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문트의 인티앰프는 왜 매력적인가 ?

조회수 2018. 8. 3. 11: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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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문트 메티스7, 텔로스 590 간담회

골드문트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하이엔드 오디오이지만 접근하기 힘든 가격대를 가진 접근하기 어려운 브랜드?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지 않다? 기술력이 없이 비싸게만 판다? 등의 골드문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이러한 골드문트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진행되었다. 바로 ‘메티스7(Metis7)’과 ‘텔로스 590 NextGen(Telos 590 NextGen)’ 인티앰프이다. 내부에 DAC를 내장하고 있으며 골드문트 출시 제품 중 현실적으로 가장 접근이 가능한 제품이다.


그렇다면 풀레인지 리뷰어 3인과 함께 한 골드문트 메티스 7과 텔로스 590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 Goldmund Telos 590 NextGen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골드문트가 추구하는 음질에 대한 의구심이나 불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굳이 존재하는 것을 애써 모른체하기 보다는 직접 그 음질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직접 경험해 보고 밝혀 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골드문트는 분명 비싸다. 한대 골드문트의 공손한 듯 하지만 도발적인 광고 카피가 떠 오른다. 그 의미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해서 부담을 드리고 싶지는 않겠다는 의미였다. 상당한 자신감의 표현인 것이다. 의례 이런 표현 뒤에 당장에는 마케팅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우려해야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골드문트는 전국에 백화점을 포함해서 여러개의 단독 매장을 운영중이며, 작년에는 인티앰프로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고급 인티앰프가 되었다고 한다. 사실 그 말을 쉽게 믿기지는 않아서, 그렇게 팔릴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딜러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흥미롭게도 훨씬 더 무거운 분리형 앰프를 사용하던 유저가 골드문트 앰프의 투명하면서도 달콤한 음을 잊지 못해서 처음에는 음색이 가볍다고 생각했다가도 며칠 후에 다시 와서 구입해 가는 일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설명을 들으니 음질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좌측부터) 골드문트 청음 진행중인 김편, 이종학, 주기표 님

뭔가를 평가하고 알아가기 위해서는 무턱대고 그 존재나 가치에 대해서 부정만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그 제품의 가치와 매력에 대해서 확인하고 느껴볼 필요가 있다. 처음 이 앰프들을 리뷰할 때는 확실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특별히 선입견을 갖고 싶지 않아서 큰 관심을 갖지 않으려 했으나 한번 평가를 해보자고 시작했으면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식 수입원에 자료를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에게 건네진 것은 마치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골드문트의 기술 자료집이었다. 자료집의 내용들은 전자 관련 혹은 물리학 관련, 수학적인 접근을 통한 기술적이고도 대단히 전문적인 설명들이 빼곡했다. 대표적으로 골드문트의 독자 기술처럼 설명하고 있는 몇가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소리의 각 주파수별 속도라는 개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이 대역간 속도라는 개념은 골드문트 외의 다른 오디오 제작사에서도 다들 알만한 이론이긴 하다. 그렇지만, 유독 골드문트는 이 개념에 대해서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예컨데, 높은 대역일수록 속도가 빠르고 낮은 음역대일수록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활용하여 실제 가정에서 감상했을 때, 더 좋은 음질을 만들기 위해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그 어떤 앰프보다도 더 투명하며 솜사탕처럼 달콤한 음

매티스 7

▲ Goldmund Metis 7

무엇보다도 이 작고 가벼운 매티스7 앰프가 55kg 무게의 포칼 소프라2를 아무런 어색함 없이 잘 조율하여 음악을 아름답게 내어준다는 점에서 적지않게 놀랍다. 중저음이 대단히 깊이감있게 재생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저음이 크게 가벼운 것도 아니다. 중저음이 이보다 더 가벼워진다면 넓은 청음실 대비 다소 아쉬움이 있겠지만 음의 여운과 잔향감, 운치와 근사함을 절묘하게 잘 맞추고 있다. 거기에 중고음의 산뜻하면서도 예쁜 미음의 느낌은 신기하리만큼 아름다운 촉감을 들려준다.


