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과 솔리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비결

조회수 2020. 2. 12. 10: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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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슨리서치 Bartolomeo Nasta 세일즈 인터뷰

오승영 : 안녕하세요 날이 좀 춥죠?


나스타 : 반갑습니다. 여긴 흥미로운 곳이에요. 제가 있는 남부유럽은 지금 이곳보다는 많이 오픈된 곳이고 따뜻하죠. 그리고 한국은 저희에겐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시장에 소개하는 것도 그렇지만 반응이 좋아야 좋죠. 한국은 아시아 중에서도 특히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은 곳 중의 하나입니다. 파트너로 일을 해보면 서로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게 매우 중요한데 한국의 파트너는 그걸 잘해주고 있어서 시너지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해요.


오승영 : 한국엔 처음이신가요?


나스타 : 아니요. 열 번도 넘게 왔었죠. 제가 세일즈를 맡은 게 2007년부터인데 저는 그 전에도 업무차 참 많이 돌아다녔어요. 한국에 처음 왔던 건 2006년이었던 것 같아요.


오승영 : 세일즈를 맡고 계신건가요?


나스타 : 나스타 : 해외 세일즈를 총괄합니다. 스피커를 제조하는 자회사(MAX)도 맡고 있구요. 유니슨 리서치가 지금 공급하고 있는 나라가 40개국입니다. 저와 같이 일하는 직원은 10명 정도 됩니다. 디지털계통과 엔지니어링 등은 외부 파트너와 긴밀히 협조해서 진행하고 있구요.


저희 회사는 1987년에 설립됐구요. 첫 제품은 프리앰프부터였어요. 처음부터 진공관을 전문으로 다루기 시작해서 저희는 2차대전 이후 845관을 앰프에 처음 사용한 회사로 기록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저희의 초기 히트작은 심플리 2 였습니다. 처음엔 이 제품을 제작하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그 당시에 저희는 대형 앰프만 전문으로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오승영 : 크고 비싼 걸 팔려고 했군요 ㅎㅎ


나스타 : 글쎄요 ㅎㅎ. 심플리 2를 보니 제품이 너무 작아서 이게 팔리겠나? 했었어요. 개발자와 세일즈 사이에 한동안 논쟁이 있었어요. 그러고 몇 달 후에 완제품을 들고 온 거예요.


오승영 : 하하. 고집스러운 분이네요.


나스타 : 난리가 났었대요. 왜 이런 걸 만들었냐고 다들 불만이었죠. 결국 이걸 유통업자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했죠.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 이 제품은 만 대가 팔려나갔어요. 하하하 (호탕하게 오랜 동안 웃었다)


오승영 : 세상에. 심플리 2를 구경도 못할 뻔 했네요.


나스타 : 이후 심플리 2는 후속모델과 애니버서리 버전들이 이어졌죠.


오승영 : 제 주변에도 90년대에 심플리 2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구요. 최근까지 잘 쓰고 있는 분들도 있어요. 베스트셀러 제품들이 종종 그런 재밌는 히스토리가 있죠. 남들이 모두 반대할 때 고집스럽게 관철시켜 성공하는 그런 스토리 말이에요. 저도 심플리 2 좋아합니다.


나스타 : 맞습니다. 845 또한 저희가 애용하는 진공관인데요. 플래그쉽에도 들어가지만, 845로 만든 인티앰프도 개발했습니다. 훌륭한 제품들이에요.


유니슨 리서치 사운드란?

오승영 : 그러면 유니슨 리서치의 제품군을 크게 2개 라인으로 나누면 되겠군요. 아, 스피커까지 포함하면 3개가 되겠네요. 앰프 부문에서는 2개지요? 진공관과 솔리드 소자 특성에 따른 분류도 되겠지만, 가격에 따른 상하등급으로 솔리드와 진공관을 구분한 거 아니었어요? 진공관에 비해 좀더 저렴한 앰프로 솔리드 시리즈를 개발한 거 아니었나요?

