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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스피커의 시대

조회수 2020. 3. 11. 10: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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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udio Focus 20, 30, 60 XD 스피커

스마트 스피커의 시대

‘앰프와 스피커는 서로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합니다’ 다인오디오의 두 관계자 - 아카데미 & 컨텐츠 - 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포커스 XD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는 동영상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말이야말로 액티브 스피커의 본질이자, 패시브를 기반으로 하는 다인오디오의 라인업 중에 액티브 스피커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매우 적절한 설명이 아닐까 싶다. 취미성이 강한 오디오의 영역에서도 편리함과 새로운 개념의 흥미는 언제나 유효하다. 매일 쓸고 닦아주고픈 애지중지가 있는가 하면 구석구석 알아서 치워주는 신기방기 또한 의미가 큰 것이다.


다인오디오의 포커스 라인이 일신 우일신 진화를 거쳤다. 패시브에서 액티브로, 액티브 시스템에 스마트 DSP를 업데이트해서 또 다른 제품들이 되어있다. 이로써 다인오디오는 제오(XEO)와 포커스(FOCUS) 두 개의 무선 액티브 라인업을 보유하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처음 제오 시리즈가 막 출시되었을 때 많은 호기심으로 달려들었던 데 비해서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던 건 무선 신호가 끊김없이 원활하게 재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용 무선 허브 ‘커넥트(Connect)’의 초기 버전인 ‘허브(Hub)’와의 연결이 석연치 않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제오는 달착륙을 성급히 시도한 아폴로 계획처럼 아직은 베타 버전이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필자와 유사한 경험을 갖고 있는 오디오파일들이라면 포커스 XD가 그런 기억을 정화시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세 가지 전 모델을 하루에 모두 시청을 해 본 결과 그러하다. 앰프가 사라진 스피커에 전원 케이블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의식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고 뛰어난 품질의 사운드를 매우 홀가분하게 들려주고 있었다. 시청을 하는 내내 집에 가져가서 스피커의 위치를 바꿔가며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반복해서 샘솟았다.


포커스 XD 삼형제

고전적인 아날로그 드라이브 시스템에서는 앰프로부터의 전류가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거쳐 각 대역의 경로를 타고 흐르게 되는데, 포커스 XD에서는 디지털 크로스오버를 거친 후 비로소 각 대역을 드라이브하는 스위칭 앰프로 신호가 입력된다. 이 디지털 크로스오버가 포커스 XD버전 DSP이며 포괄적으로는 디지털과 액티브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드라이브 시스템이 된다.

안정적이고 왜곡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디지털 드라이브의 장점은 물론 크다. 수치적으로 아날로그보다 정확하고 대역별 각 신호간 간섭을 신경쓸 필요가 없다. 크로스오버 어셈블리가 주렁주렁 크고 무거울 필요도 없고 방열이나 방진 등의 외부 에너지에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제작자에 따르면 디지털의 장점은 여기에 더해서 아날로그에 비해 헤드룸이 넓고 보다 파워풀하다는 것도 추가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장점은 스피커 드라이버의 설계자가 그에 맞는 최적의 앰프를 제작하기 때문에 스피커와 앰프를 직관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포커스 시리즈는 원래 컨투어와 오디언스 사이에 있던 동일한 패시브 라인업이었다. 중간에 있던 포커스를 액티브 버전으로 변경한 것은 마케팅 차원에서 봤을 때 촘촘한 간격의 다인오디오 포트폴리오내에서 세 시리즈를 모두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여겨진다. 액티브로 트랜스폼된 2세대 포커스 시리즈에서 크로스오버를 다시 개량하면서 제품명 숫자(200, 400, 600)를 하나씩 줄이고 현재의 20, 30, 60 이 되었다.