골드문트는 가능한 기본적인 조건 상태에서 속도가 빠른 음을 추구한다. 속도가 빠른 음을 추구한다는 것은 빠르게 진동을 해야 재생이 되는 중고음의 재생력에 특출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석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매티스7은 작은 앰프지만, 이러한 속도의 조절과 분배를 통해 커다란 크기의 스피커에서도 솜사탕처럼 소프트하면서도 현존하는 그 어떤 앰프보다도 더 투명한 음을 내주고 있다. 이때까지 그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솜사탕처럼 투명하면서도 섬세한 음이며, 그 촉감은 달콤하다. 그러면서 중저음은 매칭된 스피커 대비, 그 스피커에서 적당히 양감은 많이 적지는 않도록 재생을 하면서 저음의 끝을 살짝 흘려주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전체적인 음조는 감미롭게 들리게 된다.

굳이 포칼이 아니더라도 그 어떤 스피커에 물리더라도 극도로 투명하면서도 달콤한 음을 들려준다.

이것은 마치 먹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번 입에 넣게 되면 계속 먹게 되는 고급 초콜릿의 느낌이라거나 고급 아이스크림의 느낌과 비슷하다.

게다가 이러한 음을 별도의 다른 고가의 DAC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 내장 DAC만으로도 이런 고광대역의 음을 내준다는 점에서, 확실히 골드문트는 소리는 만드는 독보적인 자기 색깔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힘과 균형미를 두루두루 갖춘 상급기

보석같은 빛깔로 아름답게 빛나는 예쁜 촉감도 일품

텔로스 590

▲ Goldmund Telos 590

동일한 조건 상태에서 앰프를 상위기종인 텔로스 590으로 바꿔본다. 매티스7에 들어간 증폭회로와 전원부를 좀 더 업그레이드하면서 정확하게 듀얼 모노 구성으로 그 회로보드와 트로이덜 트랜스가 2개씩 들어간 구성의 앰프다. 당연히 그만큼 음의 정교함과 정확성도 확연히 우수해지며 힘과 음의 밀도, 타이밍까지도 전대역에서 분명하게 달라진다.


이쯤되니, 소프라2 를 물렸을 때는 매티스7이 소리를 약간 살짝 가볍게 재생하면서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 가벼운 음을 산뜻하면서도 저음의 끝을 살짝 흘려주면서 약간의 잔향과 여운을 살려주는 느낌이었다면, 텔로스 590은 거기에 절도와 밀도감이 개선된 상태의 음을 들려준다.


매티스7이 솜사탕처럼 대단히 달콤하고 투명하면서도 살짝 하늘에 꽃가루가 날리는 느낌의 음을 들려준다면, 텔로스 590은 정교함이 확연히 향상된 음을 들려준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품위가 향상되며, 장르를 특별히 가리지 않으면서도 힘과 균형미를 갖춘 음을 들려주게 된다. 그리고 다행히도 텔로스 590에서도 여타의 다른 앰프에서는 쉽게 느끼기 힘들었던 골드문트 인티앰프 특유의 투명하면서도 보석같은 빛깔로 아름답게 빛나는 듯한 예쁜 촉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재생대역이 넓어서 광대역 재생 특성이 우수한 스피커와의 매칭일수록 대단히 수준 높은 하이엔드적인 음을 들려주었다.


마찬가지로 텔로스 590 역시 다른 별도의 DAC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 DAC로 감상을 했는데, 1000만원이 넘는 별도의 유명 DAC와 비교를 하더라도 호불호가 있는 수준으로, 분명히 1000만원이 넘는 유명 DAC와 비교하면 밀리는 느낌도 있었지만, 오히려 골드문트 특유의 고광대역의 해상력과 기분좋게 펼쳐지고 빛나는 듯한 음의 특성은 오히려 고가의 단품 DAC 제품들을 상회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Class D 앰프에 필적하는 빠른 스피드와 고 광대역 재생 능력,

AB Class 앰프로는 정말 이례적인 수준....

DAC는 굳이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비교 테스트를 통해, 확실히 골드문트가 디지털 DAC 분야에서 특출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거의 Class D 앰프에 필적하는 빠른 스피드의 사운드 및 고 광대역 재생 능력이 뛰어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AB Class 앰프로는 정말 이례적인 수준이라 하겠다.


