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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팔왕의 난이어야 했을까?

'토탈 워: 삼국 - 팔왕의 난' DLC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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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워 시리즈를 플레이할 때마다, 매번 어느 순간 한 가지씩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다지 최적화는 신경 쓰지 않는다거나, 이상한 부분에서만 고증이 철저하다거나, 내전 시스템에 대한 집착이 있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토탈 워: 삼국'으로 다시금 확인한 바를 하나 꼽자면, ‘CA는 힙스터 기질이 있는 회사'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이번 '팔왕의 난' DLC를 플레이 하고 난 뒤부터는 생각에 더더욱 확신을 가지게되었다.

8월 8일에 발매된 ‘토탈 워: 삼국 – 팔왕의 난’(이하 ‘팔왕의 난’)은 CA의 힙스터 기질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DLC다. 팔왕의 난은 3세기경 서진 황족 간의 내전을 말하는데, 이 사건의 여파로 서진은 끝없는 외침과 내부 분열로 316년에는 이민족에게 멸망하였다. 중국 고대사에 있어 중요한 사건이자, 삼국시대로부터 약 100여 년 뒤 펼쳐졌음을 고려하면 DLC 소재로 삼기에 매우 매력적인 사건인 셈이다. 특히 최근 종영된 ‘왕좌의 게임’과 유사한 면모도 있어, 서사적인 부분에서도 CA의 흥미를 끌은 듯하다.

  

하지만 ‘팔왕의 난’ DLC의 가장 큰 문제점은 ‘토탈 워: 삼국’ 플레이어층이 관심을 가지고 기다려온 주제도 아니고, 게임을 개선하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토탈 워: 삼국’은 아직 고쳐야 할 부분들이 적지 않지만 동시에 가능성도 상당히 열려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토탈 워: 워해머 2’가 그랬듯, 신규 팩션을 통해 캠페인 팩션 밸런스를 맞출 수도 있으며. ‘토탈 워: 로마 2’나 ‘토탈 워: 아틸라’처럼 캠페인 DLC로 특정 시대와 특정 인물을 중점으로 다룰 수도 있다. 클론 영웅 문제가 심각한 현 상황이라면 일러스트 추가 DLC조차 환영받을지도 모른다. 요점을 말하자면 현시점에는 오리지널 게임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거나 경험의 다양성을 개선할 수 있는 DLC가 필요하지. ‘흥미로울지도 모르는’ DLC는 시기상조인 셈이다.

▶ 위키를 읽기 전까지는 사마 씨가 왜이리 많은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플레이어의 요구와는 떨어져 있는 DLC라면 적어도 플레이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CA는 ‘팔왕의 난’ DLC를 만들면서 매우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이는 DLC를 플레이하면서 본편에서 느낀 불편한 경험을 상기시킬 뿐이었다. 

  

CA가 ‘마지막 로마인’ DLC나 ‘사무라이의 몰락’을 제작할 때는 배경 설명에 집중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두 DLC는 컨셉만으로도 흥미롭고 본편과는 확연히 다른 게임 플레이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팔왕의 난은 (중국 고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알려지지도 않은 소재이며, 군벌 간의 다툼이란 점에서는 본편의 게임 플레이 양상과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CA는 팔왕의 난이 어떤 사건이며 어떤 배경이 있는지 전달하려는 시도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였다. 적어도 진나라가 황족 중심의 국정 운영을 펼쳤음을 게임 내에서 서사적으로 전달하려는 시도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시도가 부족한 결과인지, 사마 성씨(姓氏) 간 펼쳐지는 골육항쟁의 처절함보다는 클론 영웅들로 가득한 오리지널 캠페인을 플레이하는 기분이 들곤 했다. 유니크한 영웅도 부족하여 연의모드로 플레이하는 와중, '사실은 정사 모드로 플레이하는게 정석인가?' 하는 순간도 몇 번 찾아오곤 하였다.

  

‘팔왕의 난’ 캠페인은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거나 역사적 사건을 통해 팩션에 몰입할 수 있는 여지도 부족하다. 플레이 가능한 여덟 개의 팩션들은 세력 특성과 고유 기능만 다를 뿐, 초반부 임무 3~4개를 제외하면 각 팩션만의 이야기에 차이점은 없다. ‘브리타니아의 왕좌’나 ‘마지막 로마인’ 때는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며 몰입할 수 있는 선택지, 그리고 동시에 플레이어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선택지를 풍부하게 줬음을 고려하면, ‘팔왕의 난’의 이런 선택에 대해선 아쉬움만이 느껴진다.