▲ Focus 20 XD 후면

제품의 구성을 살펴보자. 스피커 뒷면에 앰프의 약식 콘트롤 패널이 있다고 생각하면 대략 맞는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전원 케이블 인렛이 있고 파워스위치가 있다. 모든 스피커는 좌우가 구분되어 표기되어 있고, 각기 마스터 슬레이브 혹은 익스터널모드로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익스터널(External) 모드에 두면 모든 입력신호가 최대치로 세팅이 되니 실수로라도 선택을 해서 갑작스런 음량이 빵 터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할 듯 싶다. 바로 옆에 멀티룸 기능이 있어서 총 3조의 스피커를 각기 다른 곳에 두고 콘트롤할 수 있다. 레드 그린 블루 각 룸의 결정은 리모콘으로 가능하다. 그 다음으로 높은 대역의 출력을 1dB 씩 내리거나 높일 수 있다. 취향이나 시청공간의 상황에 따라 높은 대역을 밝거나 선명하게 혹은 반대로 보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볼륨처럼 생긴 노브로 스피커의 위치에 따라 어쿠스틱을 조정하게 하는 신박한 기능도 있다. 벽쪽에 붙였을 때, 구석에 놓았을 때, 그리고 일반적인 위치일 때 이렇게 세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USB에 파일을 저장해서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디지털은 입력과 출력, 아날로그는 입력을 유선으로도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으며 아날로그의 경우 입력 소스에 따라 상하 6dB씩 입력감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각 스피커의 안쪽면 모서리에는 입력에 대한 상황을 모니터할 수 있는 가늘고 긴 디스플레이가 있는데, 램프가 꺼져있을 때는 내부가 보이지 않지만 총 10개의 LED가 세로로 나열되어 있다. 신호가 정상입력되기 시작하면 맨 아래쪽 LED부터 작동하며 연결방식에 따라 색깔이나 점등 방식이 다양한데 사용자가 여러 가지 기능을 선택할 때마다 다른 상황을 알려주는 데 유용하다.


모든 포커스 XD 제품들은 소스로부터 직접 무선 신호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전용 무선입력 터미널이라고 할 수 있는 ‘커넥트’를 추가하면 입력을 크게 확장할 수 있다. 한 조의 아날로그 입력 이외에, 옵티컬, 동축, 3.5mm, 미니 USB 등의 유선 인터페이스와 블루투스, 와이파이를 통해 DLNA 지원되는 모든 소스기기들과의 무선 입력을 수신할 수 있다. 커넥트의 구형 버전인 ‘허브’는 유무선 입력신호의 해상도에 제한을 받으며, 와이파이나 DLNA 블루투스 등의 기능이 없다.

포커스 XD 제품들이 흥미로운 건 이 세 스피커의 스타일이 각기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시청을 해보면 하나가 다른 하나의 상하위 개념이라기보다는 그냥 용도와 장소에 따라 사이즈와 스펙이 다를 뿐이라는 인상을 준다. 잠시 이 셋이 어떻게 다른 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XD 30XD 60XD
구성 2웨이 2.5 웨이 3웨이
재생 대역 39Hz-24kHz 29Hz-24kHz 18Hz-24kHz
크로스오버 4.2kHz 300Hz, 4kHz 285Hz, 4.6kHz
유닛 구성 6.7”(17cm) 우퍼
1.1”(2.8cm) 트위터
6.7”(17cm) 우퍼
6.7”(17cm) 미드레인지
1.1”(2.8cm) 트위터
7.1”(18cm) 우퍼 x2
5.5”(14cm) 미드레인지
1.1”(2.8cm) 트위터
무선입력 해상도 최대 24/96 최대 24/96 최대 24/96
액티브 앰프 150W x2 150W x3 150W x4
어쿠스틱 베이스 리플렉스 베이스 리플렉스 밀폐형
중량(kg) 8.65 18.5 27
사이즈(W x H x D) 198 x 360 x 307mm 256 x 998 x 328mm 213 x 1095 x 337mm
소비자가 (만원) 800 1,300 1,500

이 표로 알 수 있는 특이한 몇 가지 사항을 보자면 플래그쉽인 60 XD가 밀폐형인 점이 눈에 들어오며, 30XD는 2웨이나 3웨이가 아니라 2.5웨이 방식이라는 점, 그리고 각 대역 드라이버에 하나씩 개별 앰프로 멀티앰핑을 하는 방식이고 출력이 모두 150와트이다. 세 기종 공히 트위터와 아래 대역 사이의 크로스오버 지점이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도 눈에 뜨인다.


