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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스트리머, DAC을 품은 놀라운 가성비

조회수 2019. 2. 25. 15: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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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ender A100 뮤직서버 & DAC

▲ Aurender W20

필자가 봤을 때 오렌더(Aurender)는 꼭 필요한 타이밍에 새 제품을 내놓는 것 같다. 오렌더 이름을 달고 지난 2013년 3월에 처음 나온 W20부터 따져보자. 이 제품은 세계 최강의 네트워크 뮤직서버를 표방했다. HDD(12TB)에서 나오는 전기노이즈와 소음을 원천 차단하는 SSD(240GB) 캐싱 플레이, 배터리와 SMPS 전원부, 듀얼 AES/EBU 디지털 출력, 워드/마스터 클럭 BNC 클럭, OCXO 초절밀 클럭, 그리고 진동제어에 만전을 기한 통 알루미늄 절삭섀시가 그 증거다. W20에 세계가 놀랐다.


그런데 W20은 가격이 비쌌다. 그래서 2013년 12월에 보급형 모델로 X100이 나왔다. 몸체를 2015m 하프사이즈로 줄이고 전원부도 SMPS로 바꿨다. 디지털 출력 역시 USB 하나로 간소화했다. 지금은 최대 12TB HDD를 장착할 수 있지만 출시 당시에는 X100L이 6TB, X100S가 1TB에 그쳤다. SSD 용량도 120GB로 줄였다. 덕분에 ‘뮤직서버+스트리머’를 W20의 4분의 1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다. 


스트리밍 재생이 대세가 되기 시작한 2015년에는 N 라인이 나왔다. 수요 트렌드에 맞춰 내부 저장용량보다는 네트워크 플레이에 포커싱을 맞췄다. 처음 나온 N10이 출시 당시 HDD 용량이 1TB(N10S. 현재는 8TB)에 그쳤던 이유다. 하지만 “보다 싼 가격으로 W20에 근접한 음질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모델답게 디지털 출력과 OCXO 클럭 등은 W20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W20과 차이라면 AES/EBU가 싱글 출력이라는 점, 전원부가 배터리 대신 리니어 전원부라는 점 뿐이었다. 


이어 N10의 보급형 모델로 N100H가 나왔다. N10도 비싸다고 느낀 애호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격 다운을 위해 디지털 출력이 USB 하나로 줄었고 SSD 용량도 240GB(N10)에서 X100 수준인 120GB로 줄였다. 2017년 8월에는 N100C가 나왔다. 디지털 출력이 USB 하나 뿐이어서 애로를 겪는 유저들을 위해 동축(Coax)을 추가한 것이다. 물론 N100H보다 가격이 올라갔지만 SSD 용량은 2배인 240GB로 늘었다. 


이 와중에, 정확히는 2016년 8월에 오렌더 처음으로 DAC을 내장한 A10이 등장했다. 이 역시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DAC을 자신의 품에 안는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4TB HDD 저장용량에 120GB SSD 캐싱 플레이라는 뮤직서버로서 오렌더의 정체성은 잃지 않았다. 이후 2018년 11월에는 CD리핑 기능을 추가한 뮤직서버 겸 네트워크 플레이어 ACS10, 2019년 1월에는 이번 시청기인 A100이 나왔다.

▲ (위쪽부터) N100H, A10, N10

A100, 싱글 스테레오 DAC을 내장한
뮤직서버 겸 네트워크 플레이어 / 스트리머


▲ Aurender A100

A100은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DAC을 내장한 A10의 트리클 다운 모델이다. 때문에 듀얼 모노 구성이었던 DAC 파트가 싱글 스테레오 구성으로 바뀌었고, 아날로그 출력단도 XLR을 없앴다. HDD 용량은 4TB에서 2TB로, 사이즈는 430mm 풀사이즈에서 330mm로 100mm 줄었다. 이 330mm 사이즈는 오렌더 사상 처음이다. 덕분에 A10에 비해 가격이 대폭 내려갔다.


이제, 백지 상태에서 A100을 따져보자. 어쩌면 지금까지 언급했던 내용은 모두 이미 오렌더 제품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애호가들을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 이쪽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에게는 뮤직서버, 네트워크 플레이어, 스트리머, DAC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A100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이를 가능케 한 설계디자인, 그리고 재생되는 음의 수준’일 것이다.

A100은 기본적으로 2TB HDD를 갖춘 뮤직서버다. 음원을 A100에 최대 2TB까지 저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오렌더가 장안의 화제를 모았고 지금도 그 독보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저장음원을 하드디스크(HDD)에서 재생하지 않고 훨씬 빠르고 소음이 적은 SSD(Solid State Drive)에서 캐시 메모리(cache memory) 형태로 저장해 재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최대 캐시메모리 용량이 120GB인 만큼, 자주 듣는 웬만한 곡은 SSD에 저장돼 있다고 보면 된다.