  

팩션별 개성은 삼국 캠페인의 수준과 큰 차이는 없지만, 팩션만의 고유 운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변경되었다. 팩션에 주어지는 고유 기능과 병종들은 삼국 캠페인보다 더욱 강화되었으며, 대체로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지녀 캠페인을 플레이하면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다만 팩션 고유 특성 대부분은 삼국 캠페인에 등장한 특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 뿐인지라, 삼국 캠페인과 차별화된 활용법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한편, 삼국 캠페인에서는 딜레마들이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팔왕의 난’ DLC는 적극적인 딜레마 활용으로 DLC만의 게임 플레이를 구성하고 있다. 게임 초반부 딜레마 대부분은 황후의 눈치를 보며 기회를 기다리거나, 위험한 도박을 통해 야망을 앞당기는 선택지로 나누어져 있다. 또한 ‘마지막 로마인’ 때처럼 모든 딜레마가 극과 극의 결과로 나뉘지는 않지만, 칭제와 섭정직 유지 같이 몇몇 중요 딜레마는 게임 중 후반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새로이 추가된 숭상 시스템은 딜레마를 더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만들고 있다. 숭상은 ·부 ·마음 ·힘 ·정신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숭상에 해당하는 점수를 쌓아 진행 단계를 상승 시켜 다양한 강화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딜레마의 선택지들은 숭상 점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딜레마는 숭상 점수 선택지라고 봐도 무방하기도 하다.

  

‘팔왕의 난’ 캠페인에서 가장 긍정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적어도 삼국 캠페인보다는 다양한 경쟁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이다. 강남에 위치한 세력이 항상 최종 보스가 되지는 않았고, 원소처럼 대장을 사용할 수 있는 세력이 항상 중간보스로 군림하지는 않았다. 또한 플레이어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연합구도나 명분과 근거를 알 수 없는 선전포고가 줄어들어, 삼국 캠페인을 즐긴 플레이어라면 외교가 좀 더 합리적으로 변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 이런 군단이 4~5개 넘게 생산된다. 플레이가 도저히 불가능한 수준

그러나 삼국 캠페인의 한나라 역할을 담당하는 진나라가 너무 강하게 설정된 점은 DLC의 실수거나 해결돼야 할 버그다. 진나라는 플레이어가 100~150 턴 쯤에나 사용할 법한 군단들을 초반부터 보유하고 있어, 야망을 실현할 수 없을 때가 지나치게 많았다. 게다가 어려움 난이도에서 플레이했던 첫 번째 캠페인은 여덟 왕 중 대부분이 진나라에 토벌당해, 캠페인이 도저히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까지 치닫곤 하였다.

이외에도 ‘팔왕의 난’ DLC는 삼국 캠페인을 기반으로 몇몇 변경이 이뤄져, 독자적인 시나리오라 부를 만한 대략적인 구색은 갖추었다. 그러나 이번 ‘팔왕의 난’은 앞서 말한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서인지 생각보다는 흥미롭지 않았다. 여태껏 발매된 토탈 워 시리즈의 시나리오 DLC들은 리소스 재활용이 심하거나 주제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더라도, CA가 해당 DLC를 통해 다루려는 이야기와 왜 그 시대를 다뤘는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팔왕의 난’ DLC는 마치 아틸라 없는 ‘아틸라: 토탈 워’같다. 역사적 사건이나 시대적 배경과 관련된 결정적인 순간도 없었으며, 뭔가 반드시 해내고 말겠다는 목표 의식도 부족했다. 유니크 영웅의 유무가 아닌, 순수한 전략 전술만으로 승패를 내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모르겠으나. DLC를 통해 새로운 인물과 시대상 그리고 전장의 변화를 기대한 플레이어라면, 이번 ‘토탈 워: 삼국 – 팔왕의 난’ DLC로 만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다.

  

개발사는 동양판 '왕좌의 게임'을 구상하며, 이번 DLC를 내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팔왕의 난'은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왕권다툼 중에서도 아주 사소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삼국지의 거대한 아우라에 비하면 감히 견줄 수도 없는 소인배들의 집안싸움이다. 서양인들이 동양역사를 바라보는 간극의 차이는 이처럼 크다.  

글/ 믐늠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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