시청

이 세 기종의 시청은 하루에 진행했는데, 제품 수급과 시청환경의 문제로 20과 30 두 제품은 한 곳에서, 60은 다른 곳에서 시청을 해야하는 일이 생겨서 다소 난감했으나, 동일한 시청곡과 시청포인트로 비교를 하며 시청을 해본 결과 다행히 서로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 구분되어 흥미로운 시청 리포트가 되었다. 음색은 동일했지만 과연 같은 라인업 패밀리인가 싶을 정도로 각기 개성이 있고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는 사실이 특이하기도 하거니와 시청 시간이 늘어갈 수록 이 세 제품은 가격과 무관하게 서로 다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 XD는 일반적인 북쉘프의 날렵하고 얄상한 사운드가 아니라 두텁고 중후한 소리가 난다. 북쉘프라기보다 스테이징을 띄워내는 스타일이 대형 톨보이와 같다. 또한 그 품질이 훌륭하다. 자연스럽고 입체적이다. 액티브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으면서 다인 스피커가 어떻게 들려야 하는 지 설명하고 있다. 어느 곡을 들어도 견고한 골격과 다부지고 안정된 구조가 느껴진다. 특히 클래식 합주에서 이런 성향이 좀더 부각된다. 보컬의 표현도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좋다. 전용스탠드는 다소 평범하고 심플해 보이지만 만져보면 견고하고 자체울림이 잘 억제되어 있어서 좋은 효과가 예상된다. 다인오디오 스탠드가 원래 보기보다 괜찮은 편이다.

30 XD가 되면서 20에 비해서 오히려 양감이 줄어 든다. 대역이 다소 넓어진 듯 하지만 두 스피커의 사이즈 만큼의 확장된 낮은 저역은 아니다. 서로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20이 중후함이라면 30은 구체적이고 정교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마치 대역이 넓은 북쉘프 스피커처럼 컴팩트 스피커의 장점이 20보다 더 많이 발견되곤 했다. 예컨대 스테이징이 구체적이고 특히 전후간 미묘한 레이어들로 채워져 있는 듯한 깊이감이 입체적인 공간을 펼쳐서 제시하는 스타일이 20보다 구체적이다.

60 XD가 되자 소리는 다시 한 번 정제되고 안정감이며 앞의 두 제품에서는 미처 못 느꼈던 품위가 생겨나 있다. 대역은 넓고 깊어져있고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프레즌테이션으로 능수능란하게 쇼를 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이즈가 가장 크고 스펙상의 수치가 가장 높다거나 해서 대단하고 거창한 무언가를 보여줘야한다는 의식이 없이 셋 중 가장 천연덕스럽게 음악을 들려주는 스타일이다. 물론 악기수가 많거나 강한 슬램의 순간에서는 플래그쉽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어떤 순간에도 몸이 가볍고 억지스럽지 않다. 음악 특성에 따라 셋이 어떻게 다르게 들리는 지 살펴보자.

