍니다. 얼마 전 그 집을 차익 보고 매도하셨다네요. 전원주택에서 손수 집 수리하고 관리하시던 분이라 새 아파트 깨끗이 쓰시겠더라고요.



잔금 날짜를 정했어요. 아주머님이 제시한 조건은 두 가지, 본인 전세금으로 잔금을 납부할 것, 그리고 전세권 설정에 동의해줄 것. 이 두 가지 조건 모두 수용 가능한 범위였으니 플랜A 대작전 완료!


집을 사고 전세를 놓고 나니 자잘한 법무처리들이 남았네요. 집단 등기를 치는 아파트라 서류 정리해서 법무사로 보내고 카페에 인증하는 아주 사소한 절차들이죠. 그간 제가 해 왔던 거에 비하면요 ㅎㅎ 8월에 등기까지 완료되니 이제 모든 게 끝났구나 싶었어요. 여름의 끝자락, 제가 집을 산 곳 근처에 짓고 있던 연구소들이 완공됐고 직원들이 이사 오기 시작했어요.



세종시와 물량이 겹쳐 한 동안 수요가 뜸했던 저희 아파트는 순식간에 물량이 동났고 12월 현재 제가 전세 놓았던 금액에서 무려 8천이 뛰었습니다(전세 시세 기준) 이 집 사고 나서 잔금 치를 때쯤 제 임신도 알게 되었으니 이 집은 저희에겐 정말 될 집이었나 봐요.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 집 하나 사 둔 게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네요.

여러분도 아직 집이 없다면

내집마련,

포기하거나 미루지 마시고 이리저리 궁리 해 보세요. 뜻이 있으면 다 길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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