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퍼런스인가 표절인가? 이름마저 후속작 같은 그 게임

조회수 2019. 11. 2. 20: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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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사가와 그랑블루판타지의 상관관계는?

지난 9월을 시작으로 최근 티저사이트까지 공개한 게임 <그랑사가>가 표절시비로 몸살을 겪고 있다. 표절했다고 지적된 게임은 바로 <그랑블루 판타지>다.

일본의 유명 개발사로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일명 데레스테)>를 제작한 사이게임즈(Cygames)의 대표적인 타이틀 중 하나인 모바일/PC게임인 <그랑블루 판타지>는 독특한 화풍과 퀄리티 높은 일러스트로 큰 인기를 끌어 온 타이틀이다.

많은 게이머들의 원성을 한몸에 사는 과금모델인 가챠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그래픽과 호화로운 성우진, 탄탄한 시나리오로 어필해 온 턴제 RPG인 <그랑블루 판타지>의 일러스트는 미나바 히데오의 디자인에 기초하고 있는데, 이전부터 해당 일러스트 전반에 대한 표절시비가 업계에서 소소하게 일었던 게임이다.

그랑블루 판타지 타이틀 이미지

이번 표절시비는 엔픽셀이 내놓은 게임 <그랑사가>의 일러스트로 불거지게 되었는데, 개발사인 엔픽셀은 넷마블의 수집형 RPG <세븐나이츠>를 개발한 바로 그 회사다.

그랑사가 타이틀 이미지

<세븐나이츠>는 2014년 상반기에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도 좋은 성과를 유지하고 있는 넷마블의 롱런 모바일게임 중 하나인데, 자체 IP임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디자인의 그래픽과 캐릭터 스킨, 끝없는 육성(....) 시스템 등으로 인기를 끌어 왔다.

하지만 장기 서비스를 지속한 만큼 이슈도 많았다. 그 중에는 표절시비 역시 끊이지 않고 제기되었던 히스토리가 있는데...대표적인 것이 바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를 카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캐릭터들이다.

시비가 있었던 캐릭터 중 일부
왼쪽 세븐나이츠, 오른쪽 리그 오브 레전드

그렇게 한두번도 아니고 여러 번 표절시비에 휩싸여 왔던 바로 이 개발사의 신작인 <그랑사가>가 다시금 <그랑블루 판타지>를 카피했다는 시비를 받고 있는 셈인데.


하지만 실제로 공개된 일러스트 중 완전히 똑같은 디자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화풍과 그림 분위기가 매우 유사해 이런 시비를 받게 된 셈이다. 거기에 이름까지 비슷한 부분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연히 후속작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

그랑사가 캐릭터 일러스트

게임계의 카피캣, 즉 표절 문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왔지만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없고 판단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실제로 표절 판결을 받은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더구나 시스템이나 콘텐츠에서는 더더욱 그러했으며, 레벨링 디자인이나 강화 밸런스 체계 등을 그대로 카피한 경우에도 이런 논란을 피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랑사가 캐릭터 일러스트

지난해 출시된 게임 <러브앤프로듀서>는 시나리오와 캐릭터 설정, 디자인, 콘텐츠와 시스템 전반이 국내 게임사 체리츠의 작품 <수상한 메신저>를 표절한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대다수 유저들의 의견과 달리 실제 조치는 없었으며, 이 게임이 표절작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유저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의 결과로 끝나기도 했다.


더구나 일러스트, 그것도 화풍만 가지고 표절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도 많다. '레퍼런스' 즉 인용, 참고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원작의 일러스트나 캐릭터 원화를 그대로 베껴 그리는 '트레이싱'이 아닌 이상은 표절이라고 결론내리기에는 어폐가 많은 게 사실이다.

수상한 메신저 일러스트

한 게임이 이슈가 되고 인기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비슷한 게임이 우후죽순 나오게 되는 것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비슷해서' 익숙하고 '유사해서' 같은 취향의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수준을 넘어서느냐 마느냐는 결국 개발사의 결정에 달려 있다.

협동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병과별 상성 요소를 강하게 적용한 게임 <팀 포트리스>는 블리자드의 FPS 타이틀인 <오버워치>가 출시를 예고했을 당시, 두 타이틀이 흡사한 느낌을 준다는 것을 이유로 표절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출시 이후에는 아무도 <오버워치>가 표절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게임의 어떤 요소나 재미있어지는 시점의 콘텐츠 밸런스, 분위기를 따오는 것만으로 유저들은 게임이 표절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표절의 경계선은 여전히 모호하다. 모바일게임에서의 카피캣 문제가 이슈가 된 지도 10년이 다 되어 가는 이 시점에, 어디까지가 표절인가에 대한 적정한 선이 필요한 때다.

필자/김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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