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대출력 드라이빙, 마스터링 퀄리티에서 답을 찾다

조회수 2019. 8. 13. 13: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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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L Performer M1000 Mono Power Amplifier

하이파이 오디오가 모사(模寫)하는 오리지널

오디오 분야에서는 애초에 하이파이라는 말이 “원음에 충실한 재생” 이라는 의미임은 많이 알려져 있다. 요즘 들어서야 고가의 럭셔리 하이엔드 오디오와 구분되어, 다소 보급형의 의미가 묻어있는 느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재생음을 충실하게 재현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즐겨 듣는 오디오 시스템의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책무가 아닐 수 없는 터.


이와 비슷하게 프로 오디오 분야에서 통용되는 말이 바로 “마스터링 퀄리티(Mastering Quality)”라는 표현이다. 그만큼 이 마스터링이라는 명제는 음악 생산자 입장에서의 고 충실도를 전제하기도 하고 요구하기도 한다. 


음악을 생산하는 입장인 프로 오디오분야는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뉘는데, 악기와 음성 등을 마이크로 수음(受音)하고 믹싱하여 기본적인 “식재료”를 만드는 레코딩 파트가 있으며, 이 식재료를 취합하여 프로듀서와 엔지니어의 의도대로 완벽한 요리, 즉 “음악”으로 완성시켜내는 마스터링 파트가 있다.

가끔, 어떤 희귀한 음반의 마스터테이프가 발견되었다든지, 리마스터링된 음반이라든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슈가 되고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단 하나, 음악적 완성도를 가진 상태의 “최초의 오리지널”이기 때문이다. 하이파이라는 단어가, 원본과 최대한 유사(충실하게 재현하는)하다는 의미라면 마스터링 퀄리티라는 단어는 원본 그 자체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이 “최초의 오리지널”이 릴 테이프 형태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릴 테이프 머신에 대한 동경과 향수가 아직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음원의 오리지널을 다루던 실력자, SPL

SPL은 약 30여년의 역사를 가지는 독일 사운드 브랜드이다. 프로 오디오, 특히 마스터링에 사용되는 장비 분야에서 메이저 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본사 웹사이트에서 이 브랜드 제품으로 작업하는 유명 아티스트의 리스트 업을 살펴보려면 마우스 스크롤이 수십 번은 돌아가야 할 정도로 방대한 엔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비 상업적으로 아티스트 본인들이 직접 구입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 엔도서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겠다.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사용되는 장비를 인지도를 가지고 만들어낸다는 것 만으로도 SPL이라는 브랜드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취미의 영역인 하이파이 오디오와는 다르게, 프로 오디오에서의 장비 신뢰도와 완성도는 철저하게 상업적 가치와 리스크를 동시에 가지기 때문이다. 믿고 쓸 수 없다면 굳이 모험을 할 뮤지션/엔지니어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필자의 지인 중에 아직 프로 오디오 분야에 적을 두고 있는 이들이 몇몇 있다. 영화 음악을 제작하는 이도 있으며, 국내 상업 음악 쪽으로 잔뼈가 굵은 이도 있다. 이들에게 종종 듣던 이름과 브랜드가 바로 SPL이었는데, 마치 오디오 분야에서 마크 레빈슨과 넬슨 패스 등을 언급하듯 SPL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곤 했다. 특히,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모니터 컨트롤 장비 쪽으로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당신이 하이파이 오디오 파일이 맞는다면 바로 이 대목에서 귀가 솔깃할 수 있는데, 음악의 최종 생산 / 최초 원본의 단계인 마스터링, 그리고 그 마스터링 음원의 모니터링에 특화되어 있는 브랜드라는 것이 주요 포인트 되겠다. 소위 말하는 근본 있는 족보의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지는 터.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스펙과 숫자라고 답하는 이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음악을 듣기 위해 거금을 주고 오디오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오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을 음악답게 재생해내는 실력일 것이다. 때문에 프로 오디오 태생의 브랜드에 대해 우리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편견은 사실, 어느 정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녹음 단계에서의 모니터링은, 말 그대로 소리를 소리로써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다. 아직 음악으로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며 미완의 의미에 다름없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 오디오 사운드라는 것이 이러한 “모니터링 사운드”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프로 오디오 태생 브랜드는 음악성이 부족하다.”는 편견이 제법 있는 것이다.

