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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를 위해 태어난 아이맥, 아이맥 프로

GEARBAX 작성일자2018.03.27. | 4,622 읽음

아이맥을 뛰어넘는 아이맥이 나왔다. 그래서 아이맥 프로다. 온갖 고사양 부품으로 성능을 끌어 올린 건 말할 것도 없고 디스플레이와 발열, 냉각, 보안, 암호화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그 사양에 걸맞게 최적화했다. 덕분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업도 눈에 띄게 빨라진다. 시간과 성능 탓에 포기해야 했던 다양한 시도도 마음껏 할 수 있다.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생각한 바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


아, 분명히 말하지만 이건 일반인이 아닌 전문가를 위한 아이맥이다. 프로를 프로답게 만드는. 물론 굳이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일반적인 작업을 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성능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을 뿐. 사실 출퇴근용으로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니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드디어,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를 바꿨다. 평생 실버 컬러를 고수할 줄 알았던 아이맥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에 이어 스페이스 그레이를 입었다. 디스플레이와 베젤, 애플 로고를 제외한 모든 곳이 스페이스 그레이다. 컬러만 바꿨을 뿐인데 전혀 다른 분위기다. 고급스럽기도 하고.

심지어 키보드와 마우스, 트랙패드도 바꿨다. 매직 키보드는 스페이스 그레이 하우징에 블랙 키캡을 매치했다. 특수키는 아이콘으로 바꿔 심플함을 더했다. 매직 마우스는 바닥과 애플 로고가 스페이스 그레이다. 터치 패드 부분은 블랙. 전원 케이블과 배터리 충전용 라이트닝 케이블도 블랙으로 바꿔 톤을 맞췄다.


외형은 이전 아이맥 시리즈와 같지만 컬러의 변화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맥 프로의 진정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프로를 위해 강력하게 태어나다


애플은 아이맥 정도 폼팩터에 고사양 PC의 수준을 넘어서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을 키웠다. 일단 사양부터 보자. 멀티코어 CPU와 워크스테이션급 GPU로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처리한다.

CPU는 인텔 제온 W 시리즈. 기본이 8코어고 최대 18코어까지 고를 수 있다. GPU는 AMD 라데온 프로 베가 56과 64 중 선택하고 메모리는 최대 128GB, 저장장치는 4TB SSD까지 넣을 수 있다. 기존 아이맥보다 두 배, 맥 프로에 비해 최대 3배 빠른 속도다. 덕분에 이미지 렌더링, 8k 영상과 이미지 편집, 실시간 음향 제작 등 무거운 작업을 빠르게 처리한다. VR에서도 마찬가지. 높은 프레임 레이트, 실시간 3D 렌더링, 특수 효과, 최고 옵션에서의 게임 플레이도 가능하다.

애플이 직접 디자인한 커스텀 칩 T2도 넣었다. 이전에 맥북 프로에서 터치바 영역과 터치 ID를 관리하던 그 칩이다. 이번엔 기능을 확장했다. 시스템 관리 컨트롤러,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 오디오 컨트롤러, SSD 컨트롤러 등 다양한 컨트롤러를 하나로 통합해 부팅부터 스토리지나 오디오, 냉각팬 제어 등 시스템 전반에 관여한다. 그러니까 CPU와 GPU 빼고는 T2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높은 수준의 보안도 가능하다. 부팅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앱만 구동하고 우회하는 부팅을 막는 등 해킹을 방지하는 보안 부팅 기능도 담았다. 또한 저장장치에 있는 데이터는 특수한 키로 암호화했다. 디스크 전체를 암호화한 것. 이 역시 CPU에 부하를 주지 않고 T2 칩이 독자로 수행한다.

사실 더 놀라운 부분은 냉각 시스템이다. 기존 아이맥과 같은 크기에 고사양의 부품을 넣었으니 발열과 소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애플은 기존 설계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듀얼 냉각팬과 대용량 히트싱크, 통풍 플로우를 새로 설계했다. 이번엔 아래쪽에 있는 통풍구로 찬 공기를 빨아들여 뒷면에 있는 통풍구로 배출한다. 덕분에 공기 흐름이 75% 늘었고 시스템 온도 관리 능력이 80% 증가했다.


