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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인 개발자의 눈물어린 고백.. '살고 싶어요'

조회수 2019. 10. 31. 13: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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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다운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1인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혼자 뭘 한다는 거 자체가 고통의 연속이다. 혼자 일어나는 것도 힘든데 게임을 만든다는 건 얼마나 고통스럽겠나. 그래서 1인 개발인데 수작인 게임이 나온다? 당연히 이슈가 되고 화제가 된다. 하지만 거대자본 마케팅이 흔해진 요즘 세상에선 유저들의 눈길 한번 받기조차 어려워졌다.


지난 28일,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중 하나인 클리앙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제목은 '살고싶어요'.

1인 개발로 게임다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글쓴이는 기술보증을 통해 융자도 받았지만 개발기간 초과로 인해 빚으로 남아 버렸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막노동 현장으로 내몰려 빚을 갚아 가면서 게임을 개발해 보려 했지만, 육체노동과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안해 본 노동을 하면서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고.

개발중인 게임 '나만고양이없어'

힘든 시간이 반복되면서 글쓴이는 우울증까지 얻었고 금전적 고통은 더욱 심해져 결국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낭떠러지에 내몰린 상황에서, 휴대폰 데이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로 글을 올렸던 것.


글쓴이는 이런 상황에서도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지푸라기도 잡아 보자는 심정으로 게시물을 작성했다고 하며, 지금 개발중인 게임을 완성해서 다시 한 번 출시하고 싶다는 목표를 이야기했다.

이 사연을 접한 클리앙 유저들은 글쓴이가 공개한 게임인 '퀵러시'를 구매하고, 글쓴이의 연락처로 후원금을 보내는 등 엄청난 반응을 보였으며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도 아끼지 않았다.

인디개발에 지속적 관심을 보여 왔던 모바일게임협회 측에서도 글쓴이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등 확산시켜 결과적으로 이 1인 개발자는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급한 불도 끄고 다시 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좋은 게임, 게임다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이 1인 개발자가 살아남기에 현실은 너무도 호되고 혹독했던 것일까. 하지만 유저들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으로 한 명의 개발자가 다시금 희망을 얻었다.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229295
한 고양이용품 쇼핑몰 운영자님의 후원도 있었다고
개발자님의 애묘 '제시'

호라곤소프트의 1인개발자는 다행히 도움의 손길을 뻗어 희망을 얻게 되었지만, 어제인 30일에는 비보도 들려왔다.


모바일 '방탈출'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국산 모바일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인 '스노우레인'의 개발사이기도 한 게임데이 대표의 과로사 소식이 들려왔던 것이다.

게임데이 권동혁 대표는 부산의 사무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는데, 회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원들을 어쩔 수 없이 모두 내보내고 혼자 회사를 지탱하던 중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으로 결국 과로사라는 부음을 전하게 됐다.


게임업계의 생활고와 과로사 문제는 비단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었다. 회사에 소속된 이들에게는 지나친 야근 강요와 실적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고 있고 몇년 전에는 유수의 게임사 직원이 자살을 선택하는 비극도 있었다.

1인 개발자의 경우에는 이런 어려움들이 앞서 언급했듯 당연하다시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현실이며 중소 게임사로서 살아남기는 더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게임시장이 확장되고 커지면서 타이틀 개수도 많아졌고 콘텐츠 폭도 커졌지만, 그만큼 경쟁구도는 과열되어 왔고 이에 대한 인디/중소개발사에 대한 지원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인디개발에 대한 적절한 지원 없이 게임 시장의 다양성은 확보될 수 없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며, 인디개발자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음에도 해결된 부분은 거의 없다.

이제는 더 늦출 수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 대형 자본과 마케팅에 눌려 진짜 '게임다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던 군소 개발자들이 "살고 싶어요"라며 절규하고 있다.

필자/김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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