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한 국민 RPG, 정권교체의 역사

조회수 2017. 7. 24. 11: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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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게임의 역사] 액션 RPG 2편
2014년, ‘별이 되어라’, ‘세븐나이츠’, ‘블레이드’…모바일 액션 RPG의 시대가 오다

2013년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모바일 액션 RPG는 순식간에 뜨거운 장르로 떠올랐다. 이듬해인 2014년은 연초부터 잇달아 모바일 액션 RPG가 출시되었다. 

 

모바일 게임 업계의 고참인 게임빌은 2월 ‘별이 되어라!’를 내놓았다. 이어 3월 넷마블은 ‘세븐나이츠’를 내놓았다. 4:33과 액션스퀘어는 모바일 액션 RPG ‘블레이드’를 4월 출시했다.

▶ 플린트/게임빌의 '별이 되어라'.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 넷마블 모바일 액션 RPG 성공신화를 이어간 '세븐나이츠'
▶ 2014년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액션스퀘어/4:33의 '블레이드'

강세였던 ‘몬스터 길들이기’는 2014년에도 성공 가도를 이어 나갔다. 여기에 연 초 한 달 간격으로 나온 이들 모바일 액션 RPG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2014년 한해 내내 강세를 보이며 대성공을 거뒀다. 2014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위는 ‘몬스터 길들이기’, 4위가 ‘블레이드’, 5위가 ‘세븐나이츠’, 8위가 ‘별이 되어라’였다.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위 4개의 모바일 액션 RPG들이 2014년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 10위권 내에서 약 45%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블레이드만 해도 2014년 한 해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이미 전 해부터 승승장구하던 ‘몬스터 길들이기’는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이전까지 이 정도로 단일 장르가 성공을 거둔 적은 없었다. 이들의 성공을 보고 더 많은 게임 회사가 모바일 액션 RPG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제 2015년은 누가 봐도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액션 RPG간에 격돌이 벌어질 참이었다.

▶ 게임로프트의 '던전헌터4'
▶ 저사양 고품질 그래픽을 내세운 불리언게임즈의 '다크어벤저2'. 해외에서 35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 액션 RPG 열풍은 국내만의 추세는 아니었다. 게임로프트는 전 해인 2013년 ‘던전 헌터4’를 내놓으며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신생 게임 개발사였던 불리언게임즈가 2013년과 2014년 잇달아 내놓은 ‘다크어벤저1’, ‘다크어벤저2’는 글로벌 다운로드 3500만건 이상, 17개 국가 앱스토어 장르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 핀콘의 '헬로 히어로'

한편으로는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이런 모바일 액션 RPG 열풍에 대해 씁쓸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2014년 한해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강타한 ‘몬스터 길들이기’, ‘별이 되어라!’, ‘세븐나이츠’ 모두 게임 내용면에 있어 전 해 출시되었던 핀콘의 ‘헬로 히어로’를 지나치게 벤치마킹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그나마 ‘블레이드’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화려한 그래픽과 다채로운 컨트롤로 차별화를 꾀해 201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모바일 액션 RPG의 체면을 살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모바일 액션 RPG의 초강세! ‘레이븐’ 2015년 모바일 게임 시장을 정복하다

모바일 액션 RPG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곳은 역시 넷마블이었다. 넷마블은 2013년 ‘몬스터 길들이기’, 2014년 ‘세븐나이츠’ 등 모바일 액션 RPG를 내세워 잇단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2015년에도 넷마블의 모바일 액션 RPG 공세는 계속되었다. 

 

2014년까지 모바일 액션 RPG의 대세가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내세우는 것이었다면, 2015년은 ‘정통성’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레이븐’의 등장이다.


 

넷마블이 2015년 3월 내놓은 ‘레이븐’은 이전과는 다른 규모의 모바일 액션 RPG다. 개발에만 100명 이상이 투입되었고, 개발비로 100억원 이상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지향의 모바일 액션 RPG였다. 

 

넷마블이 이렇게 ‘레이븐’에 들인 공은 과거 PC온라인 게임의 전성기 시절 소위 A급 게임 제작과 맞먹는 규모였다.

▶ 넷마블의 '레이븐'
▶ 레이븐은 특이하게 육성의 비중 면에서 무기에 크게 치중하는 방향을 택했다.

