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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가 걸어왔던 20년 게임사

PK논란부터 자동사냥 도입까지… 한국 게임의 살아 있는 전설, 불모지 한국 게임 시장을 레벨업 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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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어바웃 작성일자2018.12.05. | 5,509 읽음

1998년 9월1일 낯선 게임이 한국에 출시된다. 엔씨소프트(NCsoft)라는 업체에서 선보인 이 게임은 인터넷 연결이 필수였으며, 단순했지만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라는 PC방 부흥을 이끈 게임이 있었지만 완전히 온라인 형태로 즐기는 게임은 이 게임이 처음이었다. 바로 한국 MMORPG의 시초이자 게임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게임 '리니지'(Lineage)였다.

▶ 리니지의 등장은 불모지에 가깝던 한국 게임 시장에 큰 변화를 야기한다.

전통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복잡한 조작 없이 쉽게 즐길 수 있었으며, 핵&슬래시 방식의 전투 방식을 채택해 턴 방식과 다른 긴장감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특히 아이템을 드롭하는 요소나 다른 유저를 공격할 수 있는 PK(Player Kill) 요소는 이 게임의 흥행을 만든 핵심 요소이자 경쟁이라는 재미 요소를 극대화시킨 장치로 각광받는다. 이 요소들은 이후에 나올 한국 MMORPG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다.

  

리니지의 등장은 한국 게임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야기했는데 대표적인 현상이 30~40대 성인 유저들의 게임 참여였다. 당시 바둑이나 고포류 게임들 위주로 게임을 접했던 성인 유저들은 패키지 게임이나 FPS 게임 등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애들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부터 조작이 복잡하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니지는 마우스 클릭과 간단한 키보드 조작만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그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

▶ 정말 좋은 수치가 나올 때까지 주사위를 계속 돌렸던 기억이..

출처 : 레트로PC

이 과정에서 주요했던 것이 바로 공격적인 마케팅이었다. 당시 40MB 용량을 자랑하던 리니지는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이 10MB 미만의 용량을 보였고 정액제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도 10~20대 유저들에겐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에서 당시 꺼내는 카드는 클라이언트 CD 무료 배송이었다. 또한 직원들이 직접 PC방을 다니며 홍보하는 일명 '발로 뛰는 마케팅'을 펼쳤다.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에 질리거나 다른 게임을 찾는 손님들은 이미 설치가 돼 있는 리니지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는데 당시 13레벨까지는 무료로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한 번 해볼까?"라는 식으로 게임을 접해 즐기는 층이 늘었다. 또한 당시 언론 등에서도 한국 자체 기술로 만들어진 MMORPG라는 점을 부각하며 주목을 받게 한 부분도 큰 도움이 됐다.

▶ 이때는 본토가 추가 된지 얼마 안된 시점이다.

출처 : 고전게임 페이지

그리고 그래픽 머드 게임이 단순하고 단조로운 형태를 띠고 있고 다소 유치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리니지는 달랐다. 그때 당시만 해도 리니지는 콘솔이나 PC게임엔 못 미치지만 온라인게임으로는 상당히 뛰어난 그래픽이었고, 웅장하고 화려한 배경음악과 묘하게 즐거운 효과음 등으로 단숨에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세계관과 설정 등이 탄탄하게 잡혀 있어 파고드는 재미도 뛰어났으며, 방대한 지역 요소와 다양한 몬스터 등도 화젯거리였다.

  

리니지의 성공 요인은 온라인이라는 환경을 적극 이용한 콘텐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금의 길드 구성인 '혈맹'과 PK가 그것이다. 혈명은 당시에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다. 지금은 모바일 게임들도 길드 형태가 기본이 됐지만 그때만 해도 온라인 환경 내에서 다양한 유저가 함께 즐긴다는 개념도 낯설었고 그 안에서 계급으로 나눠지는 그룹화는 매우 신선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 UI는 매년 조금씩 변화했다.

혈명의 시작은 신일숙 작가의 원작의 모티브에서 가져온 것으로 작품 내에 등장하는 '혈맹을 모아 아덴 왕국의 군주 자리를 차지한다'는 주제를 그대로 활용한 부분이다. 이 요소는 단순히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더욱 오래 즐길 수 있는 명분이 됐고 이후 추가된 '공성전'을 통해 더욱 활성화가 됐다. 여기에 더해진 PK는 온라인 게임 내 사회성을 활성화시키고 혈맹의 단합, 그리고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혈맹은 당시 게임 내 직업군인 '군주'만이 창설할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군주라는 캐릭터가 가진 능력이 매우 약했다는 점. 군주는 혈맹 창설부터 공성전 선전포고, 아지트 구매, 매각 등 게임 내 핵심이 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요소 빼고는 RPG 내 캐릭터로써의 가치는 매우 낮았다. 2012년에 한 번 개편됐으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2013년 6월 군주의 모든 버프 스킬이 개선되며 지금의 방향성이 잡히게 된다.

▶ 군주님 지금 한가롭게 낚시할 시간이 아니에요!