골드문트를 맛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Metis7

▲ Goldmund Metis 7

스위스 골드문트(Goldmund)는 자타공인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다. 소리? 최소한 필자가 들어본 한에서는 빠릿빠릿한 스피드와 칠흑같은 배경, 순결하고 분명하며 입자가 고운 음이 특징이다. 가격? 일반인 입장에서는 거의 안드로메다급 가격표를 달고 있다. 골드문트 브랜드를 달고 프리, 파워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오디오파일이라도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면 소리가 좋고 가격이 높다고 하이엔드 오디오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명확한 사운드 철학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 있어야 한다. 골드문트의 경우 자체 설계한 DAC 모듈 ‘앨리즈 컨버터’(Alize Converter)를 단품 DAC는 물론 골드문트에서 디지털 프로세서라 부르는 프리앰프, 심지어 파워앰프에까지 장착한다. 너무나 골드문트스러운 발상이다.


이는 파워앰프의 아날로그 증폭회로 직전까지 음악신호를 디지털로 끌어옴으로써 음질 손상을 막기 위한 것. 앨리제 컨버터는 또한 기존 델타 시그마 방식 DAC 설계와는 달리 디지털 신호를 오버샘플링 없이 곧바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한 뒤 12단 구성의 아날로그 필터를 거치게 했다. 오버샘플링이 필연적으로 지터(시간축 오차)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 과정을 생략했다는 게 골드문트의 설명이다.

▲ 골드문트의 '메커니컬 그라운딩' 시스템.

기기의 진동을 바닥으로 내보내는 ‘메커니컬 그라운딩’ 기술도 음의 착색과 왜곡을 줄이는 ‘원천기술’. 알루미늄합금, 황동, 강철 등 경도가 다른 이종 금속을 결합해 진동을 상쇄시키고, 그래도 남는 진동은 내부 골조와 스파이크를 통해 바닥으로 내보내는 구조다. 앰프 내부의 열을 빠르게 냉각시키는 ‘서멀 그라운딩’, 다른 기기의 AC전원을 타고 넘어오는 노이즈를 필터링하는 ‘AC큐레이터’, 아, 골드문트 자체의 증폭회로 ‘텔로스’(Telos)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간담회의 주인공 ‘Metis7’은 그야말로 골드문트 최고의 가성비 제품이라 할 인티앰프다. 지금까지 언급한 골드문트의 모든 기술들을 한 섀시에 담아 ‘접근가능한’ 가격표를 달았다. 내장 DAC 모듈은 ‘Alize 6’로, 인티앰프 ‘Telos 390.5’를 비롯해 32채널 프로세서 ‘Mimesis 32.5’에 투입된 것과 동일한 버전. PCM은 32비트/384kHz까지, DSD는 DoP(DSD over PCM) 방식을 지원한다. 증폭회로는 ‘TELOS 390.5’와 동일한 4세대 TELOS 증폭회로. 클래스AB 증폭으로 8옴에서 175W, 4옴에서 215W를 낸다.

지난해 이 제품을 리뷰하면서 필자의 고정관념은 완전히 무너졌다.

평소 그렇게나 애지중지해오던
‘단품 DAC + 단품 프리앰프 + 단품 파워앰프’의 공식이 ‘Metis7’의 일격으로 단숨에 무너진 것이다.

그만큼 내장 DAC의 성능과 앰프의 구동력에 깜짝 놀랐다. 

특히 내장 ‘Alize6’ DAC 모듈의 경우, 지금까지 필자를 기겁케 한 여러 하이엔드 단품 DAC이 떠오를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보여줬다. 만약 룬(Roon)이나 타이달(TIDAL) 애호가라면 ’Metis7’에 필요한 것은 똘똘한 네트워크 플레이어 뿐이다.

‘Metis7’을 다시 공개 테스트해봤다. 기본적으로는 포칼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Sopra No.2’를 얼마나 제대로 울릴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였지만, 부가적으로 내장 DAC 성능도 테스트해봤다. 오렌더 네트워크 뮤직서버 ‘W20’과 ‘Metis7’ 사이에 1000만원대 CDP를 투입했을 때와 AB테스트를 해본 것이다. 실구매가 기준 ‘Metis7’보다 3배 이상 비싼 골드문트의 상급 인티앰프 ‘Telos590 NextGen’과도 맞비교해봤다.