A100은 그러면서 네트워크 플레이어 겸 스트리머다. 즉, 랜선을 연결해 NAS 음원을 마음대로 끌고와 재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터넷 라디오, 그리고 멜론 벅스 타이달 코부즈 같은 유명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물론 이들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사실, 필자도 마찬가지지만 음원을 다운로드해서 NAS나 HDD에 저장하는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예를 들어 국내 음원은 멜론, 외국 음원은 타이달에 가입해서 언제 어디서나 스트리밍으로 들으면 끝이다. 


A100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MQA 풀 디코더를 장착한 것이다.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는 최대 24비트/384kHz 고해상도 음원을 손실없이 압축해서 전송할 수 있는 코덱으로, 메리디안이 2014년에 개발했고 타이달에서 2017년 1월에 이 MQA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타이달에서 MQA로 제공되는 24비트 음원을 원음 그대로 재생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스트리머에 MQA 풀 디코더가 있어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A100은 DAC까지 내장했다. DAC(Digital Analog Converter)는 말 그대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다. 랜선으로 들어오든,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타고 들어오든, 아니면 USB나 동축 단자 등을 통해 들어오든 아날로그 입력단을 거치지 않은 음원은 모두 디지털이다. 그런데 실제 증폭이 돼서 스피커 진동판을 움직이는 것은 파형이 있는 아날로그 신호이기 때문에 디지털 신호는 무조건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줘야 한다.


오렌더의 경우 W20, N10, N100, X100, ACS10은 이 DAC이 없고, A10과 A100에만 DAC이 있다. 따라서 음악을 들으려면 W20 등은 별도 DAC이 있어야 하지만(트랜스포트), A10과 A100은 후면에 있는 아날로그 출력단에 곧바로 프리앰프나 인티앰프를 연결하면 된다(플레이어). 게다가 A10과 A100은 볼륨 기능이 있어 직접 파워앰프에 직결해도 된다. DAC을 내장한 네트워크 플레이어/스트리머, 이게 A100과 A10의 레종데트르다.

DAC는 일본 AKM의 AK4490 칩을 하나만 써서 좌우 두 채널을 커버하는 싱글 스테레오 구성이다. 32비트/768kHz, DSD128 사양의 AK4490 칩셋 자체가 좌우채널을 동시에 컨버팅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에 비해 상급기인 A10은 똑같은 AK4490 칩셋을 썼지만 각 채널에 1개씩, 총 2개를 투입한 듀얼 모노 구성을 보인다. 이처럼 DAC 칩 하나가 한쪽 채널만 담당할 경우 통상 다이내믹 레인지와 채널 분리도(크로스토크), 정숙도(SNR)가 좋아진다.


또 하나. 오렌더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바로 자체 개발한 오렌더 앱(Aurender Conduct App)이다. 이 앱으로 모든 제어가 가능하다. HDD 저장음원, NAS 음원, 타이달 코부즈 멜론 벅스 음원, 인터넷 라디오 채널을 불러와 재생할 수 있다. 앨범 재킷도 뜨고 한글지원도 당연히 된다. 요즘 룬(Roon)이 각광받고 있지만 룬은 별도 컴퓨팅 디바이스(코어)가 있어야 하고 국내 멜론과 벅스는 지원하지 않는다.


A100 외관과 스펙, 설계디자인

비로소 외관을 본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오렌더 최초의 330mm 가로 사이즈를 보이는 통 알루미늄 절삭 섀시 전면에 3인치 AMOLED 디스플레이가 약간 왼쪽에 치우쳐 달렸다. 오른쪽에는 4개 버튼(메뉴, 이전곡 재생, 다음곡 재생, 재생/멈춤)과 볼륨 노브가 달렸다. 후면에는 왼쪽부터 RCA 아날로그 출력단 1조, 디지털 광입력단자 1개, USB-A 타입 디지털 출력단자 1개, 이더넷 입력단자 1개, USB 스틱 재생용 USB-A타입 입력단자 2개, 전원스위치, AC 인렛단이 달렸다.


이같은 인터페이스를 기준으로 A100이 할 수 있는 일을 짚어보면 이렇다. 우선 이더넷 단자가 있어서 네트워크 플레이어 및 스트리머로 쓸 수 있다. 또한 광 입력단이 있어 최대 24비트/192kHz PCM 음원을 가져와 A100을 DAC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로 들어왔든 광케이블로 들어왔든 디지털 신호는 내장 DAC을 거쳐 아날로그 신호로 출력된다. RCA 최대 출력전압은 2Vrms다. 