상대방 유저를 공격해 제거할 수 있는 PK 시스템 역시 여러 의미에서 주목받았다. 게임 내 목적이나 규칙이 상대방 유저와 대결하는 형태와 달리 리니지 게임 내에선 불특정 유저를 공격해 제거할 수 있었고 이렇게 될 경우 이름이 붉게 변하고 '카오틱' 성향으로 캐릭터가 변하게 되는 특이함이 있었다. 이 상태가 되면 다른 유저들이 해당 유저를 공격해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이 요소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PK가 당시 사회적 가치관에 어긋나는 행위였다는 점과 제거된 상대방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특정 아이템을 드롭하는 시스템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각종 '피'(PK의 줄임말)가 성행하게 된다. 지금은 사라지거나 쓰지 않는 것이 많지만 개피나 장피, 텍피, 얼피 등 게임 내 시스템을 활용한 다채로운 PK가 난무하면서 큰 화제를 받았다. 당시에 이에 대한 현상 등을 다룬 언론 기사나 방송이 있을 정도였다.

▶ 2002년 PK 이슈로 인해 사전심의라는 등급제 이슈가 발생했다.

출처 : 포털 사이트

하지만 무엇보다 리니지의 화제성은 지금의 온라인 게임들의 서비스 방향, 형태를 확고하게 만든 부분에 있다. 1998년 9월 3가지 클래스(기사, 요정 군주)로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석 달 뒤 '본토 대륙'을 업데이트했다. 이후 공성전 시스템이 1999년 7월 추가됐으며, 그해 10월 신규 클래스인 마법사가 등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00년 1월에는 오크 성과 채집, 제작 시스템이 3월에는 윈다우드 성, 사막 맵 추가, 10월에는 레이드 개념의 지룡 '안타라스'가 더해졌다.

  

지금의 '만렙' 개념을 만든 레벨의 확장은 2001년 5월 데스나이트 변신 추가와 함께 풀렸고 2001년 9월에는 수중 영지와 하이네 성, 수룡 파푸리온 등이 추가됐다. 2002년에는 화룡 발라카스와 지저 성, 신규 마법 30종과 상아탑, 그리고 2003년 2월에는 수도인 '아덴성'이 추가되고 풍룡 린드비오르가 등장하며 시즌1은 막을 내린다. 이 과정 내에서 자연스럽게 콘텐츠 추가 개념의 업데이트가 생겨났고 공지사항부터 게임 내 공지 시스템 등이 정착된다. 그리고 최초의 시즌제를 도입한 것도 리니지가 처음 시도했다.

▶ 많은 유저들을 ‘드래곤 슬레이어’로 만들어준 지룡 안타라스.

시즌2의 에피소드 3 생과 사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공성전 시스템이 추가됐는데 유저들이 겨루는 방식에 NPC를 추가해 3자 형태로 대립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 요소는 대규모 PvE의 첫 번째 사례이자 다양한 MMORPG에 영향을 준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PK 100회 달성 시 갈 수 있던 지옥 시스템은 게임 내 행위에 대한 일종의 징벌 기능을 넣은 요소로 온라인 게임 내에선 처음 등장한 독특한 요소였다. 또한 테스트 서버 개념의 등장도 리니지가 처음 시도한 방식이다.

▶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지옥의 모습.

이런 리니지가 서비스 20주년에 맞춰 리마스터를 단행한다. 우선 해상도가 1920X1080, 풀 HD급 수준으로 올라가며, 프레임도 2배 향상된다. 여기에 직관성과 가독성을 높인 새로운 형태의 UI가 추가돼 편의성을 높였다. 그리고 일명 '자동사냥'인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과 모바일 환경에서도 게임 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M-플레이어가 더해진다.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은 사냥터 이동, 사냥 방식, 귀환, 창고 정리 등 35가지 패턴을 설정해 쓰는 요소로 프로파일 형태로 저장해 다른 유저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 완전히 깔끔해진 리니지 리마스터!

M-플레이어는 모바일 내에서 PC 게임 상황을 볼 수 있는 모바일 뷰어다. 이를 통해 유저는 플레이 중인 유저의 캐릭터 체력, 마나 포인트, 경험치, 아덴, 아이템 등의 상황을 볼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의 월드 공성전도 추가된다. 이 요소는 한 서버 내 1,200명의 유저가 동시에 입장해 싸울 수 있는 대규모 집단 전투로, 8개의 서버 이용자들이 동시에 참가해 끝없는 전투를 펼칠 수 있다. 승리 서버는 최대 36억 아데나를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신규 직업 검사가 추가된다. 약 4년 만에 추가된 이 신규 직업은 리니지 M에는 추가되지 않는 리니지만의 직업군으로 리니지 모든 직업 중 가장 높은 공격력을 자랑한다. 특히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한 결정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대방의 방어 기술 등을 무력화시키는 스킬을 장착, PK부터 공성전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진명황의 집행검을 넘어선 신화급 무기 아인하사드의 섬광과 그랑카인의 심판 등이 추가되며, 기존 레어급 아이템의 개선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 자동사냥 개념의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

물론 리니지의 모든 부분이 좋았다고 볼 수는 없다. 리니지로 인해 게임 과몰입이나 현금거래, 무작위 확률 아이템 등 사회적인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니지가 한국 게임 업계, 그리고 온라인 게임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준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선 엔씨소프트가 극복하고 개선해나가야 할 숙제다. 이번 리마스터가 이런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고 더욱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위한 첫걸음이 되길 바라본다.

글/ 임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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