발열은 물론 소음도 줄었다. 3D 렌더링 정도는 돌려야 소음이 겨우 들릴 정도. 그마저도 음악을 듣거나 영상에 사운드를 입히다 보면 의식할 수 없을 정도다. 내부에 있는 부품을 고려하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수준이다.

스피커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단순히 구색을 갖추는 수준이 아니다. 넓은 주파수 재생 범위와 더 커진 음량으로 쨍쨍한 고음과 웅장한 저음, 넓은 공간감, 섬세한 사운드를 구현한다. 입체적인 사운드도 수준급이다. 지금 사용하는 게 웬만큼 괜찮은 정도라면 단언컨대 그냥 아이맥 프로에 있는 걸 쓰는 게 낫다.

모니터는 27인치 크기의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5120×2880 해상도와 P3 색영역을 지원한다. 10억 개 이상의 컬러를 구현해 섬세하고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깜짝 놀랄만한 밝기와 선명도는 여전히 놀랍다. 영상을 편집하거나 애니메이션, 3D 오브젝트를 렌더링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모니터가 부족하다면 최대 2대의 5k 디스플레이 혹은 최대 4대의 4k 디스플레이를 더 연결할 수 있다. 단 단자는 썬더볼트3를 이용한다.

뒷면에는 4개의 썬더볼트3 포트를 달았다. 프로를 위한 기기답게 빠른 속도의 단자를 담은 것. 이론상 데이터 전송 속도가 40Gbps다. 유선 랜도 10기가비트 이더넷을 지원한다. SDXC 메모리카드 슬롯과 3.5mm 오디오 단자도 빼놓지 않았다. 전원 케이블은 여전히 한 개.


사양에 걸맞는 거침없는 속도


사양만 훑어도 알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고사양 PC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준다. 읽기, 쓰기 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4k 영상과 이미지 편집, 3D 렌더링이나 VR도 거침없다. 참고로 애플이 공개한 테스트 결과를 보면 기존 4코어 아이맥에 비해 파이널컷 프로X은 2.8배, 로직 프로X은 4.6배, 트윈모션은 3.8배, 시네마4D는 1.8배, 마야는 3.4배 빠른 속도를 낸다. 가상 머신 및 테스트 환경, 대규모 데이터와 복잡한 시뮬레이션, 음악 프로듀싱 등 전문적인 영역에서도 빠르게 작업할 수 있다고.

몇 가지 프로그램으로 직접 테스트를 해 봤다. 테스트에 사용한 아이맥 프로는 인텔 제온 W 8코어, AMD 라데온 프로 베가 56, 32GB 메모리, 1TB SSD를 지닌 것으로 지금 구입할 수 있는 아이맥 프로 중 기본 사양을 지닌 모델. 가격은 630만 원이다.

일단 기본적인 영상 재생부터 시작했다. 풀HD 영상은 몇 개를 돌리든 끊김이 없다. 4k 블루레이 영상도 거뜬하다. 단 3개까지는 동시에 돌려도 괜찮았지만 네 번째 영상을 돌리니 살짝 버거워하더라.

이번엔 파이널 컷 프로 X(이하 FCPX)를 돌렸다. 참고로 아이맥 프로 출시에 맞춰 FCPX도 업그레이드됐다. CPU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GPU까지 활용해 실시간 렌더링이 가능하다. 부품을 최대한 활용해 병목 현상을 방지한 것. 8k 영상을 비롯해 360도 VR, HDR 영상을 편집할 수 있고 블러, 글로우 등 다양한 효과를 넣고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색상, 채도, 밝기를 컨트롤하는 컬러 휠도 지원한다.

FCPX로 편집한 5120×2560 해상도를 지니는 5k 영상. 단축키를 사용하며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여도 실시간으로 따라간다. 다양한 효과와 화면 전환 효과를 하나의 클립에 넣어도 실시간으로 미리보기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클립을 여러 개 겹치고 화면을 분할하고 투명도를 조절해도 마찬가지. 일반 아이맥에서 풀HD 영상을 편집하는 것과 진배없는 수준이다. 전혀 끊김이 없다. 애플 프로레스 422로 렌더링하는 데도 꽤 빠른 속도를 낸다.

