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의 포로를 위한 지침서

조회수 2020. 5. 11.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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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마스코트 '포로' 파헤치기!

이번 기획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전혀 즐기지 않던 플레이어라는 걸 밝힙니다. 한국 서비스 전, 북미에서 오픈 베타 테스트를 할 무렵 한국어 패치를 받아 친구들과 즐겁게 한 게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긴 마지막 경험으로 봐도 좋을 정도죠.

  

워낙 많이 언급되는 게임인지라 이것저것 공부하며 알게 된 것들은 많지만, 플레이어로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제가 요즘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아니 정확히는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유가 뭐냐고요?

바로 요 털복숭이 동물 '포로' 때문이죠. 카드판 한편에서 게임 상황을 지켜보며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기도 하고, 마구 터치하면 까르르 웃거나 혀를 내미는 이 발칙한 생물에 매료된 저는, 되지도 않는 머리로 포로덱을 굴리며 패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근데 자꾸 보다 보니 귀엽긴 한데, 이 녀석이 어디서 왔는지 자꾸 신경 쓰이더라구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포로'의 기원부터 트리비아,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 등장하는 다양한 포로까지, '포로'에 대해 알아봅시다.

칼바람 나락의 분위기 메이커로 탄생한 '포로'

'포로'는 '칼바람 나락'에 서식하는 중립 몬스터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북슬북슬한 하얀 털로 뒤덮인 동그란 몸체에 짧은 다리, 한 쌍의 뿔, 배에 그려진 하트 무늬와 커다란 혀가 인상적이죠. 라인이 하나라 처음부터 끝까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칼바람 나락'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포근하고 귀여운 캐릭터입니다.

  

중립 몬스터답게 기본적으로 게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타겟팅도 할 수 없죠. 하지만 '포로 간식'이라는 아이템을 지니고 있으면 포로가 졸졸 따라오고, 이걸 포로에게 먹여 특별한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간식을 주면 즐겁게 춤을 추며 덩치가 살짝 커지고, 칼바람 나락에 있는 모든 소환사가 합심해 하나의 포로에게 10개의 간식을 먹이면 포로가 커지다 못해 터지면서 8마리의 작은 포로가 태어납니다. 또, 포로와 친한 챔피언 '브라움'이 간식을 주면 포로에게 브라움 같은 콧수염이 생기죠.

▶ 브라움이 포로에게 간식을 주면 콧수염이 생깁니다. 용사냥꾼 스킨을 적용 중이라면, 밝은 갈색 수염이 생깁니다.(이미지 출처: aminoapps 리그 오브 레전드 커뮤니티)

'칼바람 나락'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포근한 분위기 메이커 포로는, 실제로도 그런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포로 탄생 뒷 이야기'에 따르면, '포로'는 칼바람 나락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차갑고 무거운 분위기를 중화할 수 있을 만한, 그러면서도 칼바람 나락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눈에 띄면서도 지나치게 산만하지 않은 무언가를 고민하다 탄생했다고 해요.

  

프렐요드의 혹독한 기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북슬북슬한 털을 가진 캐릭터로 방향이 정해지고, 산양, 순록, 북극곰 등의 동물을 하나로 합치고 귀엽게 만든 게 그 시작이었습니다. 룬테라에서도 가장 춥고 혹독하다는 '칼바람 나락'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따스함과 행복, 사랑의 화신이라는 설정과 함께 말이죠.

  

포로의 특징 중 하나인 커다란 혀는 포로를 모델링하고 텍스처를 입히는 단계에서 포로의 생김새가 '강아지 같다'는 생각에 붙이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 단계에서는 포로가 자신의 큰 혀로 자기 얼굴 전체를 한 번에 핥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해요. 혀 움직임이 들어간 뒤에는 아예 혀를 내민 채로 헥헥거리며 뛰어다니는, 지금의 포로가 완성됐다고 합니다.

▶ 혀를 내밀고 있는 포로들. 눈사람도 혀를 내밀고 있습니다.

이름은 핀란드어로 '순록'을 뜻하는 'poro'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공개 테스트 서버에 올릴 때 이름이 필요해 임시로 정한 것이었는데, 한 플레이어가 공개 테스트 서버에서 '포로'라는 이름이 붙은 걸 발견한 걸 계기로 커뮤니티에 퍼져 나갔고, 결국 정식 이름으로 결정됐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네이버 핀란드어 사전에서 'poro'의 발음을 들어볼 수 있는데 '뽀↗로↘', 이런 느낌이라 꽤 귀엽습니다.

