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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사면 정말 전자제품이 쌀까? 직접 가 보니..

조회수 2017. 12. 5. 11: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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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 약세인 요즘 일본에서 전자제품을 사면 정말로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을까요?

최근 3개월 사이 엔화 약세로 원-엔화 환율이 지난 1년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니시거나, 평소에 일본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환율이 부담스러운 분에게는 기회(?)입니다. 게다가 환율 덕분에 겸사겸사 이런저런 쇼핑까지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 일본 쇼핑 하면 당연히 아키하바라 오타쿠 물건....이겠지만 이 글의 주제는 일단 이건 아닙니다.

뭐,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쇼핑한다면 역시 오타쿠(?) 물품이겠지만, 많은 분이 관심을 갖는 것이 전자제품이나 컴퓨터 부품 등 입니다. 엔화가 약세라는데...라는 말에 혹해 '혹시 일본에서 사면 전자제품이 진짜로 쌀까?'라며 쇼핑관광을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11월 말, 직접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로 날아가 체험해 보았습니다. 일본에 직접 가서 사면 정말로 쌀까요? hoxy...비행기표 값 정도는 뽑을 수 있을까요?

▶ JR 아키하바라역에서는 아이돌마스터를 비롯한 게임 광고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오타쿠의 성지'로 불리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아키하바라는 오타쿠 물품 외에 다양한 전자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 아키하바라역과 접해있는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 점입니다. 이 큰 건물 전체가 각종 전자제품을 파는 하나의 점포입니다. 역 정 반대 쪽에는 비슷한 규모의 빅 카메라/소프맙 점포가 있습니다.
▶ 빅 카메라 아키하바라점. 여기도 규모가 꽤 큽니다.

잠깐! 일본에서 쇼핑을 하기 전 미리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개념 - '소비세'

일본에 자주 다니신 분이라면 익숙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한국인에게는 일본 쇼핑에서 낯선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소비세'의 개념입니다. 일본의 소비세는 한국의 부가가치세와 유사한 간접세인데, 한국과는 달리 소비세를 물건 가격에 포함해 표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계산대에서 물건 가격의 8%를 덧붙여 최종 계산하는 식입니다.


  

일본을 여행하던 도중, 한 식당에서 왜 가격표에 쓰여 있는 가격과 달리 받냐고 항의하던 외국인 관광객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이 소비세에 대해 잘 모르면 오해하고 일본인들이 자신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 착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별도의 '세금포함(税込)' 안내가 없다면 어지간한 가게에서는 물건 가격에 8%의 소비세를 더한 가격이 최종 지불 가격이라 보면 됩니다. (대부분 가게에서는 물건 가격에 '세금별도(税別)'라는 안내를 달아두고 있기도 합니다.)

▶ 가게에 이런 마크가 붙어 있다면 공식적으로 면세 처리를 해주는 점포라는 뜻입니다.
▶ 기본적으로 일반 물품과 소모품으로 구분되며, 이 둘을 합산해 면세받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음식점이나 놀이공원은 대상이 아닙니다.

물론 이 소비세의 개념은 일본 내에서 소비되는 재화에 대한 간접세 성격이므로, 일본에서도 외국인 여행객에게는 소비세를 면세하거나 돌려주는 Tax-free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위에 있는 'Tax-free' 마크가 붙어 있는 곳이라면 기본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면세를 지원해 준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면세 제도가 좀 까다로운 편이므로 잘 모르는 분이라면 일본의 면세 제도에 대한 공식적인 사항을 아래 홈페이지에서 한 번 살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의외로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닌 분들도 소비세까지는 알지만, 일본의 면세 제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아키하바라 등의 점포에서는 아래처럼 모든 물건의 가격에 세금을 포함한 가격(税込)을 붙여 두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물건 가격에서 8%를 뺀 가격이 실제 지불해야 할 가격이 됩니다. 즉,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물건에 붙어 있는 가격보다 실제로는 8%가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일본에서 쇼핑하기 전에 이런 소비세에 대해 잘 알아둔다면 불필요한 오해나 다툼을 피할 수 있습니다.

▶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점 입구에는 이 점포에 있는 모든 물건의 가격은 '8% 세금포함(税込)' 가격으로 표시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외국 여행객이 구입하는 물건의 실제 가격은 표시가격에서 8% 세금을 '뺀' 가격이 됩니다.

예를 들어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점에서는 세금 포함 가격으로 표시하고 있으므로, 한국인 관광객이 아래 사진에 있는 MS 서피스 북 2 i7/16GB/1TB 모델을 구입한다면 지불하는 금액은 397,220엔에서 소비세 8%를 제외한 365,442엔이 됩니다. 원화로 하면 대략 30만원 이상이 빠지는 셈입니다. 나름 쏠쏠해 보입니다.

▶ 그나저나 서피스북 2 가격 한 번 흉악하네요

그래서 일본에서 전자제품을 사면 한국보다 쌀까?