Mariss Jansons The Sacd Recordings Brahms Symphony No. 1 Act .4

마리스 얀손스가 바이에른 방송 관현악단을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안단테를 들어보면 20XD는 스케일이 조금 작지만 어쿠스틱과 음색 등 현장에서의 실제 연주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짧은 임팩트와 약음을 주고받는 반복 프레이징에서의 정교한 합주가 일체감있게 잘 느껴진다. 역시 예리하거나 날을 세우지 않은 채로 뛰어난 해상도로 오케스트라의 합주를 표정이 느껴질 정도로 세세히 표현한다. 음색이 곱고 매끄럽다. 낮은 대역이 충분히 내려가지는 않지만 의식하고 듣지 않으면 일체감 속에 묻혀서 그리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베이스가 감쇄하는 순간의 그라데이션이 상당히 정교하게 처리된다.

30XD는 모범적인 오케스트라 합주의 묘사라고 할까? 위치와 어쿠스틱 그리고 스테이징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소위 전망이 좋은 프레젠테이션 스타일이다. 현악 합주 끝에 미세하게 게속 변화하는 연주의 변화를 빠짐없이 들려준다. 짧은 순간 빠른 연주 순간에서도 마이크로 다이나믹스가 잘 느껴지며 짧게 사라지는 하모닉스가 마치 그림자처럼 드리워서 좋은 입체감을 만들어낸다. 높은 대역으로 짧은 순간 상승하는 현악합주의 음색이 시리도록 섬세하게 다가온다. 느린 부분에서의 찰진 질감 또한 훌륭한 감촉을 선사한다. 섬세하지만 예리하다거나 자극적인 느낌 없이 오히려 매끄러운 질감으로 합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60XD는 스케일을 크게 그린다거나 과장되지 않고 30XD 정도의 규모를 보다 정제된 분위기로 연출해서 무대가 좀더 정숙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전술했듯이 북쉘프의 정교함이 세세히 살아 있다. 플룻의 떨림이 잘 전해지고 현악합주시의 질감이 개별 악기들의 묶음처럼 느껴진다. 또한 트랜지언트에 대한 대응이 신속해서 드라마틱한 다이나믹스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넓은 대역의 장점이 가장 잘 살아나서 오케스트라 총주 순간의 전 대역을 채워서 감싸오는 느낌이 감동적이다. 스테이징 또한 입체적으로 잘 떠오르며 볼륨을 조금 올려서 둘어도 대음량이나 투티에서도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불안함이 없이 안정적이다.

Adele - Hello

아델의 ‘Hello’에서 20XD는 역시 높은 대역을 내세우지 않는 대역구성을 보여준다. 아델의 이미징이 샤프하지 않은 채로 드러날 게 다 드러난다. 얼굴 윤곽에서 곡면이 매끄럽게 흘러서 오히려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의 부자연스러움이 없이 사실적이다. 보컬의 피치가 올라가고 에너지가 몰려도 귀를 결코 자극하지 않는다. 베이스 슬램이 두텁고 강력하다. 슬램이 끝나면서 감겨오는 공기의 흐름을 미세하게 잘 표현해서, 포화속 연기와 같은 여운이 감도는 입체적인 무대를 자연스럽게 떠올려준다. 이 곡을 듣다보니 이 스피커는 스페셜 25의 스타일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0 XD는 도입부 피아노의 울림이 사이즈나 음색면에서 좀더 사실적이다. 공간의 묘사가 구체적이고 보컬의 이미징이 컴팩트하고 입체적이다. 무대의 뒤쪽에 자리잡고 정교하게 움직이는 얼굴의 모습이 잘 느껴진다. 그 사이즈를 울려서 나오는 보컬의 울림과 음색이 사실적이고 유성음과 무성음이 미묘하게 바뀌는 순간을 드라마틱하게 잘 포착해서 들려준다. 메인 보컬과 백 코러스 주변을 맴돌아 흐르는 공기의 흐름이 마치 그림자처럼 입체적으로 떠오르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앰비언스 묘사가 사실적이면서도 이 곡의 연출 의도대로 운치있는 어쿠스틱이 공간 속을 채우고 흐른다.


