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레벨부터 시작되는 지옥의 레벨 노가다' 리니지M 해봤더니..

조회수 2017. 6. 23. 10: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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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하게 플레이 할 유저라면 리니지M은 시작도 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지도 모릅니다.

21일 0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시작부터 개인거래 및 거래소 불발 같은 악재가 겹쳤지만, 출시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찍을 정도로 좋은 출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 의미로 화제작인 만큼, 기자도 간단히 체험해봤습니다.


원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그래픽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그래픽입니다. 더 좋게 만들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던 광고처럼, 리니지M은 정말 온라인 버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화면이 작은 탓에 조금 더 좋아보이는 착각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그대로입니다.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편의성 부분에서 개선된 것들도 있습니다. 3단 가속 시 빠르게 걷기만 하던 캐릭터에게 달리는 모션이 생겼다거나, 내가 어떤 적을 공격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다거나, 공격 시 크리티컬 여부 등을 알려주는 이펙트의 추가 등이 대표적이죠.

▶초반 레벨업을 도와주는 허수아비부터 리니지의 주요 몬스터까지. 원작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타겟팅한 몬스터는 테두리가 밝게 빛나므로, 자신이 어떤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외의 부분에서는 꽤 많은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원작에는 없던 NPC에 컷인 그래픽이 생겼다던가, 일부 이벤트에서도 화려한 일러스트가 추가됐다거나 하는 식이죠.

▶NPC들의 일러스트도 추가됐습니다. 라이브2D가 적용돼 계속 움직입니다.
▶스테이터스 창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 그래픽도 움직입니다. 과격한 움직임은 아니고, 숨을 쉬는 정도죠.
▶리니지를 플레이하던 유저라면 '이런 것까지 구현했어?'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들. 근데 솔직히... 포세이든, 구문룡 같은 이름의 NPC가 나왔을 때는 조금 뿜었습니다.


자동 사냥에 퀘스트까지, 쉬운 '초반' 레벨업

리니지는 성장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사실 기자는 6년 전 2개월 간 리니지를 했었는데요, 한 달을 꼬박 플레이해도 '데스렙'이라 불리는 52레벨까지 도달하지 못했었습니다. 안내가 따로 없어서 레벨업 동선도 알기 힘들었고, 일정 레벨 이상에 도달하면 경험치 보너스를 달고도 0.003%씩 올라가는 경험치를 보면서 좌절했었거든요. 49레벨쯤 되니 3시간에 1%...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접었던 기억이 납니다.


리니지M을 시작할 때도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습니다. 간담회에서도 초반 튜토리얼 퀘스트를 제외하면 원작과 동일하게 유저의 자유에 맡긴다고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개발자가 이야기한 '초반'은 생각보다 상당히 길었습니다. 무려 45레벨까지 퀘스트를 통해 레벨업할 수 있거든요.


45레벨까지는 끊임없이 퀘스트를 주며 레벨업을 도와줍니다. 몬스터 사냥 시 들어오는 경험치도 짭짤하고, 어지간하면 죽을 일도 없어서 물약 사두고 자동사냥을 돌려두면 쉽게 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과금 없이도 약 5시간 만에 45레벨에 도달할 수 있었을 정도라 생각보다 괜찮은 템포였어요. 경험치뿐만 아니라 아데나, 장비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원작보다는 훨씬 허들이 낮아졌다고 볼 수 있지요.


다만, 플레이어를 시험한다면서 몬스터를 잡아오라거나, 흑기사를 30마리 잡아왔더니 아직 부족하니 30마리를 더 잡아오라거나, 녀석들이 말을 듣지 않으니 혼내주고 오라는 등 몬스터 사냥이 퀘스트의 대부분인 점은 아쉬웠습니다.

▶강요는 안한다고 하지만...


45레벨부터 지옥의 레벨 노가다가 시작된다!

하지만 퀘스트는 45레벨에서 끊깁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45레벨에 얻는 퀘스트가 '46레벨 되기'입니다. 여기서부터 리니지 원작의 경악스러운 레벨 노가다를 경험할 수 있지요.


기본적으로 '아인하사드의 축복'으로 경험치 획득률 700%의 보너스를 받아도 몬스터 하나당 0.03~0.05%씩 올라갑니다. 자동 사냥을 돌려놓을 수는 있다지만, 사망할 경우 5%의 경험치, 약 160마리 분의 몬스터를 잡은 게 모두 허사가 되니 계속 화면을 주시해야합니다.

▶아... ㅡㅡ 필드나 던전에는 상당히 강력한 중간 보스 몬스터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 화면을 주시해야 합니다. 소중한 경험치를 5%나 잃어버리니까요.
▶다행히 하루에 세 번은 잃어버린 경험치를 무료로 모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횟수를 모두 사용하면, 아데나를 통해 잃어버린 경험치의 70%인 3.5%를, 다이아를 사용하면 잃어버린 경험치 100%를 모두 찾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무기 강화 주문서가 나올지, 방어구 강화 주문서가 나올지 알 수도 없고, 하루 구입 가능한 개수도 10개로 제한돼있습니다. 유저간 거래도 안되니 돈을 벌려면 사냥 뿐이고, 그래서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6검 4셋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냥하려면 선행 준비도 꽤 필요합니다. 먼저, 흔히 '6검 4셋'이라고 부르는, +6 강화가 된 무기와 +4 강화가 된 방어구 세트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핵심 아이템인 '무기 강화 주문서', '방어구 강화 주문서'가 필요한데, 게임 내 상점에서 거금 120,000 아데나를 주고 구입해야 합니다.