나스타 : 아니, 그렇지는 않아요. 유니코 시리즈가 2000년에 출시됐는데요. 그 당시에 대출력앰프에 대한 개발요구가 있었어요. 아시겠지만 그 당시의 저희 진공관앰프들이 파워에 한계가 있었쟎아요. 푸쉬풀로 100와트급을 만들어내려면 가격이 많이 올라가요. 그래서 저희는 솔리드 앰프의 파워가 필요했구요. 단지 저희의 컨셉을 지키기 위해 입력단에는 진공관을 반드시 사용하기로 했죠. 그래서 하이브리드가 되었고 그게 유니코의 시작이었습니다. 유니코의 최신 제품이 ‘듀에 ’이구요. 아 포노앰프가 좀더 최신작이라고 해야겠군요. 아직 한국에 도착하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생겼어요(웹으로 이미지를 한참 찾아서 보여준다). 진공관이 아니고 완전 솔리드로 제작되었어요. MM/MC 모두 사용할 수 있구요. 볼륨도 있고 인터페이스를 모두 갖추고 있어서 액티브 스피커가 있으면 바로 연결가능해요.


오승영 : 작은데 예쁘게 생겼군요. 사용하기 편하게 잘 만들었네요.


나스타 : 한국 파트너 외에는 처음 보여주는거에요. 꼭 소개해 주세요.


오승영 : 아, 그래요 ㅎㅎ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스타 : 아무튼 현재 유니코의 주력앰프는 듀에 이구요. 세콘도를 기반으로 설계했지만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어요. 우선 케이블을 대부분 없앴습니다. 크로스토크와 기계적 노이즈를 입력단에서부터 제거하기 위해서가 주요 이유였구요.


오승영 : 프리모는 들어봤는데 아직 듀에는 시청 전이에요. 서로 등급이 다르지요?

▲ 유니슨리서치 유니코 듀에 (Unisonresearch Unico Due)
▲ 유니슨리서치 유니코 듀에 내부사진

나스타 : 프리모보다 좋은 앰프지요. 프리모는 출시된 지 대략 8년이 되어가구요. 그 사이에 새로운 기술이 많이 개발됐죠. 트랜스포머를 한 번 생각해보세요. 사이즈가 훨씬 큰 건 아니에요. 방식이 완전히 다르지요. 보여드릴게요(다시 웹에서 출력 트랜스의 구조를 찾아서 보여준다). 쉴드 처리되어있고 완전히 다른 레진을 사용해서 제작했어요. 검은색으로 쉴드처리된 거 보이시죠. 레진으로 굳힌 거예요. 메커니컬 노이즈를 차단시키는 데 중요한 부분입니다. (출력 트랜스와 내부설계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유니슨 리서치의 사운드는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계속 개선되고 있어요. 컨셉이 같으니 직접 사용해보고 비교해보지 않으면 잘 모를 수 있죠.

오승영 : 맞아요. 한 브랜드에서 진공관과 솔리드 두 가지 라인업을 계속 출시하고 있어도 소리를 들어보면 이게 유니슬 리서치의 제품이라는 게 느껴지죠. 각 라인업은 계속 발전을 거듭하고 있구요.


나스타 : 맞아요. 정확히 저희가 의도하는 게 그렇습니다.


새로운 컨셉에 대한 계획은?

오승영 : 다른 질문인데요. 유니슨 리서치의 회사나 제품, 기술에 대한 얘기는 참 많이 접해왔는데요. 최근의 추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D 클래스 앰프나 무선 제품들이 시장에 넘쳐나는데요.


나스타 : 시장은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어요. 우선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음악을 듣지 못하고 있어요. 여러 기기를 늘어놓고 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가격이 높더라도 하나의 바디로 된 시스템을 좋아하죠. 하이파이 시스템의 역사는 계속 순환하죠. 끝이 새로운 시작이고 그게 다시 끝으로 가고 그럽니다. 턴테이블을 보세요.


오승영 : 그렇습니다. 헤드폰도 그렇구요.


나스타 : 저희도 네트워크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프로젝트입니다.


오승영 : 그렇군요. 기대가 됩니다.


