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미소녀] 작고 귀여운 그녀들의 대행진

조회수 2019. 10. 8. 02: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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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여캐, 오해와 진실의 역사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거나 장르가 새로 나올 때 캐릭터 디자인부터 보게 되는 것은 아마도 덕후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덕질 사유야 당연한 법이며 최애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정하는 것이라지만, 캐릭터 디자인, 즉 설정 면에서 비주얼을 압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일단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당연지사.

사랑했다

지구상의 수십억 인구만큼이나 취향은 다양한 법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전형성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이런 전형성을 강하게 갖고 있는 캐릭터를 우리는 스테레오타입 캐릭터라 부른다.


미소녀 계열에도 스테레오타입은 당연히 존재하는데, 흔히 이야기하는 '쎈 언니'라든가 '엘프계 미소녀', '츤데레'라는 단어로 연상되는 이미지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이런 스테레오타입 미소녀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미소녀 타입은 바로 '작고', '귀여운데', '강력한' 캐릭터들이다.


흔히 로리여캐라고 부르는 이런 타입의 미소녀들은 수도 없이 많이 존재하지만 한국 게임으로 장르를 한정한다면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명실상부 엘린일 것이다. 원래는 메인캐릭터도 아니었고 별도 종족도 아니었지만 파워풀한 인기를 얻으며 테라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은 바로 그 엘린.

엘린 이전과 이후에도 같은 타입의 미소녀들은 다수 존재해 왔지만, 이런 캐릭터들 중 게임 간판캐릭터 수준으로 인기를 얻었던 미소녀들을 쭉 돌아보면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현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와의 관계성(?)이다.


리니지 2의 유전자 무시 종족 드워프의 여성 캐릭터를 시작으로 그 유명한 엘린, 그리고 넷게임즈 산하의 캐릭터들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이 가미된 작고 귀여운 분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본다.


드워프도 귀여울 수 있었다
모든 것의 시작, 리니지2

박용현 현 넷게임즈 대표는 리니지 2의 총괄 프로듀서였다. 리니지 세번째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었던 '리니지 3'을 개발하던 중 의견 차이로 인해 퇴사 절차를 밟고, 이후 '테라'에 이어 넷게임즈 대표로 취임하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박용현 대표의 작고 귀여운 미소녀 사랑의 시작은 바로 리니지 2의 드워프다.

흔히 판타지 세계관에서 드워프라고 하면 작은 키에 땅딸스러운 체구, 가끔은 여성도 수염이 존재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이들을 일컫는다. 


게임 쪽으로는 대표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플레이어블 종족인 드워프가 있는데, 이쪽의 경우 저명한 명닉네임 "힐받으면내남자"님을 필두로 매우 유명해진 바 있다.

하지만 리니지 2의 드워프는 달랐다. 사실 이쪽은 인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나이 어린 휴먼 미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남성 캐릭터 쪽의 경우에는 너무도 평범한 드워프 그 자체였기에 유저들에게 ???한 의아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물론 애초부터 판타지 세계관이고, 현실과는 큰 관련이 없는 가상이기에 어떻게 만들던 제작자의 자유겠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전형성을 토대부터 뒤엎어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좀 이입해서 생각해 보면 남캐라고는 땅딸보 아재들밖에 없는 리니지 2의 드워프 세계에서 과연 이 여캐들은 다른 미남 캐릭터들에게 눈이 돌아가지 않는 것인가(과연 번식이 가능할 것인가)를 의심하게 되긴 하지만...어쨌든. 그런 역사가 있었다.


역사를 새로 쓴 그녀들,
테라 간판 '엘린'

박용현 대표는 엔씨소프트 퇴사 후 블루홀로 자리를 옮겨 테라를 개발하게 된다. 2010년대 초 당시 시장 상황은 말 그대로 PC MMORPG의 각축전이었는데, 현재는 IP화되어 거대한 장르로 자리잡은 수많은 게임들이 이 때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출시한 게임으로 2012년의 '블레이드 앤 소울'과 2013년의 '아키에이지'가 있었는데, 엔씨소프트에서 비슷한 이유로 퇴사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의 '아키에이지'와 본가격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 그리고 박용현 대표의 '테라'가 공존했던 시기다.

국산 게임 타이틀만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했던 그 시절이 그립긴 하지만... 어쨌든 테라는 그 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며 개발력과 게임성 면에서 인정받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면에는 다른 강력함이 있었으니...바로 현재의 테라를 있게 한 종족이라 해도 한 점 부끄럼 없는 그들, 엘린이었다.

초반에는 다크 엘프 종족과 유사한 느낌을 풍기는 비주얼의 소유자 케스타닉 종족이 테라의 메인 캐릭터로 여겨졌다. 악마를 연상케 하는 뿔이 달린 디자인과 헐벗은(...) 비주얼은 인기요인 중 하나였는데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남성 캐릭터 쪽도 한껏 헐벗는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엘린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판도는 달라졌다. 원래 설정상으로는 판다, 너구리, 토끼 등 귀여운 동물들의 집합체인 포포리 종족의 여성 캐릭터였으나(아무래도 박용현 대표는 유전자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정식 서비스부터는 별도의 종족으로 독립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오픈베타까지만 해도 포포리의 여성 캐릭터가 엘린이었단 사실.

'블레이드 앤 소울'을 주축으로 하는 커스터마이징 대열전은 테라도 마찬가지였는데, 인중 넓이까지 조절할 수 있는 그 커스텀의 세상에서 테라는 몸매 조절이 불가능했다. 즉 엘린을 선택한 이상 작고 귀여움을 탈피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우 매력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엘린은 출시 이후 압도적으로 인기 종족에 올라섰고 심지어는 종족 춤도 귀엽다. 컨셉에 이 정도로 충실하다면 이건...생성해 줘야 하는 것이다.

