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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워커, 7년간의 '존버'가 만들어낸 감동의 반전 스토리

조회수 2018. 4. 10. 1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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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공개부터 서비스까지, 소울워커의 우여곡절 스토리

2018년 4월 현재 게이머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게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역시나 라이언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에서 서비스하는 온라인 액션 게임 ‘소울워커’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게임은 불과 보름 전인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적은 유저수와 낮은 매출로 인해 언제 서비스를 종료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위기에 몰려 있었지만, “어떠한 계기”를 통해 그야말로 지옥에서 기사회생. PC방 인기 순위나 각종 온라인 게임 인기 차트, 실시간 검색어 등 거의 모든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유래 없는 ‘반전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소울워커가 2011년 첫 개발 발표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7년간의 행적을 살펴보면. 이 게임은 이러한 반전이 있기 전에도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우여곡절과 좌절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임 개발이 중단될 위기, 서비스가 무산될 위기 등을 수차례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근성과 뚝심으로 버텨서(전문용어로 ‘존버’라고도 하죠) 여기까지 온 과정을 살펴보면 정말 인간 승리가 따로 없을 지경인데요.


   

그래서 소울워커가 처음 개발 사실을 발표했던 2011년 8월부터 지금까지, 약 7년간 걸어온 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1년 8월. ‘능력자 액션’ 소울워커 첫 공개

소울워커는 지난 2011년 8월, 개발사인 라이언게임즈(Lion Games)의 창업과 함께 처음으로 개발 사실이 공개되었습니다. 최초 공개되었을 당시의 게임명은 ‘프로젝트 소울워커’(가칭)이었으며,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능력자를 소재로 하는 풀 3D 그래픽의 액션 RPG’ 였습니다. 당시 활발하게 국내에도 소개되어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소위 ‘이능력 배틀물’ 장르의 라이트 노벨과 애니메이션(재패니메이션)의 느낌을 온라인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었죠.


    

이러한 소울워커는 당시 국내에 흔치 않은 ‘오타쿠 취향’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과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운 나딕게임즈의 클로저스가 2012년 12월에 처음 개발 사실이 발표되었으니, 소울워커가 무려 1년 빨랐던 셈이네요.

▶ 당시 캐릭터 리드 아티스트였던 김혜린 씨(닉네임: 소고기친구)가 그린 ‘체인 블레이드’ 캐릭터 원화. 아쉽게도 이 체인 블레이드 캐릭터는 이후 폐기되었으며, 현재는 아바타 등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 당시 라이언 게임즈 원화 팀장이었던 김현욱 씨(닉네임: armcho)의 작품인 ‘해머 피스톨’(해머+피스톨) 캐릭터 원화. 이 캐릭터는 소울워커 유저라면 금새 눈치챌 수 있지만 ‘이리스 유마’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김현욱 씨는 후에 라이언 게임즈의 AD(아트 디렉터)가 되며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그리고 소울워커는 4개월 후인 2011년 12월에 게임의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 버전을 일부 미디어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며, 게임의 개발이 순조롭게 되고 있음을 알리고 개발과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합니다. 참고로 이때 라이언게임즈가 밝힌 게임의 최초 서비스 일정은 ‘2013년 OBT 목표’ 였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때는 그 누구도 몰랐을 것입니다. 설마하니 이 게임이 실제로 서비스되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말이죠. 

▶ 2011년 12월에 공개된 게임의 플레이 영상 장면. 이 때 내세웠던 게임의 캐치프레이즈는 ‘하드보일드 현대 판타지’ 였다.

‘공백’의 27개월. 그리고 개발진 전면 교체

하지만 약속되었던 2013년이 지나고 2014년의 시작을 알리는 보신각 타종행사가 끝나도 ‘소울워커’에 대한 소식은 공식적으로 전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게임이 그다음 소식을 알린 것은 프로로타입 시연 이후 장장 27개월만인 2014년 3월이었습니다.


    

사실 이 ‘27개월’ 동안 라이언게임즈 내부는 대격변을 겪었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장 창업자인 대표이사가 바뀌고 메인 개발 PD를 포함해 개발자들 상당수가 이탈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다. 개발팀이 해체되었다 등 온갖 루머가 퍼졌고 사실상 ‘잊혀진 게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라이언게임즈 내부에서는 이 27개월 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개발자들을 충원하고, 다듬어지지 않았던 게임의 설정과 시나리오를 다듬으며, 더디지만 착실하게 게임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당초 공언한 2013년 서비스는 물 건너갔지만, 그래도 내부에서는 게임의 서비스를 위해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 3월. 오랜만의 소식 공개. 하지만 난항을 겪는 국내 퍼블리싱

그리고 2014년 3월. 소울워커는 게임의 스크린샷과 신규 플레이 영상 등을 공개하며 오랜만에 소식을 알립니다. 특히 이때 처음으로 중국 ‘샨다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국내 또한 퍼블리셔를 빠르게 정하고 ‘2014년 연내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합니다.