나스타 : 대신 이탈리아의 인건비로는 절대로 경쟁력있는 가격을 맞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독립된 스트리밍 기기를 저희 회사 외부에서 제작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품질관리나 기타 유니슨 리서치의 브랜드를 달고 만든 제품의 문제가 생기면 안되니까요. 그래서 저희 앰프들에 저희가 개발한 스트리밍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제품을 고려해보는 중입니다.


오승영 : 가장 합리적인 생각이네요. 유니슨 리서치가 하면 다를 거라 생각해요. 좋은 성과를 기대하겠습니다. 그러면 유니슨 리서치가 추구하는 사운드는 어떤거죠? 어떤 소리가 제일 좋은건가요?


나스타 : 오디오는 음악을 맛보는 도구이고, 유니슨 리서치는 음악의 맛을 제대로 전하기 위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소믈리에 과정을 3년 정도 공부했어요. 그래서 생겨난 생각이 와인의 맛은 음악의 맛과 비슷하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와인에 제일 좋은거냐고 친구가 묻길래 그랬죠. 제일 좋은 와인은 네가 좋아하는 와인이야. 좋은 맛을 느끼면 표정과 동작에서 나타나죠. 제일 좋은 반응이 오는 상태 그게 제일 좋은 와인이죠. 저는 티라미수도 만들 줄 아는데요.


오승영 : 정말 재주가 많으시네요 ㅎㅎ

나스타 : 정말이에요 ㅎㅎ 나중에 사진을 보여드리지요. 근데 이 티라미수가 아무 때나 먹으면 맛있는 게 아니에요. 그 맛이 좋을 때가 있는거죠. 음악도 그래요. 마치 아침에 마시는 향이 좋은 커피처럼 음악이 귀에 들어오는 순간이 있죠. 음악은 가장 편한 시간에 가장 편한 자세로 들을 때 들린다고 생각해요.


오승영 : 그런 면에서 어떤 음악을 듣느냐도 중요할 것 같아요. 저는 어떤 음악이라도 원래 음원 속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잘 느끼게 해주는 오디오가 좋은 오디오라고 생각해요. 종종 오디오 시연을 할 때 저는 녹음이 좋은 클래식만 주로 고르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나스타 : 저는 시연장에서 클래식을 거의 전혀 틀지 않아요. 클래식은 듣는 사람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시연하는 사람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좋은 음악은 그냥 편안한 곳에서 연주하는 곡이면 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곡 중에 스팅과 섀기가 어느 카페같은 곳에서 함께 노래하는 게 있는데요. 유투브에도 있습니다(한참을 찾아서 인터뷰 테이블 옆 메인 스피커로 시청한다). 좋지 않아요? 아델이 노래한 것도 있어요.


오승영 : 좋네요. 저도 이런 곡들을 좀 찾아서 같이 들었으면 해요. 근데 인터뷰 시간이 벌써 한 시간이 넘었네요. 음악얘기까지 하면 하루도 모자르죠 ㅎㅎ


나스타 : 그러게 말이에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하고 있었네요.


오승영 : 참 열정이 넘치시는 거 같아요. 유니슨 리서치가 잘 팔리는 이유를 알 거 같아요.


나스타 : 하하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필자가 인터뷰를 한 인물 중에서 말을 가장 빨리 그리고 많이 하지 않나 싶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멈추지 않고 계속 얘기를 하고 있었다. 바르톨로메오 나스타, 이 분은 현재 CEO 지오반니 나스타의 아들이라고 들었는데 아버지가 매우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뭔가 생각이 떠오르면 부산하게 파고 들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찾아서 보여주고 열심히 설명해준다. 세일즈 담당이지만 제품에 대한 이해는 제작자에 가까왔다.


세일즈 담당이 앰프 메커니즘을 이렇게 세세히 알고 설명해주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곧 솔리드와 진공관 양쪽에서 신제품들이 출시된다고 한다. 항상 이런 인터뷰를 하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이 회사의 제품에 좀더 관심이 생겨나 있다. 조만간 신제품 시청을 하면서 바르톨로메가 한 말들을 떠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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