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스프린터의 귀환

조회수 2020. 1. 8.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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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ustic Energy AE 509 스피커

AE1이 쏘아올린 에너지

▲ (좌) AE 1, (우) AE 2

AE1과 AE2, 이들을 기억하는 오디오파일들은 행복한 부류라고 생각된다. 마치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안개속으로 사라진, 아무 일 없었던 벌판처럼, 그 열기를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90년대 초중반 국내 북쉘프 시장은 몇 가지 전형성으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예를 들면 ATC SCM20 이나 프로악 리스폰스 2, 소너스 파베르의 엘렉타 아마토르, 그리고 컨템퍼러리 LS3/5a 와 같은 북쉘프들이 신계에 모여 앉아 인간계로 통하는 사다리를 치워버려서 후발주자들로서는 이들의 공중리그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치 구름을 뚫고 올라오듯 단숨에 이 경계에 진입한 신예가 있었으니 바로 어쿠스틱 에너지의 AE1이었다. 북쉘프 스피커 중에서 거의 가장 작은 사이즈로 시청자의 숨을 가쁘게 할 만큼 파워풀한 다이나믹스와 절정을 달리는 스피드, 정확한 타임 도메인, 환상적인 이미징과 스테이징 등은 그로부터 스피커가 작아야 하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규범이 되었다. AE1은 이후 시그니처 버전과 보스턴 어쿠스틱스의 린필드 300과 같은 모델로 이어지며 전설의 패밀리 트리를 구축하고 난 이후부터 오디오파일들에게서 서서히 잊혀져갔지만, AE1이 정상을 향해 터놓은 루트는 이후의 북쉘프들에게 끊임없는 영감과 의욕을 제공해왔다. 어쿠스틱 에너지는 계속 존속을 하고 있었지만 오디오파일들을 상대로 존재감을 전하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어쿠스틱 에너지는 AE1이라는 교과서를 다시 꺼내놓고 새로운 시도를 해봤지만 그리 신통한 답안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얼마 전, 마치 여러 이유로 여기 저기 흩어져 살던 어벤져들처럼 AE1을 제작했던 팀이 다시 모여들었고 드디어 새로운 어쿠스틱 에너지를 완성시켰다. 북쉘프는 아직 듣지 못했으나 이들이 제일 먼저 전해 온 톨보이를 듣는 동안 여러 번, 필자의 머리와 가슴 속에서는 90년대 그 뜨겁던 AE1이 스쳐간다.


어쿠스틱 에너지 스피릿

어쿠스틱 에너지는 오디오파일들이 기억하는 90년대 후반 이래 최초 설립자가 아닌 외부 자본에 회사의 운영이 맡겨졌었고 그렇게 15년이 지난 3년 전 다시 네 명의 오리지널 멤버들이 회사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어쿠스틱 에너지는 공공연하게 다시 영국회사로 복귀했음을 선언하며 부활 작업을 시작했고 새 라인업의 주력모델은 플래그쉽 AE 509이다.


새로운 어쿠스틱 에너지는 위로부터 500, 300, 100 세 개 라인업으로 새롭게 편성되었다. 다양한 버전으로 시도되어 왔던 레거시 AE1은 액티브 버전으로 새롭게 트랜스폼되었으며 데스크탑 기반 블루투스 에이고(AEGO)도 출시되어 있다. 새로 편성한 3개 제품 라인업은 당연히 동일한 어쿠스틱 에너지의 DNA를 공유하지만 서로 분명한 구간을 구분하고 있어 보인다. 드라이버와 캐비닛 공히 그렇다. 최상위 500시리즈는 카본 화이버 재질의 콘과 세라믹 알루미늄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고 캐비닛은 중간을 댐핑제로 채운 듀얼 적층구조로 제작되어 있다. 300시리즈는 고밀도 재질로 제작한 견고한 캐비닛과 알루미늄 재질의 콘과 드라이버로 제작되어 있고, 100시리즈는 고분자 폴리머 재질의 콘과 그에 따라 설계된 드라이버를 사용해서 보편적인 어쿠스틱 에너지 캐비닛으로 제작되었다.