▶ 2014년 3월 공개된 플레이 영상의 한 장면. ‘공백’을 비롯해 게임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이 시기에 대부분 확립되었다.

하지만 이후로도 소울워커는 다시 1년이 넘는 긴 침묵의 시간에 들어갑니다. 개발도 개발이지만 국내 퍼블리싱 계약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대한민국 게임업계는 모바일 게임의 갑작스런 성장으로 인해 크게 요동칠 때로, 특히 온라인 게임은 잇따른 신작들의 실패로 급격히 침체가 가속되던 시절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대형 게임사들이 수년 전부터 준비해오던 ‘대작’들에만 관심이 쏠리고, 소울워커 같은 게임은 퍼블리셔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인데요. 특히 소울워커는 소위 ‘오타쿠 취향’ 이라는 콘셉트가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더욱더 퍼블리셔 선정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개발사 내부에서는 또다시 수차례 개발진들의 퇴사와 교체가 수시로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 일본에서 먼저 공개된 소울워커의 정식 PV

결국, 소울워커는 오히려 국내보다는 일본 등 ‘오타쿠 취향’이 잘 통하는 해외 쪽에서 먼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합니다. 실제로 소울워커는 NHN플레이아츠와 일본 서비스 계약을 국내보다 빠르게 체결했으며, ‘정식 프로모션 영상’의 공개 역시 일본에서 먼저 진행합니다.


    

이로 인해 게임을 기다려온 국내 게이머들은 개발사에 “한국 서비스는 할 생각이 없냐?”라며 항의하기에 이르렀고, 개발사는 “국내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았다”라며 달래야 했을 정도로 많은 곤혹을 치렀습니다.

2015년 7월. 드디어 국내 퍼블리셔를 결정하다. 하지만…

그리고 드디어, 소울워커는 첫 발표 이후 약 4년 만인 2015년 7월에 국내 퍼블리셔를 ‘SEGA퍼블리싱코리아’로 결정하고 “2015년 연내 서비스 목표”를 발표합니다. 이에 많은 게이머들은 조만간 소울워커를 만나볼 수 있겠다고 기대에 들떴죠. 일본에서는 직후에 클로즈 베타 테스트까지 진행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정말 소울워커의 서비스는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2015년이 지나도 여전히 게임의 국내 서비스 소식은 들리지 않더니, 2016년 시작과 함께 게임을 기다려온 유저들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집니다. 바로 2016년 1월. 퍼블리셔인 SEGA퍼블리싱코리아가 사업부 폐지 및 사업 철수를 선언한 것입니다. 이는 사실상 국내 서비스 무산을 뜻합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게임을 기다려온 유저들은 다시금 ‘멘붕’ 했고, 게임의 서비스는 다시 안개 속으로 들어갑니다.

▶ SEGA퍼블리싱 코리아의 사업 철수 소식이 알려지자 라이언게임즈가 페이스북으로 올린 공지. 끝까지 국내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16년 4월.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다.

결국 소울워커는 새로운 국내 퍼블리셔를 결정하지 못한 채 2016년 4월, 일본에서 먼저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합니다. ‘하루’, ‘어윈’, ‘릴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텔라’까지 4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버전으로 일본에서 OBT를 시작한 소울워커는 ‘카야노 아이’, ‘타네다 리사’, ‘시모노 히로’ 등 유명 성우를 채용했으며, 특유의 오타쿠 취향의 콘셉트와 게임성으로 일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는 ‘가깝지만 먼’ 옆 나라 일본에서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이미 이 시점에서 소울워커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관심과 열기는 현저히 식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게임이 공개된 2011년에는 이런 콘셉트의 게임이 소울워커 외에는 거의 전무하다 할 정도로 희귀했지만, 첫 공개 이후 5년이 지나면서 ‘클로저스’, ‘크리티카’ 등 비슷한 콘셉트의 후발주자들이 많이 개발되고 서비스가 진행된 것 또한 타격이 컸다고 할 수 있는데요.