SPL이라는 브랜드를 언급함에 있어서 음악성에 대한 염려를 조금이라도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애초에 음악을 음악으로서 완성시키는 용도로 제품을 만들어오던 브랜드에서 새삼스럽게 음악성 유무를 따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하이파이 오디오 분야에서는 음악성이라는 말이 살짝 왜곡되어, 착색이라든가 오디오 시스템 고유의 음향적 버릇이라는 의미와 뒤섞이는 경향이 있지만,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의 음악성이라는 것은 보다 상위 개념의 오리지널, 그 자체에 근접해 있을 수 밖에 없다. 수동적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밖에 없는 오디오파일이 SPL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어느 정도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힘의 원천은 역시나 잘 만든 전원부

▲ SPL Performer M1000 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내부에 엄청난 크기의 트로이달 트랜스가 보인다

이번에 소개하는 SPL의 모노블록 파워앰프 제품, Performer m1000은 본사의 사이트를 뒤져보더라도 딱히 하이파이 오디오용이라든지, 음악 감상용 제품이라는 식으로 카테고리가 구별되어 있지 않다. 당장 그대로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는 프로페셔널 제품이라는 의미이다.


M1000이라는 네이밍은 아마도 모노블록으로써 채널당 1,000W의 RMS 출력을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것이리라. 1,000W를 보장하는 기준 스피커 임피던스는 2옴이며 우리가 흔히 접하는 8옴짜리 스피커에서는 채널 당 420W, 구동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4옴 스피커에서는 공히 750W를 보장한다.


보통, 하이파이 브랜드에서 정격 출력의 기준이 되는 스피커 임피던스가 4~8옴 정도임에 비해 m1000 파워앰프의 표시 출력 기준이 2옴인 것에는 SPL이라는 브랜드의 숨겨진 자신감이 존재한다.

앰프에 있어서 극한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어렵지 않은데, 흔히 앰프가 타 버린다고 표현하는 상태, 즉 쇼트 상태의 임피던스는 당연히 0이 되기 마련이다. 이 0옴에 근접할수록 앰프 입장에서는 가혹한 상태가 되며 이러한 가혹 상태에서 얼만큼 리니어하고 안정적으로 소리를 뽑아낼 수 있느냐가 그 앰프의 하드웨어적 완성도와 신뢰도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스피커의 임피던스라는 것은 고정 값이 아니다. 음압이 높아질수록 임피던스는 낮게 떨어질 수 있으며, 때문에 볼륨을 아주 크게 틀거나 대편성 오케스트라 재생 시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앰프가 타버리거나 꺼지는 일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수 천, 수 억 원 대의 몇몇 초 고가 하이엔드 앰프 브랜드의 소개를 보자면 심지어 1옴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출력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근간이 되는 인프라가 상당히 신경 써서 만든 전원부임을 어필하기 마련이다.


Performer m1000의 전원부 구성

M1000 파워앰프의 전원부 역시 “2옴에 1,000W”라는 수치에 걸맞게 신뢰성 높은 구성으로 준비되어 있다. 한 쪽 채널당 약 25키로그램 정도의 m1000, 그리고 그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트로이달 트랜스는 전용 하우징으로 함침되어 있으며 메인 증폭 회로와 진동을 공유하지 않도록 샤시에 플로팅 되어있는 구조이다.


제품을 처음 개봉할 때에는 앰프를 뒤집어서 바닥 면에 고정되어 있는 트랜스 고정 나사를 반드시 풀어주어야 한다. (후일담이지만 처음에 이 제품을 수령하여 이 과정(트랜스 나사 풀기)을 깜빡 하고 청음 했을 때 상당히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darTZeel의 모노블록 파워앰프인 NHB-458에서 이와 동일한 트랜스 플로팅 구조를 본 적이 있다. 