60 XD는 홀로그래픽한 이미징이 입체적으로 둥실 떠오른다. 사이즈가 컴팩트하고 오밀조밀하며 보컬의 전후좌우간의 간격과 모습이 잘 떠오르는 훌륭한 이미징이다. 공간의 어쿠스틱이 생생하게 전해져서 잘 통제된 구성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건조하거나 예리하지 않고 고급스러운 마감으로 느껴진다. 보컬의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에서도 조금의 불안함 없이 안정적이고 베이스 슬램이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권위적이다. 에어리한 공기의 흐름은 특히 셋 중에서 독보적이다. 백코러스가 들어오는 장면에서 좌우방향으로의 확산이 자연스럽고 정교해서 마치 잘 훈련된 팀이 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듯 하다.

Drake - One Dance (Feat. Wizkid & Kyla)

20 XD로 듣는 드레이크의 ‘One Dance’ 도입부의 베이스 비트는 과연 훌륭한 다이나믹이다. 밀도감이 높다거나 아주 단단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파워풀하고 중후한 베이스가 스피커 사이즈를 의식할 수 없을 만큼 위력적이다. 포만감 가득한 양감은 시청실의 공기를 출렁거리며 역동적인 분위기를 잘 연출하지만 상위 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잘 통제된 파워핸들링으로 이 곡 특유의 리듬에 흥분과 박진감이 넘치게 한다. 보컬 음색도 정확하고 자연스럽다. 다른 악기들과 백 보컬 또한 분명한 모습과 위치를 전하며 자연스럽게 섞여 등장해서 정교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30 XD의 다이나믹은 이보다 화려하다. 20XD보다 높은 밀도로 촘촘하게 다져진 채로 접촉면의 작은 지점까지 느껴지는 구체적인 베이스 비트가 단호하고 호쾌하다. 20XD의 베이스가 중후하고 위력적이라면 30의 베이스는 리드미컬한 강렬함이라고 할 수 있다. 품질이 더 뛰어난 베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쉽고 구체적인 파워핸들링의 왕복 구간 또한 좀더 폭이 넓게 느껴진다. 보컬이 구체적이고 다른 악기들과의 조합이 아기자기한 느낌이 잘 살아나서 명랑하고 명쾌한 분위기가 되었다.


60 XD의 베이스비트는 강력하다기보다 안정적이고 점잖으며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질감까지 느껴지게 한다. 고급진 베이스가 팡팡 터지는 무대를 배경으로 결이 섬세하고 우아한 원 댄스가 되었다. 보컬의 음색 또한 가장 자연스럽고 구체적이다. 이미징이 선명하고 막히지 않고 열려진 느낌의 공간에서 스테이징이 입체적으로 잘 잡혀서 음악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오픈된 공간에서도 공기의 흐름 자체가 유연하다. 이 곡을 들으면서 60XD의 7인치 더블우퍼 사이즈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절한 선택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Diana Krall - How Insensitive

다이아나 크롤의 ‘How Insensitive’에서 20XD는 역시 베이스 울림이 크고 중후하게 시작한다. 이건 북쉘프가 아니라 톨보이의 중후함이다. 대역을 의식할 수 없는 양감의 품질이다. 샤프하지 않은 채로 자연스러운 이미징이 입체적으로 떠오른다. 전체적으로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지만 들릴 소리는 정확하게 다 들리고 있다. 양감이 많다고 해서 부스팅이 있는 것도 아니며 상위 대역의 악기들을 마스킹하는 일이 없이 잘 정돈되어 있다. 북쉘프 스피커들이 해상도를 무기로 하면서 종종 썰렁하게 만드는 그런 스타일과는 상반된 스타일과 분위기를 연출한다. 베이스 자체도 템포를 잃는 일이 없다. 보컬의 표정과 음절 변화, 음색이 잘 느껴진다.