    

게다가 일본에서도 처음에는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콘텐츠 부족 등의 문제가 드러나며 인기가 빠르게 식었기 때문에 끝까지 기다려온 국내 유저들은 이대로 게임의 서비스가 영영 무산되는 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습니다.

▶ 소울워커는 결국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부족한 콘텐츠 등 몇가지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2017년 1월. 드디어 대망의 국내 OBT를 시작하다.

이대로 영영 국내 서비스가 무산되는가 했던 소울워커에 드디어 광명(?)의 빛줄기가 비춘 것은 2016년 9월. 국내 퍼블리셔로 ‘스마일게이트’(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였습니다. 그리고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의 서비스 시작 일정을 ‘겨울’로 못 박았고. 그 약속 그대로 겨울이 끝나기 전인 2016년 11월 CBT에 이어, 2017년 1월 18일. 마침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첫 게임의 발표 이후 장장 6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 2016년. 드디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와의 퍼블리싱 계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울워커의 진짜 고난의 길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계속 일어나는 운영 잡음. 그리고 유저들의 철저한 외면

우여곡절 끝에 정식 서비스를 OBT를 시작했지만, 소울워커는 온라인 게임의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 초기’부터 온갖 구설수에 휘말리며 철저하게 유저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운영 쪽에서 사고가 계속해서 터졌기 때문에 유저들로부터 최악의 이미지로 찍히고 말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게임의 ‘유로 아이템’의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이른바 ‘역차별’ 논란이 일었던 것인데요. 이에 대해 퍼블리셔측은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국내 유저들이 감수하라는 식으로 입장을 밝혀 유저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또한 정식 서비스 2주 만에 게임 내 뽑기 아이템(이른바 ‘가차’)인 아카식 레코드 카드의 확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논란이 일어납니다. 이에 대해서도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하고, 오히려 항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묻지마 영구 정지’ 등, 다분히 오해를 살 만한 운영 실수가 잇따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PC방 혜택 관련 논란 등, 계속해서 발생한 논란에 대해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한 탓에 게임은 물론이고 ‘스마일게이트’ 퍼블리셔 자체에 대한 이미지까지 최악으로 몰고 가며 기껏 자리 잡으려던 유저들마저 쫒아내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고 맙니다. 

▶ 실제로 이 당시 밖으로 터져 나온 유저들의 불만사항을 보면 게임 그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대부분이 운영과 관련된 성토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유저들 입장에서는 굳이 소울워커가 아니라고 해도 현재 게임 시장에서는 다른 대체제들이 충분합니다.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고 해도 모바일 게임이나 콘솔 게임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소위 ‘덕후 취향’의 작품은 굉장히 많이 나와 있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소울워커’에 대한 초기 평가가 좋지 못하고 ‘망겜’ 이라는 이미지가 박혀버리니, 결국 유저들은 게임을 철저하게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그동안의 기대가 모두 허상인 듯, 소울워커는 이렇다 할 인기를 끌기는 커녕 OBT 이후 PC방 순위에서 조차 이렇다할 성적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채 빠르게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기 시작했습니다. 

▶ 서비스 초기 운영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자 게임은 유저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기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후 단 3개월만에 ‘복귀 유저 이벤트’를 펼쳤을 정도니, 얼마나 상황이 암울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

좌절하지 않고 조용히. 하지만 착실하게 진행한 개선. 그리고 기적적으로 찾아온 기회

아무리 6년을 넘게 준비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유저들의 외면을 받는다면. 그리고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면, 게임과 개발사에게 남은 길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나 소울워커처럼 정식 서비스 직후부터 온갖 잡음에 시달리다가 1년 가까이 이렇다 할 흥행 낌새를 보이지 못한 게임, 그것도 한국 외에 글로벌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음에도 지지부진한 성과를 낸 게임에게는 남은 선택지가 정말 많지가 않습니다. 실제로 소울워커는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다음 달 서비스 종료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음’이라는 사실상의 ‘회생 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개발사인 라이언게임즈, 그리고 퍼블리셔인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유저들의 외면 속에서도 조용하지만 묵묵히, 그리고 꾸준하게 게임에 대한 개선 작업을 계속해왔습니다. 이른바 ‘존버’에 들어간 것이죠.

▶ 스텔라 승급 시스템에 대한 안내 배너. 올해 2월에 진행했다.