  

'포로'와 관련된 가장 놀라운 사실은, '포로'가 처음 기획되고 공개 테스트 서버에 적용되기까지 여덟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가벼운 아이디어로 단시간에 만들어진 캐릭터가 이렇게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다니… '포로'는 귀여운데 가성비까지 뛰어난 완벽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포로를 만든 라이엇 게임즈 배경 팀의 멤버들. 왼쪽부터 리드 아티스트 'RiotOtown' 올리버 치핑, 수석 애니메이터 'RiotCaptainLx' 알렉스 리먼, 콘셉트 아티스트 'RiotEarp' 저스틴 알버스. 포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기억해두세요!

'포로를 먹으면 죽는다?' 포로에 대한 트리비아

'포로'는 세계관에서 그렇게 중요한 캐릭터는 아닙니다. 그저 귀엽고 귀엽고 또 귀여운 마스코트 캐릭터일 뿐이죠. 그래서인지 이런저런 재미있는 설정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렐요드 출신 챔피언 '브라움'과의 관계입니다. '포로 탄생 뒷 이야기'에서는 '브라움이 최근에 포로를 구해주었기 때문에 브라움은 포로의 친구가 되었다.'라는 설정이 있는데요, 브라움이 처음으로 공개됐던 시네마틱 영상 '포로의 시련'에서 좀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의 각별한 관계는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도 이어집니다. 레벨업 한 브라움이 공격을 버티고 살아남을 때마다 힘센 포로가 한 마리씩 전장에 소환되거든요. 브라움의 레벨업 조건이 총합 10의 대미지를 버티고 살아남는 것인데, 공격 턴에서 상대 유닛를 자신의 앞으로 끌어다 놓는 '도전자'를 활용하면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전장에 소환한 포로를 죽이고 싶지 않을 때도 유용하죠.

  

'포로의 시련' 트레일러를 보면 브라움이 "다음엔 포로 네가 날 지켜줄 거지?"라고 하는데, 브라움을 포함한 포로 덱을 굴리다 보면 브라움과 포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듯한 그림을 자주 볼 수 있어 흐뭇합니다.

  

이외에도 포로와 관련해서는 귀여운 설정이 대부분입니다. '포로는 진실, 용기, 순수의 결정체다', '포로의 아랫배가 하트 모양인 것은 사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포로의 뿔은 신이 나면 꼿꼿해지고 무서울 땐 축 처진다.'와 같은 것도 있고, 2013년 8월 28일 올라온 패치 노트 중 '칼바람 나락' 부분의 '포로'를 보면 '너무 귀여워서 고칠 데가 없었습니다.'라는 코멘트가 달려있기도 했죠.

▶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는 브라움의 레벨업 연출에서 함께 기뻐하는 포로를 볼 수 있습니다.
▶ 칼바람 나락의 크기도 포로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이즈 포로 기준, 길이는 약 384 포로, 폭은 약 37포로라고 하며, 칼바람 나락을 포로로 채우려면 14,000마리 이상의 포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간식을 최대로 먹은 뚱보 포로는 2.35포로 사이즈로, 이 경우 칼바람 나락의 길이는 약 163 뚱보 포로, 폭은 약 16 뚱보 포로, 칼바람 나락을 채우는 데는 약 2,600마리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런 포로에게도 무서운 설정이 있습니다. 바로 '포로를 먹었을 때 벌어지는 일'에 대한 기록입니다. 해당 기록은 2017년 9월 15일 공개된 '응답하라 라이엇'에는 '포로를 먹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의 답변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포로의 살점을 입에 넣으면 세상의 모든 빛깔이 머릿속을 한없이 물들인다고 합니다. 또, 씹을 때마다 육즙이 흘러나오며, 솜사탕 맛부터 버찌 맛, 소금에 절인 농어 맛, 구운 코코넛 맛까지 색다른 맛이 입안을 감돈다고 해요. 삼킬 때는 목구멍이 간질간질해지지만, 재채기는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공포는 다음 조각을 집어 든 순간 시작됩니다. 뱃속이 점점 근질거리기 시작하더니 기침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기침은 갈수록 심해지며, 기침을 할 때마다 온갖 털이 뿜어져 나옵니다. 간질거림은 이윽고 극심한 고통으로 변합니다. 답변에 따르면 '칼날 뭉치가 몸 속의 문을 부수는 느낌'이라고 하죠.

  

삶, 아니 죽음을 애원하는 순간, 포로의 뾰족한 뿔 두 개가 배를 뚫고 올라옵니다. 그리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와 온몸에 붙은 피를 털어내곤, 커다란 혀로 죽어가는 사람의 볼을 핥는데, 이것이 포로를 먹은 사람이 생전에 보는 마지막 장면이라고 합니다.

  

마스코트 캐릭터에게 붙은 설정 치고는 흉악하죠. 역시 포로는 보거나 쓰다듬기만 하는 게 제일인 것 같습니다.