사실 옛날에야 정말로 일본에서만 구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 많았기에 일본에서 전자제품 가격이 얼마든 일단 사면 손해는 안 본다는 '희귀성'이라는 메리트가 있었지만, 2017년 현재는 그런 장점이 많이 희석된 상태입니다. 어지간한 일본 전자제품은 한국에 정식 수입되고 있고, 그 가격은 일본 현지와 대비하면 생각처럼 크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로 수입하는 컴퓨터 부품은 더욱 그렇습니다.

▶ 일본도 채굴 열풍이 한바탕 불고 지나간 탓인지 고오급 그래픽카드 가격은 그다지 싸지 않았습니다.
▶ 예를 들어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 1080 Ti AORUS Xtreme D5X 11GB 모델인데 118,870엔입니다. 소비세를 빼면 109,360엔(105만원 정도)인데, 한국 최저가가 106만원 정도니 큰 차이가 없습니다.
▶ 가격차이가 '약간' 있는 물건도 있습니다. 와콤 신티크 프로 13 액정 태블릿인데, 소비세를 제외하면 122,323엔(118만원 정도)이니 한국에서 파는 동일 모델의 가격인 130만원보다는 조금 쌉니다. 조금...가전제품에서 이 정도 가격 차이는 좀 애매한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밑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어라, 정말로 일본가격이 한국보다 싼 전자제품도 있다?

그런데 인기 전자제품 중에서 정말 한국보다 싼 물건도 있습니다. 바로 애플 기기들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12.9형 아이패드 프로 64GB 와이파이 버전의 가격은 99만원입니다. 요도바시 카메라에서는 동일 모델을 세금 포함 93,740엔에 팔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비세 8%를 빼면 12월 초 현재 한화로 대략 83만 1천원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좀 더 비싼 12.9형 아이패드 프로 512GB 와이파이 모델의 경우 한국은 146만9천원, 일본은 135,860엔인데 마찬가지로 소비세를 빼면 125,000엔 정도로 한화 121만원 정도입니다. 25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 정도 차이라면 서울/인천-도쿄간 저가항공료 정도는 메꿀 수 있는 꽤 큰 금액입니다.

▶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와이파이 버전의 가격은 93,740엔으로, 여기에서 소비세 8%를 빼면 86,240엔(약 83만원)입니다.
▶ 동일 모델의 한국 가격은 99만 9천원입니다. 17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인기 있는 맥 북이나, 애플워치등도 마찬가지로 모델에 따라 대략 20% 정도 가격 차이가 있는데, 이 정도라면 가격 면에서 확실히 싸다 할 수 있습니다. 애플 기기 중 와이파이 버전은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보증이 되는 월드 워런티가 적용되므로 A/S 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단,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셀룰러 버전은 월드 워런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점에 있던 아이폰 시연코너
▶ 그러나 일본에서 애플 아이폰 및 아이패드 셀룰러 버전은 모두 이동통신사를 끼고 파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를 끼지 않은 공기계를 일반 전자제품 매장에서 직접 구입하긴 어렵습니다. 애플에서 직영하는 매장(일명 애플스토어)에서 구입해야 합니다. 참고로, 도쿄 긴자 등에 애플 직영 매장이 있습니다.

아이폰의 경우에는 일본 역시 이동통신사 약정을 끼고 파는 형태이기 때문에, 새 공기계를 구입하고 싶다면 반드시 애플 직영 매장(일명 애플스토어)로 가서 구입해야 합니다. 도쿄 긴자 등에 애플 직영 매장이 있습니다. 아이폰 시리즈는 한국과 일본의 가격차가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A/S 등의 문제가 있어 굳이 일본에서 구입하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만약 구입한다면 자신이 사용하는 통신사(특히 LG U플ㅇ스)의 주파수가 일본 아이폰과 맞는지 등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 탈모폰...아니 아이폰X 64기가 공기계의 한국 가격입니다.
▶ 동일 모델의 일본 가격입니다. 세금 별도(税別)라고 되어 있으므로 이 가격이 곧 한국인 관광객이 면세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입니다. 한화로 109만원 정도입니다. 약 33만원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새 공기계는 위에서 설명했듯, 애플 직영 매장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며, 한국에서 무상 A/S를 받을 수 없습니다.

또 하나의 함정, 관세와 부가세

앞서 일본에서 전자제품이 싸다고 해도 어느 정도 차이가 나서는 별 이점이 없다고 했는데, A/S의 문제도 있지만 관세와 부가세라는 함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소비세 8%를 면제받아 싸게 샀다 해도, 한국에 입국할 때 가지고 온 휴대물품의 총액이 0을 초과하면 관세와 부가세를 대한민국 정부에 별도로 납부해야 합니다.


