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판 위 붕어빵이 미소녀가 되기까지.. 모바일 요리 게임의 발자취

조회수 2018. 8. 6. 17: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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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쿤 게임부터 모에화 게임까지

그렇다.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인데! 맛있는 걸 먹을 때의 행복은 차마 어디에도 비교할 수가 없다. 허나 먹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요리에 관해서는 얘기가 좀 다르다. 라면 하나 끓이기도 귀찮아 컵라면을 애용하는 필자에겐 더더욱 그렇다.


  

허나 요리를 게임으로 만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일단 요리 게임은 설거지를 안 해도 된다. 손에 물기 묻을 일 없고 주부습진 올 일도 없다. 실질적인 재료비도 따로 안 들고 적당히 터치만 해 주면 맛있어 보이는 요리가 생긴다. 훌륭한 요리체험이다.

커피 내리는 것부터 본격 프랑스 요리까지 요리 게임은 참으로 여러 분야에 발을 내딛고 있다. 덕분에 요리는 싫어해도 요리 게임은 사랑하는 필자는 수년간 행복한 게이밍 라이프를 즐길 수 있었다. 물론 도넛 만들면 도넛이 땡기고 파스타 삶다 보면 파스타가 땡겨서 오밤중에 배달앱을 켜서 치킨을 시키게 되는(배달은 치킨이다) 불상사는 생기지만.


  

요리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생활과 밀접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고, 게임 방법 역시 쉽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다양한 형태를 거쳐 발전해 왔고, 최근에는 요리 소재 미소녀 게임까지 등장하고 있다.

한때의 부귀영화,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타이쿤류 요리 게임

초창기 시절의 요리 게임은 대부분 SNG 형태의 경영 시뮬레이션이었다. 정해진 요리를 정해진 가게에서 요리해서 서빙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방식. 역사를 얘기하자면 피처폰 시절의 타이쿤류 게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붕어빵 타이쿤부터 생과일 타이쿤, 치킨타이쿤, 짜요짜요 타이쿤까지 키패드가 닳도록 게임했던 그 시절 요리 게임은 그들만의 세계라기엔 너무도 메이저했다.

피쳐폰 타이쿤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피쳐폰 버전을 그대로 포팅한 게임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고 약간 주춤하려는 차에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SNG들이 히트하기 시작했다. 친구 가게에 가서 대신 청소도 해주고 썩은 요리도 치워주고 하트도 보내줬다. 카톡친구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게임도 못 하던 시절이다.

이런 게임의 경우 가게 인테리어에 과금콘텐츠가 집중되어 있다. 실제로 요리를 하기보다는 캐릭터가 요리를 알아서 만들고, 유저는 높은 매출을 올려 더 좋은 인테리어를 갖추기 위해 가게 내부를 구성하는 것이 주된 플레이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인테리어 아이템만 적절하게 잘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면 과금모델 구성은 어렵지 않다. 단 한계는 명확하다. 판매>재화축적>인테리어 업그레이드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플레이 콘텐츠는 상당히 협소한 까닭이다.


   

덕분에 타이쿤류 게임은 이제 유명 시리즈 몇 개를 제외하고는 이미 '옛날 게임'이 되어 버린 지 오래고, 2010년대 초반 자주 볼 수 있었던 형태의 요리 게임들은 더 이상 신규 출시되지 않는다. 그 많던 카톡 게임들도 거의 모두 서비스종료를 택했다.

요리 그 자체에 집중!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

사실 가게를 경영하는 형태의 요리 게임은, 요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유저가 직접 요리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대부분의 경우 종업원 NPC가 알아서 요리를 해 주는 식이었다. 이와 달리 스테이지형 요리 게임, 즉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은 유저의 역할을 경영자에서 요리사로 바꿔놓은 형태의 게임이다.


   

직접 요리를 하는 플레이방식은 콘텐츠의 다양성과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었다. SNG형태의 요리 게임이 콘텐츠를 추가할 때 재료를 생산하게 하거나 무역을 하게 하는 등 별도의 콘텐츠를 끌어와야 했다면, 이쪽은 레시피를 복잡하게 만들거나 스테이지 클리어 조건을 어렵게 혹은 여러 개로 늘리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난이도 차이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인요리와 서브요리, 음료의 세 가지 구성을 어레인지해서 밀어닥치는 손님에게 정확하게 서빙하는 것이 이런 게임의 목표다. 레시피는 외워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지나치게 복잡해서도 안 되며 요리 소요시간 분배는 스테이지별로 적절해야 한다. 설비 업그레이드를 제때 해주지 않으면 상위 스테이지는 클리어할 수 없는 게 보통이다. 안 태우고 잘 만들어서 제대로 서빙하면 된다는 게 기본 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게임에서 골드나 캐쉬는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한 빠른 조리시간 확보, 재료 업그레이드를 통한 높은 단가 확보에 쓰인다. 스테이지별 조건은 보통 적정시간 내에 서비스할 때 누적되는 '따봉' 갯수나 해당 스테이지(보통 하루를 계산한다)에 매출 하한치를 달성했는가로 구성되기 때문에 여기에 맞추기 위해서는 적정한 선택을 해줘야 한다.