A100은 또한 USB 오디오 아웃풋이 있기 때문에 최대 32비트/384kHz PCM 음원과 최대 DSD128 음원을 디지털로 출력할 수 있다. A100 내장 DAC보다 성능이 우수한 DAC을 이미 가진 애호가 혹은 추후 하이엔드 DAC을 구입할 경우 유용한 출력단이라 할 만하다. 이밖에 볼륨은 0.5dB 스텝씩 -90dB~0dB 사이에서 조절할 수 있다. 크기는 330mm(W), 55mm(H), 353mm(D), 무게는 7.8kg을 보인다.

내부 설계는 그야말로 오렌더스럽게 정성껏 이뤄졌다. 우선 토로이달 전원트랜스 3개와 평활용 커패시터들이 보인다. SMPS 전원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전원트랜스는 각각 서버와 디지털 파트, DAC 파트를 담당한다. 트랜스 옆에는 2TB 용량의 2.5인치 HDD, 그 위에는 쉴딩처리된 120GB SSD가 장착돼 있다. 디지털 파트의 핵심인 DSP단은 FPGA로 오렌더가 직접 설계했으며, CPU는 AMD의 최신 9W, 클럭은 100fs 정밀도를 자랑하는 TCXO(온도보상 수정발진기)를 썼다.


A100 vs A10 vs N100H

이제 A100의 좌표를 보자. 우선 A100은 DAC을 내장했다는 점에서 A10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A10은 상급답게 AK4490 칩을 듀얼모노로 썼고, 토로이달 전원트랜스도 1개 더 많은 4개를 투입했다. DAC 칩이 2개가 들어가 좌우채널 각각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듀얼 모노 DAC 구성에 전원부가 더욱 튼실한 만큼 다이내믹 레인지나 크로스토크에서 A10이 앞서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A100의 스펙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A10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128dB, 크로스토크는 -135dB, 왜율(THD+N)은 -112dB라는 하이스펙을 자랑한다.


A100은 N100H와도 비교할 수 있다. N100H가 DAC이 없는 순수 뮤직서버 겸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스트리머이지만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HDD 용량이 2TB, SSD 용량이 120GB로 똑같고, 디지털 출력단자는 USB 2.0 단자 하나만 갖춘 점도 동일하다. 그러나 N100H는 DAC이 없기 때문에 디지털 광입력단자가 없고, A100보다 가로 폭이 좁은 215mm 하프사이즈를 보인다. 가격은 A100보다 100만원 정도 싸다. 달리 생각하면, A100은 N100H보다 100만원 정도를 더 투자해 A10에 근접한 DAC 성능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이다.


시청

A100 시청을 앞두고 그 소리가 무척 궁금했다. A100에 투입된 네트워크 수신 모듈과 스트리밍 모듈, DAC 파트, 아날로그 출력파트, 그리고 전원부 등이 합세해 어떤 소리를 내줄지 궁금했다. 또한 전원부와 DAC 구성에서 차이를 보이는 상급기 A10과도 얼마나 다른 소릿결을 보일지도 궁금했다. 시청에는 코드의 CPM2650과 모니터오디오의 Gold 300 조합, 캐리오디오의 SI-300.2d와 올드스쿨의 Monitor M2 조합을 동원했다.

Curtis Fuller ‘Oscalypso’(The Opener)

코드와 모니터오디오 조합에 타이달 MQA 음원으로 들었다. 무대의 좌우가 일단 시원하게 펼쳐지고, 재생음은 싱싱하고 명랑한 성정을 보인다. 필자가 기억하고 있는 A10 재생음의 진중하지만 다소 무거운 촉감과는 차이를 보인다. 색채가 좀더 산뜻해지고 풋워크가 좀더 경쾌해진 것이다. 드럼 림플레이가 요목조목 생생하게 들리는 것을 보면 역시 AKM 칩이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기름기가 가신 소리인 점, 배경이 적막하다못해 시꺼멓게 느껴진 점도 강조하고 싶다. 이어 들은 번스타인 지휘, 뉴욕필 연주의 말러 2번에서는 여린 음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대단하다. 새 모델이지만 상당히 성숙된 음을 들려준다는 인상이다. A10과 비교해서도 체감상 해상력을 크게 양보하지도 않은 것 같다.

