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춤을 추게 만드는 젠하이저의 리듬감과 촉감 - Sennheiser IE 300 이어폰

조회수 2021. 2. 26. 16: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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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에서 최신 유선 이어폰인 IE 300을 새로 내놓았다. 마치 유선 이어폰 시장을 없어지기라도 한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그렇지만, 음질을 더 우선하는 수요가 중시된다면 절대로 유선 이어폰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무선과 유선을 오가면서 그 어쩔 수 없는 음질적 간극은 더 선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어폰도 시대적인 트렌드에 따라 디테일하게 상품성이 변화하는 듯 하다. 유선 이어폰은 무선 이어폰 대비 확고한 장점들을 만들어야 했을 것이다. 젠하이저는 이어폰/헤드폰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저명한 제작사인만큼 제품의 매우 디테일한 부분까지 새롭게 개선시키면서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일단 가벼워야 한다. 경량이어야 착용감도 좋을 수 있고 휴대도 간편하며 귀에 부담이 적다. 심지어 가벼운 소재가 불필요한 공명을 적게 만들면서 음질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무겁다고 음질에 무조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지만, 젠하이저가 추구하는 뉴트럴하면서도 경쾌하고 맑은 음에는 무거운 것보다는 가벼운 것이 더 도움이 되는 듯 하다.


외관만 봤을 때는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도 첫인상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젠하이저에서는 낮은 대역에서의 공명을 줄이기 위해 무거운 재질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내부에서 별도의 챔버를 설계하면서 공기의 순환을 빠르게 하도록 설계했다. 공기의 순환이 빠르면 아무래도 음이 무거워지기 보다는 중고음 위주로 좀 더 맑고 화사한 음을 재생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7mm 신형 XWB(Extra Wide Band) 트랜스듀서를 결합하여 원하는 음질을 만들어냈다. XWB 트랜스듀서라는 것은 직역하자면 작지만 넓은 구간을 재생할 수 있는 드라이버 유닛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 하다.


이렇게 하우징 자체는 경량화를 하면서 공기의 순환을 빠르게 하고 낮은 대역의 공명을 줄이게 되면, 중고음의 상쾌함과 화사함을 얻을 수 있고 미묘하게 중고음의 섬세함과 촉촉한 질감도 얻을 수 있으며, 저음이 무겁지 않으면서도 경쾌하게 재생되게 된다.


젠하이저는 이번 제품을 개발하면서 이 작은 이어폰 내부에서의 공기 에너지의 흐름과 조절, 속도까지도 정밀하게 계산하여 설계를 한 것이다. 오랜 노하우에 의한 기술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겉모양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선 이어폰이 파손되거나 고장나는 원인 중에 케이블이 단선되거나 피복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은데, 젠하이저에서는 수천번 구부려도 훼손되지 않는 파라-아라미드 케이블을 준비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이 케이블은 대단히 견고한 방식으로 착탈이 가능하며,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겪게 되는 상당히 스트레스트 중의 하나인 섬의 꼬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케이블의 끝부분에는 귀의 모양이 맞춰서 귀걸이처럼 모양을 변경시킬 수 있는 이어 후크 기능도 탑재되어서 사용자의 귀 형태에 따라 조절하여 쾌적하게 착용시킬 수 있게 하였다.

젠하이저 고유한 음색, 가장 보편적으로 음악적인 음색

IE 300은 젠하이저의 모델치고 크게 고가 기종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도 젠하이저만의 장점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젠하이저의 디자인은 다소 뻣뻣하고 뚜박한 디자인이며 컬러풀한 색상도 별로 이용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독일 제작사 특유의 보수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의외로 그런 디자인과는 별개로 음질 자체는 감성적인 느낌을 잃지 않고 있으며, 자극적인 음색도 아니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저음이 강하거나 칼칼한 느낌도 아니다. 중고음을 순하게 재생하는 듯 하면서도 섬세함과 화사함, 맑은 느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며, 적절한 중음역대의 볼륨감과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편이다.


