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모바일 게임의 역사] 달리고 달린다! 러닝 액션게임의 세계

조회수 2017. 5. 29. 16:2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장애물을 피하며 목적지를 향해 끝없이 내달리는 단순한 게임

어릴 적부터 게임을 했던 사람이라면 ‘남극 탐험’에 대한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필자는 펭귄과 함께 넓디 넓은 남극을 내달리며 다음 기지의 깃발은 무엇일지, 태극기는 언제 나올지 기대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나오지 않았지만.



‘남극 탐험’은 요즘 인기를 끄는 윈드러너, 쿠키런과 같은 ‘러닝 액션게임’의 시초로 여겨지는 게임이다. 


‘러닝 액션게임’은 장애물을 피하며 목적지를 향해 끝없이 내달리는 단순한 게임성을 보여주는 장르지만, 그런 만큼 차별화하기 어려워 콘솔, PC 게임 시장에서는 주목 받지 못했다.

▲ 러닝 액션게임의 시초격으로 여겨지는 '남극 탐험'(원제 '결국 남극대모험')
천대받던 러닝 액션게임, 모바일 플랫폼에서 인기 장르로

단순해서 차별화가 힘들어 천대받던 러닝 액션게임이지만, 간편한 캐주얼 게임이 강세인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그 단순함을 무기로 인기 장르가 됐다. 


버튼 하나면 되는 간편한 조작과 끝까지 도달하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룰에 친구들과 성적을 겨루거나 도움을 주고 받는 소셜 요소, 매력적인 캐릭터를 더해 큰 인기를 끌었다.



초기의 모바일 러닝 액션게임은 2003년 출시된 게임빌의 ‘놈’이 대표적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 무작정 달리는 ‘놈’이 주인공으로, 당시 세계 최초로 핸드폰을 돌려가며 하는 게임으로 유명했다. 


화면을 돌려야 하는 벽 앞, 장애물, 적 앞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알아서 다 해주는 간단한 조작과 ‘놈’의 독특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 게임빌의 초창기 모바일 게임 중 하나인 놈

스마트폰 러닝 액션게임의 대표적인 예로는 2011년 출시된 이맨지 스튜디오의 ‘템플런’이 있다. 


주인공이 유적에서 보물을 훔쳐 달아나는 것이 목적으로, 상하좌우 터치 슬라이드 조작, 핸드폰 기울임을 통한 조작을 통해 3D 종스크롤 러닝 액션게임의 기틀을 잡았다고 평가 받는 게임이다. 



1편과 2편을 합쳐 10억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디즈니와 연계해 ‘템플런: 브레이브’와 같은 외전 시리즈도 등장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수많은 아류작이 쏟아져 나왔지만, 템플런 만큼의 성공은 하지 못했다.

▲ 템플런
러닝 액션게임 열풍의 주역, 윈드러너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러닝 액션게임을 꼽자면 단연 위메이드의 윈드러너 for Kakao를 꼽을 수 있다. 


링크투모로우가 개발한 윈드러너는 깔끔한 그래픽과 다양한 성능의 캐릭터와 펫이 특징이며, 점프 타이밍만 신경 쓰면 되는 간단한 조작으로 출시 이후 12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 달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3년 대한민국게임대상 모바일 게임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 윈드러너.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1년 만의 신작인 윈드러너2는 전작과는 확연히 달라진 게임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스테이지 구분 없이 죽을 때까지 달리던 1편과 다르게, 스테이지 클리어 형식으로 바뀌었으며 기존 2단 점프 외에도 벽 점프, 매달리기, 공격 등 다양한 조작이 추가됐다. 카메라 줌인, 줌아웃 등 시각적 효과가 추가된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윈드러너2는 전작의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여줬다. 게임은 자동 달리기 + 원 버튼 방식인데 반해, 스테이지는 암기력과 칼 같은 타이밍을 요구하는 고난도 장치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개발자가 짜놓은 대로만 해야 하는 게임이 돼버린 것. 전작과 같은 가벼움을 바라고 시작한 유저들은 높은 난도에 좌절해 게임을 접었고, 이는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단순하지만 차별화가 어려운 러닝 액션게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여러가지 참신한 시도가 돋보였던 윈드러너2
단순한 게임성을 귀여운 캐릭터로 하드 캐리! 쿠키런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은 윈드러너의 뒤를 이어 가장 흥행하고 있는 모바일 러닝 액션게임이다. 


마녀의 오븐에서 탈출하는 쿠키들의 이야기를 그린 게임으로, 탈출을 주도한 ‘용감한 쿠키군’을 비롯해 ‘락스타맛 쿠키’, ‘탐험가맛 쿠키’, ‘좀비맛 쿠키’ 같은 다양한 성격과 설정을 가진 쿠키가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자체는 이단 점프와 슬라이딩으로 장애물을 해쳐 나가는 평범한 방식이지만, 쿠키들의 설정과 캐릭터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쿠션, 인형, 스티커 등의 캐릭터 상품과 공식 만화는 물론이고, 유저들이 쿠키들의 설정을 활용해 일러스트를 그리거나 뮤직 비디오를 만드는 등 모바일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동인활동이 활발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게임이기도 하다. 전작인 오븐브레이크, 오븐브레이크 2의 경우 해외에 먼저 출시돼 인지도를 쌓았으며, 쿠키런 출시 이후에는 일본, 대만, 태국 등을 포함한 10개 국가에서 무료 다운로드 인기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12월에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6천500만 건, 누적 플레이 수 150억 회를 돌파했다.

▲ 쿠키런. 쿠키들의 설정이 서로 맞물리는 것을 볼 때 전율을 느낀다는 게이머도 있었다.
▲ 쿠키런의 흥행을 이어받은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 온 다른 장르와는 달리, 러닝 액션게임은 큰 변화는 없었다. 


급변하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검증된 게임들과 비슷하게 냈다가는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섣부른 게임성의 변화는 앞서 이야기 한 윈드러너2의 사례처럼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한 때 주류 장르였던 러닝 액션게임 장르의 신작이 적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2015년에는 새로운 시도의 러닝 액션게임 신작이 등장해 장르의 변화를 이끌어 오길 바란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