다이애나 크롤 'Temptation'
우선 타사 CDP를 외장 DAC으로 활용한 상태에서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을 들었다. 선이 굵고 탄력감이 넘치는 음이다. 앰프의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은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음의 유닛 이탈감이 좋고, 홀로그래픽한 이미지도 대단하다. 근 1년만에 다시 들어보니 프리단의 성능이 돋보인다. 사운드스테이지의 펼침 능력, 특히 안길이와 레이어감은 인티앰프의 수준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파워단은 맺고 끊음이 분명한데도 은근히 소프트한 구석이 있다. 무엇보다 냉랭하거나 헐벗지 않은 음이어서 좋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CDP를 빼버리고 ‘W20’과 ‘Metis7’을 직결했다. 좋은 의미에서 음끝이 동글동글해지고 잘 연마가 돼 있다. 해상력의 차이는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외장 DAC을 활용했을 때 음끝이 약간 날카로웠다면 지금은 부드럽고 촉촉하다. 재생음의 인상은 지금이 좀더 풍성하고 설득력이 있으며 델리커시한 맛이 늘었다. 깊이감과 그윽함이 늘어났다고나 할까. DAC 모듈의 차이, 아날로그 뒷단의 차이, 커넥터와 케이블, 입력단의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에릭 클랩튼 ‘Layla'
다시 CDP를 투입한 상태에서 에릭 클랩튼의 ‘Layla’를 들어보면 비로소 ‘Metis7’의 진가가 드러난다. 무엇보다 싱싱하고 화사한 재생음, 한없어 투명하게 뻗으면서도 실키하고 예쁜 음인데, 이는 좀전 직결한 상태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내장 ‘Alize6’ 모듈의 색깔이 아닌가.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Metis7’은 자신에게 입력된 아날로그 신호를 ADC 회로를 거쳐 다시 디지털 신호로 바꾼 후 디지털 볼륨 컨트롤을 비롯한 독자적인 DSP 보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즉, 아무리 앞단에서 아날로그로 컨버팅된 신호라 할지라도 일단 ‘Metis7’에 들어오면 골드문트에 ‘감염’이 되어버리고 마는 구조인 것이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곡을 ‘Metis7’ 직결로 들어보면, 처음부터 모든 것이 확연하다. 음의 윤곽선이 좀더 선명해졌다. 군더더기나 보푸라기를 일제히 떨궈낸 느낌, 그래서 훨씬 촉촉해진 느낌이다. 음들은 저마다 입자가 고와서 서로 아귀가 정밀하게 딱딱 들어맞는 모습. 마치 아노다이징 처리한 알루미늄 조각들로 퍼즐을 완성시키는 것 같다. 프리단의 안길이 창출능력과 통통 튀는 탄력감은 여전하고, ‘Telos’ 파워단의 스피커를 여유있게 갖고 노는 구동력은 찰지기 짝이 없다. 노이즈가 증발된 모습은 밸런스 앰프들을 머쓱하게 할 지경이다.

▲ (좌측부터) 골드문트 청음중인 주기표, 이종학, 김편 님.

‘Telos590 NextGen’으로 인티앰프를 바꿔 ‘Layla’를 들어보니 곡 초반 소라스러운 현장감의 차원이 다르다. 홀로그래픽과 다이내믹스의 격차가 느껴지는 것을 보면 역시 레벨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음들이 필자를 향해 엄습해옴을 실감한다. 스피커를 그냥 섬광처럼 통과해버리는 구동력 또한 ‘뛰는 리그’가 다르다. ‘Temptation’에서는 저역을 더 긁어주며 풋워크 또한 경쾌한 차원이 아니라 준족의 느낌, 현란한 드리블을 보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음과 음악에 대한 감수성은 같은 혈통임이 분명하다.

