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게임 속 락 스피릿을 깨워라!

조회수 2018. 12. 13. 16: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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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랩 흥행과 게임 속 락 레전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오후, 공식적으로 영국 밴드 '퀸'의 프론트맨이자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과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국 동원 관객수가 7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20년 이상 '퀸빠'인 필자는 물론, 전세계가 ‘도대체, 왜 한국에서?’라는 식으로 의아해 하는 성적이라고 하네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라는 법칙에 따라 공중파 방송국에서도 너도나도 퀸 다큐멘터리를 방송하는 등 대세에 동참하고 있지요.

  

그러니 게임 쪽에서도 이 대세를 모른 척 할 수 있겠습니까? 게임에서 만날 수 있는 퀸과 그들의 음악,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서 락 스피릿으로 충만한 게임들, 한번 살펴보고 가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 천국에서 여길 내려다보며 흐뭇해 하고 있겠죠.

게임에서도 등장하는 퀸의 명곡들

어찌 보면 한국에서는 그냥 원래부터 퀸을 좋아했던 팬들이 보고 흥겨워 하며 오래 전을 추억하는 것 정도로 조용히 스크린에서 내려갔을 수도 있을 영화였습니다. 그런 보헤미안 랩소디(이하 보랩)에 불을 지핀 건 다름아닌 ‘싱얼롱’ 상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생판 처음 보는 남들과, 마치 콘서트를 보러 온 한 아티스트의 팬들처럼 공감하며 같이 어깨를 들썩이고 발을 구르며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는 장관이 상영관마다 연출되면서 새로 퀸을 영접하는 뉴비들이 생김과 동시에 N차 관람을 넘은 1N차, 2N차 관람이 속출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경험과 게임 플레이는 매우 유사하죠. 수동적으로 보거나 듣거나 하는 게 아닌, 패드를 손에 쥐고, 아니 특히 음악과 함께 하는 ‘리듬 게임’이라면 모션 인식 카메라 앞에서 몸을 쓰거나 무언가의 ‘전용’ 컨트롤러를 가지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인데, 이 리듬 게임들에서 퀸을 ‘영접’하는 게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하모닉스(Harmonix)’라는 개발사가 있습니다. 원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용 음악 게임을 개발하던 곳으로, ‘카라오케 레볼루션’이라는 게임을 만들었죠. 이곳에서 2005년 발매한 ‘기타 히어로’라는 게임이 그야말로 ‘메가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필자도 그 대열에 동참해 (그때는 국내 발매가 안되었으므로) 해외 직구로 구매, 꽤 몰입해 즐겼었고 한발 더 나아가 ‘나도 기타를 진짜 연주하고 싶어!’라는 마음에 정말로 기타를 배웠더랬답니다. 그 후엔 이런저런 어른만의 사정으로(ㅜㅜ) 그만두긴 했지만요.

▶ 이것이 기타 히어로의 기본 플레이 화면이랍니다. (사진은 기타 히어로 3)

어쨌든, 아직도 필자의 휴대폰에는 이 게임의 사운드트랙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인데 이 게임에서 바로 퀸의 Killer Queen을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퀸 3집의 대표적인 곡으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의 시작을 알리며 퀸이 유명해지게 된 명곡이죠. 당시 초등학생이던 제 딸에게도 이 곡을 전파, 즐거운 표정으로 기타콘을 눌러대던 딸아이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자, 이 기타 히어로 시리즈는 좀 이따 다시 등장할 테니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 기존 기타 게임들의 3버튼에서 5버튼으로 리얼리티가 훨씬 높아진 이것으로 정말 메인 기타리스트가 된 느낌이 들었죠.

몸을 쓰는 건 퀸 노래엔 어울리지 않는다구요? 아니, 영화에서 프레디 머큐리 님의 아름다운 몸짓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온답니까? ㅎㅎㅎ 유비소프트(Ubisoft)의 댄스 리듬 게임인 ‘저스트 댄스’ 시리즈에 단골 밴드가 바로 퀸인데 말이죠.