Eric Clapton ‘Wonderful Tonight’(24 Nights)

계속해서 코드와 모니터오디오 조합으로 들었는데, ‘이거 너무 생생하게 들리는 것 아냐?’라고 메모를 했다. 저 뒤에서 들리는 관객 환호소리와 공간감이 장난이 아니다. 기타 음은 보드랍고 배음이 많이 느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음의 표면이 매끄러워지는 점도 큰 변화다. 코드 인티앰프 CPM 2650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 노트북이나 PC를 켜지 않고도 타이달 음원을, 

그것도 UPnP/DLNA가 아닌 네트워크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점이 좋다. 룬 플레이와 오렌더 플레이의 가장 큰 차이다. 별도 컴퓨팅 디바이스(코어)나 전용 프로토콜(RAAT)가 필요없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 청감상으로는 오렌더 재생음이 좀더 경쾌하고 발랄하게, 룬 재생음이 좀더 조용하고 깔끔하게 느껴진다.

Ivan Fischer, Budapest Festival Orchestra ‘The Infernal Dance’(Stravinsky Fire Bird)

이번에는 캐리오디오와 올드스쿨 조합으로 시청했다. 첫 음부터 제대로다. 대편성곡을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A100이 훤하게 꿰뚫고 있다는 느낌이다. 일단 음이 섞이거나 혼탁해지지 않고, 오케스트라 악기들의 연주법도 잘 드러난다. 스피커의 해상력이 받쳐준 덕이지만, 스트리머 및 DAC으로서 A100이라는 윗물이 맑지 않았으면 나오지 않았을 디테일의 잔치다. 이는 안드리스 넬슨스 지휘, 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의 쇼스타코비치 5번 4악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거의 모든 음이 또박또박이었다. 물론 하이엔드 DAC을 들을 때처럼, 무서우리만치 펼쳐지는 광대역과 초저노이즈의 세계까지는 아니다. 이 대목은 A10이 A100보다 분명히 앞선다. 하지만 A100은 좀더 유연하고 편안하며 산뜻한 재생음을 들려준다. 오렌더에서 A100의 최종 재생음에 각별히 튜닝을 한 것 같다.

Kacey Musgraves ‘Space Cowboy’(Golden Hour)

올해 그래미 4관왕에 오른 앨범이자 베스트 컨트리송을 수상한 곡이다. 무엇보다 너무 많다 싶을 정도로 배음이 풍부하게 들린다. 보컬은 그야말로 사탕처럼 달콤하고, 기타소리는 막힘없이 위로 쭉쭉 뻗는다. 선명한 윤곽선, 또렷한 음상은 역시 오렌더 제품들의 타고난 DNA인 것 같다. 2019년산 A100은 여기에 보드라운 촉감과 편안한 인상을 보탰음이 점점 확실해진다. 지난해 말 ACS10을 시청했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오렌더의 음 만들기가 크게 변한 것 같다. 재생음에 도사리고 있었던 거칠거나 딱딱한 구석이 싹 없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 A100의 음이 좀더 맛깔스럽고 만족도가 높다. 비온 다음 날 깨끗해진 먼 산을 바라보는 느낌, 극세사 천으로 안경을 잘 닦은 후 사물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이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평

지난해까지만 해도 필자는 ‘오로지 룬’이었다. 친절하고 자세한 인터페이스와 개인 취향에 맞게 태그를 달아가며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를 꾸밀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특히 저녁 때 집에 들어가면 룬 대신 UPnP 스마트폰 앱으로 타이달이라 코부즈를 듣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 일할 때 언제나 꺼내놓는 필자의 맥북에어(룬 코어)를 집에서까지 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UPnP 앱을 쓰더라도 어차피 필자의 렌더러(SOtM SMS-200)가 USB케이블을 통해 DAC(마이텍 Manhanttan II)으로 음악신호를 쏴주기 때문에 음질적으로 손해볼 까닭이 없다.


너무 뒤늦게 깨달은 것인지 모르지만, 오렌더 제품들은 일찌감치 노트북이나 PC에서 자유롭고 싶은 애호가들을 겨냥한 것 같다. HDD 저장장치를 갖춘 점이 그랬고, 컴퓨팅 디바이스 없이 한 섀시로 모든 디지털 음원을 재생할 수 있게 한 점이 그랬다. 그냥 랜선만 꽂고 오렌더 앱으로 터치만 하면 되는 것이다. A100은 여기에 고스펙의 AK4490 DAC 칩까지 내장했다. 재생음도 상급기와는 그 결이 완전 다른 쪽으로 변모해서 가격 경쟁력이 더욱 크게 높아졌다. 단 한 대로 똘똘한 뮤직서버와 네트워크 플레이어, 스트리머를 장만하고 싶은 애호가들에게 일청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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