‘Metis7’의 이미지가 손에 잡힌다. 싱싱하며 음끝이 살아있는 음, 풋워크가 아주 경쾌한 음, 맑고 깨끗하며 투명한 음, 혼탁하거나 색번짐이 없는 음이다. 이렇게 산뜻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탁한 것과는 거리가 먼 재생음이다. 단언컨대, ‘Metis7’은 최근 1,2년 들어본 인티앰프 중에서 손에 꼽을 만한 웰메이드 제품이자, 골드문트 전체 라인업에서도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제품이다. 사심을 담아 말한다면, 어느날 갑자기 단종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골드문트와 메티스, 행복한 고민

▲ 골드문트의 넥스트젠(NextGen)시리즈의 개발연혁

넥스트젠(NextGen)으로 진화한 골드문트의 기세가 무섭다. 특히,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오디오계 전반에 끼친 이 브랜드의 업적을 새삼 조망하게 된다. 메커니컬 그라운딩, 써멀 그라운딩, 하이 스피드, 레오나르도 프로젝트 ... 항상 업계를 리드하는 신기술의 개발과 누가 들어도 납득할 만한 감촉과 밸런스가 좋은 음은 늘 이 브랜드에 신뢰를 갖게 한다. 따라서 이번에 시청한 두 제품 역시 시작부터 기대감을 부풀렸다.


현재 동사는 두 개의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골드문트고, 또 하나는 메티스. 전자가 하이엔드 지향이라면, 후자는 대중적인 어필을 도모하고 있다. 말하자면 전자는 하드 커버 후자는 페이퍼백 정도가 되겠지만, 실 내용을 살펴보면 메티스의 가치는 문고본으로 치부할 수 없다. 당연히 골드문트의 동생뻘이지만, 결코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특히, 상급기의 에센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곳곳에 원가절감의 요소를 도입, 메티스라는 또 다른 브랜드의 가능성을 발전시키고 있다. 노련한 애호가라면, 오로지 가격적인 메리트만 갖고 메티스를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메티스 7과 텔로스 590. DAC 인티라는 컨셉은 동일하지만, 가격적인 면에서 약 3배의 차이가 난다. 그럼 음질면에서도 3배의 차이가 날까? 당연히 그런 질문을 던지는 분은 없을 것이다. 기본적인 회로나 기술은 비슷하면서, 한쪽은 원가절감 또 한쪽은 하이엔드 지향. 사실 둘 다 개성과 매력이 있어서, 어느 쪽을 택하느냐는 순전히 애호가의 판단에 달렸다.


나처럼 시청실이 작고, 대형 스피커를 도입하는 못하는 경우라면 메티스 7이 적합하고, 본격적인 분리형 골드문트를 들일 수 없지만, 그 능력을 어떻게 하든 집에서 실현하고 싶다고 하면 텔로스 590을 쓰면 된다. 현실적인 환경을 생각해서 선택할 수 있게 두 개의 옵션을 제공한 메이커의 정책에 이쯤 되면 감사할 수밖에 없다.


사실 그간 다양하게 동사의 제품을 리뷰했지만, 한 자리에서 메티스와 텔로스를 동시에 비교해서 들은 적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궁금증도 많았고, 이 글을 읽는 독자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얼마나 메티스 7이 텔로스 590의 음에 근접했는가에 따라, 메티스 시리즈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은 메티스 7은 얼마 전에 리뷰한 적이 있다. 당시 많은 앰프를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메티스 7을 만났다. 가격적인 면에서 보면, 앞선 제품들보다 위였지만, 덩치는 오히려 작았다. 따라서 다소 왜소해 보이는 메티스 7의 존재감은 음을 틀기도 전에 염려하게 만들었다. 마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실제 음을 들어보고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명가의 혈통. 이 가격을 매길 만도 하다, 인정하게 되었다. 특히, 이전 메티스의 제품과는 달리, 탄탄하고 풍부한 저역이 나오는데 감동하고 말았다. 확실히 넥스트젠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전체적으로 골드문트의 라인업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었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우선 메티스 7부터 들었는데, 시청 기기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소스기는 오렌더의 W20을 쓴 가운데, 먼저 메트로놈의 CD8S라는 CDP의 DAC를 거쳐 음을 들었고, 이후 7에 있는 DAC를 통해서 들었다. 이 부분의 비교 시청은 곧 소개할 것이다.


한편 스피커는 포컬의 소프라 2. 원래 골드문트와 포컬은 상성이 좋다. 서로 지향하는 세계가 같기 때문이다. 하이 스피드, 와이드 레인지, 해상도, 다이내믹 레인지 등 여러 면에서 동일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걸면, 전망이 좋고, 디테일이 풍부하면서 압도적인 다이내믹스를 경험할 수 있다. 단, 본격적인 더블 우퍼 사양의 소프라 2를 과연 이 작은 인티가 구동할 수 있을까 솔직히 걱정은 되었다. 그러나 시청 후 곧 기우임을 깨달았다.