‘레이븐’은 전 해 4:33이 내놓았던 ‘블레이드’에 대항하기 위해 넷마블이 내놓은 비장의 카드였다. ‘블레이드’가 언리얼 엔진을 이용한 뛰어난 그래픽을 앞세웠다면, ‘레이븐’은 이전까지 그래픽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유니티 엔진을 오랜 시간 정교하게 다듬어 화려한 그래픽을 추구했다. 

 

캐릭터의 세세한 스탯을 찍는 것보다 장비에 공을 들이면 다양한 스킬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름 독창적인 육성도 추구했다.


 

이런 ‘레이븐’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2015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레이븐’은 압도적인 독주를 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같은 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6개의 상을 휩쓸었다. ‘세븐나이츠’가 기세를 올려 ‘레이븐’에 이은 매출 2위를 차지했지만, 결국 ‘레이븐’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그래도 2015년은 모바일 액션 RPG의 해였다. 한 해 동안 상위 매출 게임 중 모바일 액션 RPG의 매출 비중은 약 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 넥슨의 '히트'

한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히 지내던 넥슨은 2015년 11월 모바일 액션 RPG ‘HIT’를 꺼내 들고 반격에 나섰다. 

 

‘히트’는 출시 전부터 ‘리니지2’, ‘테라’ 등 굵직한 PC MMORPG에 참여한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의 경력으로 화제가 되었다. PC MMORPG의 경험을 살린 모바일 액션 RPG에 안팎의 시선이 쏠렸다.


 

‘히트’도 2015년의 모바일 액션 RPG 트랜드를 이어 ‘정통’ 액션을 추구한 게임이었다. 무게감 있는 분위기에 공중콤보나 던지기, 내려찍기 같은 다양한 액션 연출을 내세웠다. 

 

육성 면에서는 캐릭터보다는 장비에 좀 더 중점을 둔 ‘레이븐’의 트랜드를 그대로 이어갔다.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화려한 그래픽도 장점이었다.


 

비록 넥슨의 ‘히트’는 뒤늦게 등장했지만, 등장과 함께 돌풍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레이븐’의 아성을 위협했다. 11월 출시된 게임이 2015년 구글 플레이 전체 매출 순위 10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도 히트는 지속적인 인기와 함께 안정적인 세력 구축에 성공했다.

 

2016년, 대작 모바일 액션 RPG의 내리막길

2013년 ‘몬스터 길들이기’ 이후 2016년까지 모바일 액션 RPG는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는 모바일 액션 RPG를 위한 몫이었다. 

 

‘레이븐’에 이은 ‘히트’의 대성공으로 모바일 액션 RPG 열풍은 2016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 웹젠의 '뮤 오리진'. 뮤 오리진의 흥행은 이어질 모바일 MMORPG 유행의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불길한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는 2015년 ‘뮤 오리진’의 등장이다. 모바일에서 MMORPG는 안된다는 예측을 깨고 ‘뮤 오리진’은 대성공을 거뒀다. 

 

‘뮤 오리진’은 이질적인 게임이었다. 당시의 트랜드가 ‘자동전투’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MMORPG 장르의 게임을 표방하면서도 심각할 정도로 자동전투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실제로 젊은 게이머 사이에서 ‘뮤 오리진’에 대한 평가는 썩 좋지 않았다. 게임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극한 비판도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뮤 오리진’은 모든 예상을 깨고 매출 5위라는 성공을 거뒀다. 

 

복잡한 컨트롤을 싫어하고, 게임에 돈 쓰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아재’ 게이머들의 힘이었다. ‘뮤 오리진’의 대성공으로 다가오는 2016년은 모바일 MMORPG의 해가 될 것임이 뻔했다.

▶ 솔직히 말해 '뮤 오리진'은 너무나 노골적인 게임이었지만, 그 노골적인 면 때문에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다른 하나는 모바일 액션 RPG 장르 자체의 과열이다. 수많은 게임 회사들이 모바일 액션 RPG를 내놓으며 연예인을 기용한 화려한 마케팅에 치중하기 시작했다. 

 

너 나 할 것 없이 비슷한 모습의 모바일 액션 RPG를 만들며, 각자 ‘비싼 연예인’을 기용해 지하철이나 버스에 도배하는 모습이 일상이 되었다.