이번엔 고프로 퓨전으로 촬영한 영상을 퓨전 스튜디오에서 편집해봤다. 참고로 고프로 퓨전은 5k 360도 영상을 담아내는 VR 카메라. 퓨전을 연결하고 퓨전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불러오면 스티칭 작업을 마친 VR 영상을 바로 볼 수 있다. 일반 아이맥에서는 퓨전 내부에 있는 영상을 불러오는 데만도 10분 이상 걸리던 것이 아이맥 프로에서는 5분 이하로 떨어진다. VR 영상에 피치, 롤, FOV나 컬러 밸런스, 밝기 등을 아무리 조절해도 몇 초 만에 효과를 넣은 영상을 보여준다. 덕분에 마음에 드는 비주얼을 찾을 때까지 이런저런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렇게 한참을 놀아도(?) 결과물을 뽑아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이맥으로 작업할 때보다 더 빨랐다.

그라피소프트의 트윈모션도 돌렸다. 건축가를 위한 렌더링 툴로 조감도를 3D로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는 건물이나 시설물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 특정 영역에 배치하는 건 기본이고 조경이나 가로등, 행인까지 넣을 수 있다. 도로를 만든 경우 교통량까지 설정할 수 있다. 또한 날씨나 시간, 계절에 변화를 주는 기능도 있다.


아이맥 프로를 테스트하면서 공항을 만들었다. 활주로와 주차장도 넣고 눈이나 비를 내리기도 하고 사계절의 변화도 주었다. 어떤 조작을 하든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별도의 렌더링 시간도 필요 없다. 클라이언트와 미팅하면서 요청하는 내용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리는 작업 시간이 단 몇 초로 줄어든다. 물론 작업자의 스트레스도 덜하고. 트윈모션은 VR도 지원한다. HTC 바이브나 오큘러스 리프트 같은 VR HMD를 이용하면 원하는 구도나 시점으로 이동하면서 볼 수 있다. 좀 더 현실감을 주는 것. 물론 VR 내에서도 실시간으로 구현한다. 고개를 빠르게 돌려도 선명하다. 단 VR에서는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

그래비티 스케치(Gravity sketch)는 VR 환경에서 그림을 그리는 3D 디자인 툴이다. 다양한 그래픽 툴을 이용해 자동차나 가구, 건물 조감도까지 그릴 수 있다. 물론 형이상학적이고 초현실적인 형체도. 그냥 머릿속에 있는 것을 그대로 구현한다고 보면 되겠다. 역시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실시간으로 구현해 낸다. 빠른 렌더링과 처리 속도로 찰나의 시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트윈모션과 그래비티 스케치를 할 때 인상적이었던 건 발열과 소음이다. 뒷면에 애플 로고 부분이 약간 따뜻해졌을 뿐 심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물론 그마저도 금방 식었고. 소음도 적은 편이다. 오버워치를 10분만 돌려도 굉음을 내는 우리 주변의 흔한 게이밍 노트북보다 훨씬 조용하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전문가들은 그에 걸맞은 고사양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작업이 무겁기도 하고 작업량도 많으니까.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기가 어렵다. 애플은 아이맥 프로으로 하나의 대안을 제시했다. 물론 지금껏 수많은 제조사가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직접 확인한 만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어떤 작업이든 기대하는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일체형인 아이맥 플랫폼으로.

영상이나 음악을 만드는 프로덕션은 물론 개발자에게도 자신 있게 권한다. 물론 비용이 부담될 수는 있다. 하지만 분명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 물론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서 사지 말라는 건 아니다. 어쨌든 기대하는 것 이상의 값어치는 분명하니까.


아이맥 프로를 며칠 썼더니 아이맥이 이렇게 느릴 수가 없다. 한 번도 불편하지 않았던 아이맥인데.


글 한만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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