30 XD에서는 공간이 좀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모습으로 떠오른다. 베이스의 자체 울림이나 공간의 어쿠스틱 모두 좀더 구체적으로 되었고 대역이 늘어나서 고급의 베이스가 되었다. 다이아나 크롤의 위치도 좀더 뒤쪽으로 이동해서 노래하고 있는 듯 하며, 그 거리만큼 이미징이 컴팩트하고 샤프하게 떠오른다. 음의 마감이 간결하고 구체적이지만 음의 결이 매끄럽고 유연해서 감촉이 좋은 연주를 들려주며 그래서 포근하다는 느낌은 20XD와 유사하다. 사람은 같은 사람인데 몸에 좀더 달라붙는 옷을 입었다고나 할까? 보컬과 악기들의 윤곽이 좀더 잘 드러나며 위치가 잘 느껴진다.


60 XD는 원곡의 느낌대로 구체적인 이미징들을 띄워놓은 채로 상당히 매끈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잘 만들어낸다. 무대를 견고하고 가장 큰 사이즈로 띄워올려서 시청자를 입체적으로 감싸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산만할 수 있는 공간에서도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스피커의 바깥쪽은 밝고 안쪽은 까맣게 연출하고 있어 보인다. 도입부 베이스의 해상도와 탄력은 역시 셋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보컬의 표현이 구체적이고 표정이 잘 느껴질 정도의 사실적인 이미징이 동작이 적고 나긋한 이 곡에서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다. 무대는 커졌지만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이미징들은 변하지 않고 컴팩트하게 동작하고 있다.

전술했듯이, 이 셋의 스타일은 각기 다르다. 시청 전의 선입관은 많이 달라져 있다. 젊고 날렵하게 듣고 싶다면 오히려 30 XD가 가장 적절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이며, 20 XD는 작은 사이즈로 큰 사운드를 구사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잘 맞는다. 어떤 면에서는 30 XD보다 더 큰 스피커로 느껴질 것이다. 60 XD는 모든 면에서 완성이다. 대역이 되었든 스테이징의 품질이나 세부묘사, 박진감 넘치는 다이나믹스 등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면모를 들려준다.


스피커 군단 다인오디오

D클래스 앰프의 사운드 품질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조만간 작고 가벼운 앰프를 탑재한 액티브 스피커들의 르네상스가 오겠구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포커스 XD를 시청하는 동안 이미 하이파이의 세상은 그 때 예상했던 컨버전스 시스템, 그 한복판에 와 있음을 느낀다. 종종 액티브 스피커는 동전의 양면처럼, 사용자마다 서로 다르게 듣고 있는 특정 스피커에 대해 합일점이 된 상황을 제시해주곤 한다. 취미성이 강한 오디오의 세계에서 그게 반드시 모범답안이 아닐 수도 있지만, 디폴트 상태에 대한 기록처럼 종종 참고할 필요가 있는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미처 발견하지도 못하고 교체할 지도 모르는 그 스피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인오디오의 과거에는 종종 호불호가 있었다. 특히 보급형 제품들을 주로 시청해 본 오디오파일들은 고음이 너무 선명하다거나 저음을 통제하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인오디오 액티브 제품들을 하나 둘 듣게 되면서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곤 했다. 컨피던스를 위시한 기라성같은 클래식 라인업들이 다인오디오의 중심에 있지만, 포커스의 XD 라인업 제품들은 어떤 면에서는 다인오디오의 가장 앞서간 형태라고 할 수도 있다. 편리성과 방식을 논하기에 앞서, 사운드품질만 놓고 볼 때도 그렇다다. 이보다 훨씬 비싼 가격의 상위 패시브 제품들에서 포커스 XD보다 더 나은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순정 조합으로 구축한 최적의 상태가 갖는 의미는 생각보다 큰 것이다.