▶주문서 상자. 너무 비싼데다가 10회 구매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게다가 정식 서비스 이후 2주간만 판매한다고 써있죠. 채팅창을 보면 '젤', '데이'(*강화 주문서의 속칭) 어디서 사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을 정도로 중요한 아이템인데 말이죠.
▶그리고 패키지 탭에서 판매 중인 '용사 장비 패키지'. 6검 4셋을 단박에 얻을 수 있죠. 장비 강화 주문서를 얻기 어려운 점과 맞물려 생각하니 꼭 '이걸 사라!'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필요한 건 '아인하사드의 축복'입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앞서 이야기한 '경험치 획득률 보너스'와 '아데나 획득률 보너스', 그리고 '장비 아이템 획득'과 관련된 버프로, 원활한 레벨업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버프입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소모되며, 충전하려면 일정 시간 기다리거나 유료 아이템 '드래곤의 다이아몬드'를 구입해 충전해야합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 레벨업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평소엔 초록색이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을 충전하면 노랗게 빛나면서 각종 보너스도 업그레이드됩니다. 참고로 45레벨에 웰던 마을 앞 산적 기준 아인하사드의 축복 700%일 때 0.03%, 200%일 때 0.015%, 축복이 없을 때는 0.005%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획득 가능한 아이템까지 관장합니다. 이처럼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없을 때는 '거래 불가 장비 획득 가능'인데, 이러면 돈이 될만한 아이템을 주워도 나중에 거래소에서 아데나로 바꿀 수 없습니다. 축복이 없을 때 하는 사냥이 소용이 없는 거죠. 그래서 이를 문제삼는 유저들도 볼 수 있습니다.
▶2%가 넘는 대량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시련 던전'이 있는데, 여기서도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필요합니다. 다시 돌려면 다이아 같은 유료 재화가 필요하고요.


만약, 어느 것도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강한 몬스터를 잡을 수 없으니 약한 몬스터가 주는 적은 경험치 만으로 레벨업을 해야합니다. 무과금으로 한다고 쳐도 너무나도 가혹한 노가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공식 커뮤니티에서도 45레벨의 벽에 막혀서 사냥터나 레벨업 방법에 대해 묻기도 하고, 심지어는 게임을 떠나는 유저들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선행 준비들은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됩니다. 6검 4셋도 54.99달러에 판매 중인 '용사 패키지'를 구입하면 바로 획득할 수 있고, 아인하사드의 축복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충전할 수 있거든요. 개인거래와 거래소가 막힌 지금, 해당 레벨을 돌파할 수 있는 수단이 말도 안될 정도로 오랜 시간을 들인 노가다와 과금 뿐이라는 건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리니지는 원래 이랬다'라고 생각하는 유저에게 추천

그래픽부터 성장의 가혹함까지, 원작의 요소를 속속 가져온 리니지M이었습니다. 특히, 가혹함 만큼은 6년 전의 악몽을 다시 떠오르게 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혹자는 이런 가혹함을 리니지의 개성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리니지는 원래 이랬다."면서 불만 없이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있거든요.


그러니 "리니지는 원래 가혹했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 아니라면, 캐주얼하게 플레이 할 유저라면 리니지M은 시작도 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지도 모릅니다. MMORPG의 초기 콘텐츠인 육성부터 허들이 상당히 높은 게임이니까요.

기자는 일단 레벨 45에 90%까지 올렸으니... 46레벨 이후 주는 퀘스트에 희망을 걸어보려 합니다. 이미 이 구간을 뚫은 유저들의 말을 들어보면 비슷한 거 같지만요.


* 23일 10시 25분 수정

22일 저녁 패치로 체험기 작성 시점과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1. 아인하사드의 축복 변경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없어도 재료 아이템 획득 가능. 기존에는 획득이 불가능했음.

시련던전 입장에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40개 들던 게 10개로 축소.

사냥 시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줄어드는 양이 대폭 감소. 기존엔 한 마리당 하나씩 줄어들었다면, 세 마리당 하나씩 줄어든다. 


2. 강화 주문서의 획득 방법 추가 

기란 마을의 NPC '데이젤'에게 무기 강화 주문서, 갑옷 강화 주문서를 구입할 수 있게 됨. 1일 10장까지만 구입할 수 있음. 또, 기존에 강화 주문서를 얻을 수 있었던 '강화 주문서 상자'에서는 일정 확률로 '축복받은 무기 강화 주문서', '축복받은 갑옷 강화 주문서'를 얻을 수 있게 됨.


3. 45레벨 퀘스트 변경

기존 '46레벨 달성'에서 몬스터를 잡으면 대량의 경험치를 주는 퀘스트로 변경. 퀘스트 변경에 따라 기존 선공형이었던 몬스터들도 퀘스트 진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비선공으로 변경. 기란 감옥, 밀림지대 등이 이에 속함.

위 아인하사드의 축복 변경과 맞물려 레벨업이 쉬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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