▶ 다행히 포로 괴담(?)에 관련한 공식 이미지는 없었습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 등장하는 다양한 포로들

'포로'는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닙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전설의 포로 왕' 모드를 통해 우주비행사 포로, 신사 포로, 전투 기계 포로, 용 사냥꾼 포로, 그림자 군도 포로, 별 수호자 포로, 암흑의 별 포로 등 룬테라의 다양한 지역을 모티브로 한 포로가 등장했죠.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는 이를 좀 더 심화해 프렐요드 외에 다양한 기후의 지역에서 살고 있는 포로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포로가 가장 많은 지역은 역시 포로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렐요드'입니다. 소환과 함께 손에 포로 카드를 한 장 추가하는 '외로운 포로', 공격력이 적 유닛의 방어보다 높으면 상대 넥서스에 바로 대미지를 입히는 '힘센 포로', 소환된 모든 포로를 '포로 뭉치'로 조합하는 '포로의 마음' 등 포로 카드는 물론, 포로가 하나 나와 있으면 포로 카드를 둘 뽑는 '포로 치기', 모든 포로의 공격력과 체력을 1씩 올려주는 '포로 간식', 포로 간식과 포로 카드를 2장씩 뽑는 포로의 오로라(?) '포로라' 등이 프렐요드에 속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프렐요드 소속 유닛이나 마법 중에는 포로 덱을 굴릴 때 쓸만한 것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소환 시 덱에 있는 모든 유닛 카드의 공격력과 체력을 올려주는 카드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저 코스트 고 능력 포로들을 마구 뽑아 댈 수 있죠.

▶ '외로운 포로'. 카드를 소환한 뒤 다른 포로 카드를 소환하면 '쾌활한 포로'가 됩니다. 반대로 하면 계속 외로워하니 주의하세요!
▶ 상대를 압박하기 좋은 '압도' 키워드에 준수한 코스트와 공격력, 체력을 자랑하는 힘센 포로. 브라움 레벨업에 성공하면 계속 뽑아낼 수 있습니다.
▶ 포로덱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포로 간식'. '포로라'는 후반 포로들을 강화하고 보충하는데 쓸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포로라' 카드는 보자마자 빵 터졌었네요.
▶ 계획대로 된다면 무시무시한 포로 군단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외에는 각 지역 별로 포로가 하나씩 있습니다. 녹서스 소속의 '사랑스러운 포로', 필트오버&자운 소속의 '대담한 포로', 아이오니아 소속의 '날쌘 포로', 데마시아 소속의 '용감한 포로', 그림자 군도 소속의 '사악한 포로', 빌지워터 소속의 '약탈자 포로'로 모두 각 지역의 특징을 잘 담은 모습과 능력을 하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녹서스에 있는 포로가 '사랑스러운 포로'인 건 조금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카드의 플레이버 텍스트를 보면 다리우스가 이 '사랑스러운 포로' 때문에 곤란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냉철한 전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 도전적이라 '도전자' 키워드가 붙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 '사랑스러운 포로'의 플레이버 텍스트. 포로에겐 따뜻한 남자 다리우스...
▶ '날쌘 포로'의 플레이버 텍스트. 산적 따위는 샤샤샥~. 키워드는 이름처럼 '선제공격'이라 초반에 유용하고, 포로 간식 등으로 적절하게 강화하면 후반에도 쓸 수 있습니다.

각 지역마다 포로가 존재하지만, 최대 2개의 지역 카드를 조합할 수 있는 게임의 특성상 프렐요드 덱이 아니면 포로 덱을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다행히 이 포로들을 활용할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외로운 포로'와 '포로라'처럼 지역에 상관없이 아무 포로나 손에 가져오는 카드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포로의 마음'으로 소환한 포로의 능력치는 물론, 각 포로의 키워드까지 하나로 모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다양한 지역의 포로를 잘 모아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지역에 사는 포로의 마음을 한데 모아 '포로 뭉치'를 만들어봅시다! 개인적으로는 AI전에서만 만들어 본 친구네요 흑흑..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는 지금까지 등장한 포로들 외에도 다양한 포로가 등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프렐요드에 사는 포로들도 귀엽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 서식하는 포로들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포로의 매력은 프로젝트 L에서 폭발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포로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포로들도 충분히 귀엽고 사랑스러웠지만, 사실 제가 기대하는 건 리그 오브 레전드 소재의 대전격투게임 '프로젝트 L'에서 만나게 될 포로입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를 통해 직접 싸움에 나서는 포로들이 등장했으니 직접 싸워도 괜찮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설의 포로 왕' 모드에서 포로를 던지며 싸우는 것처럼 포로를 전투에 활용하는 캐릭터의 등장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형태야 어찌 됐든 개인적으로는 일단 포로가 '프로젝트 L'에 꼭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의 어떤 매체보다도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포로'를 볼 수 있을 테니 말이죠.

  

…뭐, '프로젝트 L' 자체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의문인 시점이지만, '그날'이 꼭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문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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