  

전자제품의 경우 노트북이나 개인 사용 목적의 스마트폰 등은 관세는 0%지만, 들고 온 모든 물건의 가격 합이 0을 초과했다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어쨌든 부가세 10%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전자제품의 경우 면세를 받으려면 같은 모델은 모델명 기준으로 1대만 들고 올 수 있습니다. 이러니 물건 금액에 따라 약간의 가격차이는 한국에서 사는것과 별 차이가 나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 이 정도 가격이 되면 소비세 8%만 깎아도 어마어마한 가격차이지만, 들고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요도바시 카메라나 빅 카메라 등의 매장에서 해외 배송은 해주지 않습니다. (공항까지는 별도의 요금으로 배송해 줌)
▶ 니콘의 D850 본체는 소비세를 제외하면 367,632엔으로 한화 355만원 정도입니다. 한국 최저 가격과 비교하면 약 35만원 정도의 차이가 있네요. 애플 제품 외에도 확실히 가격 차이가 있는 녀석도 있습니다. 문제는 관세와 부가세지만...
▶ 가끔 신고 안 하고 들어오면 세금 굳는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관세청은 여러 경로로 여행객 면세한도 초과 물품을 귀신같이 잡아내니까 미신고하다 걸려 공항 CIQ에서 동서남북으로 울부짖으며 추태를 부리지 맙시다. (실제 목격한 일)

실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아이폰X' 64기가 모델을 일본에서 샀다고 칩시다. 소비세 8% 면세를 받아 사면 11만 2800엔으로 2017년 12월 초 현재 한화 109만원 정도입니다. 다른 쇼핑을 일체 하지 않고 아이폰X 딱 한 대만 사가지고 온다고 치면, 한국 입국시에 관세 자체는 면세지만 면세 한도 0 초과 분에 대해는 부가세 10%를 내야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폰X에 대한 부가세 43700원(아이폰 가격 109만원에서 면세 한도(0=약65만 3천원)를 뺀 금액의 10%)을 입국시 신고 및 납부해야 합니다. 최종적으로 약 114만원이 아이폰X 구입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뭐, 같은 사양의 아이폰X 한국 가격이 142만원이니 여전히 28만원 정도의 이득이 있긴 합니다. (차액에 대해 그냥 간이과세 20%를 할 때도 있는데, 이 경우 세관원에게 문의해 정확히 계산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 여기서 예로 든 것은 예시일 뿐이며, 실제 법적인 효력이 있음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의 관세청 홈페이지를 참조하고 관세청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쇼핑은 어디까지나 재미(?)로, 준비를 하려면 단단히 하고 가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본이 확실히 전자제품 쇼핑의 천국(?)이긴 하지만, 대단한 기대를 하고 갔다가는 결국 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나서는 한국보다 별로 싸지 않다는 좌절감만 맛보게 될 것입니다. 환율의 추이를 살펴보고, 그 다음은 구입하고 싶은 물건의 가격을 미리 알아보고, 일본 소비세와 한국 관세 및 부가세까지 계산 해 본 다음 이득이라 생각되면 구입하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인 쇼핑입니다.


  

그렇다면 가격 기준은 뭘로 삼아야 할까요? 일본에도 우리나라의 다ㅇ와와 비슷한 가격비교 사이트인 가격닷컴이 있긴 하지만, 여기는 인터넷 최저가이므로 가장 편한 방법은 일본 아마존에서 가격을 검색해 보는 것입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도바시나 빅 카메라 등 대형 전자제품 매장의 가격은 대체로 일본 아마존과 비슷한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 저렴한 게이밍 용품은 확실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이 조이스틱의 가격은 정가 20,490엔인데, 소비세를 빼면 18,850엔으로 대략 18만 2천원 정도입니다. 국내에서 사려면 20만원 후반대가 최저 가격인데, 이 정도면 어마어마한 차이입니다. 당연히 면세 한도도 초과하지 않습니다. 이런 물건을 잘 찾아보고 가서 사온다면 그것이야 말로 '개이득'이겠습니다.
▶ 일본도 그래픽 카드 가격이 상당히 흉악한 상태입니다. 언제쯤 안정화 될지...

어디까지나 쇼핑은 여행 도중에 즐기는 여흥 정도로 삼고, 정말로 싸게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미리 한국에서 꼼꼼하게 조사하고 가격을 비교한 다음 가서 사면 일본에서도 현명한 쇼핑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아니면 우리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로지 일본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을 목표로 삼고 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런 물건은 대부분 오타..ㅋ...ㅜ...아...아닙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 일본에서 만난 뜬금 없는 고향의 게임...데스티니 차일드...이런 대형 트럭에 광고판을 달아 하루 종일 아키하바라를 뱅뱅 돌아다니며 홍보를 합니다.
▶ 아키하바라 뒷골목에서는 이렇게 별 쓸모 없어 보이는(?!)물건을 싸게 팔기도 합니다. 이런 소소한 물건을 사는 것도 여행의 재미겠죠.
▶ 아니면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좋은 게임(?)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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