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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과 SI 스크린의 멋진 앙상블

조회수 2018. 12. 20. 10: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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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청담 플래그쉽 스토어 방문기

요 몇 년 동안 포칼만큼 화제를 몰고 온 스피커 브랜드는 없다고 생각한다. 원래 많은 가능성을 가진 메이커지만, 오디오 갤러리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그 가치가 피력되었고, 최근에는 만개한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인상이다.


사실 포칼은 하이엔드 스피커만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엔트리급에도 착실한 라인 업이 있고, 홈 씨어터를 병행할 수 있는 제품군도 자랑한다. 또한 스튜디오, 승용차, 해드폰, 올인원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 경쟁자들을 한껏 긴장시키고 있다.

▲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쇼 포칼 부스 전경

매번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 가면 제일 크고, 좋은 장소에 포컬이 포진하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들어갔다가도 수많은 매력적인 제품을 만나 이러저리 사진을 찍고, 둘러보고 하면 한 나절이 금세 지나간다. 그러므로 이런 전시 공간에 갈 땐, 확실하게 뭘 보겠다는 전략을 짜야한다. 그 정도로, 포컬은 단순한 스피커 메이커를 넘어서서, 말하자면 음악과 관련된 소비자의 여러 환경에 두루두루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 포칼 전용 매장인 압구정에 위치한 오디오갤러리 스토어 입구

다시 말해, 승용차를 몰 때에도 포컬이 있고, 자주 듣는 음악도 포칼 모니터 스피커로 녹음이 되었으며, 해드폰이나 올인원으로 가볍게 들을 때 조차 포칼을 만날 수 있다. 하물며 본격적인 하이파이라고 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바로 그 포칼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 것이다.


원래 포칼의 전시장은 압구정동쪽에 크게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방문지는 다르다. 이른바 < 포칼 스토어 >라고 해서, 오로지 포칼 스피커의 실력만 가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는 방법도 간단하다. 


일단 청담역에서 내려 청담 성당을 지나 로데오 거리 방향으로 걷다보면, 보 컨셉트라는 가구점이 나온다. 바로 이 건물에 < 포칼 스토어 >가 위치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에 오픈했으니 방문 시점으로는 한 달이 지난 정도다.

▲ 청담동 명품거리. 이 지역은 고급 가구나 부티크매장이 밀집되어 있다.

이 지역은 이른바 명품 거리로 알려져 있다. 인근의 로데오 거리가 패션 중심이라고 하면, 이 지역은 가구나 부티크가 많다. 특히, 세계적인 수입 가구가 많아, 그냥 윈도우 쇼핑 정도로 구경해도 흥미진진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구경을 좋아하는 터라, 일부러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이리저리 살폈다. 정말 눈이 호사스러울 지경이다. 몇 개의 일인용 소파는 정말도 탐이 날 정도.


그런데 어떤 면에서 이런 명품 가구들과 포컬은 여러모로 잘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오디오 애호가 입장에서야 스피커는 매우 중요한 존재지만, 일반 주부나 아가씨들에겐 가구의 연장선상이 될 수도 있다. 일단 거실에 세팅을 한다고 하면, 그 존재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피커의 선택은, 어떤 면에서 아내나 애인과 함께 이뤄져야 할 거창한 행사일 수도 있다. 바로 이 거리에 포컬을 런칭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도 된다. 


이 대목에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포칼의 장점을 꼽아봤다. 아주 자세히 기술하자면 본 아티클 하나로 모자랄 지경이라, 다음 몇 가지 사항으로 요약해봤다. 


1) 최상의 테크놀로지 실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소재와 음향 이론을 추구한다. 특히, 드라이버를 직접 생산하고, 모든 제조 공정이 인-하우스로 이뤄지기 때문에, 언제든 이론을 제품에 접목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


2) 메이드 인 프랑스의 장점. 아주 간단하다. 그냥 단순 작업을 하는 분들조차 기본적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것은 겉에서 보기엔 아무 것도 아닌 것같지만, 그런 손길과 정성이 차곡차곡 제품에 쌓여, 그것이 결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3) 수려한 외관. 사실 스피커가 홈 인테리어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상상 이상이다. 오죽하면 WAF(와이프 억셉턴스 팩터)라는 용어가 있을까? 대개의 스피커가 무겁고, 어둡고, 칙칙하다. 와이프가 정성들여 인테리어를 해놔도 스피커 하나로 그냥 훼손되기 일쑤다. 그러나 포칼의 제품들은 오히려 인테리어를 활짝 빛나게 한다. 약간 어수선하고, 낡은 분위기도 한껏 밝게 달아오르게 만든다. 요 근래 여성들의 눈길을 이렇게 사로잡은 스피커 브랜드는 없다. 


4) 정말 제일 중요한 덕목. 바로 가성비가 높다는 것이다. 동급의 실력을 가진 타사의 제품과 비교하면 이 부분은 보다 명확해진다. 



▲ 메인청음실 뒤쪽에 귀여운 트리가 설치되어 있다.