▲ 어쿠스틱 에너지의 500 시리즈는 톨보이 1개, 북쉘프 1개. 이렇게 2개로만 라인업을 구성했다

500시리즈는 톨보이와 북쉘프 두 개 제품만으로 구성한 하이파이 주력 라인으로 편성했으며, 300시리즈와 100시리즈는 센터 스피커와 서브우퍼를 같이 제작해서 멀티채널로도 구성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2채널 감상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며 대역과 파워핸들링을 강화한 -20 으로 끝나는 제품들이 별도로 개발되어 있다. 120과 같은 제품들이다. 내년엔 520도 출시 예정이라고 한다. 새 라인업에서는 이미 6개 제품이 순차적으로 출시되어 다수의 하이파이 매체로부터 수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근래 10년 사이에는 그리 의식할 수 없었던 어쿠스틱 에너지의 스토리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어 보인다.


어쿠스틱 에너지의 원래 컨셉은 소재를 이용한 혁신이었다. AE1의 성공은 소재로 발열을 극복한 데 그 핵심이 있었다. 전체 콘을 알루미늄 합금재질을 사용했고 콘의 안팎을 아노다이징 마감해서 효과적인 발열로 파워핸들링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미 샌드위치 콘의 효율을 선도했던 기념비적인 제품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의 어쿠스틱 에너지는 현재의 트렌드를 읽어 새로운 컨셉으로 제품을 제작했으나 그들의 제작 철학은 언제나 클래식한 스타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반듯한 디자인의 목재 마감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 위에 트렌드와 새로운 음악포맷에 맞게 새로운 소재를 투입한다. 그리고 개발비를 무한 투자한다거나 하지 않아서 가격을 결코 높게 책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구매자에게는 환영받을 포인트이다.


플래그쉽 AE509

아마 AE509에는 다양한 시선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상기와 같은 원년 멤버들과 시스템에 의해 제작된 오리지널리티, 그리고 새로운 라인업의 플래그쉽 등이 그렇다. 무엇보다 메커니즘 측면에서 보자면 AE509는 카본 화이버를 소재로 콘을 제작한 최초의 AE 제품으로 기록된다. 드라이버 유닛 전체가 이전의 어떤 제품보다 가볍고 견고하다. 동일한 환경 하에서, 콘 어셈블리가 가볍다는 의미는 전후 운동을 할 때 빠르고 정확한 동작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제품을 개발한 AE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공동대표인 맷 스팬들(Mat Spandl)에 의하면 ‘트랜지언트 스피드가 빠르고 드라이브 파워가 그리 크지 않아도 된다’라고 한다. 509를 시청해보면 이 말에 쉽게 공감하게 된다. 제품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AE509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유닛을 상하대칭으로 구성한 MTM(Mid-Tweeter-Mid/Bass) 구조로 제작되었다. 1인치 구경 트위터와 5인치 구경 미드 베이스 모두 카본 화이버 재질로 제작되었다. 재질 자체의 물성 이전에 전 유닛이 동일한 재질로 제작되어 대역간 위화감이 거의 없다는 점이 장점이 될 것이다. 카본 화이버 자체의 장점은 전술했듯이 일단 가벼워서 정동작을 하기에 유리하고 발열 효율이 좋으며 자체 댐핑 효과가 좋다. 5인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에는 특히, 대형(35mm) 보이스코일을 장착해서 방열 및 드라이브 파워 성능을 향상시켰다. 참고로 드라이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에 대한 이 댐핑에 대해서는 유닛과 캐비닛 둘의 상관관계가 있는데, 유닛에서 이와 같이 가벼운 유닛을 사용해서 댐핑을 해결해주면 캐비닛의 부담이 적어진다. 무거운 유닛을 얹게 되면 캐비닛 자체가 전후운동을 하는 유닛을 단단히 붙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재생을 위해서는 설계가 달라져야 할 것이다. 1인치 트위터는 외관으로 보면 돔형 콘이 있는 중심으로 갈수록 안으로 들어가는 튤립가이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는데 고강도 알루미늄으로 프레임을 제작해서 재생음이 최적으로 확산되도록 디자인되었으며 이를 위해서 상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와 최대한 바짝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세 개의 유닛을 정작동시키기 위한 크로스오버에도 정교한 설계와 물량투입을 했다. 고전압 부하에 대응하도록 폴리프로필렌 소재 필름 권선으로 제작한 커패시터와 에어코어 인덕터를 사용해서 크로스오버 구간에서의 작은 어쿠스틱 환경에서도 최적으로 신호확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크로스오버는 560Hz/3.1kHz 대역 지점이다.