  

지금도 중고 사이트 등에서 아주 착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360과 모션 인식 센서인 키넥트(Kinect)만 있으면 무려 Don’t Stop Me Now와 빌보드 No.1 히트 싱글 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흥겨운 댄스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겁니다. 캐주얼 지향의 댄스 게임이라 판정도 후하다고 하니 가족들과 함께 퀸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닐까요?

게임 속의 락 스피릿을 찾아서

그런데, 영화 ‘보랩’의 한국 개봉과 관객 700만 돌파가 우리에게 알려준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락은 영원하다!’라는 불멸의 법칙일 겁니다. 우리가 여기서 퀸과 프레디의 목소리만으로 만족할 것인가요? 이제 방전됐던 락 스피릿을 게임 속에서 찾아 떠나볼까요?

  

  

락의 감동을 직접 체험하는 데는 역시 리듬 게임!

  

리듬 게임은 ‘게임’의 목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현실에서는 해보지 못하는 것의 ‘대리 경험’인데요. 코나미의 ‘기타 프릭스’, 코에이의 ‘기타루맨’, 그 유명한 ‘DDR’ 등 걸출한 게임들을 여러분들 모두 한번씩 해보셨으리라 믿습니다. 여기서는 비교적 최근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큰 발자취를 남긴 ‘기타 히어로(Guitar Hero)’ – ‘락밴드(Rockband)’ – ‘락스미스(Rocksmith)’, 세 게임을 보겠습니다.

‘기타 히어로’(2005년)는 전용의 컨트롤러로 오로지 기타 플레이만 가능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죠. 그런데 같은 개발사의 새로운 게임 ‘락밴드’(2007년)가 이보다 확장된 시도인 ‘밴드 연주’를 그대로 재현해 보자는 컨셉을 감행했고, 이것이 또 빅 히트를 치게 됩니다. 게임 하나로 완벽한 밴드활동이 가능해진 거죠. 기타 히어로 시리즈도 이에 질 새라 4번째 작품인 ‘기타 히어로 월드투어’에 와서 드럼과 보컬을 추가하게 됩니다.

▶ 필자도 한때 이걸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2011년도에 발매된 ‘락스미스’에서는 기타와 베이스 연주가 가능했습니다. 다시 전보다 후퇴했네요? 아닙니다. 이 게임에서는 무려 ‘진짜’ 기타를 컨트롤러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그냥 기타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이었다면 이제 진짜 기타를 연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거죠. 게임 플레이 시 타이밍에 맞춰 쳐야 하는 노트가 진짜 기타 악보에 나오는 타브 악보의 노트라는 겁니다.

  

‘락스미스’의 개발사이자 발매처인 Ubisoft는 기타 문외한도 이 게임을 꾸준히 즐기면 ‘프로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를 하곤 했고 실제로 게임을 통해 기타를 잘 치게 된 사례를 역시 홍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게임들에는 어떤 곡들이 들어있을까요? 우리가 ‘명작’ 혹은 ‘마스터피스’라고 부르는 거의 모든 장르의 락 음악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게다가 DLC라는 추가 유료 컨텐츠 시스템이 보편화된 요즘, 계속해서 새로운 음악들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딥 퍼플의 Smoke On The Water?

퀸의 We Are The Champions?

푸 파이터즈의 Everlong?

  

없는 게 없답니다. Smoke On The Water는 묵직한 멜로디 리프가 일품인 딥 퍼플의 대표곡으로, 기타 입문자라면 누구나 필수로 거치게 되는 연주 레파토리며, We Are The Champions는 We Will Rock You와 세트로 묶어 퀸 라이브 공연 때마다 연주되는 베스트 & 스테디 셀러입니다.

  

  

바이크의 악셀을 풀 스로틀로 밟아보자!

  

1990년대를 풍미한 장르인 포인트-앤드-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지금은 ‘한 물 간’ 장르가 되었죠. 이 장르에서도 빛나는 락 스피릿을 뽐내는 게임이 하나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개발사 루카스아츠의 ‘풀 스로틀(Full Throttle)’입니다.