덕분에 요즘엔 “포칼이냐 아니냐” 뭐, 이런 식의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 어쨌든 포칼의 디자인이나 음에 만족하지 못한 분들이라 하더라도, 한번쯤은 관심을 갖고 들어보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로 고민했지만, 애호가들은 포칼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포칼의 제품을 제대로 감상할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특히, 상위 라인의 제품을 진지하게 마주앉아 체험해볼 공간은 흔치 않다. 물론 압구정동에 포칼의 전시장이 있기는 하지만, 거기엔 포칼 외에도 여러 브랜드가 전시되어 있고, 해드폰이며 턴테이블과 같은 흥미로운 품목도 많다. 따라서 오로지 포칼에만 집중하기엔 힘든 상황인 것이다. 


이것은 역으로 말하면, 리뷰나 사진으로 포칼을 많이 접해도, 실제 그 가치를 아는 이가 드물다는 뜻도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지만, 오디오의 경우, 정말 이 말은 진리다. 아무리 좀 안다고 해도, 직접 들어보기 전까지 아는 것이 아니다. 또 스피커의 경우, 매칭이라는 변수가 있고, 공간이라는 제약도 있다. 이 부분을 어느 정도 커버해서 들어봐야 제 실력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오픈한 < 포칼 스토어 >는, 비록 압구정동에 있는 전시장보다 규모도 작고, 약간 숨어있는 듯한 모습이지만, 오히려 포칼의 음과 실력을 제대로 점검하고자 할 땐 추천할 만한 공간이다.

▲ (좌측부터) 포칼 청담스토어 소프라, 칸타, 유토피아 청음실

일단 세 개의 룸으로 나눠진 실내는, 오로지 세 개의 라인업으로 제품을 세팅하고 있다. 바로 칸타, 소프라 그리고 유토피아다. 물론 최고의 플래그쉽 모델은 여기서 만날 수 없다. 그것은 삼선동의 본사에 있는 별도의 룸에 골드문트의 최상급 제품들과 매칭되어 있다. 이런 초 하이엔드 클래스의 제품을 빼고, 이른바 하이엔드의 포칼을 만나려면 이 스토어가 무척 유용한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각 라인의 제품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칸타의 1, 2, 3라던가 소프라의 1, 2, 3 등이 모두 있고, 유토피아도 그랜드 빼놓고는 다 있다. 그러므로 방문을 위한 예약을 할 때, 정확히 어떤 모델을 듣고 싶은지 선정하면 바로 세팅이 준비된다.

사실 이 공간은 이전에 FM 어쿠스틱스의 제품들을 주로 전시했다. FM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애호가층이 한정되어 있고 또 제품의 라인업도 고가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물론 엔트리 클래스도 있기는 하지만, 주요 관심사는 플래그쉽 모델들이다.


따라서 오로지 FM만 아는 분들만, 아름아름 예약을 해서 이용하곤 했는데, 그럴 바에야 본사의 리뉴얼에 따라 별도의 공간에 넣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이 공간을 오직 포칼에만 할애하기로 한 것이다. 한참 주목을 받는 브랜드고, 보다 진지하게 대면하고 싶은 분들이 늘어가는 마당이므로, 이렇게 별도의 시청 공간을 만든 것은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나 역시 포칼을 좀 안다고 했지만, 이번 방문으로 그 진가를 새삼 인식하고 말았으니 다른 분들이야 오죽하겠는가? 


포칼은 음향에 대한 기본 연구가 탄탄하고 또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정말 다채로운 모델을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헤드폰을 갖고 있는데, 무척 요긴하게 쓰고 있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에 여행갈 땐, 아예 휴대용으로 들고 갈 정도다. 


하지만 포칼의 아이덴티티라고나 할까, 심장과 같은 하이파이 전문의 2채널 스피커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런 전시장을 오픈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 각 청음실마다 SI 스크린과 플레이스테이션을 활용한 프로젝터 빔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비주얼이 추가된 점도 재미있다. 특히, 이 전시장에서 심혈을 기울인 것은 프로젝터보다 SI 스크린이다. 우리가 흔히 프로젝터를 도입한다고 하면, 오로지 프로젝터로 어떤 제품을 쓰는지 그 부분만 관심을 갖는다. 스크린은 대충대충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프로젝터와 스크린의 관계는 오디오로 치면 앰프와 스피커로 비유할 수 있다. 오디오는 앰프뿐 아니라 스피커도 좋아야 한다. 따라서 최상의 비주얼을 즐기고 싶다고 하면, 양질의 스크린은 필수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SI 스크린이 이룬 업적은 정말 혁명적이다. 예를 들어 스크린에 무슨 빛이 반사된다거나 혹은 영상의 색감을 변질시킨다거나, 아무튼 여러 악조건들을 다 고려해야 한다. 한 마디로 좋은 스크린을 만드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이를 위해 SI 스크린은 다채로운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고, 제품마다 그 강점이 각각 다르다. 그래서 본 전시장에도 SI 스크린의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모델들을 설치해놓은 것이다.