참고로 시청 시 두 개의 트랙을 집중해서 듣고 비교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다른 트랙을 걸었다. 그 두 곡은 다음과 같다.

1) 다이애나 크롤 'Temptation'
2) 에릭 클랩튼 'Layla (MTV Unplugged)'
▲ 청음 테스트에 사용된 메트로놈의 CD8S

우선 외부의 DAC를 쓴 것과 자체 DAC를 쓴 것의 차이. 당연히 차이는 있는데, 이게 좀 흥미롭다. 메트로놈을 통하면 골격이 튼실하고, 에지가 분명한 음이 나온다. 단, 약간 모니터적인 경향이 된다. 그에 반해 자체 DAC를 쓰면, 보다 말랑말랑하고, 저역이 풍부하며, 골드문트 특유의 미음이 나온다. 굳이 경제적인 요소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자체 DAC의 퀄리티가 뛰어난 만큼, 별다른 DAC를 또 붙일 이유는 없는 것같다.


메티스 7으로 들은 크롤의 경우, 의외로 저역의 구동력이 좋았다. 또 보컬에 있어서, 특유의 여성스러움이랄까, 관능미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근육질의 남성적인 느낌이 아니라, 멜랑콜리하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경향이라 하겠다.

▲ 골드문트 청음중인 이종학님

이어서 에릭 클랩튼의 경우, 전체적으로 악단의 스케일과 다이내믹 레인지가 충분히 재현되면서, 다소 온화하고, 부드러운 재생음을 보인다. 특히, 클랩튼의 기타 솔로의 경우, 일체 거친 맛이 없이, 노련하면서 스무스하다. 드럼의 어택도 그리 요란하지 않다. 아마도 본 기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소프라 2를 사용했지만, 어느 정도 볼륨이 되는 북셀프를 걸면 재미를 더 볼 것같다. 특히, 하이 스피드가 눈부셔서, 마치 포르쉐같은 스포츠 카를 모는 듯한 기분이다.


이어서 텔로스 590으로 가본다. 과연 형은 형이구나, 수긍하게 된다. 좀 더 스케일이 크고, 당당하면서, 확실하게 스피커를 갖고 논다. 단순히 출력만 비교하면 메티스 7이 190W, 텔로스 590이 250W다. 그러나 동일한 출력이라고 해도 만들기에 따라 음이 달라지고, 구동력에도 차이가 난다. 바로 이 부분을 실감했다.


예를 들어 크롤의 경우, 보컬에 좀 더 힘이 붙고, 악기들의 존재감도 강력해졌다. 그러나 너무 근육질이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골드문트의 미음과 색채를 지켜가면서 착실하게 와이드 레인지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확실히 넥스트젠의 효과라고 해도 좋다. 클랩튼은 보다 현장감이 살고, 목소리에 살집이 붙으며, 주변의 코러스도 분명해진다.

여러모로 명료하고 또 다이내믹하다.내장된 DAC의 우수성이 잘 살아서,이 정도면 확실하게 단품 DAC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

한편 정말 대출력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분리형을 살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당한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요즘은 “DAC 인티”라는 용어를 따로 붙일 정도로, 기존의 인티에 DAC를 더한 구성이 많아졌다. 사실 소스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요즘에 들어선 단순한 메뉴 제공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DAC를 과감하게 삽입하는 추세라, 시스템을 간략화 하면서 양질의 음을 듣고자 하는 분들에겐 더 없이 요긴한 컨셉이라 하겠다. 바로 이 부분도 골드문트가 오래 전부터 공들인 장르다. 그러므로 이 역시 업계를 리드하는 혜안이 담겨 있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지금, 두 제품이 내는 퍼포먼스는 정말로 기대 이상이다. 최소한 이 가격표가 충분히 납득이 되는 퍼포먼스를 갖고 있다.


마지막 질문. 과연 둘 중에 누구를 골라야 하나? 적어도 내 환경에선 메티스 7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포컬의 북셀프 정도를 걸어놓고, 다양한 음악을 들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흥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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