이 회사의 공동대표이자 세일즈 수석인 마틴과의 인터뷰에서 캐비닛 설계에 대한 얘기를 계속해서 들었었다. 그래서 캐비닛에는 AE 스피커의 새로운 설계가 좀더 많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으로 궁금했었다. 18mm 두께의 고강도 MDF로 제작된 캐비닛은 고유의 RSC(Resonance Supression Composite) 설계로 제작되었다. 전술했듯이 가벼워진 유닛으로 인해 부담이 적어진 캐비닛의 입장에서 볼 때 더 신속하고 빠른 어쿠스틱을 쉽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뷰시에 들은 설명으로는 두 겹의 MDF 사이에 비튜맨(아스팔트) 재질의 댐핑제를 넣어서 공진에 탁월한 구조로 제작했다고 한다. 바닥의 설계 또한 눈에 뜨인다. 스피커의 앞 뒤에 가로 방향으로 각 하나씩의 금속 바를 부착시켰는데, 아래쪽에 붙인 게 아니고 스피커의 바닥을 파고 들어가 장착되어 있다. 이 견고한 알루미늄 바의 아래쪽에 역시 알루미늄을 제작한 대형 스파이크를 내렸다. 스피커도 스피커이지만 이 스파이크 어셈블리가 참 신뢰감을 갖게 한다.


터미널은 싱글 와이어링용 한 조의 터미널을 두었는데, 리플렉스 홀이 보이지 않아서 혹시 밀폐형이 아닌가 당황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뒷패널 상단에 가늘게 가로로 리플렉스 홀을 배치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스피커를 벽 쪽에 가깝게 배치하는 데 연연하지 않도록 리플렉스 홀을 디자인했다고 하는데, 내부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 지 모르겠지만 유닛과 캐비닛의 구조상 리플렉스 홀이 스피커의 능률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과 구조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AE509의 능률은 공칭 6옴 부하에 89dB이며 소리가 쉽게 나오는 편이다.


시청

AE509의 사운드를 일괄하자면 안정적이고 잘 정제된 사운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거의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세부묘사가 매우 좋다는 사실이다. 세부묘사는 AE1을 떠올리게 했으며 안정된 사운드는 AE1에서는 없던 넓은 대역을 구사하는 톨보이 규격과 캐비닛 설계로 인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톨보이이지만 사이즈에 비해 쉽게 동작한다는 인상을 준다. 어딘가 무겁고 거창하지 않고 과연 스피커가 빠르고 명쾌하게 음악을 들려준다. 슬램의 중량감이 크다거나 특별히 위력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재생음보다 가볍게 재생을 하는 일도 없다. 낮은 대역에서의 펀치감이 잘 실려오고 다음 동작으로 정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체구에 비해 날렵하게 움직이는 복서? 자연스럽게 복싱선수를 떠올리게 하는데, 슈거 레이 레너드나 토마스 헌즈 같은 균형잡힌 몸매의 라이트 헤비급 복서가 뻗는 번득이는 스트레이트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듯 하다. 중량감이 실린 채로 정확한 지점을 타격하고 정교하게 상대를 제압하고 복귀한다. 더 강력한 펀치를 실어낸다거나 언제든지 더 빠르게 펀치를 날릴 수 있을 것 같은 여유와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눈 앞은 대단히 선명한, 그런 느낌을 받는다.