테라가 해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런 캐릭터 덕후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일본은 물론이고 북미 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는데, 테라 인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는 게임 '엘더스크롤 5:스카이림'의 엘린 모드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후부터는 테라의 IP를 활용한 어떤 게임에서도 엘린이 메인 광고모델로 활약하는 모습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도 말했다시피, 엘린이 바로 테라의 정체성이며 테라의 존재근거는 엘린이기 때문이다. 반박의 여지는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계속되는 미소녀 전쟁
HIT 간판, '키키'

박용현 대표는 독자회사인 넷게임즈를 설립하고 모바일 액션RPG인 '히트'를 출시한다. 히트는 박용현 대표가 이제까지 몸담았던 장르인 MMORPG로 출발했으나,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장르가 변경된 게임이었다. 즉 키키 역시 플레이어블 종족으로 출시될 예정이었던 셈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단일 캐릭터를 가지고 장비와 스킬 강화를 통해 성장시키며 솔로 플레이를 지향하는 방식의 게임이었는데, 이런 게임의 특성상 한번 캐릭터를 선택하면 부캐를 키우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최초 캐릭터가 중요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유저들은...키키를 택했다.

테라 개발진 중 상당수가 참여한 만큼 유사점이 없다고 하기엔 너무나 어폐가 있는 부분인 것이, 엘린이 그러했듯 작고 귀여운데 강력한 무기를 휘두른다는 특징은 물론이고 특수모션 역시 노리고 만든 게 확실해 보였던 데다가 공식 설정에 의하면 요정이다. 요정...아름다운 요정...

지난 4월에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키키의 모습은 이제 추억으로밖에 접할 수 없게 되긴 했지만, 한때 히트의 간판캐릭터로 군림하며 매력을 구가했던 것만은 확실하다.


츤데레지만 사랑받고 싶어
오버히트 '리무'

박용현 대표가 새롭게 내놓은 신작은 멀티히어로 RPG, 즉 수집형 RPG였다. 수집형 RPG치고는 꽤 늦게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모바일 MMORPG가 대세였던 2017년 말이었다) 높은 퀄리티와 게임성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는데, 여기에도 당연하다시피 작고 귀여운 캐릭터가 끼어 있었다. 거기에 츤데레 속성까지 달고서.

오버히트에 등장하는 작고 귀여운 캐릭터는 빙결 마법을 사용하는 '리무'였는데, 늘 그랬던 것처럼 어린 미소녀 체형에 트윈테일을 한 귀여운 캐릭터였다. 쪼끄만 게 건방지긴 했지만 매력이 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최초 이용 가능한 무료 선별소환에서 얻을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한데, 광역 딜링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궁극강화도 후반 출시되어 플레이하는 동안 쭉 데리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이용성도 높다는 점이 매력인 듯.

그랑블루 판타지 논란 당시 타 게임 캐릭터와 유사하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이 때 넥슨의 해명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전작 '히트'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키키를 모델링한 것이라는 사실...그렇다면 리무는 키키 2세라고 봐도 좋은 것이 아닐까...!


신작이니까, 신작이라서
V4 '액슬러'

넷게임즈가 올해 공개한 신작인 'V4' 역시 이런 작고 귀여운 미소녀가 끼어 있었다. 바로 액슬러다. 이쯤되면 이제 엘린 주니어격 캐릭터가 없으면 서운할 지경인데... 비주얼 면에서는 이제까지 선보여 왔던 그 스테레오타입과 상당히 유사하며, 거대한 도끼를 휘두른다는 점에서 작고+귀여운데+강력하다의 속성과도 들어맞는 셈이다.

V4의 마스코트격 캐릭터로 화제를 얻고 있는 액슬러에 대해 디테일한 설정이나 스토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화려한 갑옷과 그에 어울리는 강력한 무기를 휘두르는 액슬러의 전투 장면은 유저들의 호감을 사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그냥 도끼도 아니고 '포화'를 내뿜는다는 컨셉이 독특한데, 단순 물리공격이 아니라 액슬러의 도끼에는 화기가 달려 있고 일반 공격과 폭발 공격을 번갈아 사용하며 강력한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개된 클래스는 총 6종으로 다른 클래스와 비교했을 때 너무나 눈에 띄는 캐릭터인 것만큼은 확실해 보이는데... 게임이 공개된 이후 세부 스토리나 설정이 오픈되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듯.


그에게 로리여캐란?

박용현 대표에게 있어 작고 귀여운 로리캐릭터란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매번 게임을 만들 때마다 하나씩 들어가 있는 것일까(그것도 간판급 메인 캐릭터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리니지 2의 드워프 여캐부터 엘린을 거쳐 가장 최근의 액슬러에 이르기까지 그의 한결같은 소나무 취향만큼은 인정해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엘린의 인기 이후 작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이제는 더 특별할 것도 없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캐릭터가 되기는 했지만, 작은 꼬마 미소녀가 무엇보다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의 액슬러도 나름 기대되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이 꼬마 미소녀의 계보는 아마도,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 수요는 언제나 존재하고 그런 한은 공급도 무한히 존재할 것이기에. 그냥 골랐을 뿐인데 린족, 마음을 따라갔을 뿐인데 엘린, 아무거나 선택했는데 드워프 여캐였던 유저...아마 필자뿐만은 아닐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필자/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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