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비타에 새 삶을!"

조회수 2019. 10. 31. 11: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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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림 해결 위한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아날로그 스틱 수리기

닌텐도 스위치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요즘이지만, 예전 휴대용 게임기들의 가치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건 아닙니다. 새로운 게임은 나오지 않지만, 해당 플랫폼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여전히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에는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를 자주 갖고 놉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에는 대전격투게임이 꽤 많은 편인데요, 이걸로 다른 누군가와 대전을 하기보다는 '콤보 챌린지' 같은 파고들기 콘텐츠를 주로 즐깁니다.

▶최근 달성한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의 콤보 트라이얼 올 클리어. 버튼 세 개를 동시에 눌러야 하는 경우에는 터치스크린까지 동원해야 했습니다. 사실 진짜 문제인 부분은 아날로그 스틱보다는 터치스크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그런데 아는 분은 알겠지만,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아날로그 스틱 쏠림' 현상을 겪게 됩니다. 메뉴 화면에서 자기 멋대로 커서가 이동한다던지 하는 문제가 대표적이고, 대전격투게임 같은 경우에는 자기 혼자 점프를 반복한다거나 앞으로 슬금슬금 이동하곤 합니다. 정확한 조작이 핵심인 콤보 챌린지에서 발생하면 진짜 화가 나죠.


오랜 시간 민간 요법으로 대처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자가 수리에 나섰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에 새 삶을 주는 과정을 함께 보시죠.

0. 시작에 앞서

SIEK는 다음과 같은 경우 정식 발매된 제품이라도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 제품의 훼손이 심하여 복구가 불가능한 경우

- 부당한 수리나 개조, 분해로 인한 고장 및 손상일 경우

- 당사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이용약관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사용한 경우

- 당사 공식 서비스 센터 외에서 임의 수리, 구조 및 성능 개조를 진행하여 발생한 고장의 경우

- 콘솔의 모델명, 제조번호 등을 포함한 라벨 및 개봉방지 씰이 없거나 떼어낸 흔적이 있을 경우(콘솔에 붙어 있는 모델명, 제조번호 등을 포함한 라벨 및 개봉방지 씰은 절대 떼어내지 마십시오.)


또, 게임어바웃은 본 기사의 자가 수리를 따라하다가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가 수리를 하기 전에는 '수리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지'를 신중히 고려한 뒤에 진행하길 바랍니다.

1. 부품 주문하기

아날로그 스틱 수리기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고장난 아날로그 스틱 부품을 교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품을 먼저 구해야 하는데요, '이걸 어디서 구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인터넷 쇼핑몰 같은 데서 '비타 아날로그 스틱'으로 검색해보면 의외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알리 익스프레스'라는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개인통관고유부호만 있으면 직배송을 받을 수 있고, 가격도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 올라온 것과 비교하면 엄청 저렴하거든요. 다만, 배송이 아~주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저는 이 작은 것 네 개를 22일 걸려서 받았습니다...

2. 부품 교체하기

아날로그 스틱 부품이 도착했다면 이제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를 분해하고 부품을 교체할 차례입니다. 부품 교체에 꼭 필요한 건 십자 드라이버이며, 핀셋이 있으면 좀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부품을 교체한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는 2세대입니다.

▶저는 드라이버와 핀셋을 챙겼습니다. 제일 오른쪽의 드라이버는 나사가 좁고 깊은 곳에 있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쓸 일이 없었네요.


1.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후면의 나사 네 개를 풀어줍니다.


2. 카트리지 삽입 슬롯 옆에 하나,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하단의 USB 단자 양 옆에 나사 두 개를 풀어줍니다.


분해한 나사는 아래와 같이 메모지에 나사가 어디 있던 나사였는지 적어두고,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 두면 잃어버릴 염려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꼭 권장합니다.


3. L 버튼과 R 버튼 쪽에 힘을 줘서 열어줍니다.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힘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또, 한 쪽을 너무 들어올리지 말고, 양쪽을 균형있게 조금씩 들어올리는 게 더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4. 후면 터치패드와 기판을 연결하고 있는 필름 케이블을 분리해줍니다. 연결 부위를 잘 보면 열고 닫히는 걸쇠 같은 게 있는데, 이걸 위로 올려주면 힘을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빠집니다. 다른 필름 케이블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사실 분리하지 않아도 되지만 분리하고 진행하는 편이 작업할 때 더 편한 느낌입니다.


5. 왼쪽부터 교체해봅시다. 빨갛게 표시한 게 아날로그 스틱 부품의 필름 케이블, 녹색으로 표시한 게 L버튼의 필름 케이블입니다. 둘 다 조심스럽게 분리해줍니다. 그리고 위쪽과 아래쪽의 나사(파란 화살표)를 풀어줍니다.


6. 배터리는 사진에서 보듯 옆으로 살짝 치워 둘 수 있습니다. 분리한 위쪽 기판도 이렇게 살짝 치워주면 교체해야 할 아날로그 스틱 부품이 보입니다. 표시한 나사를 풀어줘 분리합니다. 기판을 분리할 때 무리하게 힘을 주지 말고, 빨간 원으로 표시한 부분의 걸쇠를 살짝 젖혀주면 쉽게 빠지니 참고하세요.

▶왼쪽이 새 아날로그 스틱, 오른쪽이 지금까지 사용한 아날로그 스틱.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7. 새 부품을 장착하고 기판을 다시 조립합니다. 조립은 기본적으로 분해의 역순입니다만, 기판을 다시 조립할 때는 L버튼의 필름 케이블(초록 네모)을 먼저 연결한 다음, 기판을 틀에 맞추고 아날로그 스틱의 필름 케이블(빨간 네모)을 연결하는 게 편합니다.


8. 이번엔 오른쪽입니다. 오른쪽은 별 문제는 없었지만 다음에 또 뜯기 싫어서 한 번에 다 교체했습니다. 분해 방법은 왼쪽과 비슷하지만 좀 더 간단합니다. 왼쪽에서 했던 것처럼 슥슥 해줍니다. 나사의 위치가 살짝 다르니 그 점에만 유의하도록 합시다.


9. 끝으로 후면 터치패드 필름 케이블(4번 참고)을 연결해준 뒤, 커버를 조립합니다.

3. 테스트해보기

여기까지 부품 교체가 완료됐습니다. 어려워 보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간단합니다. 무리해서 힘을 주지 않을 것, 건드려도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면밀히 살펴볼 것, 주변을 잘 정리해서 나사나 부품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할 것, 이 정도만 유의하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하나하나 면밀히 살펴보면서 하느라 1시간 정도 소요됐지만, 빠르면 20분 내에도 부품 교체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제 테스트를 해볼 차례 입니다. 테스트는 기존에 문제를 확인했던 게임으로 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저는 얼티밋 마블 vs 캡콤 3으로 문제 확인 영상을 촬영한 만큼, 해당 게임으로 확인했습니다.


다음은 아날로그 스틱 교체 후 테스트 영상입니다.


보는 것처럼 더 이상 쏠림이 없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분이 좋네요. 이제 이게 오래오래 잘 유지되기만 하면 바랄 게 없겠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의 수명을 연장시킬 여분의 부품을 더 주문할 계획입니다. 비타에는 삶이란 뜻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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