▲ 최상위 모델인 블랙 다이아몬드가 설치되어 있는 칸타 청음실

단, 최상위의 모델인 블랙 다이아몬드는 메인 룸이 아닌 중간에 설치된 룸에 넣었다. 비록 포칼의 칸타의 제품이 전시되어 있지만, 여기에 최상급을 넣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바로 블랙 다이아몬드 자체가 120인치를 한계로 삼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대신 흥미로운 실험을 할 수 있다. 울프 시네마나 심투가 아닌 옵토마의 보급품을 매달아 놓은 것이다. 즉, 이런 그레이드의 제품도 스크린을 잘 만나면 얼마든지 좋은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슬레이트 소재로 만들었지만, 모델이 좀 다른 것을 메인 룸과 맨 끝 방에 각각 설치했다. 그래서 포칼뿐 아니라 SI 스크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것을 비교 점검하기에 좋은 시연 시스템이 준비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 전시장은 포칼뿐 아니라, SI 스크린을 만나기에 무척 용이한 공간인 셈이다.

이제 차근차근 룸을 하나씩 점검해보자. 우선 중간에 있는 룸부터. 여기엔 칸타가 설치되어 있으니, 쉽게 칸타 룸이라고 하자. 칸타 N3를 비롯, 메티스 7 등이 설치되어 있다.

Claude Bolling-Yo-Yo Ma- Baroque In Rhythm

여러 음악을 들었는데, 제일 인상에 남는 것은 클로드 볼링이 연주한 < Baroque in Rhythm >이다. 피아노를 비롯, 첼로, 바이올린과 같은 전통 클래식 악기에 드럼, 베이스 등이 더해져, 재즈의 리듬을 한껏 살리면서 클래시컬한 느낌도 듬뿍 집어넣고 있다. 상당히 복잡한 편성이지만, 일체 흐트러짐이 없다. 통일성을 갖고 움직이는 부분이 과연 포칼의 혈통다운 음이다. 더블 우퍼에서 재생되는 강력한 저역이 인상적이다. 메티스 7은 겉보기엔 작아도 힘과 스피드가 대단하다. 칸타에는 잘 어울리는 매칭이라 하겠다.


이어서 소프라 룸으로 가본다. 바로 입구 왼편에 위치해 있다. 소프라 N3를 골드문트 텔로스 590이 드라이빙하는 매칭이다. 사실 590은 인티 앰프의 한계를 뛰어넘은 역작으로, 소프라 N3를 구동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Rachael Yamagata - Worn Me Down

이중에 기억이 남는 것은 레이첼 야마가타의 < Worn Me Down >. 강력한 드럼과 베이스의 어택, 물결치는 신디사이저의 음향 등이 어우러져, 매혹적인 음색의 보컬과 멋진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특히, 바닥을 두드리는 강력한 저역의 펀치력은 소프라 N3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메인 룸에 갔다. 사실 여기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에보가 세팅된 가운데, 미메시스 15 & 텔로스 360의 세트로 드라이브하고, 소스기는 에이도스의 36U 4K를 사용했다.

Anne Sophie Mutter - Zigeunerweisen op.20 (Sarasate)

음악으로는 무터의 < 치고이네르바이젠 >이 인상적. 바이올린의 음이 결코 가늘지 않고, 힘과 기백이 출중하다. 곡 자체가 비극적인 면을 갖고 있는 터라, 이것을 매우 드라마틱하게 표현한다. 배후의 오케스트라가 연출하는 장대한 스케일이 일절 가감없이 드러난다

이어서 울프 시네마 1100으로 재현되는 4K 영상을 감상했다. 우선 여행 프로그램으로 모로코와 뉴욕을 봤는데, 실제로 방문하는 것보다 더 리얼하고 또 아름답다. 과연 저런 풍경이 지상에 있을까 싶을 정도다. 풍부한 색감의 표현이라던가 암부 묘사의 탁월함 등은 감상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 정도 영상을 보고 나면 굳이 고생해가며 여행을 갈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이어서 에이핑크의 뮤직 비디오 여러 편을 봤는데,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다. 얼굴에 난 잔털까지 묘사한다고나 할까? 역광시의 눈부심이 적절히 표현되고, 다양한 형태의 군무가 일절 흐트러짐이 없다. 원색 계통의 옷이나 배경의 처리도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이 정도의 퀄리티라고 하면, 이 추운 겨울에 집 바깥에 나갈 일이 있을까 싶다.


사실 그간 우리 오디오파일의 현황을 보면, 오디오에 비해 비주얼쪽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2000년대 초반, DVD가 런칭되고, 멀티 채널이 제안되며, 거대한 프로젝터를 들이던 호황기와 비교하면 정말 초라할 정도다. 


하지만 영상쪽의 진화가 눈부셔, 이제는 4K가 대세로 자리잡은 마당에, 하이엔드 오디오와 적절한 매칭을 이룬다면, 정말 글로도 표현하기 힘든 지복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 핵심 디바이스 중의 하나가 스크린이라고 하면, SI 스크린의 진가를 살필 때, 본 전시장은 매우 유용하다. 물론 주인공은 포칼이지만, 적어도 조연 자리는 SI 스크린에 줘도 무방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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