 

나름 일반인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정작 모바일 액션 RPG를 즐기던 게이머 사이에서는 ‘연예인 도배한 게임은 거르면 된다’는 반발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과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서서히 이전과는 달리 ‘굳어져’ 가고 있었다. 한 번 정상을 차지한 게임은 어지간해서는 내려오지 않는 장기집권 현상이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


 

2016년이 되자 이런 불길한 조짐은 현실이 되었다. 이전까지 ‘레이븐’이나 ‘히트’처럼 나름 ‘대작’을 표방한 모바일 액션 RPG가 매 년 시장에 진입해 성공을 거두었는데, 2016년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꽤 된 게임들이 순위권을 그대로 굳히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 4:33의 '로스트킹덤'. 사실상 2016년 등판한 거의 유일한 블록버스터 모바일 액션 RPG였다.

4:33이 2월 ‘로스트킹덤’으로 다시 한 번 모바일 액션 RPG에 도전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이어 신흥 모바일 게임 강자로 떠오르는 중국 출신의 모바일 액션 RPG도 몇 개 들어왔지만, 이들 역시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끝나고 말았다. 이전처럼 블록버스터를 지향한다는 모바일 액션 RPG의 등장은 크게 줄었다.


 

그나마 2016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히트’가 수상했지만, 이미 모바일 액션 RPG는 크게 기울고 있었다. 모바일 액션 RPG의 비중이 준 대신,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모바일 MMORPG가 그 자리를 메꾸기 시작했다. 

 

특히 12월 출시된 ‘리니지 레드나이츠’, 그리고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이들은 등장과 함께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유행은 완전히 모바일 MMORPG가 되었다.
모바일 액션 RPG는 몰락하지 않는다

지난해 말 출시된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그리고 올해 6월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게임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출시와 함께 매출 최상위권에 안착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올해는 ‘반지’나 ‘뮤 오리진’ 같은 모바일 MMORPG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게임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모바일 액션 RPG 장르는 처참하다. 지난 1월 4:33이 출시한 ‘삼국블레이드’를 제외하면 올해 새로 순위에 안착한 액션 RPG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지난날의 강자인 ‘별이 되어라’나 ‘레이븐’, ‘몬스터 길들이기’, ‘히트’ 등은 서서히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그나마 오랜 강자인 ‘세븐나이츠’가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한 때 블록버스터 모바일 게임으로 각광받던 모습도 이제는 옛말이다. 그래도 아직 모바일 액션 RPG를 포기하지 않은 곳도 있다. 지난 2014년 모바일 액션 RPG ‘블레이드’로 대성공을 거둔 액션스퀘어는 올해 초 ‘삼국블레이드’를 내놓으며 안착에 성공했다. 

▶ 액션스퀘어/4:33의 '삼국블레이드'. 2017년 유일하게 시장 안착에 성공한 모바일 액션 RPG다.
▶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블레이드2'. 전작의 명성을 이을지 기대된다.

액션스퀘어는 GDC 2017 언리얼 부스에서 ‘블레이드’의 후속작 ‘블레이드2’ 시연 영상을 공개하며 화제가 되었다.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전작을 잇는 화려한 그래픽과 화끈한 액션을 내세우고 있으며,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2012년 회사 설립 이후 오직 모바일 액션 RPG ‘다크어벤저’ 시리즈만 개발해 온 불리언게임즈는 오는 7월 27일 최신작인 ‘다크어벤저3’을 선보인다. 전작 ‘다크어벤저2’ 이후 3년만의 신작이다. 

 

‘다크어벤저’ 시리즈는 ‘저사양 고품질 그래픽’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글로벌 다운로드 350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해외에서 화제가 되었다.

▶ 오는 7월 27일 출시 예정인 불리언게임즈/넥슨의 '다크어벤저3'. 회사 설립 이후 오직 모바일 액션 RPG만 만들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공교롭게도 ‘다크어벤저3’은 언리얼 엔진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되었다. ‘저사양 고품질 그래픽’이라는 시리즈의 전통을 이으면서, 다양한 시점, 콘솔 액션 게임에서 보던 피니시 액션 등 액션 게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를 모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 때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절대 강자이던 모바일 액션 RPG는 최근 그 기세가 많이 사그라 들었다. 블록버스터급 게임의 등장이 크게 줄었으며, 중국 모바일 게임을 수입하는 회사들 조차도 모바일 액션 RPG보다는 다른 장르 특히 MMORPG 장르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리언게임즈의 ‘다크어벤저3’나 액션스퀘어의 ‘블레이드2’ 등 오로지 모바일 액션 RPG만 파는 회사도 여전히 남아 있다. 

 

오랜만에 대작 모바일 액션 RPG를 표방하는 이들 게임이 과연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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