그래서 결국은 젠하이저보다 더 칼칼하게 귀를 파고드는 음색의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제법 있을 수는 있지만, 음색의 밸런스적인 측면이나 볼륨감과 음의 밀도, 적절한 온기감을 갖춘 질감의 표현력 등은 젠하이저가 더 우수하게 표현되곤 한다.


IE 300도 마찬가지인데, 같은 젠하이저의 무선 이어폰보다 좀 더 맑음의 느낌이나 섬세함의 느낌, 순수하면서도 상쾌한 느낌이 좀 더 넓고 입체적으로 표현되는 느낌이 우수하다.

 

Diana Krall - S’wonderful

맑고 곱다. 여기서 더 고급스러운 음이 나올 때는 실키하다거나 영롱하다는 표현을 쓰게 되는데 거의 거기에 준하는 음이다. 찌는 음이 아니어서 좋다. 한동안 이어폰과 헤드폰을 많이 애용하다가 이어폰을 안 쓰게 되었는데, 그 특유의 강하고 피곤함 때문이었다. 일부 제품들이 그랬었다. 그런데 이 제품은 해상력도 뛰어나고 질감도 뛰어나면서 대단히 맑은 음을 들려준다.


음이 답답하면 절대로 맑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소위 박스형 라우드 스피커로 듣는 음질과 직접 비교가 힘든 부분이 있지만, 귀에 직접적으로 들리는 촉감이나 질감만으로는 200만원 이상의 북쉘프 스피커에서 재생되는 음과 비교할만 하다.


재즈 음악 특유의 감미로움이나 부드럽고 매끄럽게 이어지는 배음과 잔향의 맛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한마디로 그 표현력 자체가 저렴한 제품들처럼 단조롭지 않아서 좋다. 거기에서 급의 차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적절한 볼륨감과 잔향감을 표현해 주면서도 답답함은 당연히 없고 숨을 고르는 소리나 입술이 접촉하면서 들리는 그런 섬세하면서도 촉감의 표현들이 고급스럽게 잘 되고 있다.

Dua Lifa - Break My Heart

저음은 뭔가 파괴적으로 강력한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역시 젠하이저는 피곤하고 맹렬한 음을 내기 보다는 중립적이면서도 완만하고 볼륨감이 있으면서도 질감 좋은 음을 들려주는 편이다. 물론, 그렇다고 저음이 답답하게 풀어지는 느낌도 아니고 저음의 양감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저음의 양감이나 단단함을 10점 만점으로 채점한다면 각각 7.5점씩 주고 싶다. 저음의 양감이라는 것은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저음의 탄력감과 단단함은 약간 더 좋아도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쉽다는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답답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팝음악이나 아이돌 음악을 주로 듣는 나보다 더 젊은 유저들이나 이어폰을 자주 이용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약간 더 칼칼하게 재생되기를 바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그정도가 되면 귀가 피곤해서 아예 사용하지 않게 될 것 같다.


음악을 바꿔서 TOTO 앰범을 재생하니까 또 충분히 챙챙거리면서 짜릿한 음을 내준다. TOTO I’ll Supply the Love 같은 곡을 들을 때는 볼륨을 오히려 살짝 줄이게 된다. 전체적인 개방감 및 생동감까지 돈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만듦새나 디자인을 봤을 때는 책정된 가격에 비해 약간 고개를 갸우뚱 하기는 했지만, 음질은 만