바이크 폭주단 ‘폴캐츠’의 리더인 벤은 굴지의 바이크 제조업체인 ‘콜리 모터스’의 회장 말콤 콜리를 아버지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콜리 모터스를 집어삼키려는 악당의 음모에 휘말려 곤경에 처하고 말죠. 벤은 말콤 회장의 유일한 상속자이자 혈육인 모린과 함께 이 음모를 분쇄해야 합니다.

  

바이크… 폭주족… 풀 스로틀… 가죽재킷… 번쩍이는 장신구들… 딱 헤비메탈이 떠오르지 않나요? 오프닝 씬의 음악을 포함, 게임의 전 사운드트랙을 맡은 건 ‘곤 재칼(The Gone Jackals)’이라는 메탈 밴드였습니다. 이들은 메이저 밴드는 아니었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궁합이 딱 맞는 멋진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SCUMM 시스템과 iMUSE’라는 90년대 이 장르의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루카스아츠의 실력을 십분 발휘했고, 역시 게임의 분위기 및 소재에 맞게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액션 아케이드 모드를 채택하기도 한 매력적인 풀 스로틀, 반갑게도 발매된 지 20여년 만인 작년에 PC판과 PS4, 비타 등 여러 플랫폼으로 리마스터 버전이 등장했습니다.

▶ 루카스아츠 어드벤처 게임에서 최초로 액션이 등장한...

절로 헤드뱅잉하게 만드는 신나는 곤 재칼의 음악과 함께 저음 간지 주인공 벤의 모험에 동참해보실 여러분, 혹시 없을까요? 참, 한 가지 깜짝 정보. 벤의 앞길을 가로막는 흑막인 '애드리언 립버거'의 비열한 목소리 연기를 바로 '영원한 제다이' 루크 스카이워커 역인 '마크 해밀'님께서 맡으셨다는 것, 알고 계시길! (원래 악한 목소리 연기에서 또 다른 일가를 이룬 분이랍니다!)

  

바이커와 폭주족, 그리고 헤비메탈 하면 또 하나, 바로 그 유명한 ‘그랜드 세프트 오토 IV(GTA IV)’의 확장팩인 ‘로스트 앤 댐드’를 빼놓을 수가 없겠습니다.

게임 속 배경인 리버티 시티를 주름잡는 바이크 갱단 ‘로스트 브라더후드’의 멤버로 활약하는 주인공이 되면 들을 수 있는 라디오 채널에서 고막을 고문하는 디스토션 사운드가 터져나옵니다. Smoke On The Water로 입문한 후 딥 퍼플 좀 연주한다 싶으면 도전하게 되지만, 곧 좌절을 안겨주는 전설의 곡 Highway Star, 아일랜드 출신 불세출의 명 베이시스트 필 리뇻이 만들었고 또(!) 불세출의 명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가 몸담았던 수퍼 밴드, 씬 리지의 Jailbreak 등등… 선곡도 하나같이 전설적인 명곡들뿐이라니.

  

  

시대를 관통하는 락 레전드를 영접하며 마피아 행세를 해보자

  

간혹 'GTA 짝퉁'으로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있으나 엄연히 수작의 대열에 올라와 있는 '마피아' 시리즈는 2002년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 총 3편이 발매되었습니다. 1편부터 3편까지, 마피아의 전성시대부터 몰락기까지 반세기 간의 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각 편의 주인공인 토마스 안젤로, 비토 스칼레타, 링컨 클레이는 각자의 사연으로 그 시대의 마피아 활동에 몸담게 되어 때로는 격렬한 카 체이스를, 때로는 잔인한 머신건 파이트 등을 경험하며 배신과 음모가 점철된 마피아 라이프 속에 몸을 맡기게 되죠.