Drake - One Dance (Feat. Wizkid & Kyla)

드레이크의 ‘One Dance’는 AE509의 펀치감에 대한 감을 잡기에 적절한 음원으로 보인다. 베이스 비트의 파워가 뭐랄까… 규격제품 혹은 정품을 사용했을 때의 느낌? 사이즈와 모양이 꼭 들어맞는 곳에 꽂히는 비트라고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체 대역이 잘 정돈되며 안정감이라는 느낌으로 이어진다. 중량감이 이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그때는 이런 날렵함과 말끔한 전망은 덜했다. 무엇보다 비트의 끝에서 울림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그 찌꺼기가 남은 울림 대신 에코 같은 베이스가 구름처럼 살짝 떠오르고 사라지고를 반복한다. 입체적이다. 드레이크의 보컬 음색은 중립적이어서 호소력을 갖는다던가 반대로 건조하다던가 하지 않고 음원에 충실해서 노래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음상이 선명하게 잘 떠오르고 생동감이 있어서 좋다. 작은 음량의 악기가 내는 짧은 마이크로 다이나믹스도 존재감 있게 들려줘서 만족스러웠다. 격조 높은 ‘One Dance’ 가 되었다.

Adele - Hello

아델의 ‘Hello’는 무엇보다 이 곡 도입부의 선명한 이미징과 그로 인한 입체감이 매우 극명하게 나타났다. 까만 배경의 스테이징을 구체적으로 그려내서 깊은 무대가 만들어지고 한참 뒤쪽으로 맺히는 아델의 이미징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북쉘프 스피커에서 보이는 이미징이다. 낮은 대역의 악기 사운드가 정제되어있고 무음 속에서 울릴 때마다 드라마틱하게 울려온다. 정적의 느낌 좋고 음색이 차분하면서 침투력이 있다. 나대지 않고 침착하다. 이 곡의 품질만으로 보면 방금 전에 비교시청을 위해 시청한 베리티 오디오의 레오노레와 대등한 수준의 재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스테이징이 정교해서 이 녹음 속에서 나타나는 악기의 위치를 모호하지 않고 정밀하게 배치한다. 또한 다이나믹이 뛰어나다. 핵이 깊은 베이스 슬램을 양감을 푸짐하게 만들지 않고 단정하게 들려준다. 어떤 면에선 너무 말쑥해서 허전함을 호소할 수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이 곡에서의 정확한 베이스 해상도를 보여주고 있다.

John Butt - Mass in B Minor: Kyrie eleison (Bach)

린(Linn) 샘플러 중에 있는 존 버트 지휘의 바하 B단조 미사 ‘Kyrie Eleison’ 은 시청한 곡 중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시작부분의 코러스를 낱낱이 풀어서 보여주는 뛰어난 해상도가 일단 그렇고 솔로와 독주자의 미세하게 다른 위치정보의 전달이 그렇다. 우측 남자 솔로로부터 시작해서 왼쪽으로 하나씩 그라데이션 지어오는 솔로와 듀엣의 위치와 모습이 입체적으로 잘 그려진다. 무대를 넓고 깊게 그려내고 독주자의 위치는 컴팩트하게 자리잡는다. 대역이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음색으로 녹음에 있는 정보를 세세히 보여준다. 현악 합주에서의 분해력 또한 좋아서 악기가 섞이지 않고 각각이 또렷이 구분되어 들린다. 코러스가 시작되며 에너지가 가장 많이 실리는 투티에서도 귀를 자극하지 않고 오히려 순하게 느껴질 정도로 온건한 감촉으로 들려준다. 스피커의 카본 화이버가 의식되었다. 주로 스피커가 기여해서 나타나는 뛰어난 해상도와 이런 좋은 감촉이 공존하는 순간은 좋은 느낌을 갖게 될 수 밖에 없다. 훌륭하다.