Nils Lofgren – Keith Don’t Go

하이파이 오디오를 테스트할 때 많이 사용했던 곡이다. 기타 음에서 맹렬한 에너지가 느껴지고 짜릿함이 느껴지는 곡이며, 기타 연주곡인데도 마치 엄청난 희열감과 임팩트가 뿜어져 나오는 락음악이나 혹은 대편성 관현악곡의 클라이막스부를 듣는 것과 같은 파노라마틱한 희열감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물론, 다소 피곤한 음을 내는 오디오로 듣게 되면 그러한 희열감을 느끼고 나서 바로 다른 장르의 섬세한 곡들을 들을 수가 없도록 마비가 되어 버리는 감도 있는데, 확실히 젠하이저는 이런 곡들을 귀가 짜릿할 정도로 혹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들려주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필자는 그게 오히려 마음에 든다. 그렇다고 해서 답답하게 표현한다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또렷또렷하면서도 저음부의 탄력감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짜릿할 정도는 아니며, 젠하이저가 어느정도의 볼륨감을 기반으로 얇고 가벼우며 음의 이탈감이나 쏘는 느낌이 강하도록 음을 재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Chuck Mangione – Children of Sanchez

빠르고 경쾌하며 강단의 표현과 현란함까지 있는 열정이 느껴지는 연주곡이다. 타악기도 있고 관악기도 있고 목소리도 있는 곡이어서 음질이 단조롭게 표현되는 오디오에서는 특유의 감흥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이어폰의 모양만 보고 재생되는 에너지나 임팩트가 부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음을 들려줬다. 전체적인 임팩트나 중저음의 깊이감은 아주 약간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이어폰 폼팁의 교체로 약간 개선이 가능하며, 그렇게 처리를 했을 경우는 딱히 불만은 없이 기분 좋게 이 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치고 빠지는 타악기의 경쾌함과 스피드, 타격감과 다른 악기들의 음 분리감도 좋으면서 전체적인 탄력감을 잘 유지하고 있다. 재즈스러운 음의 유연함이나 무드감을 잘 유지한 상태에서 음의 강약 표현도 적절하게 잘 표현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림 – 출국

젠하이저 이어폰으로 감상하면서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저음의 볼륨감 양감, 탄력감 모두 적합하다. 부실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아주 근사하게 들린다. 발라드 음악 특유의 감미로움과 섬세한 표현력들을 가장 적절하게 들려준다고 생각된다. 악기 재생음의 풍요로움과 적절한 질감의 표현은 물론, 보컬의 목소리에서도 근사한 감정이 잘 묻어 나오고 있다.


이렇게 설명하면, 어떤 느낌인지 정말 이해하기 힘들기는 하겠지만, 음이 차갑지 않고 피곤하지 않으면서도 섬세하면서도 맑은 중음을 풍부하게 재생해 준다고 가정하면 된다. 다만, 그 풍요로움이 뭔가 밸런스가 무너질만큼 답답하거나 뭔가 막이 씌인듯한 느낌은 아니다.


풍요롭다고 할만큼 풍부한 표현력을 들려주지만, 전체적인 리듬감이나 경쾌함이 좋아서 이와 유사한 음악들을 들으면서 상당히 기분이 좋아짐을 느낄 수 있다. 볼륨감과 질감을 유지하면서 답답하지 않게끔 소리의 속도와 탄력, 분리도와 섬세함 등을 이정도만이라도 유지한다는 것이 칭찬할만한 일인 것이다.

Anne Gastinel – Schubert Arpegione Sonata

이어폰으로 클래식을 깊게 감상하는 분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긴 하지만, 음악 애호가 입장에서는 클래식을 선호하는 유저층이 제법 될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클래식 감상자들은 이어폰보다는 좀 더 큰 울림통에서 나오는 음을 더 선호할 것이다. 그 이유는 클래식에서 그만큼 소리의 울림과 여운, 잔향, 하모니 같은 요소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어폰은 음의 여운이나 잔향, 깊이감을 중시하기 보다는 100프로 직접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을 차분하게 감상한다는 용도로는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많은 것이다.


또 클래식은 스튜디오 녹음도 요즘은 많지만, 여전히 넓은 공연장이나 연주회장 등에서 녹음하는 녹음된 경우도 많고, 스튜디오 녹음이라 하더라도 마이크로폰을 직접 대고 녹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리의 울림이나 여운이라는 것이 녹음된 소스 자체에도 묻어 나올 수 밖에 없다.