개당 1,375W에 달하는 대용량 트랜스포머와 함께, 30여개로 이루어진 전원평활 캐패시터의 군집도 m1000의 전원부 보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핵심이다. 통합 100,000마이크로 패럿에 달하는 이 캐패시터들은 여타 브랜드 였다면 2개에서 4개 정도의 대형 캐패시터로 구성되었을 터이다. 


하지만 m1000에서는 작은 용량의 커패시터들을 수십 개 병렬 연결하여 구성함으로써 충/방전 속도를 극대화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과거 그리폰(Gryphon)이나 프라이메어(Primare)등의 브랜드에서 즐겨 쓰던 방식과 동일하다. 물론 이 방식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기적 특성이 거의 동일한 선별 캐패시터들이 사용되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앰프를 하드웨어적으로 평가함에 있어서 전원부의 충실한 설계와 물량투입은 늘 그렇듯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는 m1000에서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힘(출력)과 여유(헤드룸)로 빚어내는 고충실 사운드

Performer m1000뿐 아니라 SPL의 모든 앰프 제품을 이야기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120V VOLTAiR 테크놀로지이다. 전기공학적으로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기술인데, 비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주 가볍고 쉽게 설명하고자 한다.


M1000에는 한쪽 채널당 총 12개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메인 출력석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 전 단계의 버퍼회로로써 OPAMP라는 것이 사용되고 있는데(일종의 프리앰프라고 보면 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아마도 Burr Brown이나 Analogue Device등의 브랜드로 더 익숙한 작은 증폭칩을 의미하는 것이 바로 OPAMP다. 심지어 오피앰프 “칩”이라고 정형화 해서 부르기도 한다.

▲ SPL Supra OP AMP 다이어그램

그런데 SPL은 이 OPAMP를 풀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직접 만들어낸다. 저항, 콘덴서, 코일 등의 수동 소자와 트랜지스터 등의 증폭 소자를 하나하나 전용 PCB 기판에 실장하여 철저히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증폭 모듈을 만들어 쓰는 것이다. SPL에서는 이를 SUPRA OP앰프라고 한다. 디스크리트 방식이라는 것은 몇몇 전제가 충족된다면(부품 신뢰도, 선별 요율 등) 오디오적으로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인데, SPL의 수프라 OP앰프가 탄생한 배경은 사실 따로 있다.


바로 120V VOLTAiR 라 불리는 자사 고유의 전압 증폭 방식 때문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 60V 씩, 총 120V 수준으로 전기를 공급하여 증폭회로를 돌린다는 의미이다. 120V라는 숫자가 의미 있는 이유는, 기존 대부분의 OPAMP, 혹은 그에 준하는 증폭회로들은 SPL의 반절, 혹은 그 이하의 전압으로만 구동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구동 전압이 높아지면 고전압의 신호 입력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출력 신호의 전압도 높아질 수 있다. 출력 시그널의 전압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오디오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바로 “헤드룸” 수치를 여유 있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 Supra OP AMP 칩셋

물론 고전압을 버티기 위해 회로는 매우 견고하고 신뢰성 있게 만들어질 필요가 있으며 그 결과물이 바로 m1000에도 사용되고 있는 SUPRA OPAMP인 것이다. 헤드룸의 개념은 간단히, 재생음의 여유폭이라고 새기면 크게 다르지 않다.


자연 상태의 원음은 헤드룸의 개념이 없으며 음량이 커진다고 해서 소리가 찌그러지거나 왜곡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기회로로 작동하는 인위적 재생장치/재생음들은 모두 필연적으로 디스토션이라는 것이 크건 작건 존재하기 마련이며, 볼륨을 올릴 수 있는 한계는 바로 소리가 찌그러지기 직전까지라고 할 수 있다. 