퍼블리셔인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문제가 된 아이템 확률을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편하고, 이후로도 꾸준하게 운영에 대한 잡음을 일으키지 않고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개발사 역시 게임의 흥행이 지지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신규 시스템인 ‘승급 시스템’ 등 게임의 시스템을 느리지만 꾸준하게 계속 업데이트했습니다. 더불어 초반에 문제가 된 여러 가지 부분들을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갔고 초창기 문제가 되었든 콘텐츠 부족 문제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로 인해 당장 유저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거나 초반에 망쳐 놓은 대외 이미지가 한 번에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소울워커는 소위 ‘고인물’들로 불리는 충성 유저들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이미지가 개선되어 나갔습니다. 확실히 2018년에 이르러서는 정식 서비스 초기에 비하면 ‘할 만한 게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그야말로 길가다가 운석에 맞는 것보다도 낮은 확률의 기적이 2018년 3월 말에 소울워커를 찾아왔습니다. 

▶ 이 공지 하나가 소울워커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사실 소울워커가 한 일은 무언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유저들로부터 논란이 일어난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한 이미지를 게임에서 삭제하겠다”라는, 딱히 특별할 것도 없이 그냥 매뉴얼에 입각한 일처리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외부 상황과 맞물려(물론 그 외부 상황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여러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논하지 않겠습니다) 소울워커는 갑자기 게이머들로부터 전례 없는 주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2017년 1월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소울워커는 현재 PC방 인기 순위 및 각종 온라인 게임 인기차트에서 역주행을 기록하며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2차 창작’ 또한 활발해져서 Pixiv 등 유저들의 동인 작품이나 이미지가 투고되는 사이트에서도 소울워커 관련 작품들이 급증할 정도인데요.

▶ 공지가 올라오고 3월 말. 소울워커의 PC방 사용량 등 모든 그래프가 폭등을 시작했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화제성’ 으로만 반짝 주목을 받고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이를 통해 관심을 가지고 게임을 찾아온 유저들이 “할만한 게임”, “좋은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정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전에는 단순히 ‘망겜’ 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접속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계기가 되어서 접속해보니 게임성에 반해서 계속해서 즐기겠다는 유저들의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사건’이 터진 후 약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소울워커는 ‘반짝’이 아니라, 계속해서 그 기세를 이어가며 ‘롱런’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 만우절을 앞두고 이렇게 유저들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자 개발사에서는 ‘만우절 같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만약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정식 서비스 초기에 유저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고 해서 업데이트를 멈추고 게임을 방치했다면 이런 기적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요? 어차피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진 게임인 만큼 퍼블리셔가 운영에서 손 떼고 관리를 안 했다면 과연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결국 2018년 3월, 소울워커에 찾아온 기회는 (물론 그 계기는 정말 희박한 확률의 ‘기적’이었다고 할지 몰라도) 결국 그 떨어진 기적을 놓치지 않고 양손으로 붙잡은 것은 서비스 이후로 포기하지 않고 착실하게 문제점을 개선하며 버틴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근성과 노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라이언 게임즈의 소울워커 AD인 김현욱 씨(닉네임 armcho)가 남긴 감사 트윗

소울워커는 2011년 처음 개발 발표 이후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게임입니다. 창업자인 대표이사가 교체되고, 개발자들은 수차례 바뀌었으며, 기껏 잡았던 퍼블리셔는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더니 결국 처음에 발표한 시점보다 4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국내 서비스 시작과 함께 온갖 사건사고가 터지더니 유저들의 외면을 받으며 사실상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회생 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로 나락으로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고 버틴 덕분에 첫 발표 이후 장장 7년 만에 다시는 없을 듯한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울워커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모를 것입니다. 이대로 흥행을 이어가며 하나하나 새로운 시스템과 스토리가 업데이트되며 계속 유저들로부터 ‘갓겜’ 이라는 칭송을 받을지, 아니면 또다시 운영상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해서 다시 한순간에 ‘망겜’으로 돌아갈지. 이건 전적으로 개발사의 퍼블리셔의 앞으로의 행보에 달린 일일 것입니다.


   

그저 소울워커의 사례에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버틴다면 운석이 머리 위로 떨어질 것만큼 희박한 확률이라고는 해도 언젠간 ‘기적’이 찾아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기적을 놓치지 않고 붙잡은 소울워커 개발사 및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냅니다. 

▶ 갑자기 몰려든 유저들을 응대하느라 고생한 퍼블리셔 운영자들에게 자발적으로 선물을 보내는 유저까지 등장했다. 이 게임, 운영이 별로라고 욕먹은 게 불과 1년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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