악기 자체도 대부분 전자악기가 아니라 어쿠스틱 악기이기 때문에 악기 자체에서도 울림과 여운, 하모니가 중요하게 표현된다. 그런데 수준이 낮은 이어폰들의 경우는 이런 울림과 하모니를 단조롭게 표현해 버리는 경우가 많으며, 제작사 입장에서도 그런 개념을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무선 이어폰들 중에서도 음질이 제법 좋다는 인기 제품들은 클래식을 감상하기에 크게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젠하이저 IE 300은 거기에 더해서 하모니의 표현력이 좀 더 낫게 표현된다. 소리의 뉘앙스와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하모니의 표현력이 좀 더 풍부하고 좀 더 섬세하다. 젠하이저의 디자인은 대부분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의외로 섬세하면서도 질감이 좋은 음을 들려준다고 할 수 있다.


무선 이어폰들의 음이 DVD타이틀 중에서 화질이 좋은 타이틀 정도의 수준이거나 그중에서 가장좋은 음질이 HD방송에 거의 근접한 수준의 음질이라면, 젠하이저 IE 300의 음질은 확실한 HD급에 속한다고 하겠다. 아직 4K 수준까지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좋은 칭찬이라고 하겠다.


피아노 음의 영롱함이나 음역의 표현도 제법 잘 구현해 주고 있으며, 공간감의 깊이나 현악기의 음도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함께 잘 표현해 주고 있어서 만족스럽다.

 


유선과 무선의 음질 차이는 크다

모든 유선 이어폰이 모든 무선 이어폰보다 음질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젠하이저 IE 300은 비슷한 가격대의 무선 이어폰보다는 당연히 음질이 더 우수하다.


물론, 편의성 면에서는 무선 이어폰이 더 낫다고 하겠지만, 유선 이어폰은 충전을 해야 될 필요도 없으며, 이어폰 한쪽만 잃어버리는 일도 거의 없다. 그리고 아무리 오랫동안 사용하더라도 호환 방식이나 버전 같은 것이 바뀌는 일도 없다. 유선 이어폰은 어쩌면 가장 오래된 방식이면서도 앞으로도 버전이나 호환 방식 등에 있어서 전혀 바뀔 것이 없는 안전한 방식이며 오래갈 방식이다.


무선 이어폰은 블루투스 전송 방식이나 통화 방식 등에서 새로운 버전이 나오거나 새로운 기능들이 나온다면 그동안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그대로 구형이 되어 버리거나 유행에서 뒤쳐지는 기종이 되어버리지만, 유선 이어폰은 그럴 일이 별로 없다.


유선 이어폰은 유행이라는 것이 거의 없고 유선 이어폰으로서의 새로운 호환 방식이나 버전 같은 것도 없지만, 음질이 무선 이어폰보다 기본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점은 고유한 장점이다.


춤을 추게 만드는 젠하이저의 리듬감과 촉감

모 유명 무선 이어폰 광고에서 남자 모델과 여자 모델이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아름답고 현란한 춤을 추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무선 이어폰의 음질이나 거기에서 재생되는 음악에서의 표현력이나 생동감, 음악적인 촉감 등에서 춤을 출 정도는 아니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기대보다 음질이 좋을 때는 손이 되었든 다리가 되었든 어깨가 되었든 장단을 맞추고 리듬을 타기 마련인데, 젠하이저 IE 300은 리듬을 탈 정도의 음질적 감흥은 전달해 주고 있다.


이것은 유선과 무선과의 상품성 차이이기도 하며 음질의 문제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치 세상에 유선 이어폰이 없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고, 수많은 이어폰 제작사에서 무선 이어폰을 출시했지만, 무선 이어폰의 장점과 유선 이어폰의 장점은 확연히 다름을 확인했다. 젠하이저가 들려주는 최신 트랜드의 음질을 체감해 보기에 적절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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