1편은 대공황을 거쳐 금주법이 한창 사회를 좀먹던 때를, 그리고 2편은 막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이 한창 고도성장을 겪는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니 본격적인 락과 헤비메탈보다는 재즈, 블루스 음악들이 귀를 간지럽힙니다만, 3편의 배경은 베트남전이 한창인 60년대 중후반입니다. 하드함은 다소 부족할지는 몰라도 감성을 마구 뒤흔드는 명곡들이 여러분을 반길 겁니다.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과, 크림의 White Room 등 즐비한 명곡들로 가득한 마피아 시리즈를 플레이하며 락 스피릿으로 심장을 가득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Paint It, Black은 락 앤 롤 하면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롤링 스톤스의 대표곡으로, 베트남 전으로 대표되는 우울한 60년대 미국의 정서를 잘 묘사하고 있어 베트남 전쟁 관련된 곳에 단골로 등장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필자와 같은 아재들이라면 미국 전쟁 드라마 ‘머나먼 정글(Tour Of Duty)’의 오프닝 곡으로 익숙할 겁니다.

  

크림은 또 어떤가요. ‘유 노우 에릭 클랩튼?’ ‘유 노우 진저 베이커?’ 급이라고 보면 딱 맞을 초 수퍼 울트라 밴드의 초 히트 앨범 Wheels Of Fire의 대표곡 White Room… 이렇듯 마피아 시리즈는 그냥 수록된 사운드트랙만 봐도 게임 이상의 가치가 있죠.

▶ 비 오는 날 차 안에선 재니스 조플린을 감상합시다~♡

떠나버린 그 분을 추억하며 친구와 주먹다짐을(응?) !

  

격투 게임은 인간의 원초적인 승부욕을 잔뜩 자극시키는 특징이 있기에 사용되는 BGM도 강한 비트와 금속성 메탈 사운드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게임을 소개합니다. 바로 아크시스템웍스의 간판 격투 게임 '길티 기어' 시리즈 중 '길티 기어 XX (이그젝스) #Reload (샤프 리로드)'입니다! (이하 샤프 리로드)

원래부터 강한 헤비 메탈 사운드와 정말 개성이 흘러 넘치는 캐릭터들로 가득한 격투 게임이 길티 기어 시리즈. 그 이그젝스의 개선판인 샤프 리로드는 2003년에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는데 그저 한 발매국가의 로컬라이즈 버전을 넘어서는 '역대급' 버전인 걸로 유명합니다. 그러한 평가에 크나큰 일조를 한 것이 바로 음악!

  

무려 국내 최고의 헤비메탈-락 밴드 중 하나인 'N.E.X.T'가 샤프 리로드의 음악을 맡은 것은 발매 당시에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게임의 홍보에 연예인 등 유명인사가 참여하는 것 외에 게임의 개발(현지화도 엄연한 개발 과정이지요)에 참여하는 건 드문 일이었고, 그만큼 빅 뉴스였던 겁니다.

  

샤프 리로드의 한국판 BGM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 외 글로벌로도 큰 인기를 거두었으니, 지금 유튜브에 'korean'으로 검색해보시면 리스트가 쫙~ 뜨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현역 당시에도 이미 락 매니아들에게 영웅이었지만 안타까운 젊은 나이게 떠나서는 '영원한' 영웅이 되어버린 신해철 형님과 그가 이끌던 최고의 밴드 N.E.X.T.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샤프 리로드의 BGM을 감상하면서, 친구와 '찐한' 주먹다짐 한판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게임 속에 해철 형님이 직접 목소리를 녹음한 캐릭터가 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보세요!)

▶ TV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의 모습을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The Show Must Go On !

그렇게나 퀸을 좋아해 개봉 첫날 혼자 극장을 찾아 눈물을 흘렸으면서도... 막상 또 싱 얼롱 관을 찾아가 보려니 부끄러워서(...) 여태껏 망설이고 있던 필자, 결국은 모든 스크린에서 내려가기 전에 2회차 관람이 성공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합니다. 가슴 안에 있는 락 스피릿은 결코 꺼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 글을 다 마무리하고 나면 락 스미스와 함께 즐길 만한 번듯한 기타 하나를 구입하기 위해 근처 악기샵에 들러봐야겠습니다.

글/ 베이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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