다인오디오는 한동안 스웨덴 자동차 볼보의 순정 오디오 시스템이었고 최근에는 폴크스바겐에 그리고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 또한 다인오디오의 음향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다인오디오가 오랜 동안 BBC 라디오 스튜디오의 레퍼런스 모니터로 활약했다는 사실 또한 오디오파일들은 의외로 알지 못한다. 대략 일만 개가 넘는 스튜디오에서 다인오디오의 제품으로 레코딩을 한다고 한다. 홈오디오 이전에 다인오디오는 이미 스튜디오 모니터와 차량용 유닛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다인오디오에 대해서는 한 제품의 시청기에 곁들여 쓰기에는 지면이 모자랄 만큼 수많은 스토리와 히스토리, 포트폴리오가 산재해 있어서 가히 스피커 군단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이런 광활한 포트폴리오 속에서 다인오디오 하나를 골라내고 싶다면 포커스 XD를 추천하고 싶다. 무슨 앰프를 사야하나 고민할 일도, 스피커 케이블을 별도로 사야할 필요도 없다. 괜찮은 스트리밍 플레이어 하나만 추가하면 그걸로 오랜 동안 정착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포커스 XD는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한 제품들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Focus 20 XD

Analogue Inputs 1 x RCA per speaker
Digital Inputs/Outputs 1 x RCA input 1 x RCA output
Wireless Accepts up to 24bit / 96kHz (Connect Box)
Frequency Response (±3dB) 39Hz - 24kHz
Box Principle Bass Reflex Rear Ported
Crossover 2 way DSP Based
Crossover Frequencies 4200Hz
Woofer 17cm MSP
Tweeter 28mm soft dome
Amplifier Power 2 x 150W
AC Power Input 100-240 V 50/60Hz
Standby Power Consumption < 0.5W
Maximum Power Consumption 200W
Weight 8,65kg / 19lb
Dimensions (W x H x D) 198 x 360 x 307mm
7.8 x 14.2 x 12.1in
Dimensions with feet/grill (W x H x D) 198 x 360 x 322mm
7.8 x 14.2 x 12.7in

Focus 30 XD

Analogue Inputs 1 x RCA per speaker
Digital Inputs/Outputs 1 x RCA input 1 x RCA output
Wireless Accepts up to 24bit / 96kHz (Connect Box)
Frequency Response (±3dB) 29Hz - 24kHz
Box Principle Bass Reflex Rear Ported
Crossover 2½ way DSP Based
Crossover Frequencies (300), 4000Hz
Woofer 17cm MSP
Midrange 17cm MSP
Tweeter 28mm soft dome
Amplifier Power 3 x 150W
AC Power Input 100-240 V 50/60Hz
Standby Power Consumption < 0.5W
Maximum Power Consumption 200W
Weight 18.5kg / 40lb
Dimensions (W x H x D) 198 x 980 x 307mm
7.8 x 38.6 x 12.1in
Dimensions with feet/grill (W x H x D) 256 x 998 x 328mm
10.1 x 39.3 x 12.9in

Focus 60 XD

Analogue Inputs 1 x RCA per speaker
Digital Inputs/Outputs 1 x RCA input 1 x RCA output
Wireless Accepts up to 24bit / 96kHz (Connect Box)
Frequency Response (±3dB) 18Hz - 24kHz
Box Principle Closed
Crossover 3 way DSP based
Crossover Frequencies 285, 4600Hz
Woofer 2 x 18cm MSP
Midrange 14cm MSP
Tweeter 28mm soft dome
Amplifier Power 4 x 150W
AC Power Input 100-240 V 50/60Hz
Standby Power Consumption < 0.5W
Maximum Power Consumption 200W
Weight 27kg / 59lb
Dimensions (W x H x D) 213 x 1095 x 337mm
8.4 x 43.1 x 13.3in
Dimensions with feet/grill (W x H x D) 271 x 1123 x 358mm
10.7 x 44.2 x 14.1in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태인기기 (02 - 971 - 8241)
가격 Focus 20 XD : 825만원 (Connect 별도)
Focus 30 XD : 1300만원 (Connect 별도)
Focus 60 XD : 1650만원 (Connect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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