리니어하게 증폭되는 수준에서 소리가 찌그러지기 직전까지의 증폭 여유폭을 헤드룸이라고 하며, 어느 정도는 고음질에 대한 척도로 사용할 수 있다. 헤드룸 값이 가장 높은 것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자연음이며 우리가 접하는 고음질(24bit/192kHz 등)PCM음원, 레드북CD, 전파로 수신해 듣는 라디오 순으로 헤드룸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즉, M1000과 같은 120V VOLTAiR 증폭방식을 사용하는 동사의 Phonitor X 프리앰프를 사용한다면, 소스기기의 아날로그 출력 수준만 확보할 수 있는 경우 엄청난 수준의 헤드룸 및 그에 준하는 하이엔드 오디오적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운드 크래프터의 하이파이 실력은?

▲ SPL Performer M1000

통상 앰프의 출력과 재생음의 섬세함은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고출력으로 유명한 몇몇 브랜드 앰프들의 단점으로 소릿결이 거칠다는 것이 지적되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리가 거칠다는 것은 고 음량에서 디스토션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진정한 의미의 고출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유려한 음질을 유지하지 못하는 고출력 증폭은, 우리가 흔히 PA앰프라고 부르는 저 품질의 프로 오디오용 앰프의 폐단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구동력 좋은 앰프가 비싼 이유는 그 힘을 유지하면서도 적절한 음질을 희생하지 않는 까닭이다. 


SPL Performer m1000은 이러한 기준에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는 파워앰프이다. 


쉽지 않은 스피커들과 환경에서도 여유 있는 드라이빙과 음악성을 동시에 과시하는데, 가령 ATC의 SCM 50PSL 스피커 매칭에서는 낮은 볼륨에서도 ATC 고유의 밀도감 넘치는 미드레인지 특성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Dynaudio Confidence C4 Platinum 같은 대형기에서는 특유의 다이나믹스 넘치는 저 음역 컨트롤을 기반으로 에소타의 질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조합은 가격대가 훨씬 높은 포칼의 스칼라 유토피아 EVO와의 매칭이었는데, 에어리하다고 표현하기에는 약간 무게감이 있지만 공간을 충분히 메우어주는 정돈된 잔향의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고음역의 재생은 빠르고 가닥 추림이 출중했으며, 치고 빠지는 타이밍이 정확한 펀치감은 지금까지 스칼라 유토피아 EVO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무게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세 가지 스피커 매칭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브랜드 스피커 고유의 특성을 고스란히 살려낸다는 것이다. ATC를 ATC답게, 다인오디오를 다인스럽게, 그리고 포칼을 포칼답게 울려낸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m1000 파워앰프의 경우 동사의 프리앰프와의 조합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SPL 고유의 증폭방식으로 확보되는 헤드룸과 다이나믹스가 크게 한 몫 하는 것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훨씬 고가의 프리앰프로 매칭하더라도 제 짝 프리앰프인 Phonitor X와의 궁합보다 썩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심지어 이 프리앰프는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기까지 하다!) 


M1000 파워앰프의 가격은 모노블록 타입 치고는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하지만 케이블링만큼은 상당히 신경 써서 매칭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프리/파워간의 밸런스드 인터커넥터의 품질은 절대적으로 작용한다.


마무리

SPL이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실용주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프로 오디오 시장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퀄리티를 따지는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특화된 “버릇”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존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들이 비평 받고 있는 “감성 품질”과 그에 따른 고가 정책에 완전히 반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유니크 한 이슈는 이론적으로나 결과적으로나 누구든지 납득 가능한 형태로 인정받고 있으며, 우리가 “하이파이 오디오용으로 빌려 쓰고자” 하는 Performer m1000 파워앰프에 이르러서는 가성비라는 용어가 굳이 궁여지책으로만 쓰일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주고 있다. 


오디오 컴포넌트가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면, 특정 장르를 가리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가 있다. 재즈에 맞는 앰프, 클래식에 어울리는 스피커 같은 표현 자체가 의미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이엔드 급 오디오 브랜드라 칭하는 것들 중에 “우리 브랜드 제품은 특정 장르에서 발군이다.”는 식으로 어필하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 


SPL의 제품들은 아마도 이러한 맥락에서, 하이파이와 마스터링 스튜디오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버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음악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믿고 쓸 수 있는 레퍼런스, 앰프 제품으로서 m1000 파워앰프가 그 첨병 역할을 단단히 해내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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