Johannes Brahms, Symphony No. 1 in C Minor, Op. 68, IV. Adagio - Allegro non troppo ma con brio
Beethoven, Symphony no.9, 2nd movement - Scherzo, Molto vivace, Presto

베토벤 교향곡 9번 2악장의 팀파니는 그리 크지 않은 음량과 사이즈로 저 멀리에서, 하지만 또렷한 모습을 갖추어 타격을 하고 순간 정적이 되는데 정신이 다 맑아질 정도의 짧은 울림이다. 크고 위력적인 음량으로 바로 앞에서 두드리는 강력한 파워핸들링이 아니라 음파가 반듯하게 밀고 들어오는만큼의 정확한 음량과 사이즈라서 그렇다고 느꼈다. 크레센도로 음량을 키워오는 구간들이 미세한 그라데이션의 차이를 보이며 전 대역을 밀고 오는 게 잘 느껴진다. 순간 툭 하고 풀리면서 현악의 큰 스트록으로 넘어가면서 잠시 전까지 조여오던 긴장감이 풀리는 느낌이 리얼하다. 멈춰선 곳과 크게 동작하는 곳의 대비가 선명해서 드라마틱하다. 이 연주에 등장하는 악기와 템포, 다이나믹스, 음색 모든 부문을 매우 정확히 들려주고 있다. 9번 교향곡은 지금보다 굴곡이 크게 쳐서 드라마틱하게 들려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제품의 시청은 오렌더 A30과 유니슨 리서치의 유니코 듀에를 통해서 진행했다. 유니코 듀에는 AE509를 드라이브하기에 소위 과부족이 없는 딱 적당한 상태로 보였다. 이보다 출력이나 드라이브 파워를 늘리면 좀더 파워핸들링이 강력한 AE509가 될 것이고 다소 힘을 빼고 나긋한 소리로 만들어도 다이나믹스가 흔들리거나 재생의 품질을 흐트리는 일은 없어 보였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클래식 실용주의

한동안 어쿠스틱 에너지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 왔다고 생각된다. 회사의 내부사정은 모르지만 그들을 기억하는 오디오파일의 입장에서 보는 제품의 흐름이 그랬었다. 원년 멤버들이 의기투합해서 제작한 오랜만의 새 제품을 시청하고 보니 그런 생각은 더욱 선명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안도감 같은 게 생겨났다. 어쿠스틱 에너지의 정신은 가장 전형적인 ‘실용성’의 추구에 있어왔다.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혁신의 한도가 선을 넘어서까지 가격이 올라가게 하지 않는다는 점은 어쿠스틱 에너지의 대표적인 미덕이 될 것이다.

AE509에서도 그런 정신이 분명히 전해진다. 특정 시스템과 청취환경에서 몇 시간 시청한 결과이지만 90년대와는 다른 스타일로 새로운 소재와 스타일을 발휘해서 만든 훌륭한 스피커하고 생각되었다. 또한 어쿠스틱 에너지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오랜 만에 이 가격대에서 뛰어난 품질의 스피커를 대면하게 되었다. 톨보이 스피커가 이렇게 날렵하고 청량한 음색을 들려주는 느낌은 감동적일 때가 있다. 이보다 크고 굴곡이 커서 드라마틱한 스피커가 종종 놓치는 정확한 리듬과 페이스가 더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AE509가 알려주는 시간이 되었다. 가격이 어느 정도에 결정될 지 모르겠지만 결코 비싸다고 느낄 가격은 아닐 것으로 생각되는 바, 400~500만원 급의 올라운더를 찾는 사용자라면 필청을 권한다. 흔한 말 같지만 그렇게 밖에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는 훌륭한 스피커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Drive Unit 125mm Carbon Fibre cones
Tweeter 25mm Carbon Fibre dome
Bandwidth 32Hz-28kHz (+/- 6dB)
Sensitivity 89dB
Peak SPL 115dB
Power Handling 175w
Crossover frequency 560Hz/3.1kHz
Impedance: 6ohms
Design 2.5 way
Dimensions 1000 (1050 with spikes) x 185 x 280 (H x W x D)
Weight 22Kg (per speaker)
Finishes Piano Black Gloss, Piano White Gloss and American Walnut wood veneer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샘에너지 (02 - 6959 - 3813)
가격 34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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