귀찮아서 혹은 답답해서, 과금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게임의 경우 실제로 과금을 통해 난이도 간극을 메우기가 매우 어렵다. 모바일게임에서의 과금은 보통 '좀 더 편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은데, 시작부터 편안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어마어마한 액수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액수를 계산해 보면 과금보다는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한다는 계산이 선다. 게다가 이런 게임에서 설비 업그레이드는 보통 해당 스테이지 혹은 구간에만 적용되는 게 보통이기에, 돈 쓴 만큼 효과를 길게 볼 수도 없다.

이제는 모에화 시대, 요리도 모에화 게임으로 태어났다?

타이쿤류도, 스테이지형 게임도 어느 정도의 수요는 있었지만 예전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리고 한참 새로운 요리 게임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외산게임 중 DASH 시리즈나 My XXX시리즈 등이 여전히 존재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특색은 없었다.


   

그러던 중 소녀전선을 필두로 모에화 게임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모에화되기 시작했다. 전함에 총기에 각종 무기가 미소녀로 변환되었고, 자동차는 물론이고 함선에 식물에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이 미소녀로 변신하고 있었다. 요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타이쿤류 아니면 스테이지형 스피드 게임 형태였던 요리 게임은 이제 미소녀 게임에까지 진출했다. '요리차원'과 '테이스티 사가'는 이런 요리 모에화 게임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겠다. 테이스티 사가는 미소년도 나온다!


   

허나 '요리차원'은 푸드트럭이라는 원정 시스템 외에는 요리를 소재로 한 미소녀들을 데리고 전투를 벌이는 그야말로 RPG였다. 한국 전용 캐릭터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기는 했지만, 3별 공략을 위해서는 전략을 잘 세워야 하고 자동전투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은 일부 장점인 동시에 단점으로도 작용했다.

▶ 요리차원 전투맵

한국에서는 후속 주자라 할 수 있는 '테이스티 사가'의 경우, 수집형 RPG라는 점은 '요리차원'과 큰 차이가 없다. 차이점은 간략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타이쿤 형태의 식당 운영 콘텐츠를 추가했다는 점이다. 요리라는 소재가 갖고 있는 요소를 나름대로 잘 활용한 셈이다. 또한 캐릭터별 연계스킬 등을 포함시켜 다양한 캐릭터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물론 수집형 RPG 장르는 거부감도 꽤 드는 게 사실이다. 가챠를 통한 캐릭터 획득 방식과 불행하기 그지없는 확률 등 서글픈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하지만 이 두 게임의 경우 기존 수집형 RPG보다는 훨씬 캐릭터를 얻기 용이하고, 게임 내에서 가챠 소비재화를 충분히 얻을 수 있어 무과금으로도 플레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 하지만 태생은 여전히 중요하다

타이쿤에서 미소녀까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온 요리 게임

타이쿤 장르부터 최근의 미소녀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바일 플랫폼에만 한정해도 요리 소재 게임 은 장르를 변형하고 합치기도 하며 새로운 형태로의 발전을 계속해 왔다. 생과일 주스, 커피, 베이킹부터 온갖 글로벌 요리까지 아우르던 게임들은 어느새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뭐 어쩌면 이제는… 요리 자체의 형태보다는 미소녀화된 형태가 더 익숙해질지도 모르겠다.


   

요리, 음식은 실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에 너무도 친숙한 소재다. 하지만 게임으로 옮겨왔을 때 요리나 음식은...사실 메이저한 소재는 아니다.

▶ 역사와 전통의 카이로소프트… 하지만…

요리 소재 게임, 솔직히 캐주얼게임이 대세였던 5~6년 전이면 모를까 전투 중심의 RPG가 메인에 자리잡은 최근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타이쿤 장르가 메이저였던 시대는 이미 갔고, 요리 게임은 분명 마이너한 장르가 됐다.

▶ 상당히 본격적인 요리 게임 Cook, Serve, Delicious! 2. 복잡한 레시피는 10개 이상까지 추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에서의 요리는, 적지만 확실한 수요가 있는 소재다. 그 옛날 패키지 시절의 '쿠키샵'시리즈부터 각종 타이쿤을 거쳐 '아이러브커피', '마이리틀쉐프', '요리 중독', 그리고 '요리차원'과 '테이스티 사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게임들이 요리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요리 게임 매니아 중 한 사람으로서, 좀 더 다양한 요리 게임이 나오기를 소망해 본다. 모에화를 다룬다면...미소녀 게임도 좋지만 미소년만 나오는 게임도 좋으며(그런 의미에서 남캐도 존재하는 테이스티 사가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또 요리 시뮬레이션 자체에 집중해 좀 더 디테일을 살린 게임도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 본다. AR이나 VR을 활용한 요리 게임이라니 재밌어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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