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부모를 위한 책 3

조회수 2018. 11. 24.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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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어때요?
초음파로 아기 집이 생겼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 순간부터 부모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물론 그렇게 빠르게 자각할 수는 없으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새 생명을 알게 된 순간부터 기뻐하며 자신이 부모가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한다. 그리고 부모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주변인들에게 숱하게 이야기 듣고, 보았음에도 이제껏 살아오던 삶과 전혀 다른 그 삶을 시작할 거라는 걸 제대로 상상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나에게 일어나게 되면 하나의 경이로움이 된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다짐한다. 좋은 부모가 될 거라고.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왠지 임신한 이들의 로망인 듯한 자그마한 아기 신발. 그 앙증맞은 신발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엄마가 되었으니 맘 카페도 찾아 가입해보기도 한다. 너무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는 혼란에 갈피를 못 잡겠다는 기분도 든다. 베페, 유축기, 훗배앓이, 모유 수유, 혼합수유 등등 처음 들어 보는 단어들 속에서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한다. 혹은 어떤 이들은 임신의 기쁨을 뒤로 한 채 자신의 삶이 흐르는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느라 그럴 여유도 만끽하지 못한 채 어느새 품에 고물고물한 쪼꼬미가 안겨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만드는 작디작은 그 생명에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어쩐지 두렵기도 하다.



육아에도 하나로 쭉~ 나열되어 있는 목록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출산 가방 싸기, 혹은 출산 용품 정리 목록과 같은.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일련의 목록이 제시되어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다면? 내가 가야 할 길을 확인해보고 가늠해볼 수 있다면 훨씬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을까? 애착 육아, 전통 육아, 책 육아, 각종 엄마표 등등.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내가 감내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알아 두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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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예비 혹은 신생아 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첫 번째 책은 <부모공부>(고영성, 스마트북스, 2016)이다. 저자 고영성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성장, 학습, 독서, 양육법 등에 대한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안목이 필요함을 절감했다.(부모공부 앞날개)’ 앞서 이야기한 딱 그 목록처럼 말이다. 부모들이 앞으로 들을 많은 정보들 속에서 실제 과학적인 증거들이나 실험의 내용들을 미리 살펴 선별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책이다. 그는 이 <부모공부> 책을 쓰기 위해 ‘발달심리학, 교육학, 뇌과학, 생물학, 행동경제학을 기초로 많은 연구 자료를 종합하고 분석하여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과학적 사실 (부모공부 앞날개)’을 담았다.

책은 아이의 환경, 정신, 마음을 다루는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안에는 ‘아이의 미래, 성장, 행복을 위해 모든 부모가 알아야 할 과학적 사실 22가지(표지)’를 담아낸다. 과학적 사실이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방향성은 제시해줄 수 있다. 앞으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마주치게 될 세세한 상황 하나하나를 코치하는 많은 이야기들과 책들 사이에서 기준점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이 딱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다른 장점은 아이의 환경에 가장 큰 부모를 또한 함께 살펴본다는 것이다. 아이만 놓고 모든 원인과 결과를 아이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부모의 환경도 함께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의 자아를 잃고 아이만이 살아남는 가정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근간이 된다. 부모가 없는 아이는 있을 수 없다. 아이에 앞서 부모를 먼저 알아보아야 아이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찾아 읽기에도 수월하다. 사실 아이를 좀 더 잘 알기 위해,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뇌과학’까지 선뜻 진지하게 연구해볼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으리라. 그런 우리들을 위해 저자의 일목요연한 내용들이 편하게 읽히고 참고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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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앞의 책이 딱딱한 내용이라면 이번 책은 제목부터 눈물 나는 <무조건 엄마편>(한혜진, 위즈덤하우스, 2018)이다. 독박육아를 하든, 그냥(?) 육아를 하든,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서 럽고 힘든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육아를 하는 것이 마냥 행복해요~ 라는 사람들도 있으나, 대부분의 이들이 혼자 삭혀야만 하는 울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아직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임신부나 신생아 부모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육아의 현실. 하지만 그만큼 응원 가득한 이 책. 특히 엄마들을 위한 예방접종 책이라 할 수 있다.

제목만 봐도 든든하다. ‘애 잘 키우라고 쓴 책이 아니다. 덜 헤매라고, 덜 아프라고 쓴 책이다.(prologue)’ 각종 아이 천재/영재 만들기에 내가 얼마나 노오력! 했는지 자랑하는 책이 아니라, 자신이 겪은 육아헬을 바탕으로 ‘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살아내고 있다’를 칭찬해주고 힘을 주고 응원해주는 책이다. 엄마가 살아야 아이도 살고 가정이 산다. 하지만 무조건 이 악물고 버티라고, 그런 걸로 안 죽는다고 타박하는 책이 아니라, 힘들 때도 있는 거지 뭐.. 라며 곁에 있어 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내용은 더 든든하다. 힘들지? 앞으로 힘들 거야. 그래도 힘내보자. 라며 토닥여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 또한 육아헬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간신히 돌아온 전우이기에 어떤 지점에서 자신이 힘들었는지, 그래서 어떻게 했는지 혹은 어떤 부분을 생각해보면 좋을지를 상세하게 이야기해준다. 나의 지나온 시기들을 돌이켜 보면 이런 조언들이 정말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아주 세세하게 생각지도 못했던 면까지 들추어 이야기해준다는 점이 좋다.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다. <부모공부> 객관적인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다룬다면 이 책은 감정적이고 실전에 투입될만한 육아의 종합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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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책은 <똑게육아 올인원>(로리, 예담friend, 2017)이다. 이 책은 혁명적이라고 해야 할까? 육아 방식에 대해 단 한 번도 고민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 소개할 만한 책이다. 우리가 이제껏 보고 들었던 육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이 책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여기 나오는 방법들이 다 좋고, 옳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업어 키우는 방식, 안아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도 있고, 여러 가지 길이 있으니 참고해보자는 의미이다. 한 길밖에 보지 못해 거기에만 매달리지 말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똑게육아’는 ‘ 똑똑하고 게으르게’를 줄인 말이다. 나태해지라는 것이 아닌 엄마의 살 구멍을 만들어 놓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서 엄마가 조금은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방법론이다. 세 권 중에서 유일하게 세밀한 방법론에 대한 내용이 주다. 아이를 먹이고, 놀리고, 재우는 것에서 훈육까지 이제껏 우리가 생각했던 혹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보다는 전책인 <똑게육아: 내 아이에게 ‘꿀잠’ 선물하기 프로젝트>가 더 좋았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육아에 입성하기 전의 분들이라면 이 올인원 책으로 한번 훑어보고 관심이 생긴다면 꿀잠 책을 읽어 보길 추천한다. 혹은 카페와 블로그를 참고해도 좋다. 유튜브와 팟캐스트도 있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많으므로 미리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지금은 아예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어 더 큰 도움을 얻고자 한다면 길은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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